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르네오 섬에서 열린 이상한 경주 ㅣ 재미마주 신세대 그림책
발렌티나 피아첸자 글.그림, 이호백 옮김 / 재미마주 / 2012년 6월
평점 :
|
재미마주 |
2012.07.21 |
|
5 |
|
글 ·
그림 발렌티나
피아렌자
|
어린이 책에 등장하지 않는 동물들을 통해서 지구에 다양한 특징을 갖는 동물들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책이다.
저자가 스케치한 동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들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서 어떤 동물들일지 궁금했다.
해마다 “아찔한 나무타기 경주”를
하기 위해 동물들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숲으로 몰려오는 장면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좌우로 펼치면 4장이 전체 화면을 구성하면서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다양한
이색적인 동물 선수들을 소개하고 있다.
긴코원숭이 ‘내숭이’, 거미원숭이
‘생숭이’, 안경원숭이 ‘맹숭이’, 천산갑 ‘칠갑이’, 갈색다람쥐 ‘갈람이’, 날다람쥐 ‘붕식이’는 동물원에서 한 번쯤 봤지만 날여우 원숭이 ‘콜루고’, 보르네오 토박이,
마다가스카르 섬에만 사는 시파카 원숭이 ‘카카’는 그림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생숭이’,
‘칠갑이’, ‘붕식이’, ‘맹숭이’ 이름들을 한국의 이름 특성이 맞게 번역하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수하면서도 재미있는 별명처럼 들려서 아이들이
이름에 까르르 웃는다.
천산갑을 제외하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잘 날 수 있는 긴 팔과 긴 꼬리 혹은 날개들이 있어서 누가 경주에서 일등 할 지
다 읽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나무늘보 ‘나판별’씨는 이름처럼
판별을 잘해서 심판관이다.
심판관이 깃발을 흔들자 원숭이들은 유연한 몸으로 펄쩍 뛰어 앞으로 나아가고 큰박쥐 ‘날박이’는 커다란 날개를 펼쳐서 날다가 경기규칙에 날개를 쓰면
반칙이라 탈락하게 된다.
우아하게 달리는 거미원숭이
'생숭이', 잔머리 대장 안경원숭이 '맹숭이'
리듬체조선수처럼 유연하게 꼬리를 나뭇가지에 감고 우아하게 팔다리를 뻗는 거미원숭이 ‘생숭이’의 모습은 참으로 우아하다.
천산갑 ‘칠갑이’는 어떻게 경주를
할까 궁금했는데 몸을 공처럼 말아서 굴리며 달린다.
동물들은 엎치락뒤치락 선두 쟁탈전을 벌이는데 심판관 ‘나판별’씨가 시간을 재지 않고 늦게 시작 버튼을 눌러 승자는 엉뚱한 동물에게 돌아간다.
“나야~
나!” 약간 맹해보이는 맹숭이의 마지막 표정이 재미있고 인상적인지 아이들을 이 장면을
반복해서 읽는다.
나무질감이 살아있는 판화기법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그림은 이국적인 동물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파카 원숭이는 생소한 이름이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여러 종류가 있었다.
원숭이과로 찾아보면 더 놀란다. 다 같은 그냥 원숭이가 아니라 크기부터
생김새까지 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는 원숭이들이 많았다.
결말이 엉뚱한 동물들의 경주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실용적인 유용성이 아닌 그림책 그 자체를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