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3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르배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3

2012.09.06

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글 그림 프랑수아 플라스

J~M의 알파벳 형태의 나라와 형태의 첫 글자로 시작되는 나라이름들이 나온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사뭇 궁금해진다.

소문자 j 형태인 비취나라는 옛 중국의 모습이 떠오를 만큼 동양적인 화풍을 띤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도 중국의 정취가 묻어난다. 강력한 권한을 가졌던 황제가 살던 시대, 하늘의 날씨를 점술가를 통해서 예언하던 시대. 왕의 말 한마디로 높은 권세를 누리거나 목숨이 날아가버리는 왕정시대이지만 내용은 역시 신비롭다.

폭풍우를 예견하는 점술가를 태양을 살피는 자로 불리운다. ‘태양을 살피는 자가 날씨를 잘못 예측하여 제자 한타오가 왕명으로 그 이유를 알아내려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데 스님이 데굴데굴 구르며 공중에 글씨를 쓰면 그 글씨를 해독하여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게 된다. 데굴데굴 스님은 한타오 일행이 묻기도 전에 어떻게 알고 글씨는 쓰는 걸까?

선종의 고승처럼 종잡을 수 없는 한타오의 행동들은 기이하고 괴짜처럼 느껴지지만 현명하고 지혜롭게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원인을 밝히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코라카르]란 나라에선 만 마리의 백마가 모이는 축제가 열리면 마상시합이 벌어진다.

노래, , 북을 잘 치는 장님소년 카들릭은 노쇠한 할머니와 함께 백마 축제 장소인 달의 산을 향한 힘든 여행길에 오른다.

축제의 장소가 다가오자 보이지 않아도 멀리서 들리는 소리를 통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끼는 장님소년의 감각에 놀라게 되고 마상시합에서 자신도 모르게 말을 춤추게 하는 신들린 춤사위로 마상시합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연꽃나라] [망드라고르 산맥]은 조사하러 왔던 등장인물들이 연꽃나라와 망드라고르에 동화되어 버리는 이야기다.

[연꽃나라]는 캉다아 상선의 선장 제논이 대사가 되어 연꽃나라를 조사하여 책으로 만들어진 내용이다.

흰 강이라 불리는 수로의 나라로 재미있고 신기한 동물과 기후를 가진 독특한 나라다.

중얼거림을 따로 배우는 교육도 재미있고 미친 풀이란 글씨체도 배운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병든 영혼들의 호수인데 기괴한 바위 형상들을 보며 복잡했던 과거사를 떨치고 자신과 화해하는 장소이다. 환자가 큰소리로 말하면 함께 배에 탄 의사는 말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마음이 병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말없이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닐까?

제논은 연꽃나라 물의 왕에게 관직을 하사 받아 언어와 풍습을 익히며 연꽃나라에 매료되어 동화되어 가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연꽃나라의 신비로운 모습은 책보는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연꽃나라에선 앞 시리즈에서 만났던 나라들의 특산물도 등장해서 다른 나라보다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망들라고르 산맥]은 내용이 음산하고 기괴하다. 국토지리부에 일하는 니르당 파샤는 지도 제작을 하는 자신의 일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관료다. 니르당 파샤의 입을 빌려 지도를 극찬하는 부분은 저자의 지도에 대한 애착과 생각들이 엿보인다.

죽은 자의 몸이 들어간 묘지는 망드라고르 산맥의 감시탑이 되어 적군을 감시하고 거대한 산맥은 인간의 정맥처럼 펄떡거리며 살아 있다.  지도만이 과학이고 절대 진리처럼 받아들이는 니르당 파샤는 온몸이  망드라고라 나무처럼 변해가며 망드라고르 산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망드라고르 산맥은 인간과 식물이 합체된 살아있는 산맥인 것이다.  니르당 파샤는 자신은 원하지 않았지만 몸이 식물로 변하면서 산맥의 일부로 동화되어 버리는 무섭고 괴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