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혁명 -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방식
아보 도오루 지음, 이혜숙 옮김 / 부광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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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혁명

 

아이가 아프면 적어도 이틀까진 경과를 보고 삼일째 병원을 내방해서 약을 처방받아 필요하면 복용시키고 아이가 스스로 견딜만 하면 조제된 약을 주지 않는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어릴 때 자주 아픈 아이가 너무 많은 약을 먹었기 때문이다.

의사의 지시대로 따르면 약을 너무 오랜 기간 많이 먹게 되고 이상하게 합병증으로 돌아온다. 중이염이나 결막염처럼 이차 감염이 생겨 몇 개월을 약을 먹는다. 그리고 몇 개월 후면 또 재발한다. 그 부분에 의문이 생겨 자연치유 [면역]에 관심을 가게 되었다.

 

화나 분노가 많은 사람이 왜 일찍 죽는가?

명상 수련시 호흡을 할 때 왜 날숨을 더 길게 쉬게 하는가?

현기증이 나면서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이유는?

왜 아이들은 밤에 천식과 기침이나 열이 더 심해지는가?

왜 인간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는 수면을 취해야 할까?

이런 의문에 저자는 자율신경계의 기능으로 명쾌하게 답해주고 있다.

p 25

'질병이란 무엇입니까?

‘질병이란 그 사람의 행동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혹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기능을 너무 많이 사용하였을 때, 또는 너무 사용하지 않았을 때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몸의혁명]에선 질병을 자율신경 부조화로 바라보고 있다. 지나치게 사용해도, 사용하지 않아도 몸의 균형이 깨진다.

여기서 말하는 자율신경이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인데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임파구가 늘어나고 교감심신경이 활성화되면 우리 몸은 활동적이 되어 몸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과립구가 증가되어 세균침입에 대비하려한다. 그러나 지나치면 조직을 공격한다.

휴식시간에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고 임파구가 늘어나는데 임파구는 소화 흡수시 바이러스 등의 입자가 조직에 침할 때를 대비하여 증가한다. 임파구체질인 사람은 아토피나 천식등의 알레르기체질이 되기 쉽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질병에 걸리기 쉬운 것이다.

저자는 사람의 이야기를 생명계와 인생계로 표현하는데 인생계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라면 생명계는 38억년부터 진화해온 세포와 세포간의 관계이다. 오랜 생명체의 진화의 역사가 우리 몸 안에 중요한 부분으로서 면연체계를 담당하고 있다. 섬세한 생명계의 신호를 잘 받아들여 인생계에 적용하면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질병이 외부에서 오는 어떤 이물질이 아닌 인생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누적된 피로로 바라보고 정의하는 부분은 우리 삶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식하여 삶을 되돌아보고 점검하게 한다. 아울러 질병이 치료될 때 동반되는 통증을 무조건 피하고 억제하려고 약에 의존하는 부분을 지적한다. 통증은 염증을 일으킨 부위에 혈류장해가 일어나 치료하기 위해 혈류가 모여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픈 것과 환부에 열이 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치료되고 있는 한 과정으로 인식해서 받아들여함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 ‘암’에 걸리거나 ‘질병’에 걸리면 안타까운 듯 운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누구나 ‘암’이나 다른 ‘질병’에 걸릴 수 있다. 무서운 ‘질병’에 걸리는 것은 질병유전자도 아니고 식습관과 스트레스 때문인 것이다. 동물의 생명계만큼 정교한 화학공장은 없는 듯하다. 인간의 신체치유능력보다 더 나은 약은 없다. 아플 때도 치유는 가능하지만 건강할 때 내 몸에 귀를 기울이고 돌봐야겠다.

저자가 부교감신경이 우위로 둔 삶을 권장하는 이유는 지나치게 자기계발과 경쟁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 교감신경우위의 자극적이고 흥분적인 생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처방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은 조금 독특하다. 의학 서적이면서 자가 치유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명상책이나 심리치유책에서 흔히 봤던 몸 치유에 대한 처방을 내놓는다.

이 책이 모든 질병을 명쾌하게 해결해주고 있지는 않다.

모든 아동들이 임파구체질에 가깝다면 왜 어떤 아이는 심한 아토피를 앓고 있는지 그리고 왜 어떤 아이들은 태어나서 심한 황달을 앓고 어떤 아이들은 가볍게 황달이 살짝 왔다가 사라지는지 그 경계의 기준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지 않다.

또 미량의 자연방사선이 우리 몸에 유익하다고 폐방사능물질을 공원동상에 넣자는 어떤 의학자의 말을 그냥 인용함은 경솔해 보인다. 자연에 없는 인공방사선이 인체에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 책이 의의가 있다면 명성 높은 서구의학학자가 대체의학자의 생각과 같으며 그 이유를 과학적인 메카니즘으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과학적인 이론으로 접근하기에 설득력이 있다.

저자가 책 전반 대부분을 질병의 발병원인에 대한 메커니즘만을 밝히고 있다. 아픈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흥분하여 교감신경긴장으로 과립구가 늘어나서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생활습관과 식습관은 의지로 고치라고 간단하게 조언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얻기 어렵다.

고혈압이나 당뇨로 다양한 약을 복용하던 사람이 갑자기 이 책을 읽고 당장 끊으면 고혈압은 더 높아질 것이다. 당뇨수치도 더 높아질 것이다. 어떤 중간적인 단계에 대한 지침들이 있어야 되는데 전반적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실제적인 적용은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현재 아이가 세균성 인후염(성홍열)을 앓았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서 해열제를 먹이고 항생제를 먹였다. 지금 3일차다. 약효과로 많이 좋아져서 건강해보이는데 이 약이 치료진행을 억제하고 있다면 엄마로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냥 나두면 15일이상은 집에만 있어야지 다른 사람들한테 전파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의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을 동반시킬때 그냥 지켜보기는 쉽지않다. 약간의 가벼운 증상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자가면역에 기대해보겠지만 중증일때는 선택하기 쉽지 않다. 만일 암이라면 병원에서 약을 권하고 적당한 효과를 볼 때 선뜻 중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자가 서양의학을 전공하고 면역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서양의학이 부분만을 보고 부분만을 절제나 제거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 한 세포를 전체 시스템을 통해서 바라보고 각각의 관계성을 조망하는 부분을 과학적으로 밝힌 업적은 인정하지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지침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이 책과 대체의학책을 함께 보면 실용적인 도움을 얻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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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림이 있습니다 이주헌의 상상 미술관
김이진 지음, 안재선 그림 / 을파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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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림이 있습니다

 

 

 

 

 
   

자연법칙

자연법칙는 불변의 법칙이다.

사람은 중력으로 날 수 없다.

낮이 지나야 밤이 온다.

초현실주의자의 작품

샤갈과 마그리트의 작품을 통한 탈 자연법칙의

그림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모나리자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명한 작품

엄격한 황금비율과 완벽한 미소와 빛과 그림자로

음양을 표현한 작품인데 얼굴이 없다. 왜?

 

선입관의 파쾨

미술관의 유명작품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모나리자를 희화화여 아동들이 그린 듯한 우스꽝스런 모나리자를 그린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기존 미술작품에 대한 도전을 느낀다.

 

 
   

사물의 역할

사물 고유의 자리와 역할이 있다.

미술작품의 재료의 파괴

펼치면 체스판이 아니라 격자무늬의 식탁보고

남성의 변기가 미술작품이 되어 사물의 고정관념을 벗어난 작가의 작품들을 보여준다.

 

그림책을 펼치면 처음엔 상식적인 생각과 그림이 나온다. 접힌 부분을 펼치면 상식과 과학을 벗어난 작품들이 나오면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

기존 가치관을 허물고 자연법칙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낯설고 기괴함과 신선함' 을 통한 다르게보기를 배울 수 있다. 

 마지막에는 이 책 전반에서 흐르는 파괴의 미학에 대한 해설이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림의 설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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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울까, 무거울까? 이주헌의 상상 미술관
김이진 지음, 오진욱 그림 / 을파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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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헌의 상상 미술관 2012.02.03
 

 

가벼울까,무거울까?

 

 

점은 작아서 가볍지요. 그렇지만 점을 크게 그리면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상황과 동작에 따라 무거움이 달라집니다.

뚱뚱한 사람은 무겁습니다.

짙고 두꺼운 청색바탕에 뚱뚱한 여인의 그림은 무거워야 하는데 무겁지 않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경쾌하게 달리는 동작은 밟고 가볍게 느껴집니다.

옆에 빈 페트병은 부피가 크고 많지만 가볍게 느껴집니다.

 

  

 

크기

큰 것은 무겁고, 작은 것은 가벼운게 일반적이지요.

그렇지만 오른쪽 풍선 강아지는 가벼워보입니다.

 

   

   

크기

소년이 옷에 안고 있는 꽃은 가볍습니다. 그러나 오른쪽 여인이 뒤에서 메고가는 꽃은 여인보다 훨씬 크고 많아서 대단히 무거워보입니다. 동일한 꽃인데도 크기와양에 따라 그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꽃장수의 삶이 아름다운 꽃에 비해 어둡고 무거워보이며 고통스러워보입니다.  

 

 

 밀레의 만종은 많이 봤던 그림인데 이삭 한알은 분명 가볍지만 농부들의 양식이 될 이삭이라 농부들의 거친 손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집니다.

 

 

가볍고 무거운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생각외로 다양함을 알 수 있습니다.

밝은 색은 보통 가벼운 느낌을 주는데 채도에 따라 동일 색임에도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또한 '가벼움',과'무거움'이란 상황과 질감,크기에 따라 가벼웠던게 무거워질 수 있고 무겁다고 생각한것이 가벼울 수 있음을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와 작품을 볼 때 무게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눈'이 길러진 것같아 기쁩니다.

무게감을 비교할 수 있는 적합한  그림과 간결한 글은 미술작품을 보고 이해하는데 적절한 도움을 줍니다. 봐도 이해가 잘 안가는 경우는 뒷장에 해설이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매꿀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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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 백지연의 대학토론배틀, 토론이 쉬워진다
2011 대학토론배틀 심사위원 지음, tvN 끝장토론 〈대학토론배틀〉 제작팀 엮음 / 알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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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흥분하지 않고 언성을 높이지 않으면서 내 의견을 남에게 설득하는 힘은 사회를 살아가는데 참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남과 부딪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말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분통터지겠는가? 항상 집에 와서 그때는 그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하며 자신의 머리를 때린적도 많다. 흥분해서 상대편의 말에 말려들거나 머리가 하애져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거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조근조근 내 의견을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백지연의 끝장토론의 특집편인 대학생 토론 프로그램<대학토론배틀>을 책으로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토너먼트식의 경기진행방식으로 한 번 지면 탈락되는 경쟁방식이다.

오디션을 거쳐서 나온 토론팀은 32강부터 16강 8강 4강 결승의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고 주제에 따른 찬반을 선택한 토론팀들이 각각의 논거로 상대 토론 팀을 설득하고 최종은 전문평가단과 일반평가단의 투표로 우승자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한국사회에서 많이 거론되기도 하고 이슈가 되는 내용들이라서 자못 흥미로웠다.

한 가지 주제로 토론이 진행될 때 토론 바이블로 좋은 토론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준다. 토론이 끝나면 전문 심사위원들이 찬성 반대측 논거에 대해 더 설득력을 높일 수 있는  자신의 논거방식을 제시해주어서 토론자와 심사위원의 논거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한 챕터가 끝나면 프로듀서의 현장스케치를 통해 본문에서 못다한 내용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해준다.

여러 흥미로운 주제들이 참 많았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바라본 게 있다면 마지막 결승대결에 나온 내용을 통해서다.

 

결승 대한민국,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인가?

 

대학생들의 결승배틀을 재미있게 관전하면서 나도 모르게 놓치고 지나간 부분을 발견하였다. 나역시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의 구태의연한 프레임에 갇혀 있었던건 아닐까?

처음부터 내마음은 연대 토론헌터팀에게 기울여져있었다. 기존의 용의 대한 프레임을 깨지 못하고 방어만 했던 고려대학생들의 토론에 대해 왜 저렇게 억지주장할까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는데 나중에 손석춘씨가 지적한 부분에서 머리를 한 대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개천에서 용’을 한 사람의 성공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다수의 시민으로 새로운 시각의 틀로 바라보니 현재의 역동적인 정치사항들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다수 권력집단이 언론과 정권으로 통제하려고 해도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그 방식이 실로 다양하고 자유롭다. 그리고 시민들이 직접 한 나라의 지도자의 후보를 거론하는 시대에 와있다. 그런 틀로 보니 기존의 구태의연한 개천에서의 용의 패러다임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역시 기존 지식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는데 토론을 통해서 시야가 열림을 받고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이런게 토론의 미학인가 보다.

 

학생들의 토론 배틀이 100분토론에서 나오는 유명 정치인들보다 세련된 토론을 구사하며 인신공격을 하지도 않고 약간의 흥분은 있으나 언쟁하지 않는다.

물론 다소 기존의 논쟁해석에 집착하여 실제적인 전개를 하지 못하고 찬성하느냐 반성하느냐에만 얽매여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하지 못한 토론도 있어다.

 

  예전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달 교수의 강의에서는 정말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다른 생각들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도 많이 있고 다문화학생들도 많을 텐데 토론에서는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이 토론은 최강자를 뽑는 배틀형식이다. 찬성과 반대라는 두가지 상반된 입장을 선택해서 자신의 논조를 상대방에게 얼마나 잘 설득하냐 그리고 패널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는냐이기에 오락적인 부분들이 존재한다.

이런 오락성은 방송프로그램상 필요한 부분이지만 사실 여기에 선별된 주제들은 한국의 현실사회에서 중요한 내용일 수 있는데 그 의미가 배틀전으로 축소될 여지가 있다. 또 아쉬움이 있다면 방송으로 했던  토론자들의 토론 내용을 그대로 엮어서 읽을 때 산만해져서 읽기가 다소 불편했다.

 

미래를 담당하는 20대가 깊이 생각하고 여러 사람들과 진진하게 토론하면서 자신의 생각들을 타인에게 설득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런 토론자리들이 많이 나오길 희망한다. 20대들은 사회와 개인의 여러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미 기성세대가 된 나로서는 20대의 생각을 알 수 없기에 호기심이 동했고 어떻게 상대방에게 자신의 논리를 설득할지 전개방식도 배우고 싶다. 나라면 어떻게 토론했을까? 중간중간 내가 토론자가 되면을 상상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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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있다 샘깊은 오늘고전 13
이경혜 지음, 정정엽 그림, 허균 원작 / 알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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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2.02.04

할 말이 있다

 

 

할 말이 있다

최초의 국문소설 [홍길동전]을 지은 작가 허균이 내가 아는 허균의 전부다.

국어시간에 잠깐 배웠던 허균의 홍길동전.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를 수 없는...]

서얼의 슬픔을 느끼게 해주는 저 문장이 내가 기억하는 홍길동전의 전부인데

허균이 서자라서 자신의 분노를 홍길동전으로 표현했을까? 정도였지 그에 대해 그렇게 많은 궁금증이 없었다.

허균은 조선중기의 뛰어난 시인이며 문장가였고 비평가였음을 [할 말이 있다]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다.

[할 말이 있다]의 저자 이경혜씨가 허균의 시집의 많은 시중에 32편을 아이들과 성인이 읽기 쉽게 다듬어 세상에 내놓고 정정엽씨가 시에 알맞은 그림을 그려서 허균의 시를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아울러 저자는 이전에 허난설헌에 대한 책도 냈는데 허균의 시를 통해 허균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억울한 허균의 죽어가기 전에 [할 말이 있다]라고 한 허균이 끝내 하지 못한 말과 그 삶을 위로하고자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세상에 알리고 싶어하는 작가의 모습이 책 곳곳에 등장한다.

나라를 전복하려고 했던 죄명으로 능지처참 당한 삶.

결안도 없이 집행되어 얼마나 억울했을까?

50살의 생애의 허균의 삶은 12살의 아버지의 죽음이 말해주듯, 명문가의 집안에서 유복하게 태어났지만 그의 험난하고 굴곡진 삶을 보여준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그는 형과 누나, 서얼출신의 스승을 통해 엄격한 유교의 규율에서 벗어나 당시로서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01 |모진 시련속에서도 굴하지 않는다

 

 

 

 

 허균의 '호'이기도 한 ‘교산’에서 나타났듯이 아직은 이무기이지만 용이 되어 비상하겠다는 높은 꿈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을 ‘이무기’라고 생각하고 언젠가는 ‘용’이 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데 허균은 용이 되었는가? 그 허균은 당시에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오늘날 ‘홍길동’은 동사무소에도 흔히 마주하는 이름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허균은 이미 '용'이다.

 
 

 

<불경을 읽었다고>란 시에서 보면 마음 둘 곳이 없어서 불경을 읽었다고 시에서 말한다.

아버지를 일찍이 여의고 사랑하는 누이와 형은 병으로 여의고 임진왜란의 피란 길에 아내와 자식마저  잃은

불운한 사람이 어디에 의탁하겠는가? 사랑하는 가족 모두 망자가 되었으니 그의 마음 둘 곳이 없어 불교에 심취하게 된게 아닐까 생각된다.

불교에선 마음의 고통을 끊으라고 하지만 이 시에선 죽은 아내에 대한 회한, 고기에 대한 미련에 대한 속내를 솔직하게 내비친다. 조선사회가 엄격한 유교사회였던만큼 불교를 믿는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의 모습이 결코 평탄할 수 없을듯하다. 역시 허균이 불교를 믿는다 하여 파직당하고 쓴 시이다.

<예절을 배웠다고>는 <불경을 읽었다고>의 다음 연속된 시인데 유교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자유로움이 엿보인다. 그런데 '이백과 두보가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이라네'라는 시구는 아무리 읽어도 무슨 의미인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데 이 시 다음 장에는 저자가 친절하게 해설해주고 있다.

허균은 불교에 심취해서 파직당할 뿐만 아니라 권력싸움에 패해 옥살이도 하는데 옥살이에도 시를 지었다고

한다.

남한테 헐뜯음과 모함속에서도 '시'를 쓰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자부심을 기르며 마음을 다잡았던 허균. 허균이야 말로 진정한 시인이다.

 

 

02 | 책과 글짓기를 사랑한 허균

 

 

글쓰고 책읽기를 몹시 사랑했던 허균. 임란의 피란길에서도 책을 걱정한다.

찌를 붙인 두루마리 책 만 권이라는 오늘날에도 만권읽기 힘든데 귀했던 책을 만권이나 소장하고 일일이 찌를 붙였다니  '음서'라고 칭했을 만큼 책벌레답다는 생각이 든다.

외교관으로 중국에가면 수레에 한가득 책을 사왔다는 그가 얼마나 책을 소중히 여겼는지 전쟁통에도 책을 걱정하는 허균의 마음을 통해 알 수 있다.

 

 

03 | 하층민의 삶을 그대로 쓰다

 

 

<늙은 아낙의 통곡>,<어느 노파의 원통한 이야기를 듣다>에선 임진왜란으로 국토가 황폐해지고 삶이 깨진 양민들의 삶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은유도 없이 적나라하게 묘사해서 참혹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또 <궁사>라 하여 궁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궁궐의 일상적 풍경과 궁녀들의 애환에 관한 시도 지어냈다.

궁에서 살고 임금을 위해 일하는 궁녀는 정작 임금의 얼굴을 평생 볼 기회가 없다니... 임금을 위해 평생 수절하며 살아야 하는 궁녀들의 삶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 자신이 존경하는 스승이나 벗이 서얼이란 이유만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뜻을 펼치지 못하는 모습속에서 소외되고 억압받는 자에 대해 애정과 연민을 느낀다.

할 말이 있다 총평
 

저자가 아니었다면 한문으로 된 그의 시를 죽을 때까지 읽을 기회가 없었을텐데  [할 말이 있다]를 통해 허균의 시와 삶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시를 그대로 읽어도 되지만 뒤에 저자의 풀이가 없다면 도저히 알 수 없거나 의미가 축소되는 단어들이 있는데, 시를 온전히 읽을 수 있도록 하나의 시가 끝나면 바로 다음 장에 시에 관한 쉬운 풀이와 저자의 생각이 함께 들어있다.

시는 허균의 삶의 기록이었다. 소소하게 겪는 모든 일상이 소재가 되었다.

허균의 일기장을 훔쳐본 듯 그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책읽고 글쓰기를 사랑했던 그였기에 험난하고 굴곡있는 삶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낼 수 있던게 아닐까?

내가 과거에 생각했던 의롭고 호걸같은 홍길동의 이미지와는 달리 고민하고 갈등하며 뜻을 알아주는 이없어 곳곳에 자신에 대한 연민에 안타까와하는 모습속에서 나와 같은 평범한 인간 허균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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