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 선생님의 책가방 고전 9 : 당태종전 송언 선생님의 책가방 고전 9
송언 지음, 김용철 그림, 조현설 해제 / 파랑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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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태종전: 오싹오싹한 저승이야기

송언 지음

오싹오싹한 저승이야기

선행을 하면 복을 받고 악행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옛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악행은 무엇일까? 옛 사람들이 생각한 저승의 지옥에서 가장 큰 형벌순으로 보여주는데 모든 벌이 잔혹하고 고통스럽지만 가장 무서운 벌은 큰 가마솥에 넣어져 푹푹 삶아지는 일이다.

약물로 살려냈다가 다시 가마솥에 넣고 삶아 지기를 반복하는 형벌이다.  어떤 사람이 그런 형벌을 받냐면 임금의 눈을 어둡게 고위관직에 오른 욕심 많은 간신이다.

권력을 가진 정치집단들의 해악을 가장 큰 벌로 생각하였다. 권력을 가진 집단들은 부당하게 부를 축적하기도 쉽고 백성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

두 번째 고통스러운 형벌은 구업(남을 험담)으로 이간질을 일삼는 사람들은 자기 혓바닥을 빼너어 팍팍한 땅을 갈아엎어야 한다.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는 이유도 모른 채 15년간 감방에 갇히는데 그 역시 남에 대한 말실수 때문이다. 인터넷에 누구나 댓글을 달 수 있는 시대에 심심풀이로 한 험담이 악플이 되어 남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남의 명예를 실추시킨다. 옛날에도 말실수나 험담은 남에게 큰 고통과 분열을 가져왔다.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다

옛 사람들은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사건을 통해 서사를 이어가야 하겠지만 황제가 조는 바람에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저승으로 가게된 용왕이 약속을 어겼다며 귀신이 되어 황제를 괴롭히기도 하고 용왕 때문에 운명이 꼬여 황제가 저승에 일찍 가게 된 줄 알았는데 그것조차 이승에서 운명이었다. 그러나 최판관이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명부에서 황제의 수명까지 바꾼다.

이승으로 되돌아온 황제가 염라대왕에게 한 약속 중 하나인 이승의 수박을 전하기 위해 스스로 죽고자 한 사람을 수소문하기도 한다. 10년후에 저승으로 갈 때 가져가면 산사람을 수소문할 필요도 없을 것이며 죽어가는 사람에게 전해도 될 듯한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방법을 찾는다. 옛사람들은 믿음과 약속을 매우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감상

당나라 태종이 저승을 가게된 사연과 저승이야기 그리고 태종과 인연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신화와 민담, 중국 서유기도 혼합되어 저승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준다.

옛사람들이 천국과 지옥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준들을 알 수 있으며 그 시대엔 임금과 임금을 따르는 신민이 있었으며 임금은 부모와 같은 존재였다.

당태종전은 내가 읽은 옛이야기인 저승에 있는 곳간이야기와 비슷하며 서유기의 삼장법사와 손오공이 만나서 인도로 가는 모험이야기와 연결된다

황제가 저승을 가게 된 사연은 매우 색다르고 흥미로운데 하늘의 일까지 훤히 아는 운수선생이 앞부분만 나오고 그 이후론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이 옥황상제보다 낮고 용왕조차 자신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이치 및 많은 권력과 부를 가진 황제라도 죽게되며 죽은후 신선의 세계와 지옥이란 저승이란 사후세계를 가야하기에 살아서 덕을 베풀기를 바란 마음이 보인다. [당태종전]에선 저승세계와 저승에서 이승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그려서 서구의 저승세계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송언선생은 우리 고전을 구수한 입말체로 생생하게 표현하였으며 이야기 자체가 워낙 재미있으며 교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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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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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현대지성

1990년 한국에선 내용 때문에 원전 완역본이 금지였다는 사실도 참으로 놀랍고 그 이후에 완역본이 국내에 들어왔다아동동화로만 기억했던 걸리버의 소인국 대인국 여행기는 34부로 이어지는 장편소설이며 뒤로 갈수록 조너선 스위프트의 풍자의 강도가 세진다.

철자 바꾸기와 같은 언어유희로 잉글랜드나 브리튼의 철자를 비틀기도 하고 정치인들이 정적을 제거할 때 어떤 권모술수를 부리는지 철자 바꾸기 기술자로 풍자하면서 그들의 음모를 비판한다.

환상 모험의 형식을 띤 풍자소설

외과의사인 걸리버가 대서양으로 여행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각 나라의 고관대작이 걸리버가 사는 나라의 사람들의 풍습성품역사정치들을 물으며 답해주면서 영국의 정치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걸리버의 걸은 바보 혹은 잘 속는 사람의 의미이고 버(진실혹은 진리)로 거짓인 것처럼 보이나 실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다걸리버 자체가 풍자가인 것이다.

여행기를 즐겨 읽는 독서습관과 풍자작가로 이미 명성을 가진 스위프트는 모험기여행기 형식으로 진짜 있을 것 같은 가상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겪는 모험과 각 나라의 풍습과 생활모습을 전하며 영국이란 나라를 꼬집는다.

소인국에선 정치인이 곡예를 통해 황제를 기쁘게 하여 관직에 등용되는 것을 통해 정치는 줄타기이며 굽 높은 당과 굽 낮은 당의 당파들이 하찮은 것으로 피 터지게 싸워서 정쟁을 일삼고 왕의 할아버지가 계란을 먹다 다쳐 좁음 쪽으로 계란을 먹어야 한다는 황당한 칙령에 분개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적국이 그 반란을 뒤에서 조정해서 3년동안 전쟁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 전쟁의 아이러니를 꼬집는다걸리버가 적함을 쳐부수고 오줌으로 왕국의 화재를 진압하지만 소인국만의 법을 악용하여 너무 많이 먹는 걸리버의 식비로 왕국의 재정이 바닥나는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걸리버를 굶겨 죽이려는 정치인들의 술수도 만난다.

보리밭의 높이만 12미터나 되는 거인국에선 손가락만큼 작은 걸리버가 역사라는 것이 음모반란 살인학살혁명추방뿐이라는 것이다거인국을 통해선 영국 국민들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으로 표현한다.

3부인 날아다니는 섬떠 있는 섬의 라퓨타는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생각에 잠기는 사람들의 땅으로 라퓨타의 통치자들은 일상적인 활동에서는 아주 서툴고 어색하고 손재주가 형편없었다

섬 아래 도시까지 전부 라퓨타가 지배하는데 수많은 도시의 주민들은 황폐한 토양ㅇ이나 가옥으로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에 시달린다.

백성은 굶어 죽는데 오이에서 햇빛을 추출하는 쓸모 없는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의 세태를 풍자한다.

흥미로운 사실들을 만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성 라퓨타가 걸리버 여행기의 라퓨타섬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미야자키 하야오는 걸리버 여행기의 3,4부를 읽었겠구나추측할 수 있다.

18세기 걸리버가 살았던 시대의 지도에 일본과 한국 사이의 바다가 정확하게 한국의 바다로 표기되어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본인들의 로비로 구글맵지도에 일본해로 표기된 현상을 정정해야 하지 않을까?

3부의 라가도의 대학학술원의 소개엔 사람의 똥을 원래의 음식 성분으로 되돌리는 작업에 몰두하는 설명이 한 줄 나온다그런데 고등학교 국어책에서 읽었던 김동인의 [K박사의 연구]와 너무 비슷하다김동인이 걸리버에서 소재를 빌려온 게 아닐까?

누에의 비단보다 강한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를 이용하여 실을 뽑아 천을 짜는 이야기 역시 300년전에는 허무맹랑한 공상적인 계획이지만 황금무당거미로 만든 옷이 이미 실현되었다.

물론 어느 시대보다 기술과 생산이 증가했지만 모두가 풍족하고 사치스럽게 사용하기엔 자원이 부족해서 한쪽에선 과잉생산으로 버려지고 한쪽에서 굶어 죽는다.

걸리버가 3부에서 일본에서 네덜란드를 거쳐 영국으로 귀향하는 계획을 세우는데 그 당시 일본은 비기독교인 네덜란드와만 교역하였으며 성물이나 십자가를 밟고 지나가게 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감상

300년전의 성직자정치철학가이자 풍자소설가이며 정치풍자는 그 당시 유럽과 영국의 갈등 및 정치인들에 대해 매우 신랄한데 현대에도 적용할 수 있다한국의 양당정치나 민생과 분리된 추상적이고 거창한 계획에만 골몰하는 정치인들사회과학이 발전하였지만 음모론을 유포하여 정적을 제거하는 비합리적인 현대인들의 모습들이 겹쳐진다. 300년전 왕이 통치하는 시민시대에 이렇게 신랄하게 묘사할 수 있었고 이 책이 유통되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특히 4부인 말의 나라인 주인 후이늠과 야후인 걸리버가 주고받는 대화에서 정점에 이른다영국의 군주가 전쟁하는 원인과 영국의 헌법변호사와 판결의 과정총리들인 정치인들과 같은 전문집단의 위선과 해악을 조롱하고 폭로한다말의 종족인 고상하며 온후하고 이성적이며 청결한 후이늠과 야생원숭이 같은 야수를 닮은 야후의 대비를 통해 유토피아적 인간상을 제시하며 인류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계몽하려는 의지가 들어있다.

여행자의 주된 목적은 외국의 훌륭하거나 좋지 못한 점을 알려 독자의 정신을 향상시켜 더 현명하고 나은 사람이 되도록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359

스위프트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인간상인 절대근면운동청결한 후이늠이 사는 나라 역시 내가 보기엔 문제가 많다스스로 이성적이고 지혜롭다면서 자기 종족과 대척점에 있는 야후를 멸종 시키려는 계획을 논의하는 방식과 그들이 경멸하고 혐오하는 모습이 서구인들이 식민지 주민에게 행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스위프트의 여성에 대한 혐오와 경멸이 책 곳곳에 나타나서 불편한데 어릴 때 하녀에 의한 납치와 이른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6살이후 엄마의 보살핌과 애정을 받지 못한 어린시절 결핍과 성인때 만난 세여성에 대한 양가감정들로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어린시절의 애정결핍이 인간을 야만적이고 타락한 냄새나는 야후로 바라보면서 같은 종족인 야후의 본성을 버리고 말의 종족이 되기를 바라는 인간 혐오와 거부로 나타난 걸리버의 파괴적인 결말이 씁쓸할 수 밖에 없다.

스위프트의 생애와 스위프트가 살던 영국과 유럽의 시대적 배경과 번역자의 해설을 통해 걸리버여행기를 좀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으며 <설민석의 책읽어드립니다>란 화제의 방송으로 걸리버 여행기를 즐겁고 유익하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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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고전 소설 에세이 - 류수열 교수와 함께하는 재미있고 유익한 우리 고전 소설 읽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류수열 지음 / 해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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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고전소설에세이

류수열 지음

교과서 고전소설에서 현대의 삶을 탐색하다

저자가 독서평설에 현대적 관점으로 바라본 고전소개를 다듬어서 다시 나온 책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고전소설들을 참고서에서 봄직한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현대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탐색할 수 있도록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는 고전들을 배치하여 분석하고 해석한다.

학교가 의무가 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시를 거치면서 공부가 억압이 되어 많은 극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곤 다수의 학생들이 무기력하게 학창시절을 보낸다. [허생전]을 시작으로 공부란 무엇인지 공부가 수단인지 목적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들과 생각을 던진다.

한국의 대학입시가 배움을 전도시키며 많은 해악을 낳고 있는 현실에서 공부의 본래적 의미를 되새기며 공부가 그 자체로 목적인 허생의 공부와 입시나, 직업수단으로서의 공부와 비교하면서 각자 공부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물론 허생전을 통해 조선시대 허약한 양반계층의 무능과 조서시대의 경제상황에 대한 비판적 요소도 함께 다룬다.

박지원의 [허생전] [양반전]을 나란히 비교하여 읽으면서 주제에 대해 좀 더 깊은 사고확장을 이끈다.

담장을 넘은 사랑 이야기인 김시습의 [이생규장전]과 비슷한 형식의 소설 [심생전]을 비교해 읽으면서 담장의 의미를 물리적, 기호적으로 해석하는 방식도 매우 신선하며 독자 자신을 억압하는 경계인 담장은 무엇인지 비추어볼 수 있다.

한자의 뜻풀이이와 견주어 읽기

구전되어 내려오는 설화, 신화, 민담을 한문소설이나 한글소설, 판소리로 재장착되어 현대에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나 사자성어들이 많은데 그런 한자 뜻풀이로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우며

12편의 소설과 비슷한 주제의 소설을 배치하여 나란히 견주어 읽으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점들을 살펴보며 인간 본성인 선함, 욕망, 거짓말과진실, 지혜, 사랑과 이별, 국가와 국민의 역할처럼 현대인들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공통된 주제들과 만나면서 고전소설을 새롭게 읽게 된다.

감상

고전의 건조한 줄거리와 부분만을 가져오기 때문에 전문을 읽지 않은 독자들에겐 깊이 읽기의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 제법 두꺼워도 전문을 실었다면 더욱 좋았을 듯하다 고전의 풍부한 이야기를 직접 읽어보지 않고 전문적인 연구가의 해석만을 읽는다는 것은 고전소설의 맛을 충분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청소년의 논술 대비형이라 해설과 생각해 보기에 제시된 질문에 대한 글쓰기 훈련들을 해 볼 수 있다. 고전소설의 시대적 배경 및 인문학적인 소양들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입시를 떠나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이라면 살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내용이라 주제를 생각하면서 고전을 읽는다면 매우 즐거운 독서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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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 - 존엄에 대한 요구와 분노의 정치에 대하여
프랜시스 후쿠야마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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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

프랜시스 후쿠야마 지음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국가에서 나타나는 3가지 현상에 대해 이 책은 분석하고 있다.

첫번째는 인정과 존엄성에 대한 요구, 두번째는 다른 사람에 대한 혐오와 증오

-남성에 대한 혐오, 이민자,난민에 대한 혐오, 인종주의 부상- 극우 포풀리스트 민족주의 득세와 같은 현상엔 같은 이유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대 사회의 필연인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010년 이후의 세계화는 국가들간의 상호의존성을 증가시키며 많은 나라들 사이의 국제무역 및 투자로 재화 및 서비스 생산량이 늘면서 전지국적인 성장이 일어나지만 선진국의 불평등화의 심화와 재화와 자본의 이동, 노동시장의 유연화, 선진국내 제조업 쇠퇴와 제조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남성노동자들에서 여성노동자들로 대체되고 ,스마트기계와 IT산업의 발달은 저숙련노동자들을 대체하였다. 2008년도 미국발 서브프라임사태에 의한 금융위기는 유럽연합의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을 발생시켜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킨다.

탈산업화에 의한 경제적으로 취약해진 계층들은 공동체의 붕괴로 소속감을 갖기 어렵고 인정의 결핍을 겪은 사람들은 민족 인종 성별 종교에서 찾게 되며 이런 정체성 집단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대상에 대한 배타성을 넘어 혐오로 이어진다.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특정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부추기며 그들에게 우호적으로 대하여 특정 정체성 대상들의 영향력을 확대해간다.

현대 사회에서의 통신 기술과 소셜 미디어 발전은 생각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개인들의 지리적 장벽을 부수고 쉽게 소통하게 해주기에 빠르게 확산되며 그들의 결속시켜 강화하기에 이전 시대보다도 다른 정체성을 가진 집단과의 내적 갈등이 더욱 커진다.

존중받지 못한 자들의 정치학에 나오는 사례는 미국과 유럽의 현상이지만 이러한 모순은 정치적 진영논리와 종교의 유무, 문재인 정부의 여성주의 정책과 페미니즘에 의한 성별대결,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 난민에 대한 혐오가 증폭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한국 역시 포풀리즘이 부상하고 있다. 일베를 후원하면서 세월호유족과 국민들을 분열시켜 지지기반을 강화했던 새누리정당,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 386 기득권 세력과 20대 밀레니얼세대, 촛불집회 맞불집회, 조국과 반조국, 노아베 불매운동과 토착왜구세력, 코로나사태로 인한 신천치혐오 및 대구혐오처럼 종교와 지역혐오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서 지지기반을 강화하여 이득을 얻으려는 거대 두 정당은 코로나19에 의한 재난 및 여파에 의해 타격을 입는 취약계층과 기업살인에 의해 죽어간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자유시장경제로 야기되는 극심한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실질적 노동정책에 대해 좌파 역시 미온적이다.

정체성정치 역학은 사회를 자꾸만 더 작고 이기적인 집단들로 분열시키는 것이다.

현대의 정체성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서로의 존엄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다름을 함께 가져갈 수 있을까?

우리의 정체성은 고정적이거나 단일하지 않다. 생애주기에 따라 특정 정체성이 부각되지만 변한다. 누구나 생애주기에 따라 취약해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누가 더 우선적인 존중을 받아야 하는가로 희생자 피해자를 감별하려는 정체성 정치와 결별하려면 좁은 정체성에서 벗어나서 헌법에서 말하는 기본적인 인권 향상으로 함께 나아가는지를 생각해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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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 정치적 소비자 운동을 위하여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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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강준만 지음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소비 행위를 상품 자체의 문제를 떠나 소비자의 이념적 정치적 윤리적 신념과 결부시켜 특정 상품의 소비를 거부하는 보이코팅, 지지하는 바이콧팅등의 정치적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소비자 운동과 구별된다.

일반적 소비자 운동은 상품과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소비자들의 피해를 알리고 해결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상품의 생산 과정에서부터 기업 경영자의 행태에 이르기까지 매우 포괄적인 범주에 걸쳐 이념적 정치적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정치화 한다. 6쪽 인용

 

이런 개념을 염두에 두면 한국은 정치적 소비자 운동이 발달한 나라는 분명 아니지만 일반 소지자 운동이 점차 확산되면서 갑질기업, 불량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쇼셜 펀딩을 통해 기업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회적 가치실현을 목표로한 다큐멘터리영화나 위안부 역사관 등에 투자한다.

이 책에선 당사자 정치운동을 실현시킨 사립유치원 비리를 밝히고 유치원3법을 법제화한 정치하는 엄마들의 성공사례와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외면사례, 게임업계의 페미니즘 탄압, 진보언론의 불매위협 및 시민단체와 후원감소 등의 긍정적인 사례와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갑질형태의 부정적 사례들을 함께 살펴본다.

아울러 작년 몇 개월을 달군 조국사태에 대한 운동권의 조직 보위론과 팬덤 정치가 어용 저널리즘을 낳아 현정부를 비판한 언론들의 절독으로 응징하는 시민소비자들 정치참여와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뒷부분에선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이론과 서구와 한국의 소비자 운동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미국 독립과 민주주의 탄생의 역사를 정치소비자운동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새로웠으며 미국 민권법을 만든 로자 파크스의 버스 보이콧 운동 및 기타 정치적 소비자 운동들의 성공사례와 시대에 따라 변용된 정치 소비자운동의 사례들을 배울 수 있다.

인상적인 문구

시민들의 소비자 단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온라인에서 충동적 감정 표현은 잘하지만, 어느 정도의 노력이 요구되는 조직적 운동은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선호도가 높을수록 불매운동 참여 의도가 낮아지며, 문제 행위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지각한다

한국 소비자 운동의 현실을 보여주는데 나는 정치에 적용해도 들어맞는다는 생각했다. 한국 소비자 운동의 모습은 정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정당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국민의 수는 상대적으로 낮으며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수록 문제행위를 일으키는 정당의 의원들에 대한 심각성을 낮게 지각한다.

감상

이 책에선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많은 문제와 한계도 동시에 지적한다 한국 소비자의 갑질문제와 일시적이며 느슨한 연대란 약한 연결의 문제점, 정당정치의 확장이 아닌 정당정치의 불신으로 기존의 정치운동의 쇠퇴를 가속화할 수 있다.

정치의 거대담론보다는 그러나 일상의 구매행위가 사회 지향성 공익 지향성을 이끌 수도 있다.

처음엔 자기 지향성과 사익 중심을 보이지만 인터넷 카페나 단체를 통해 토론과 공부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정치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적 목적에 부합할 때에 정의로운 도덕적 분노를 느낀다. 그게 바로 공익을 위한 집단행동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164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내 자녀에게 안전한 식품을 먹이기를 원하는 자기 지향성으로 출발하고 많은 사람들이 어떤 식품을 피하거나 먹어야 하는지 식품이나 제품정보를 찾으로 들어와서 탈핵운동과 에너지 소비문제, 푸드마일리지와 같은 환경에 대한 문제로 확장할 수 있으며 탈원전하겠다고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기도 했다. 물론 카페 회원 대부분은 유령회원이며 환경운동이나 탈핵운동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행동주의를 하는 회원들은 소수이긴 하다.

미세먼지문제도 마스크와 공청기등의 상품선택정보로 모였다가 각 학교의 공청기 설치와 같은 요구와 기준 강화등을 시와 교육당국에 민원을 넣고 집회를 결성해서 지금의 기준치로 강화시키며 기준치에 따른 외부활동의 지침에 대한 매뉴얼이 나올 수 있었다. 이런 행동주의는 분명 소비자에서 출발한 정치행위이다.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유권자들이 믿을 수 없거나 의지할 수 없는 정부 정당 등의 공적 기구의 변화를 기다리느니 스스로 개인적 차원에서 자신의 소비의 힘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선 자구책의 성격을 갖고 있다. 167

반정치 현상이지만 기존 정당 중심의 민주주의가 퇴조하는 가운데 유권자가 소비자화되면서 개인화된 정치를 구현하여 정치참여의 형태가 변화되고 있다면 정치와 사적 생활의 조화를 추구하는 일상의 정치라는 점에서 우리 각자가 시민소비자로서 선택의 힘을 정치행위로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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