연금 퇴직금 훈장 빳지 은퇴는 없다, 농부니까

죽을둥 살둥 몸과 마음을 혹사하여, 당하여

(어머니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는 커녕 나를 뭐하러 낳아서

이 속세의 고통 속에 있게 하나에 대한 분노가 있었었다. 이제 와 거의 모든 것이 늦었다. 

늦어버렸다.)

너무 높은 테레비 볼륨에도 잘 못 듣고

보조보행기를 밀며 밤새 거실을 뱅글뱅글

짖지않는 복돌이도 안, 못자고 깨어있다


내과 신경과 치과 통증외과 정형외과 한의원 약국을 가고가고

피를 몇 대롱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찍고

마취하고 수술하고 뇌세포는 죽고죽고

저 여자는 나의 미래라굽쇼

중심 줄에 서 있는 나의 조짐도 밝지는 않아서

그렇다고 저 여자는 나의 미래라굽쇼


반듯한 몸 틀어지고 정신도 없어져서

뭔 약이 이래 많노, 야이야 약만 머도 배부르다

어머니 맨날 맨날 꼭 꼭 드시이소

순서대로 배불리 먹고 나면

성격이 움직이고 다리도 움직이고


극진한 사랑 간헐적으로만 내게 주는

그래서 가슴이 너무 아픈 저 여자는

나를 낳았다

저 여자는 할머니

싫어도 할머니 

싫어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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