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연쇄 독서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의 연쇄
김이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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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후마니타스

2012.09.23

5

마녀의 연쇄독서

김이경 지음

출판기획으로 나온 책읽기 방식임을 서문을 통해 알았을 때는 기대가 실망감으로 변했다. 독자들에게 신선한 독서방식을 의도한다는 점에서 불편했고, 작가의 능동적인 소산물이 아닌 마케팅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글쓴이의 연쇄 독서법이 그럼, 신선하냐? 그건 또 아니다. 책 읽기에 어느 정도 도달하다 보면 작가 별, 장르별로 책을 골라 읽게 되고 책 속에 한 문장이나 한 글귀에 꽂히거나 비슷한 주제나 관련 소재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게 된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책에서 인용한 책이나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찾아 읽는 연쇄독서를 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가 소개하는 독서방법이 새로운 건 전혀 아니다. 저자처럼 1년에 걸쳐 집요하게 독서를 하지 못할 뿐 누구나 하는 방법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도 연쇄독서 방식을 4가지 유형으로 간략하게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지만 누구나 그 중에 한가지 혹은 몇 가지 방식으로 이미 책을 읽고 있다.

[마녀의 연쇄독서]는 저자가 1년 동안 자기 키 높이의 책을 연쇄적으로 독서 후 책에 대한 감상을 하고 있다.

독서양도 많지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책과 교류하는 저자의 풍부한 인문학적인 소양덕분에 비교적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친절하게 소개 받았다.

첫 책을 통해 연상되어 다음 책을 읽는 방식은 저자의 인문학적 경험과 삶이 버물어져 그 순간 떠오르는 책을 선택하는 방식이라 그녀의 연쇄방식을 배울 수는 없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책의 대부분은 내가 읽어보지 못한 미지의 책이어서 세상에 내가 들어보지도 못한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다. 마녀가 소개하는 책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지금 통용되는 가치관과 통념이나 혹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알았다는 정도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고 확고하고 절대적인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혼자서는 절대 읽기 어려운 미국의 민주주의와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는 두께에 질려 포기한 책인데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열망이 솟는다.

다윈의 진화론을 반박한 [진화의 무지개]에선 동물들의 세계에도 인간들처럼 트랜스젠더와 동성애가 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고 성 소수자들은 문화적 산물도 질병도 아닌 유전적인 다양성으로 종이 생존할 수 있었음을 자연계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관심이 없거나 잘 몰랐던 책을 저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책은 단순한 소개를 넘어 원작의 텍스트를 해체하고 분석하여 새롭게 재구성하여 독자인 나와 소통한다.

아름답고 희귀하여 인간들에게 수집되어 멸종한 [스픽스의 앵무새의 이야기]에서 연쇄된 키워드 멸종[사라져 가는 목소리들]라는 책을 통해 언어의 소멸로 언어와 생물의 생태계가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보여준다.

[사멸]의 키워드는 사살된 언어에서 죽은 시인으로 연쇄되어 뛰어났지만 시대의 한계로 문학적 가지를 인정받지 못하고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조선의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이언진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연쇄를 통해 연상되는 키워드로 정신 없이 종횡 무진하여 그녀가 소개하는 방대한 책에 압도되어 이전의 감동이 새로운 책의 탐사로 사라지기도 한다.

지구 환경 파괴는 물론 계급이나 인종을 구분하여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사악한 인간의 본성에 치를 떨고 나락으로 떨어지려는 찰나 굶주림에도 종자씨앗엔 손대지 않고 지켜낸 사람들과 단순한 의지들로 저항했던 민중들의 삶을 통해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마녀의 연쇄 독서]를 통해 그 책들을 읽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고 나만의 연쇄독서를 해보고 싶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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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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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스타일

2012.09.20

5

11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속표지 저자 소개 코너의 작은 사진으론 분간하기 어려워도 저자의 이전 책<20년 젊어지는 우엉차 건강법>에선 저자의 30대 모습과 현재 나이인 50대 보습을 비교하여 보여주는 사진이 있는데 20대처럼 젊고 윤기 있는 건강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 하루 한끼 식사만으로 고된 수술과 의료행위를 거뜬히 하면서 건강하고 젊은 모습을 유지하는지 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한 그의 모습이 너무도 부러웠다.

나는 하루 두 끼를 먹지만 제시간에 먹지 않고 항상 공복에 설탕커피를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설탕커피의 해악을 알고 있었지만 설탕의 단맛과 카페인의 중독으로 좀처럼 커피의 유혹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밥은 많이 안 먹지만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커피 복용으로 살은 좀처럼 빠지지 않고 이명 현상과 속쓰림, 기운 없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기아와 추위에 적응하도록 최적화된 인간의 신체는 100년도 채 안 되는 현대인의 폭식의 문화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해 과잉 축적된 내장비만은 지방을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성분이 혈관을 공격한다고 한다.

과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저자는 건강한 균형적인 삶을 회복하기 위해 찾고 시도해서 얻은 식습관인 11식을 권한다.

처음에는 밥그릇과 접시의 크기를 작은 것으로 바꿔서 덜 먹다가 1 1식으로 전환하도록 한다.

식품은 통째로 먹기를 권하고 공복에 커피가 인체에 왜 해로운지를 알게 된다.

하루 한끼 식사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장수유전자가 발현하여 몸 전체를 스캔 하여 망가진 곳을 회복시킨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줄면서 체취가 사라지는 데오드란트, 회춘효과, 항암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체중감량뿐만 아니라 매끈하고 아름다우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그 효과가 너무 크다.

살을 빼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현대인이 지불하는 시간과 비용은 그 규모가 점점 커지는데 하루에 한끼는 별다른 비용 없이도 할 수 있는 극상의 방법이다.

건강해 지려고 운동하지 말라나 밥을 먹었으면 곧바로 자라등 다소 파격적이고 일반 다이어트 상식과 다른 조언으로 혼란스럽지만 그 내용을 읽어보면 '아하~' 타당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멋진 차, 멋진 집, 거대한 부, 값비싼 사치품은 성공한 사람들의 전리품을 상징하고 자본주의 시대엔 이런 성공의 꿈을 욕망하도록 부채질한다. 그러나 그런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돼 있고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의 욕구 가운데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건 탐식이다.

결국 하루에 한끼는 욕망을 부채질 하는 축척과 소비 시대에 딴지를 거는 식습관이기 때문에 실천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한끼식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식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음식을 먹기 위해선 무농약이나 유기농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고 하루에 한끼를 먹기에 몸에 나쁜 음식은 멀리하고 소식과 절식을 통해 절제를 배우게 된다. 내 건강을 위해서 꼭 실천하고 싶다.

에필로그를 보면 저자의 건강에 대한 지나친 강박이 드러난다. 수술 후 찾아간 레스토랑의 주방장이 뚱뚱해서 그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 같은 체형이 될까 두려워했다고 한다.

한끼를 뚱뚱한 주방장이 요리한 음식을 먹는다고 뚱뚱해질까 두려워하는 건 지나친 염려가 아닐까?

건강서적을 쓴 저자들의 외모가 나이 들어 보여 서적대로 따라 하면 늙을까 두려워 한다는 저자의 글 속엔 염려를 넘어 지나친 비만, 노화에 대한 강박이 들어가 있다. 이런 병적인 심리상태가 보통 사람들은 하기 어려운 11식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게 하는 원동력인 듯하다.

분명 11식이 좋은 습관이지만 문제는 실천인데 독자들에게 계속해서 11식의 좋은 점을 과학적으로 설명하지만 실천의 방법은 독자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저자처럼 조부와 아버지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라는 같은 질병으로 쓰러지면 자신의 미래도 염려하기 마련이다.

생 현미와 생 야채를 먹으며 현미채식을 예찬하는 의사나, 11식을 실천하는 저자 모두 가족력에 대한 두려움이 그들의 식습관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는 강요하지도 않고 엄격한 식습관을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지만 분명 일반 사람들이 실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 인지학적인 설명으로 독자의 의지만으로 실천해야 하기에 실천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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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도서관에 끌리다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엮음 / 우리교육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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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육

2012.09.19

5

북미도서관에 끌리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나는 비교적 지역 도서관의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알뜰하게 이용하는 부류에 속한다.

경쟁도 치열해서 강좌신청 5분이내 마감된다. 접속이 폭주하여 시스템이 다운되기도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만나게 되고 떨어질까 가슴 졸이며 신청한다. 이용자에 비해 도서관 수용능력이 부족한 현실을 느낄 수 있다.

화성 신도시엔 어린이 도서관과 스포츠와 문화공연장까지 복합으로 운영하는 문화센터도 있어서 비교적 문화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올 여름 폭염에 가족들과 시원한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벼서 늦게 오면 앉을 자리가 없어서 메뚜기처럼 돌아다녀야 했지만 그만큼 도서관은 우리시민들에게 가깝고 친숙하다.

도서관을 책을 빌리거나 공부하는 장소 이상으로 이용하다 보니 학교는 없어져도 도서관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아기부터 노년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자유스럽게 올 수 있는 공간은 도서관이 아닐까?

기회가 된다면 다른 나라의 도서관 탐방여행을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책이 나와서 관심 있게 읽게 되었다.

[북미 도서관에 끌리다]란 책은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중심이 되어 미국의 뉴욕, 워싱턴, 보스턴과 캐나다의 토론토에 있는 도서관들을 자세하게 탐방하며 보고 느낀 점을 교사들이 한 도서관씩 맡아서 릴레이 식으로 탐방기를 서술하고 있다.

도서관의 주변경관과 내부 구조를 선명한 사진과 함께 싣고 있어서 여행기처럼 눈이 즐겁다.

각 지역의 유명 도서관의 외관과 내부를 자세하게 담고 있으면서 오랜 도서관 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 도서관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보여주며 우리 국내 도서관 실정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우리나라 도서관도 최근에 신축한 도서관은 이런 선진국형 모델들을 응용하여 연령에 따른 이용자들의 편의에 맞춰서 도서관에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을 제공하여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캐나다와 북미도서관은 좀 더 도서관의 기능이 광범위하게 넓고 시민들의 이용에 더 개방적이다.

자료도 방대하지만 우리나라의 복지부산하에 있는 건강가정센터에서 하는 구직정보나 다문화가정지원을 도서관 사서들이 맡고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특히 캐나다 토론토의 사서들은 기본적으로 4개국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점이 놀라웠다. 도서관 전체 직원이 구사하는 언어만 50여가지라니 다민족국가이면서 이민자들의 언어와 문화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미국과 비슷한 다민족 국가이면서도 사회를 통합하는 방식이 더 유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도시를 형성할 때 도서관과 공원과 체육관을 먼저 세우고 그 이후에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도시계획방식은 우리의 도식계획과는 질적으로 달라서 많이 부러웠다.

도서관과 학교가 잘 연계되어 공공도서관을 통해 학교의 학습과 자료를 조사하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면이나 도서관에서 온라인으로 학교숙제를 돕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한국의 도서관은 관심 있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면 북미도서관은 학교와 연계되어 있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 매우 부럽다.

솔직히 도서관에 있는 책이나 자료만큼 한 개인이 보유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재벌이라면 모를까?

가장 많은 책과 자료 정보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도서관뿐이다. 또한 도서관은 그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아리 활동을 통한 자발적인 지역주민과의 연계를 통해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 나라도 도서관이 시민문화의 공간으로 확대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지역과 학교의 네트워크가 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

이 책의 아쉬움이 있다면 북미지역 도서관 탐방은 주로 명문학교가 있는 잘사는 지역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짧은 탐방일정이었기에 대표적인 도서관탐방으로 계획되었겠지만 미국은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이기 때문에 빈민층이 살고 있는 지역의 도서관도 함께 소개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도서관 탐방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의 역사도 함께 알게 된 멋진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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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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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배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

2012.09.12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

글 그림 프랑수아 플라스

 

오르배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권인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는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들이라 읽으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꾸며진 이야기임을 알고 있어도 썩 유쾌하지 않다.

알파벳 N,O,P,Q 서로 독립된 아무 연관이 없는 4나라의 이야기가 나온다.

N자형인 닐랑다르의 두 왕국은 강을 경계로 왕국의 두 왕자가 남쪽과 북쪽 지방을 다스리게 되는데 두 개로 분리된 지방과 2명의 왕자의 등장은 분열을 암시하듯 불길해 보이는데 사이 좋은 형제는 동생만 아이를 낳아 형의 질투심으로 평화가 깨지고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난다. 형은 가혹하고 무자비한 통치자가 되어 동생과 동생의 부인, 조카까지 죽이려고 하나 기린에 의해 밟혀 죽고 왕국엔 평화가 찾아오지만 혈연의 질투심으로 갈라지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을까?

 O자형의 오르배 섬은 맨 바깥쪽은 다섯 가지 호기심 항구가 있어 여러 지역과 활발한 무역이 교류되는 곳이나 안쪽은 안개 강으로 둘러싸여 그곳을 갈 수 있는 사람은 장님들뿐이다.

오로지 호기심 하나로 위험을 무릅쓰고 오르배 섬 안쪽을 원정했던 오르텔리우스는 장님들의 특권과 권위를 무너뜨린 죄로 재판장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로 공장처럼 분업화 되어 있는 지도제작을 감상할 수 있다.

 구질서를 유지하고 싶은 기득권층과 진실을 알고 싶은 한 과학자의 열정과 호기심이 대립되는 이야기다.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오르텔리우스의 말을 거부하는 권력집단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과 흡사해서 놀란다.

예나 지금이나 진실을 감추고 현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세력들은 항상 존재해왔고 비록 열세하나 참 진리를 향해 자신의 열정을 숨기지 않고 용감하게 실천한 사람들이 진실을 파해 쳤기에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리라.

커다랗고 거친 육지거북의 등껍질이 연상되는 석질인들과 석질인들이 사는 [바위투성이 사막]은 탄생설화를 떠오르게 한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설문대할망 설화처럼 거인이 추락하면서 바위가 되고 거인의 치아에서 돌거북이, 손톱에서 석질인이 태어나는 기이한 이야기다. 돌거북을 타며 느리게 움직이고 거의 말도 하지 않는 석질인은 척박하고 거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강인함과 끈기를 가지고 있다.

32개의 큰 바위를 통해 제국과 석질인들이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외교를 맺는데 32개의 큰 바위는 석질인들의 장기판이다.

욕심이 없고 소탈한 성격의 석질인들과 달리 그들을 비웃고 멸시하는 야만적인 제국인들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석질인들의 풍습에 동화된 제국인 코스마가 석질인들을 따라가는 마지막 장면은 묘한 여운을 준다.

공포영화를 연상케 하는 [키눅타 섬]의 키눅타는 먹을 것을 가져오는자라는 뜻으로 잔인하고 증오와 분노에 차있는 제물로 선원들을 학대하는 브라드보크 선장이 키눅타가 되어 식인종들의 제물이 된다.

선원들과 선장 모두 키눅타 섬의 유혹에 빠져 원주민 식인종의 음식과 제물이 되는 내용은 섬뜩하고 무섭다.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책 역시 내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진기한 여행을 하였다. 그러나 이전시리즈에선 적어도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있었는데 이번 책에선 그런 이야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낯선 단어로 시작되는 지명과 풍습이 서로 다름에도 서로 관련 없는 나라들과 생소한 단어들이 튀어나와 앞서 나온 나라의 이미지위에 덧씌워져 모호하고 내용들이 서로 버물어져 희미해진다. 강하게 기억 남는 건 처음의 닐랑다르와 마지막 키눅타섬만이 시작과 끝에 해당되어 기억에 남는다.

콩트처럼 짧은 이야기가 서로 관련 없이 나오고 처음 도입부분이 너무 길어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때쯤이면 벌써 한 이야기가 끝나버리고 뒷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것만 같은 결말은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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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3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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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배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3

2012.09.06

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글 그림 프랑수아 플라스

J~M의 알파벳 형태의 나라와 형태의 첫 글자로 시작되는 나라이름들이 나온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사뭇 궁금해진다.

소문자 j 형태인 비취나라는 옛 중국의 모습이 떠오를 만큼 동양적인 화풍을 띤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도 중국의 정취가 묻어난다. 강력한 권한을 가졌던 황제가 살던 시대, 하늘의 날씨를 점술가를 통해서 예언하던 시대. 왕의 말 한마디로 높은 권세를 누리거나 목숨이 날아가버리는 왕정시대이지만 내용은 역시 신비롭다.

폭풍우를 예견하는 점술가를 태양을 살피는 자로 불리운다. ‘태양을 살피는 자가 날씨를 잘못 예측하여 제자 한타오가 왕명으로 그 이유를 알아내려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데 스님이 데굴데굴 구르며 공중에 글씨를 쓰면 그 글씨를 해독하여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게 된다. 데굴데굴 스님은 한타오 일행이 묻기도 전에 어떻게 알고 글씨는 쓰는 걸까?

선종의 고승처럼 종잡을 수 없는 한타오의 행동들은 기이하고 괴짜처럼 느껴지지만 현명하고 지혜롭게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원인을 밝히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코라카르]란 나라에선 만 마리의 백마가 모이는 축제가 열리면 마상시합이 벌어진다.

노래, , 북을 잘 치는 장님소년 카들릭은 노쇠한 할머니와 함께 백마 축제 장소인 달의 산을 향한 힘든 여행길에 오른다.

축제의 장소가 다가오자 보이지 않아도 멀리서 들리는 소리를 통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끼는 장님소년의 감각에 놀라게 되고 마상시합에서 자신도 모르게 말을 춤추게 하는 신들린 춤사위로 마상시합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연꽃나라] [망드라고르 산맥]은 조사하러 왔던 등장인물들이 연꽃나라와 망드라고르에 동화되어 버리는 이야기다.

[연꽃나라]는 캉다아 상선의 선장 제논이 대사가 되어 연꽃나라를 조사하여 책으로 만들어진 내용이다.

흰 강이라 불리는 수로의 나라로 재미있고 신기한 동물과 기후를 가진 독특한 나라다.

중얼거림을 따로 배우는 교육도 재미있고 미친 풀이란 글씨체도 배운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병든 영혼들의 호수인데 기괴한 바위 형상들을 보며 복잡했던 과거사를 떨치고 자신과 화해하는 장소이다. 환자가 큰소리로 말하면 함께 배에 탄 의사는 말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마음이 병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말없이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닐까?

제논은 연꽃나라 물의 왕에게 관직을 하사 받아 언어와 풍습을 익히며 연꽃나라에 매료되어 동화되어 가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연꽃나라의 신비로운 모습은 책보는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연꽃나라에선 앞 시리즈에서 만났던 나라들의 특산물도 등장해서 다른 나라보다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망들라고르 산맥]은 내용이 음산하고 기괴하다. 국토지리부에 일하는 니르당 파샤는 지도 제작을 하는 자신의 일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관료다. 니르당 파샤의 입을 빌려 지도를 극찬하는 부분은 저자의 지도에 대한 애착과 생각들이 엿보인다.

죽은 자의 몸이 들어간 묘지는 망드라고르 산맥의 감시탑이 되어 적군을 감시하고 거대한 산맥은 인간의 정맥처럼 펄떡거리며 살아 있다.  지도만이 과학이고 절대 진리처럼 받아들이는 니르당 파샤는 온몸이  망드라고라 나무처럼 변해가며 망드라고르 산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망드라고르 산맥은 인간과 식물이 합체된 살아있는 산맥인 것이다.  니르당 파샤는 자신은 원하지 않았지만 몸이 식물로 변하면서 산맥의 일부로 동화되어 버리는 무섭고 괴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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