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11년 9월
평점 :
청미래 |
2012.07.18 |
5 |
글 알랭 드 보통
|
한국은 기독교의 세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주말에 교회를 가는 교회신자들도 많고 곳곳에 교회 건물이 눈에 띈다.
캄캄한 밤에 보이는 야경은 가로등 불빛과 온통 붉은 십자가 뿐이다.
배타적인 한국 기독교는 천주교도 적대시하고 타 종교 및 제사문화까지 배격한다.
한국 기독교의 타종교에 대한 무관용과 신문지상에서 발견되는 목회자의 반윤리적인 범법행위는 기독교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
나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정식 세례까지 받은 카톨릭 신자이다. 미사절차와
예문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다른 종교에 대해 관용과 그 나라의 전통을 전통으로 받아들이는 그 관용과 그리스도의 정신보다는 신자 수의 확장에만
몰입하는 세속적인 교회의 탐욕과 달리 기독교의 본질에 충실 하는 카톨릭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내 생활 전반을 카톨릭이 지배하지 않는다. 하나의 종교일
뿐이다. 그런 점에선 알래 드 보통이 말하는 무신론자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알랭 드 보통은 공동체 정신의 상실을 종교의 쇠퇴로 바라본다.
기독교의 영향력이 줄고 유럽인들이 세속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종교대신에 국가와
제도, 상업적인 기업과 기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어떠한 것도 종교 속에서 작용하는 메커니즘만큼 정교하지도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음을 말한다.
이 책은 종교가 공동체 의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고취시키며,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인류애를 발휘하는지를 여러 종교들의 의식과 종교미술, 종교건축,
교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잘 몰랐던 유대교의 의식과 교리 및 기타 타 종교들의 예식들을 맛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은 책 말미에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종교에서 부활시킬 수 있는 교훈들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이다. 공동체의 감각을 살리는 방법, 친절을 권장하는
방법, 광고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현재의 편견을 없애는 방법,
대학의 전략과 문화 교육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재고하는 방법, 건축을 이용해서
의미를 만드는 방법등의 교훈들은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 만의 전유물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귀중하다.”- 329
“현대인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는 기존 종교가 제시해온
해결책에 의해서 성공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p
329
종교의 초자연적인 맥락에서 분리하여 선별적으로 종교를 흡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인들의 시간들을 점유한 자본주의 소비문화와 차가운 국가시스템이 해주지 못하는 사랑,
믿음, 관용, 정의 ,절제 등의 종교적인 미덕을 배우고 실천하여 인간성을 회복하자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런 종교적인 덕목들이 역사적으로 온전히 실현된 적도 없기에 알랭 드 보통의 지나친 낙관적인 전망에 회의가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제도와 풍습 곳곳에 기도교 신앙이 기원을 발견하면서 서구 유럽의 종교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실감할
뿐이다.
유럽과 달리 기독교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한국에선 기독교의 미덕이 교인과 교회에만 국한되어
발휘되지 못함이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