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황선미 지음 / 비룡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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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황선미 지음

책소개

황선미 작가의 신간 [엑시트]는 가족과 혈연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짐스런 존재였던 주인공 장미가 성폭행을 당해 임신 후 가출해서 어린 아기를 키우며 살아가려고 애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학업을 중단한 미성년자인 갈 곳 없는 미혼모 장미, 외국으로 입양되어 자신을 버린 부모를 찾고자 하는 입양아들, 약점을 귀신같이 알아내어 성폭행과 돈을 갈취한 j, 묵묵히 장미에게 보금자리와 도움을 제공하는 청소부의 정체가 이야기 막판에 드러나면서 장미에게 닫혔던 보이지 않는 출구가 새롭게 열린다. 사랑을 받지 못해 남을 믿지 못하고 경계하는 자존감 낮은 장미가 타인의 도움으로 마음을 조금씩 여는 과정에서 우리 독자들에게 성폭행의 문제, 입양의 문제,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대한 시선들을 고민해보게 한다.

 

감상

이상하게 황선미 작가의 작품은 꼭 울게 된다. 노장미에 대한 측은함과 같은 감상적인 연민보다도 그녀를 대하는 주변의 시선과 똑같을 나 자신을 발견해서 나의 추한 부분이 예리하게 후벼 파지는 기분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만이 사람을 구원할 수 있음에 대한 희망의 여지를 여전히 남기고 있다. 내가 노장미였다면, 혹은 내게도 미성년자이면서 미혼모인 딸이 있다면 어떻게 대할까? 가족인 나라도 미성년자이자 미혼모인 딸과 성폭행으로 당해 낳은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 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딸의 미래를 생각해서 하티와 같은 어린 아이를 입양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런 내가 과연 미혼모인 미성년자들에게 편견 없이 대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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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방랑
후지와라 신야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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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방랑

후지와라 신야 지음

멀리서 보면 어떤 도시든 근사하지본문 425

배낭여행을 하든, 리조트에 푹 쉬든 여행자들이 보는 여행지는 낯설고 근사하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근사하고 낭만적으로 여행지를 묘사한다. 독자들은 내가 살지 않는 이계의 땅에 대한 환상과 부푼 설레임으로 가득하게 된다. 후지와라 신야는 그런 여행기는 찍지도 쓰지도 않는다.

길을 걷는 자라고 스스로 이름을 붙이듯 마음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자유롭게 다니는 저자는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있는 그대로 볼 것. 선악과 미추가 뒤섞인 곳에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모든 것을 똑똑히 지켜볼 작정이다” 48쪽 인용

매서울 영하 10도의 날씨인 동양이 시작되는 터키 이스탄불을 시작으로 터키 아나톨리아 내륙을 남하해 시리아의 평탄한 사막을 거쳐 중동이란 광물 세계를 여행하고 광물과 식물세계의 중간인 습기로 눅눅한 우기의 콜카타를 지나 속세를 벗어나 티베트의 라다크 산속의 절에서의 단식에 가까운 생활, 버마에서 태국으로 상하이에서 홍콩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유랑한 400여일에 가까운 저자의 유랑생활에서 보고 느낀 점을 담아내고 있다. 저마다 그 나라 고유의 음식들과 사람들의 체취와 주변의 냄새들이 섞인 냄새에 대한 저자의 감각적인 느낌에 대해 기록과 보통의 여행객들이 찾지 않는 유곽과 매춘부들, 각 나라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종교들을 보여준다. 같은 동양이라고 묶기엔 너무도 이질적이고 다르다.

풍토의 대립, 정신 양식 혹은 인간 성격의 대립은 육체의 운동법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본문 192쪽 인용

저자는 인도를 경계로 서쪽은 광물적 세계인 이슬람 세계, 동아시아의 식물적 세계를 힌두와 불교세계로 구분한다. 그들의 환경과 풍토의 대립만큼이나 대립적인 종교적 특징들에 대한 깊은 사유는 날것의 있는 그대로 보고자 하는 저자만의 구도자적인 여행에서 얻어지는 것은 아닌가!

[동양방랑] 1980~1981년에 걸친 기록이라 38년 전의 동양에 대한 기록이다. 지금 후지와라 신야가 걸었던 지역을 간다고 해도 사람들의 삶들을 볼 수 없을 것이다. 38년전 동양 사람들의 인종,문화,,종교를 볼 수 있었던 진귀한 체험이며 산양과 같은 히말라야 산속의 스님들의 속세를 벗어난 삶, 느긋하게 뒷짐지며 하루를 천천히 보내는 버마사람들, 태양의 이동에 따라 그림자를 만들어주던 버마의 아이들, 열반불 앞에서 기도를 드리며 잠을 자는 버마 사람들이 매우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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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공부 - 책에 살고 책에 죽다
이인호 지음 / 유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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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공부

 

이인호 지음

저자는 중국학과 교수이며 책벌레이며 학자이다. 이 책은 옛 중국인들의 지독한 공부법에 관한 글을 모아 그들의 일화에 저자의 사유를 녹인 글이다. 우리나라 옛 선현의 공부법과 옛 중국인들의 공부법이 비슷하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공부법은 심신을 수련하는 방법과 그 이치가 닿는다. 중국의 무협지의 무협인들이 각자 무술을 연마하여 대련하듯 철저하게 혼자 반복해서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필사(책이 귀한 시절이라 남에게 빌려 읽기에 필사가 필수이다)하고 암송하여 완전히 자기 것으로 취한다. 이 책엔 공부 달인들, 책벌레들의 책사랑에 대한 무서울 정도의 열정과 집념을 마주한다.

삼국 시대 종요편에선 서예가 위탄이 [채백개필법]이란 유명한 서첩을 소장하고 있는데 종요가 보여달라고 간절히 부탁해도 끝내 청을 거절해서 서첩을 보지 못한 분으로 피를 토해 생사를 넘나들기도 하며 위탄은 죽을 때 자손에게도 넘겨주지 않고 자신의 묘에 함께 묻어버렸다. 그런데 종요가 위탄의 묘를 파고 그 책을 얻어 서예에 일취월장했다는 이야기는 고승이나 무협지의 고수들이 비법전서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모습만큼이나 처절하다. 죽어서도 혼자만 알려는 탐욕적인 위탄, 남의 묘지를 파헤쳐서 서첩을 손에 넣은 종요 둘 다 인간의 극단적인 욕망을 보여주고 있어 소름 끼친다.

서책이 많아 담벼락처럼 쌓고서 돈을 받고 빌려주며 감시한 장사치도 있었으며(그 놈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책을 빌리기 위해 송민구의 집 근처로 사대부들이 이사해 주변의 월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두 배가 뛰어도 후덕한 장서가인 송민구의 집근처로 사람들이 몰려온 이야기, 서점에 있는 책을 읽어 학문에 통달한 왕충의 이야기, 가나낳여 죽을 끓어 식혀서 굳혀 네조각으로 나눠 아침 저녁 두 조각씩 먹으며 책을 읽어 성공한 범중언의 이야기.

선현들의 공부열전을 듣고 있노라면 각종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공부의 달인들의 독한 공부법과 비슷하기도 하고 한 분야를 뚫고 성공한 대가들의 공부법과 비슷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느 분야에 정통하려면 지속적인 목적의식으로 꾸준하게 공부해야 함을 배운다.

인상 깊은 부분

누군가 물었다.”선생의 박학다식을 배울 수 있습니까? 소식이 대답했다. “물로이지요. 저는 [한서]를 여러 번 읽어서 샅샅이 파악했답니다. 이를테면 통치술, 인물, 지리, 관료 제도, 병법, 경제 등으로 주제를 정하고 한 가지 주제만 집중하여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주제를 바꿔 가며 수 차례 읽었더니 그 책의 모든 사건에 대해 정통하게 되었습니다. [전거을기]

주제별로 정해서 반복해 읽으면 책을 샅샅이 집중해서 읽을 수 있어 좋은 방법이다. 목적을 갖고 반복해서 읽는 독서야 말로 휘발되지 않고 깊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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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재 - 읽고, 옮겨쓰고, 글쓰고, 공부하는 삶
고봉진 지음 / 푸른영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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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재

사서재란

저자만의 독서공부법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매우 예스럽다. 실제로 중국과 우리나라의 선현들은 자신의 서재에 이름을 붙여 ~재로 붙였으며 조선시대엔 구재의 하나인 사서재가 있었다. 저자의 사서재라는 온라인 상의 독서방법을 실천하는 공간이면서 저자의 방법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읽는 법, 책에서 중요 문장을 옮겨 쓰는 법(초서), 좋은 문장을 자신의 일상으로 가져와 삶과 연결된 글쓰기를 하는 법, 활자화된 책이 글자 밖의 세상, 인생, 자연에서의 배움까지 큰 틀까지 저자의 경험으로 말하고 있다.

2007년부터 블로그에 책을 읽고 초서하고 초서를 바탕으로 글을 쓰고 공부해온 저자의 삶의 방식이 사서재란 형태의 책으로 탄생된다.

마지막장엔 저자가 공부할 때 매우 곤궁했던 시기인 30대시절을 어떻게 잘 견디며 그 시절을 잊지 않는지 그의 독서와 삶을 일치시키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감상

저자는 대학교 교수이자 학자이다. 적어도 자신의 학문분야에선 전문가이다. 많이 읽고 사색하시는 분이라 글이 매우 겸손하고 부드럽다. 전공자임에도 몽테스키외의 <법의정신>이란 고전을 겨우 읽었다며 겸손하게 말한다. 고전은 전공자도 어렵구나~ 대중서도 좋은 책이 많으니 아직 영글지 못한 나의 독서이력으로 고전읽기를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실제로 고전목록에 있는 고전을 읽으려고 했다 너무 두껍거나 몇 장을 읽어도 재미도 없고 고통스러워 과감하게 포기했는데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책을 고통스럽게 읽으며 자기학대를 하고 싶지는 않은데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책이 자신에게 맞는 책이며 자신에게 맞는 책을 선택해 읽으라고 조언한다

젊었을 때는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고 나이듦에 따라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가지만 아직 내가 변화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의 독서공부법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좋은 책은 분명 내 머리를 강타하고 가슴을 뛰게 하며 책에 빠져들게 한다. 길게는 일주일, 한 달까지 책과 사랑에 빠지지만 솔직히 10번이상 반복해서 읽은 책은 없다. 목적 없이 읽으니 쉽게 휘발되는가 보다. 책에서 좋은 글을 만나면 줄을 치거나 모서리를 접어 표시해두지만 책 한 권을 온전히 초서해본 적은 없다. 자 없이 비뚤비뚤하게 쓱 밑줄 치던 습관을 버리고 자와 연필을 찾아 저자처럼 밑줄을 긋기 시작한다. 물 흐르듯 부담이 없이 읽을 수 있지만 의미를 곱씹게 하는 겸손하고 부드러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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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 - 로렌초 밀라니 신부님 이야기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1
파브리치오 실레이 지음, 시모네 마씨 그림,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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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

소개

1956년 로렌초 밀라니 신부님은 이탈리아의 전기와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읽고 쓰며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어른들만 읽는 신문을 가지고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부모님의 소박한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독재를 정당화하고 협조하는 국가에 저항하는 비판적 글을 싣다 고발되어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판결을 받았고 국가가 다시 항소해 최종적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유죄선고 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소외 받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배움의 중요성과 희망을 전해주신 위대한 스승이다. 전기회사에 보내는 편지 한 통으로 신부님과 만나고 그분에게 그분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배움을 받는 과정과 밀라니 신부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잔잔하고 감동적으로 접할 수 있다.

감상

[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와 실존인물인 로렌초 밀라니 신부님과 그 제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은 매우 감동적인 울림을 전해준다.

빛이 어둠보다 좋구나 /본문 인용

글을 읽지 못해 전기를 설치해 주지 않는 집주인의 횡포로 글을 가르쳐 주는 밀라니 선생님에게 아들을 보내서 생각하고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배우게 되고 결국 전기회사에 신청서를 작성해 전기를 설치할 수 있어 아버지가 한 말이지만 매우 중의적이다. 어두워서 불편했던 집을 밝혀주는 물리적인 빛이기도 하지만 교육이란 정신의 빛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선생님의 수업방식은 지금도 유효하다.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선생님이 들어주면서 아이가 잘 모르는 것까지 말하게 하는 법은 강당의 강의식 교육이 아닌 산 교육이다. 아이들이 많이 말하고 토론하고 많이 글을 써보는 방법은 최상의 배움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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