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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우산 ㅣ 푸른숲 그림책 11
장윤경 글.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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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주니어 |
2012.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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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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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장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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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맑고 청량감이 드는 바다 같은 하늘은 생명의 계절
여름을 떠올린다.
주인공 ‘두림’이의 이름에는 책에서 보여주는 메시지를 함축해
놓은듯하다.
꿈을 꾸는 드림, 문을 두드려 먼저 소통하는 두들임이 생각나는 이름이다.

세상과
소통하는 꿈꾸는 우산
맞벌이 가정의 아이인 두림이는 혼자 집에서 텔레비전만
본다. 두림이의 모습은 맞벌이 가정 아이의 전형이면서 동시에 고독한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실제가 아닌 허상의 세계인 텔레비전만을 통해 세상을 구경하는 구경꾼이다.
텔레비전을 응시하는 두림이의 뒷모습은 그림처럼 세상과 단절되어
외롭고 깜깜한 흑백의 세계처럼 어둡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밖을 나가보니 오색으로 빛나는 우산
하나를 발견한다.
두림이는 반짝이는 우산을 보고 자신의 몸을 가리고 밖으로 나간다.
왜 몸을 가릴까? 집세계가 전부였던 두림이에게 밖의 세상은 낯설고
두려웠기 때문일까?
두림이가 조심스럽게 나간 세상은 우산처럼 다채로운 빛깔의
세상이다.
두림이는 우산을 쓰고 놀이터, 공원, 시장, 해변가 등의 사람들이 사는 곳을 구경하며 사람들의 소망을 듣게 된다. 우산을 쓴 두림이에게 사람들은 먼저 다가와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한다.
우산을 쓰고 소망을 꿈꾸는 사람들과 세계는 흑백이고 우산만
칼라의 색깔로 처리되어있다.
우산을 강조하기 위해 우산만을 칼라로 처리한
것일까?
두림이의 우산은 사람들의 꿈들을
실현시켜준다.
사람들의 꿈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단한 꿈들이
아니다.
춤을 추고 싶어하는 과일가게 할머니, 비오는 날 공원에서 연주를 들려주고 싶은 음악가,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을 마음껏 쳐다보고 싶어하는 수줍은 청년들의 소박하지만 자신들에게 소중한
꿈을 듣게 된다.
두림이는 밖으로 나가 세상을 만나고 사람들의 꿈을 듣거나
들어줌으로써 조금씩 변화한다.
버스에서 우는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해주고 자신처럼 혼자
텔레비전을 바라보는 이웃집 할머니 집에 우산을 걸어 놓는다.
처음과 마지막의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누가 우산을 가져다
놓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따뜻한 수채화 풍의 그림과 글이 내 마음과 아이들을 따뜻하게
해준다.
수동적이고 외로웠던 두림이가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두림이 자체의 꿈은 보이지 않는다. 우산처럼 다채롭게 빛나는 다양한 장소로 가면서 세상 사람들의 꿈들을 보여주고 들어주면서 혼자였던
두림이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간다.
텔레비전으로만 알았던 허상의 세계가 아닌 주고 받는 참 세계를
알아가면서 두림이도 마음을 열게 된다.
작가가 유럽에서 살았는지 보여주는 동네의 풍경이 낯설고
이국적이라 두림이와 함께 여행을 갔다 온 착각에 빠진다.
마지막 우산을 건네받은 할머니가
보는 세상은 어떠할까? 나와 아이가 우산을 갖는다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아이와 이런 저런 상상의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