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자 어디 갔을까?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2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네버랜드

2012.08.30

5

내 모자 어디 갔을까?

글 그림 존 클라센

곰이 자신이 좋아하는 모자를 잃어버리고 만나는 동물 친구들에게 모자를 물어보는 과정을 보여주는 간결한 그림책이다.

곰이나 곰이 만나는 친구들의 대화는 사뭇 건조하고 냉기가 흐른다. 더구나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음에도 시선은 서로 응시하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어서 처음 읽을 때 어색한 기류를 감지하게 된다.

주인공 곰도 친구들인 여우, 개구리 동물 친구들을 만나면 별다른 인사 없이 대뜸 자기의 모자를 물어보고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미 건조하게 형식적인 대답을 주고 받는다.

더 이상 물어볼 수 없게 별 관심 없이 툭 내뱉고 대화는 단절된다. 곰만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대화하면서 서로 쳐다보지 못하니 곰은 자신의 모자를 쓰고 있는 토끼를 눈앞에서도 알아채지 못한다.

내 모자를 못 봤니?”라는 곰의 대답에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과민하게 대답하고 빨간색으로 대화를 처리하고 있어 독자들은 토끼를 수상하게 생각하게 된다.

만나는 동물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눈이 마주친 동물은 사슴이다. 누워있는 곰을 아래로 응시하는 사슴은 곰에게 먼저 다가가 관심을 보임을 통해 대화의 양상에 변화가 생긴다. 곰은 사슴의 질문을 통해 토끼가 쓰고 있던 모자를 연상하면서 자신의 모자를 누가 가져갔는지 알게 되고 모자를 되찾는다.

곰은 모자를 훔쳐간 토끼한테 상처를 입고 마음을 닫아버리게 된 것일까? 등을 돌리고 싸늘하게 대답한다.

토끼 역시 다른 누군가한테 속고 곰한테 되갚아 준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서로를 쳐다보지 않고 무심하게 주고 받는 말속엔 배려와 따뜻함 같은 소통이 부재한다.

직접 눈을 맞대지 않고 카톡 같은 SNS로 글을 남기며 일방적으로 내 말만 전달하는 낯익은 모습과 겹쳐짐은 지나친 생각일까?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까?

혹 나의 일상도 메마르고 건조하게 내 말만하거나 가족의 말들을 잘라내고 있지는 않은지 조심스럽게 살피게 된다.

소통이 부재한 사회에선 마음을 보여주기 힘들고 사람들은 믿지 못해 마음 속 문의 빗장을 단단히 잠근다.

그 빗장을 여는 방법은 무엇일까? 눈을 들여다 보고 먼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여유와 관심에서부터 시작되는 건 아닐까?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며 하소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곰처럼 등돌리는 사람이 줄어들기 위해서라도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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