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 - 마을을 살린 특별한 나무
수전 L. 로스 글, 신디 트럼보어 그림, 천샘 옮김 / 다섯수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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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수레

2012.09.05

5

맹그로브 마을을 살린 특별한 나무

글 수전 L.로스 신디 트럼보어 /그림 수전 L.로스

아이들 과학그림책으로 접한 [맹그로브]는 일반 나무와 달리 특이했다. 흙이 아닌 물속에서 살 수 있고 아기를 낳듯이 아기뿌리가 어느 정도 자라면 스스로 떨어져 나가 독립된 나무가 되는 신비로운 나무다.

그 나무가 배고픈 아프리카 사람들의 한 줄기 희망이라니 그리고 그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실현한 사람이 아프리카와 별다른 관련이 없는 일본의 한 과학자라는 사실이 감동으로 다가와서 아이들과 읽게 되었다.

일단은 다양한 재질의 재활용으로 만들 꼴라쥬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한지 같은 구김이 독특한 종이 질감이 살아있는 종이에 염색을 직접 하여 색을 만들고 천과 망사, 은박지들을 이용해 붙인 동물들과 인물들은 재활용이라는 수식어를 확인하게 전에는 일반인은 잘 알 수 없다. 나에게는 쓸모 없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조각들이 작가의 손을 통해 탄생되어 작품으로 나와 마주하고 있다.

재질이 하나 하나 살아있는 그림책을 감상할 수 있다.

사토박사가 위대한 점은 유년시절 수용소의 비극적 기억과 경험에서 의미를 재발견하고 아프리카 사람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한끼 굶거나 우리의 점심값도 안 되는 돈을 기부하는 일, 공정무역으로 거래되는 코코아나 커피 과자 등을 구입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지만 공정무역으로 거래되는 상품들은 대부분 우리들의 기호식품이거나 소비식품이기에 한계가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인데 물도 부족하고 척박한 환경의 아프리카에서 자립이란 정말 쉽지 않다. 더구나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과 사람들이 도처에 있다면 무슨 한 줄기 희망이 있겠는가?

사토박사는 낙타가 맹그로브 잎을 먹는 걸 보고 연구하여 바닷물에도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프리카 하기고란 마을에 맹그로브 잎을 심기 시작한다. 심기 프로젝트는 사토박사가 진행했지만 키우고 돌보는 것은 아프리카 마을여성들이었다.

작은 모종이 수천 그루의 나무로 성장하려면 오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을 아프리카가 주민들은 함께 견디며 함께 나무를 기르며 결실을 맺은 과정을 이 책은 담담하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내용인데 책이 조금 밋밋하게 서술하고 있어 전달 호소력이 떨어져 안타깝다.

아프리카를 풍성하게 덮고 있는 맹그로브 숲을 상상한다. 지도로 보면 온통 황토색의 쩍쩍 갈라진 마른 땅처럼 보이는 곳이 녹색으로 덮이는 상상! 맹그로브 숲이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생태계를 보면서 자연의 신비와 선한 인간의 의지가 만들어낸 합작품에 감동하게 된다.

본 그림책을 통해 맹그로브의 특성과 맹그로브의 모든 것이 버려지지 않고 하기고 마을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는걸 보니 아낌없이 주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한쪽에선 탐욕스런 이기심으로 나무를 벌목하여 우리 미래에 살아갈 후손들과 동 생물들의 터전을 훼손하고 있다면 다른 한쪽에선 굶주림을 줄이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자연을 복원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어 조금 더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기 위해 일조하고 있어서 희망이 솟는다.

그림책 뒷장에는 사토 박사의 나무심기 프로젝트와 주미들의 작업과정을 사진으로 찍어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 뒷부분을 더 좋아한다. 생생한 사실적인 기록이 더 마음에 와 닿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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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되고 싶어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4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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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2.08.30

5

나비가 되고 싶어

글 그림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데이지라는 이름의 소녀가 처음에는 데이지 꽃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이 같은 어린 소녀다.

우리는 살면서 한번쯤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나 나비가 되어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한다.

특히 날갯짓을 가볍게 하는 아름다운 나비를 보면 더욱더 날고 싶어한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보고 싶고 다른 존재가 부러웠던 적이 얼마나 많은가?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 데이지는 마침내 나비가 된다. 장자의 호접몽처럼 데이지의 꿈일까, 나비의 꿈일까?

데이지는 자신이 소망한대로 하늘을 날며 세상을 구경하며 곤충과 동물들을 만난다.

달팽이, 개미, 꿀벌들을 차례로 만나며 세상의 생명들은 저마다의 존재 방식으로 살아감을 배우게 된다. 데이지는 나비이지만 사람이니까 사람의 시각으로 달팽이, 개미, 꿀벌들에게 물어본다. 데이지의 물음엔 어떤 비난이나 조롱이 아닌 순수하지만 자신만의 잣대가 들어가 있는 물음들이다.

달팽이 ,개미 ,꿀벌들도 자신들이 살아온 존재방식의 잣대로 똑같이 되묻는다.

달팽이, 개미, 꿀벌들의 대답을 순수하게 별 저항이나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람인 데이지가 나비가 되어 자연의 다양성과 저마다의 존재방식을 깨달아 가는 과정은 사실 참으로 어렵다. 보통은 자신이 살아온 방식으로 세상을 규정하고 자신이 믿는 신념만을 고집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와 다른 사람들과 존재들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나 자기한테 맞는 시간이 있잖아!” 라고 말한 달팽이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자연의 생명체들은 자신의 시간에 맞게 살아가듯 우리들 모두 저마다 성장 시기가 조금씩 다른데 속도에만 치중하여 획일화시키고 개별적인 독특한 존재들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건 아닐까?

엄친아. 엄친 딸 같은 유행어에는 항상 남과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저울질하며 부러워하는 마음이 숨어있다.

아이들이 한 번씩 미술시간에 해보는 스크래치기법으로 자유롭게 그린 그림과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색감, 동글동글 부드러운 곡선들은 마음을 부드럽게 해준다.

특히 발그레한 양 볼의 호빵맨을 닮은 데이지와 해님의 얼굴은 우리 아이의 그림체 같아서 정겹기까지 하다.

간결하고 우화 같은 글 속에는 타인을 바라보고 대하는 자세에 대한 진지한 성찰들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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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자 어디 갔을까?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2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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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2012.08.30

5

내 모자 어디 갔을까?

글 그림 존 클라센

곰이 자신이 좋아하는 모자를 잃어버리고 만나는 동물 친구들에게 모자를 물어보는 과정을 보여주는 간결한 그림책이다.

곰이나 곰이 만나는 친구들의 대화는 사뭇 건조하고 냉기가 흐른다. 더구나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음에도 시선은 서로 응시하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어서 처음 읽을 때 어색한 기류를 감지하게 된다.

주인공 곰도 친구들인 여우, 개구리 동물 친구들을 만나면 별다른 인사 없이 대뜸 자기의 모자를 물어보고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미 건조하게 형식적인 대답을 주고 받는다.

더 이상 물어볼 수 없게 별 관심 없이 툭 내뱉고 대화는 단절된다. 곰만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대화하면서 서로 쳐다보지 못하니 곰은 자신의 모자를 쓰고 있는 토끼를 눈앞에서도 알아채지 못한다.

내 모자를 못 봤니?”라는 곰의 대답에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과민하게 대답하고 빨간색으로 대화를 처리하고 있어 독자들은 토끼를 수상하게 생각하게 된다.

만나는 동물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눈이 마주친 동물은 사슴이다. 누워있는 곰을 아래로 응시하는 사슴은 곰에게 먼저 다가가 관심을 보임을 통해 대화의 양상에 변화가 생긴다. 곰은 사슴의 질문을 통해 토끼가 쓰고 있던 모자를 연상하면서 자신의 모자를 누가 가져갔는지 알게 되고 모자를 되찾는다.

곰은 모자를 훔쳐간 토끼한테 상처를 입고 마음을 닫아버리게 된 것일까? 등을 돌리고 싸늘하게 대답한다.

토끼 역시 다른 누군가한테 속고 곰한테 되갚아 준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서로를 쳐다보지 않고 무심하게 주고 받는 말속엔 배려와 따뜻함 같은 소통이 부재한다.

직접 눈을 맞대지 않고 카톡 같은 SNS로 글을 남기며 일방적으로 내 말만 전달하는 낯익은 모습과 겹쳐짐은 지나친 생각일까?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까?

혹 나의 일상도 메마르고 건조하게 내 말만하거나 가족의 말들을 잘라내고 있지는 않은지 조심스럽게 살피게 된다.

소통이 부재한 사회에선 마음을 보여주기 힘들고 사람들은 믿지 못해 마음 속 문의 빗장을 단단히 잠근다.

그 빗장을 여는 방법은 무엇일까? 눈을 들여다 보고 먼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여유와 관심에서부터 시작되는 건 아닐까?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며 하소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곰처럼 등돌리는 사람이 줄어들기 위해서라도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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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생각하는 숲 12
T. S. 엘리엇 지음, 악셀 셰플러 그림, 이주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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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2012.08.27

5

주머니쥐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T.S 엘리엇/ 그림 악셀 셰플러

황무지 시로 유명한 엘리엇의 유일한 어린이들을 위한 유일한 동시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는 뮤지컬 캣츠의 원본이기도 한기에 너무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책에 들어간 삽화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체라 내가 아는 사람인가 하고 이력을 보니 그로팔로를 그린 사람이다. 집에 악셀 셰플러의 그림책이 두 권이나 있으면서도 같은 작가임을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이 책은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인데 주머니쥐 할아버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시인인 엘리엇의 별명이라는 작품설명이 없었다면 읽는 내내 궁금했으리라.

독특하고 낯선 이름을 가진 다양한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동시이다. 고양이들은 이름이 세 개나 되는데 이름 하나는 고양이 자신밖에 모른다고 한다.

이름은 다른 누군가가 불러줘야 그 의미를 갖는데 자기의 이름을 짓느라 열중하는 고양이라니 정말 헛소리 같다. 단어를 갖고 놀이하는 듯한 표현들이 많아서 원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영어의 묘미를 살린 고양이들의 이름과 표현들을 우리말로 옮기느라 번역가가 고심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

부루퉁울상’, ‘몸부림부루투스’, ‘젤리클 고양이같이 우리말 표현도 상당히 재미있다.

인간들 만큼이나 다양한 개성적인 고양이들의 엉뚱한 행동들을 재미있는 노랫말로 감상하게 된다.

럼 텀 터거고양이는 반대로 행동하는 고양이, ‘젤리클 고양이 3 4조의 운율로 이루어져 아이들과 함께 소리내어 읽는 즐거움이 있다.

정체불명 고양이 마카비티는 현장에 없는데 그 생김새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후렴구의 마카비티는 거기 없다네!’

말장난처럼 느껴지는 동시들과 그 동시에 내포된 정서는 사실 이국적이라 시속에 끌어다 쓴 배경이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아이와 나는 그냥 시 자체를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이 동시에서 영감을 얻어 캣츠라는 뮤지컬이 나왔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내겐 그런 시적 감수성이 없는지

참 괴상하고 개성적인 고양이들이구나! 정도로 가볍게 넘어갔는데 예술가들은 이 동시에서 창작물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얻어가니 말이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의 독특한 모습들을 눈으로 보듯 섬세한 묘사들로 채워진 동시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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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모든 동물들이 방귀를 뀌나요?
일란 브렌만 글, 이오닛 질버맨 그림, 장지영 옮김 / 책굽는가마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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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굽는가마

2012.08.25

5

아빠, 모든 동물들이 방귀를 뀌나요?

글 일란 브렌만/ 그림 이오닛 질버맨

음식을 먹는 모든 동물은 방귀를 뀐다 라고 단언하다가도 주인공인 로라처럼 지렁이도 방귀를 뀌나요?”

그럼, 벼룩은 방귀를 뀌나요?”

나비도 방귀를 뀌나요.” 라고 구체적으로 생물 하나하나를 묻게 되면 아리송해진다.

특히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벼룩, 지렁이가 방귀를 낄까? 헷갈린다.

나비의 방귀는 들어 본 적도 없기에 나비는 방귀를 끼지 않을 것 같다.

로라의 질문에 당황한 아빠는 로라가 언급한 지렁이, 벼룩 , 나비들이 방귀를 뀌는 모습을 어렵게 상상하는데, 그 상상 장면들이 재미있게 그려져서 아이들이 호기심과 재미로 눈빛을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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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전면에 양과 소의 엉덩이가 나오고 노래하듯이 흘러나오는 방귀소리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소와 양의 방귀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우리가 몰고 다니는 자동차 배기가스보다도 지구 온난화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북유럽에선 소 방귀에 세금을 매기기도 하니까 소방귀가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

로라가 물어보는 엉뚱한 질문에도 화내거나 무시하지 않고 진지하게 척척 답변하는 아빠의 모습과 그런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로라 부녀의 모습이 부러웠다.

로라에게 답해준 로라 아빠의 대답이 모두 정답은 아님이 책 마지막 장, 전문가의 답변을 통해 알 수 있다.

정답을 아는 게 중요하다기 보다는 질문쟁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할 것 같다.

아이들의 엉뚱하고 괴상한 질문을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내 행동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왜 아이들의 질문에 짜증내거나 잘라버렸을까? 커서는 더 이상 그런 엉뚱한 질문도 하지 않을 텐데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잘라버렸다. 나도 꽤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는데 로라 아빠를 보니 한참 멀었다.

로라의 당혹스런 질문에 점점 후회하는 아빠의 모습은 나를 닮은 듯하면서도 로라와 함께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가벼운듯하면서도 어려운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을 만나게 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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