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연쇄 독서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의 연쇄
김이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후마니타스

2012.09.23

5

마녀의 연쇄독서

김이경 지음

출판기획으로 나온 책읽기 방식임을 서문을 통해 알았을 때는 기대가 실망감으로 변했다. 독자들에게 신선한 독서방식을 의도한다는 점에서 불편했고, 작가의 능동적인 소산물이 아닌 마케팅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글쓴이의 연쇄 독서법이 그럼, 신선하냐? 그건 또 아니다. 책 읽기에 어느 정도 도달하다 보면 작가 별, 장르별로 책을 골라 읽게 되고 책 속에 한 문장이나 한 글귀에 꽂히거나 비슷한 주제나 관련 소재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게 된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책에서 인용한 책이나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찾아 읽는 연쇄독서를 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가 소개하는 독서방법이 새로운 건 전혀 아니다. 저자처럼 1년에 걸쳐 집요하게 독서를 하지 못할 뿐 누구나 하는 방법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도 연쇄독서 방식을 4가지 유형으로 간략하게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지만 누구나 그 중에 한가지 혹은 몇 가지 방식으로 이미 책을 읽고 있다.

[마녀의 연쇄독서]는 저자가 1년 동안 자기 키 높이의 책을 연쇄적으로 독서 후 책에 대한 감상을 하고 있다.

독서양도 많지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책과 교류하는 저자의 풍부한 인문학적인 소양덕분에 비교적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친절하게 소개 받았다.

첫 책을 통해 연상되어 다음 책을 읽는 방식은 저자의 인문학적 경험과 삶이 버물어져 그 순간 떠오르는 책을 선택하는 방식이라 그녀의 연쇄방식을 배울 수는 없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책의 대부분은 내가 읽어보지 못한 미지의 책이어서 세상에 내가 들어보지도 못한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다. 마녀가 소개하는 책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지금 통용되는 가치관과 통념이나 혹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알았다는 정도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고 확고하고 절대적인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혼자서는 절대 읽기 어려운 미국의 민주주의와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는 두께에 질려 포기한 책인데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열망이 솟는다.

다윈의 진화론을 반박한 [진화의 무지개]에선 동물들의 세계에도 인간들처럼 트랜스젠더와 동성애가 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고 성 소수자들은 문화적 산물도 질병도 아닌 유전적인 다양성으로 종이 생존할 수 있었음을 자연계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관심이 없거나 잘 몰랐던 책을 저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책은 단순한 소개를 넘어 원작의 텍스트를 해체하고 분석하여 새롭게 재구성하여 독자인 나와 소통한다.

아름답고 희귀하여 인간들에게 수집되어 멸종한 [스픽스의 앵무새의 이야기]에서 연쇄된 키워드 멸종[사라져 가는 목소리들]라는 책을 통해 언어의 소멸로 언어와 생물의 생태계가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보여준다.

[사멸]의 키워드는 사살된 언어에서 죽은 시인으로 연쇄되어 뛰어났지만 시대의 한계로 문학적 가지를 인정받지 못하고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조선의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이언진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연쇄를 통해 연상되는 키워드로 정신 없이 종횡 무진하여 그녀가 소개하는 방대한 책에 압도되어 이전의 감동이 새로운 책의 탐사로 사라지기도 한다.

지구 환경 파괴는 물론 계급이나 인종을 구분하여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사악한 인간의 본성에 치를 떨고 나락으로 떨어지려는 찰나 굶주림에도 종자씨앗엔 손대지 않고 지켜낸 사람들과 단순한 의지들로 저항했던 민중들의 삶을 통해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마녀의 연쇄 독서]를 통해 그 책들을 읽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고 나만의 연쇄독서를 해보고 싶어지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