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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 시민 혁명, 아테네 민주주의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길을 갔는가 : 민주 역사의 두 얼굴 ㅣ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1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0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역사의 두 얼굴과 다양한 민주주의를 살펴보다
민주주의 국가란 권력이 소수의 손이 아니라 인민에게 나오고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공적인 책임자를 선발할 때 출신 성분이 아닌 능력을 통해서 뽑는 정치체제를 가진 나라를 말한다.
페리클레스의 연설문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아테네 민주주의 상징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출발인 아테네는 제국이었으며 다른 도시 국가에 군대를 주둔하고 내정 간섭하며 독재적인 제국주의적 속성을 가진 나라였다. 제국주의를 통해 모은 델로스 동맹 자금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는데 군인들의 급료와 민회 지급 수당도 동맹자금에서 지급되었다.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의 회원국을 착취하여 민주주의 발전시키며 시민들의 애국정신을 고취하여 아테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문화적 선전수단으로 연극을 동원하였다. 아테네는 제국주의로 민주주의를 발전 유지시켰지만 자국 이익중심이었기에 주변국들을 포용하지 못한 아테네는 결국 제국화로 쇠퇴하게 되는 역사의 아이러니는 겪게 된다.
아테네의 민주시민에서 노예, 여자, 외국민은 배제되었는데 이런 아테네의 제한된 민주주의방식은 영국혁명이나 프랑스 시민혁명, 유럽민주주의체제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프랑스 혁명에 많은 기여를 한 여성의 참정권을 배제한 남성중심의 박애, 자산가들만의 자유와 평등은 제한된 민주주의 였으며 서구열강의 민주주의 역사는 제국주의와 민주주의가 한 몸인데 이런 기원을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면 경제적으로 낙후하고 카스트제도가 있으며 여성차별, 종교갈등이 심한 인도가 세계 최초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이며 인도의 민주주의 좋은 케이스인 케랄라주의 민주주의는 소득이 낮아도 선진국에 비추어 떨어지지 않는 교육과 보건 삶의 질의 성취를 보여준다. 최근에 한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를 이미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방역도 매우 잘하고 있다.
나폴레옹의 영향을 받은 라틴아메리카의 독립과 민주주의는 유럽과 미국의 노예제 폐지와 여성 참정권보다 앞서 시행되었다.
역사적 상식을 깨는 불편하고 놀라운 진실
전쟁에서의 승리,체제의 우월성과 정당성 과시, 위대한 아테네의 영원한 번영의 의미를 담은 국민통합의 상징이자 정치적 선전수단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의 민주주의와 제국주의를 나타내는(108쪽 인용) 대표적 상징물이지만 학교 교과서에선 그런 관점으로 배운 기억이 없다.아테네의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찬란한 문화적 산물로 기억된다. 제국주의와 체제옹호의 선전이란 불편한 역사적 사실들을 숨겼다.
노예 해방론자였던 위대한 미국 대통령인 링컨의 감동적인 일화와 그의 명언을 한국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링컨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노예제에 찬성했거나 반대하는 선택을 했다. 남북전쟁의 원인도 남부의 노예제 옹호란 반인권적인 가치가 아니라 남부와 북부의 경제구조의 차이로 남부가 북부의 착취에서 벗어나 자립하려는 독립운동이었다면 남북전쟁의 결말은 남부독립의 좌절 및 북부의 전쟁승리 및 연방을 지켜 거대 연방경제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극단적 전쟁의 결과는 많은 사상자와 국가 경제 초토화란 참사를 가져왔고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는 미국의 시작은 서부개척시대 이주민들의 정착을 도운 아메리칸 원주민들에 대한 신의를 토지 약탈과 부족들의 몰살로 되돌려준 원주민에 대한 포용을 찾아 볼 수 없는 야만적인 만행의 비민주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국제법을 어기고 인도주의적 군사 개입이란 미명하에 전쟁수행, 아웅산 수지의 비민주적인 정치탄압들의 사례를 통해 민주주의 수호자들의 어두운 이면들도 밝히고 있다.
감상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내게 있어 좋은 책이란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책이다. 내 머리속에 심어진 민주주의에 대한 편견을 인식하게 하는 책이다.
촛불시위로 전정부의 대통령을 법적 절차를 통해 정권을 교체한 정부가 곧바로 민주주의 정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촛불정부이니까 그 정부의 정책은 다 옳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현 정부를 비판하면 현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공격하며 편을 가른다.
정치인들은 서로가 정치적인 계산으로 공격할 수 있지만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선전선동을 구별할 필요가 있으며 구별하기 위해선 맹목적이거나 특정 정치인을 숭배하면 믿음과 감정의 영역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민주주의를 퇴행시킨다.
혐오와 편가르기를 할 때 어느 한 쪽을 지지하거나 다른 한쪽을 구분해서 쳐내기 보다는
조금 떨어져서 성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인들의 언사가 아닌 정책실행의 과정과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 책을 통해 이상적으로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실천했던 국가는 역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서구 중심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을 보면 혁명에 기여한 여성의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거나 무산자 남성들, 흑인들은 민주시민의 권리를 갖지 못했다.
민주주의 하면 그리스 아테네, 시민혁명하면 영국이나 프랑스 시민혁명, 미국 민주주의는 미국 독립혁명 노예해방은 남북전쟁이 떠오르지만 불완전하며 이슬람과 인도의 민주주의, 현존하는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북미아메리카 원주민이 실천했던 5부족회의, 우리나라의 민족주의 운동과 여성인권, 노비제도폐지운동과 같은 민주주의 운동처럼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며 다양한 방식의 민주주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민주시민을 길러내기 위해선 민주주의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며 민주주의의 역사를 서구중심이 아닌 이슬람, 인도,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처럼 범세계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며 승자중심의 미화된 역사에서 벗어나 입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제도와 절차만 지키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민주적인 것인가?
의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쳐 의결해서 결정하는 민주적인 제도의 절차에 따라 다른 나라를 침락하는 행위는 민주적인가?
나치 파시즘은 민주적인 절차와 형식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로 탄생되어 수많은 비민주적인 인종학살과 상처를 남겼음을 기억해야 하며 민주주의 요소가 가지고 있는 제도 악용의 위험성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