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 우리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경제학에 관한 진실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 우석훈 해제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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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

호모에코노미쿠스는 경제적 인간이라는 뜻으로 합리성 영리성 및 계획성을 행동 원리로 하여 순전히 경제적 동기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인간상은 우리의 삶의 기준으로 삼는 사상과 가치를 변화시켰다. 오늘날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주류경제학은 경제의 주체를 개인으로 보고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며 시장은 그 자체로 효율적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면 효율성이 저하된다며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특정한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이런 자유시장론적 시각의 역사는 불과 40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전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경제학자는 케인스로 자본주의 경제의 약점인 실업과 불완전고용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저극적으로 개입하여 정부지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케인스와 달리 생각한 고전적 자유주의시장주의를 옹호하는 경제학자, 철학자,역사학자, 사업가들은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란 국제단체를 구성했는데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조지스티글러, 밀턴 프리드먼, 제임스 뷰캐넌들처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다수의 경제학자를 배출하였으며 1970년대  

시장경제주의를 옹호하는 대표사상가인 하이에크의 추종자인 영국의 총리 마거릿대처와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정부의 경제관료로 대거 들어와서 정책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주류경제학으로 들어왔다.

저자는 21세기 우리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학적 개념이 어떻게 탄생하고 확산되었는지 이론가들의 생애와 이론들을 살피며 그 이론의 특성과 경제정책에 적용된 사례, 이론의 한계와 문제점등을 살펴본다.

이 책엔 상대방에 상호관계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내시균형 게임이론, 탄소 시장의 개발을뒷받침하는 경제논리엔 코스 정리의 근거, 뷰캐넌의 공공선택이론, 작은 행동의 가치와 미미한 개인의 책임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무임승차론 우리의 도덕적 가치관,사회적 규범, 신념을 개인의 선호성인 취향으로  취급한 베커의 이론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에 대한 가정이 전제된다. 당근과 채찍이란 벌과 보상인 인센티브는 가정에선 자녀훈육으로 기업과 정부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는데 금전적 보상은 내부적 동기를 약화시키며 금전적 보상이 사라지면 이전의 선한 동기의 행위를 하지 않는 충격적인 연구사례를 보여준다. 인센티브제는 정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인상적인 문구

경제는 수많은 사람이 행하는 선택과 행위의 합이다. 우리가 원하는 경제형태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428

지금의 경제형태와 문제들은 자연 발생적인 어쩔 수 없는 결과가 아니라 특정 경제이론을 사람이선택해 정책에 반영한 결과인 것이다. 40년동안 현실적 경제에 적용한 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경제이론의 결과가 (주기적인 금융버블과 IMF), 초격차사회로 극심한 불평등을 야기해서 함께 살아가기가 어려운 사회라면 무언가 잘못 되었기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신봉하는 널리 적용되는 시장경제를 설명하는 이론은 인간관계를 해석하는 하나의 관점이지만 절대적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학과 통계로 무장한 이론이 과학법칙처럼 보이지만 경제학은 자연과학이 아니다.

대중을 설득하지 않고 동떨어진 전문가들의 전문용어와 그들의 이론을 정교화하는 도구인 수학과 통계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만든 이론을 실제 인간사회에 적용하며 그들의 기대와 달리 나타나는 현상을 예외사항으로 무시한 점,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인정하지만 그들이 지지하는 이론엔 윤리적 가정과 가치판단이 다양한 방식으로 은밀하게 숨겨져 그들의 이론과 정책이 가치 중립적일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되며 경제학자 장하준이 말한 것처럼 경제와 경제학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에 교양 차원을 너머 배우고 경제학자들과 이론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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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르베다의 과학
아차리아 발크리쉬나 지음, 김성희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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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도 전통의학

아유르베다의 과학

아차리아 발크리쉬나 지음

한국의 양생법에 동의보감이 있다면 인도의 전통적인 양생법은 아유르베다이다.

아유르베다는 베다경전에서 유래되었고 베다는 지혜의 책을 의미하고 아유르는 삶이란 의미이니 삶의 철학 혹은 지혜가 되겠다. 서구처럼 몸과 마음을 분리한 이원론의 세계관이 아닌 몸과 마음을 분리하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유기체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으며 사람을 소우주로 칭하면서 우주와 소우주, 자연과 사람이 하나됨을 나타내는 원리가 들어있어 그 원리를 바탕으로 희로애락과 삶과 죽음에 대해 밝히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잡이를 한다.

인도의 아유르베다는 마음과 정신 그리고 육체 중 어느 하나를 잃고 조화의 균형이 깨트려지면 질병이 찾아온다고 한다. 마음과 정신 육체의 균형과 조화란 전인적인 건강지침서로 사상부터 질병 및 치료요법, 요가요법, 생활습관 및 생활예절까지 망라한 지침서이다.

한의학의 약식동원처럼 약과 음식의 근원을 같이 보고 럼 향토적인 먹거리와 토종의 동식물처럼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주방의 식재료를 이용한 가정 치료법을 제공한다.

인도의 명상법이나 사상은 심오하고 이국적이라 신비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전통의학에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동의보감과 한의학의 양생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양생은 내 몸의 상태를 관찰하고 아프지 않게 몸을 잘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사전적의미로 양생은 "몸을 튼튼하게 하고 병이 생기지 않게 해서 오래 살기 위하여 음식, 운동, 정서, 성생활 등 생활 준칙을 규칙적으로 하는 방법"이다.

위생이 외부의 병적 요인들을 차단하는 것이라면 양생은 병적 요인들이 침범할 수 없도록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양생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마음이다. 마음수련을 중시한다면 아유르베다는 육체와 정신의 질병이 모두 마음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생각해 신체적 질환 치료에 정신 건강요법을 함께 권하는 이유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란 우리 선조들의 문화가 있는데 일상에서 자제해야 할 행동으로 친척, 인격자, 선생님, 가이드, 귀한 사람, 신성한 나무를 밟지 않고, 존경하는 사람의 그림자 밝지 않기가 있다. 244

가수 이효리로 국내 널리 알려지게 된 오일풀링요법도 나와있다. 여기선 먼저 양치질을 한 후 참기름 혹은 겨자기름(인도에서 많이 사용하는 오일)으로 입안을 헹궈 정화시킨다.

두피관리편에서 매일 오일을 바른 후 머리를 빗으면 모발이 깨끗해지고 머리 올들이 살아난다고 하는데 우리 선조들이 오일을 바르고 참빗으로 빗는 법과 비슷하다. 오염된 기름때를 기름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며 빗질을 통해 두피 마사지의 효과도 얻는다.

2019년 이 책의 저자 아차리아 발크리쉬나 대표가 밀양시에 요가 사업과 한- 인도교류 사업의 추진을 위해 투자발표를 했다. 책의 저자를 검색해 보면 바로 나온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소개를 보면 아유르베다 학자이자 약초학자이며 교육기관을 설립한 설립자로만 이력을 표기하고 있을 뿐 파탄잘리 아유르베드사의 사업가라로 소개하지 않는다.

요가전문가 스와미 람데브와 아차리아 발크리쉬나는 공동 사업가이며 인도내에서 100프로 이상의 성장율을 보이며 급속하게 성장하여 순위권에 드는 사업가다. 약초와 소비재를 판매하는 기업가의 사업이력을 빼고 이 책을 순수하게 읽히지가 않는다. 작년에 국내 밀양시에 투자를 하였고 국내 사업을 홍보에 맞춰 이 책이 기획되어 출판되어 나온 것은 아닌지……

책의 번역자 역시 인도 요가나 사상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영어 번역자이고 아유르베다에서 물질의 본질인 5가지 기본 원소 중 에테르를 공간이란 생소한 단어로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번역오류로 공간을 바람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하고 책을 읽다 보면 현대이론이 가미된 자격증을 위해 편집된 수험서적의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현대인들은 질병이 발생했을 때 그 특정 질병과 관련된 원인을 약물이나 수술로 제거하는 국소적인 치료법으로 인식한다면

우리나라 전통의학과 아유르베다 전통의학의 주요목적은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에 있어 음식이 약이며 식습관, 생활방식 모두를 살펴 균형을 이루어 건강하고 바른 삶이란 전인적 치유법임을 배우게 되어 중증질병이 있는 사람들은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고 재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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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걸린 마음 -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
에드워드 불모어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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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걸린 마음

에드워드 불모어

울증은 마음의 병이며 우울증에 걸리면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우울하지 않은 사람보다 낮아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항우울제인 프로작을 처방한다고 한다.

기존의 마음의 병은 뇌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부족으로 우울해지고 원인모를 통증들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심리상담과 함께 프로작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모두 회복되었을까? 그랬다면 이 책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계절이나 날씨에도 영향을 받을 만큼 가볍고 일상적인 마음의 병부터 조현병이나 자살처럼 치명적일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면역학과 유전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는데 저자는 신경과학자이자 면역학과 정신의학분야를 연구한 이력으로 수련의 시절의 환자의 진료경험과 자신의 충치치료에서온 우울감으로 우울은 순전히 마음의 문제인가로 의구심을 갖게 되었고 최근 연구되는 면역학의 논문들을 통해 우울증이란 정신질환은 염증이란 면역반응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

염증과 우울증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신체의 염증에서 시작해 혈뇌장벽을 건너 뇌세포와 뇌 연결망의 염증으로 이어지고 이 뇌 내 염증이 최종적으로 우울증이라는 기분과 행동의 변화를 초래하는 과정을 저자는 과학적 메커니즘으로 설명한다.

관절염 치료제인 항사이토카인제가 항우울제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책에선 항사이토카인제를 처방한 환자와 위약 대조군 환자와의 유의미한 효과를 아직은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기존 정신의학계의 정신질환을 진단할 때는 다른 의학적 질병의 생리학적 영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배제해왔다.

이 책의 인용된 환자 P부인의 우울증은 류머티즘성관절염에 의한 염증이었지만 우울증장애진단의 가능성이 차단되었고 그 이유는 염증은 전통적인 신체의 문제로 간주하여 정신과 신체의 질병을 분리하여 진단하고 처방하는 서구의학의 이원론적 틀 때문이며 오늘날의 정신과 신체를 나누는 이원론의 기원은 17세기 데카르트의 이원론에서 원인을 찾는다. 데카르트의 관념론인 이원론은 정신은 영적, 주관적 의식적 영역으로 생각하고 몸은 물리적 객관적 무의식적 영역으로 두며 만물과 신체를 하나로 기계로 생각해서 물리법칙에 따라 상호작용한다고 봐서 이런 관념적 세계관이 신체를 과학으로 다루는 대상으로 파악하여 오늘날의 의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관념론이 근대과학의 토대가 되었지만 의학의 분리정책으로 환자들의 질병개선에 효과적이지 못했는데 그간의 의학계의 우울증에 대한 이해방식과 치료방식의 틀을 뒤집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탐구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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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에게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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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에게

전이수

13살 아동 그림작가인 전이수의 또 다른 그림에세이 책이다.

그림책작가 전이수의 일상과 그 가족의 삶이 녹여 있는 글과 그림이다.

인권과 평화와 생태에 관심이 많은 작가의 관심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책을 감상하면서 내게도 편견이 있음을 알았다. 머리를 길게 묶거나 풀어헤친 작가의 사진을 보면서 성별을 구별하려고 하고 감수성도 풍부하고 외관도 머리가 길어서 소녀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이 형이라고 부르는 문구로 소년임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성별이 중요한 건 아닌데 말이다. 중학생 딸은 작가의 성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작가의 심성이나 감수성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면서 속이 매우 깊어 저자의 책은 또래 아동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성인독자들에게도 많은 울림을 준다.

 부모가 어떻게 키우면 이런 자녀로 성장하는 걸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부모이다 보니 작가와 작가의 형제들 그리고 부모를 살피게 되는데 인내심이 강하며 자녀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분임을 알 수 있었다.

엄마는 나무라지도, 다그치지도, 명령하지도 않는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엄마는 내게 얘기해 주었다. 너도 예전에 지금 동생들의 모습과 똑같았다고. 그러니 잠깐 기다려 주자고.

오늘 나에게 말한다. “사람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그게 답답하다고 말하지만 기다려 주어야 해. 너도 그랬잖아!”

성급하게 해결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엄마, 다른 사람의 말을 먼저 알아주는 엄마. 스스로 설계하도록 개입하지 않는 엄마이다.

검은 머리는 거두는 게 아니다란 핏줄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뿌리깊은 인습으로 입양을 기피하고 불법이지만 아들을 낳기 위해 현대판 씨받이가 존재하는 나라에서 더구나 장애가 있는 아이를 공개 입양하여 함께 기른다. 어릴 때 내 아이들도 기르기 힘들어 불평인데 비만보다 장애를 덜 중요하게 여겨 정부 지원이 거의 안되는 장애 아동의 입양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선택이다.

늘 더 배려해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보살펴 줘야 하는 가족이 있어서일까?

또래 아이보다 많이 느린 동생 유정이를 장애로 보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시간 개념이 다름으로 받아들이는 부모들이기에 기꺼이 유정이와 함께 살아가는 것 일 게다.

따뜻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개성 있는 그림과 시 같은 울림이 있는 글을 읽으며 위로와 연민, 사랑을 배운다.

자신의 눈으로만 보는 사람은 고집이 세다. 자신의 생각이 다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것은 곧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이다. 누군가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나를 되돌아볼 수 없기 때문에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귓구멍이 퇴화되어 점점 작아져 바늘구멍처럼 변하지 않을까? 그땐 내 말만 많이 하는 큰 입만 도드라져 보일 것이다.

바늘처럼 작아진 귓구멍과 도드라진 큰 입에 대한 그림과 글이 매우 솔직하면서 가슴에 탁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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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짝짓기 도감 사고뭉치 19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박종대 옮김, 장이권 감수 / 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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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짝짓기 도감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지음

놀라운 동물들의 생존전략을 도감으로 보여주다

내용이 매우 놀랍고 신기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코믹하며 재미있다. 읽다가 여러 부분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림이 알기 쉽고 매우 사실적이며 유쾌하고 발랄한 언어와 문장들로 읽다보면 내용에 쏙 빠지게 된다.

친밀한 스킵쉽과 성적행위로 갈등을 해소해서 집단의 평화를 유지하는 보노보 원숭이도 있고 태어나자 마자 어미의 몸을 먹고서 자라는 벌레, 평소엔 친절하고 다정하다가 번식기간이 되면 난폭해지는 수컷오리로 짝짓기 중에 죽기도 하는 오리, 어린 까마귀 근처에서 오랫동안 보살피는 까마귀부모, 유치원을 운영하여 서로 새끼들을 돌보는 회색기러기들처럼 구애부터 짝짓기, 임신,출산,보육이란 동물 번식의 생애를 한권의 도감에 풍부하게 담아낸 책이다.

성교육 전문가가 들려주는 자연스런 성교육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와 용어도 매우 정확하다. 음순과 음핵을 둘러싼 부위를 음문이라고 하는지 나도 처음 알았다. 큰 아이 기를 때는 아이의 생식기를 잠지, 보물로 불렀다. 자지라는 우리나라 토박이 말이 불순하게 사용되어 도리어 너무 이상해서 부를 수 없었다. 둘째는 음순으로 가르쳐서 아이가 자기 생식기를 음순으로 알고 있다.

이 책에선 포유류와 다른 종들의 짝짓기 과정을 꽤 정확하게 설명한다. 포유류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는 걸 수정이라고 하는데 (보통 여기까지는 모든 책들이 동일하게 설명한다)수정은 수컷의 딱딱한 생식기에서 나온 정액이 암컷의 질로 들어가 난자를 만나는 식으로 이루어져. ‘새끼는 이기집에 해당하는 자궁에서 자라다가 어미의 질을 통해 세상에 나와. 가끔은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태어나기도 해. 본문 38

수컷, 암컷의 생식기도 자세하게 보여주고 종에 따른 다양한 짝짓기 모습을 보여준다.

동물의 생식기가 다들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매우 달랐다. 코알라의 경우는 암컷의 질이 두개 있듯 수컷도 음경이 두개가 있고 가시두더지는 음경이 4개나 되는데 두개는 예비용이다.

짝짓기 행위를 좋아하는 무당벌레는 아무하고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병을 일으키거나 기생충도 급속도로 퍼질 수 있어 성병에 대해 언급도 한다.

동성들로만 이루어진 동물들도 있다. 채찍꼬리도마뱀은 암컷밖에 없고 처녀생식을 하며 암컷끼리 짝짓기 행위를 한다. 긴꼬리 제비갈매기는 짝짓기는 수컷과 하고 암컷끼리 둥지를 틀어 살아간다.

수컷끼리 애정을 표하며 짝을 이루며 살아가는 돌고래도 자주 발견하며 흑고니들도 수컷 둘이 짝을 이뤄 살아가기도 한다.

인간뿐 아니라 자연의 동물들 중에 생각보다 많은 종들이 동성애를 하며 동성애가족을 통해 사람들의 성적 지향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보여준다.

감상

중학생 딸과 7살 아동을 키우는 부모지만 성교육은 여전히 어렵다. 내가 학창시절에 부모에게 배운 성교육지식은 없었으며 오히려 성은 수치스러운 무엇으로 인식했다. 부모가 독실한 기독교인도 아니었지만 화장을 진하게 하거나 튀는 염색, 복장을 성적 유혹과 결합시켜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다. 학교 역시 현실과 유리된 성지식만 교육하며 나태과정을 보여주면서 죄의식과 공포를 심어주었다.

최근 김누리 교수의 강의를 동영상으로 시청하면서 독일 아이들의 성교육에 대해 듣게 되었다.

독일아이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심어주지 않고 성교육을 초등학교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성교육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민주주의적 태도를 배울 수 있도록 말이다.

성적 욕구는 본능적이며 매우 자연스럽지만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내 자신과 타인의 몸과 마음의 태도를 배울 수 있고 그 관계이후 생명이 잉태되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책임까지 생각해야 하는 윤리의식이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야수자본주의가 디지털기술과 만나 사람의 생명과 존엄을 훼손의 극치를 보여준 초강력범죄를 보여준 N번방사건은 법적 처벌만이 아닌 생명과 존중에 대한 경험을 일상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한국인들의 민 낯을 드러낸 경우다.

이 책은 175종의 동물들의 다양하고 어떤 종들은 매우 아름답고 협조적이고 어떤 동물은 잔혹하고 무서운 번식과정의 보여주면서 성교육을 배우게 된다. 동물들의 번식에서 육아는 동물에 따라 그 방식이 너무도 다양하다. 환경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듯 유혹방식도 생식기 구조나 모양도 생식과정, 임신기간이나 출산과정, 보육과정 다 다르다. 분명한 것은 자손을 남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선택해서 진화해왔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독자들은 매우 사실적인 동물들의 짝짓기 도감을 놀랍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이란 매우 자연스런 삶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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