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 - 제철 별미를 지역별로 안내하는 맛있는 여행기
손현주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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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80년대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인스턴트식품이 우리 밥상을 점령했습니다.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주문에 앞서 '빨리 주세요'를 먼저 외치는 민족입니다.
서구화된 음식과 영양 균형이 파괴된 음식이 성인병과 암을 유발한다는 경고에 웰빙 열풍이 몰아쳤습니다.
대안으로 슬로푸드와 우리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지요.

'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은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제철 음식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1월은 제주 꿩메밀칼국수, 포항의 물회  2월은 울릉도 홍합밥과 홍성의 새조개 초밥  
3월은 통영 도다리쑥국과 당진의 실치회 
이렇게 각 도시의 대표 전통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등 입맛을 벗지 못한 저에게는 그리 당기는 음식이 하나도 없어 책 내용이 확 와 닿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건 각 지역의 대표 술을 소개하는 '술집수첩' 코너입니다.
제주의 노란 차조 가루가  들어간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포항의 생막걸리와 옹헤야 막걸리, 울릉도의 씨껍데기주, 마가목 막걸리
짧게 소개한 글 속에 자꾸 눈이 가며 입에 군침이 도는 건 제가 술꾼이라 그런가요?

 3월까지는 소개해 드렸는데 4월부터는 어떤 음식과 술이 소개되는지 궁금하시죠?
알려드리는 게 당연하지만 이러면 출판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요?
기자 출신의 여행작가라 현장감이 살아있고 맛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담겨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제철에 맞는 밥상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픈 욕구가 불끈 솟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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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행복 - 더 잘하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매일 자신을 채찍질해온 당신에게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강다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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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바라는 것 하나. 바로 '행복'입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자식 성공하고, 노년에 여유롭게 손자 재롱을 보며 편안히 죽는 것이 행복이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복권 당첨,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 명예, 부자 이런 것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젊은 시절 여유도 없이 성공하기 위해 매진할까요?
그 이유는 " 돈 = 성공 = 행복 " 이라는 생각이 절대 공식처럼 우리들의 머릿속에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만 우리의 젊은 날을 모두 투자하기에는 왠지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일본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던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컨설팅 회사를 차립니다.
전국을 다니며 강연도 하고, 책도 출판했습니다. 그 이유는 성공하기 위해서.
하지만 죽을 듯한 노력을 기울여도 회사 다닐 때 정도만큼의 소득뿐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고민하던 저자는 성장(성공) 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해 보았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지방에서 요청하는 강연을 모두 중단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과연 그는 망했을까요? 망했다면 이 책을 출판하지도 않았겠지요?

 우리는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포와 강박에 휩싸여 있습니다.
성장하기 위해 우리의 시간을 아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고,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하기 싫은 야근을 해야 하고,
상사에 잘 보이기 위해 남들 쉬는 주말에도 출근하고.... 하지만 회사의 승진자 명단에 내 이름만 빠져 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자는 자신을 비하하는 삶이 아니라 현실을 긍정하고 수용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조언해 줍니다.
마음속에 '무엇을 해야 한다'. '절대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가치를 매겨 놓은 조건들을 하나씩 지워나가 보세요.
그리고 자신을 긍정하며 근거 없는 자신감일지라도 "난 대단하고,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되새겨 보세요.


성장이란 훌륭한 것이 아니라,
그저 무조건 즐겁고, 재미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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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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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사실을 X 만 모르고 있죠. 
그녀의 꾸며낸 이야기들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여, 임무를 끝내기 위한 알리바이인 해외 촬영에 동행하고자 공항에 나타난 X.
그녀는 X에게 "살던 대로 살면 돼, 비밀로 해줄 테니 당신도 나를 비밀로 해. 당신은 우리 편이야. 스파이가 된 걸 환영해"
이렇게 한마디를 남기고 그를 떠납니다.

 그 후 스파이 조직의 보스에게서 조직으로 돌아오라는 회유를 받은 X는 자신이 아직도 스파이라는 것을 믿지 못 합니다.
임무를 끝낸 Y는 새로운 업무로 소설가 Z를 감시하게 됩니다.
소설가 Z는 신인 작가로 단편, 장편 모두 수상 경력이 있는 한때 잘 나갔던 작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그저 한물간 30대 중반의 잉여 작가입니다.
특별할 것이 없는 Z에  대한 감시가 지루할 즈음 본부에서 다시 그녀를 X 감시요원으로 전환합니다.
전환의 이유는 X가 조직으로 귀환하는 조건으로 Y를 곁에 두는 것을 희망하는 이유였습니다.

 X는 Y에 대해 전적으로 믿지 못하지만 이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녀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아직까지 사랑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녀를 좋아하는 단계인 X는 Y의 사적인 것까지 모두 알기를 원합니다.
Y의 가족사항을 확인하던 중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을 알게 됩니다.
이즈음에 Y는 자신의 멘토에게서 Y의 어머니 역시 스파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사물을 인지하는 기관인 눈은 마음이 보는 데로 사물을 인지하고 뇌로 정보를 전달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란 존재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 세계를 지배하는 상위 1%의 베일에 가린 존재들.
그들의 뜻을 구현하기 위해 음모와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스파이들.
과연 주인공 X는 과거의 기억을 찾아 조직에 복수를 할 수 있을까요?
Y는 어머니에게 조직을 파괴할 만한 중요한 정보를 얻어, 조직에서 자유로운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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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고승철 지음 / 나남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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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로, 삶의 의미를 잃은 기간입니다.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길에 습관처럼 꺼내든 책 '여신'
아마 책이 어렵고 지루했더라면 아마도 지금 이 포스팅을 쓰고 있지 않았겠죠?

 방랑 공연단의 줄타기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탁종팔.
그의 부모들은 줄타기 공연 중 떨어져 평생을 장애 속에 죽어갑니다.
변변한 직장과 학업이 없던 탁종팔은 부산의 영화관에서 잡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극장 간판을 직접 그리던 시절, 간판이 주연 배우와 닮지 않았다는 비난 속에 간판쟁이를 갈아치우려 합니다.
시간만 나면 영화를 보던 탁종팔은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준 배우 얼굴을 재미 삼아 그려보는데, 마침 지나가던 사장의 눈에 띕니다.
이 일을 계기로 간판 화가가 되었다 나중에는 국보 그림을 위작까지 하게 됩니다.
이 일로 일본에도 스카우트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몫을 잡아 인생 역전에 성공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부초(浮草)', 자신이 일군 알짜기업을 '부초그룹'으로 성장시킵니다.

 부초미술관 관장 장다희. 그녀의 삶 역시 흙수저입니다.
가난한 삶으로 정식 학교는 다니지 못하고 '전수학교' 중퇴의 학력의 그녀이지만, 모두들 그녀를 해외 유학파로 알고 있습니다.
그녀 역시 전수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던 도민구라는 청년에게서 들은 이탈리어 가곡을 통해 이탈리어에 다가갑니다.
혼자 독학하며 이태리어를 공부할 즈음, 움베르토 에코 작 <장미의 이름>을 통해 이태리어에 정통하게 됩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그와 사제지간의 정을 나눕니다.

 장다희의 음악선생 도민구는 세계적인 테너를 꿈꾸며 이태리 유학에 도전합니다.
유수의 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받는 등 많은 입선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워낙 못생긴 얼굴로 인해 분장으로도 해결이 안 됩니다.
그 이유 때문에 극장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처지에 놓입니다.
노래는 잘하지만 얼굴이....... 모든 사람의 안타까움 속에, 동갑 나이에 잘생기고 노래까지 잘하는 천재 테너 플로레스를 보며
그의 음악가로서의 삶을 뒤로하고 이태리에서 한식 식당을 운영하게 됩니다. 

 서울대 정신과 교수인 갈용수, 언뜻 보면 금수저로 보일지는 몰라도 그 역시 흙수저의 대명사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산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도회지에 파는 삶을 살아갑니다.
병약한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아들이 의사가 되었으면' 하는 유언을 남깁니다.
중학교 2학년 눈길에 트럭이 미끄러지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천애 고아가 된 갈용수는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공고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유언이 생각나 공장에 취직하려는 안이한 마음을 가다듬고, 서울대에 입학을 문의해 봅니다.
부모님이 안 계시고 자력으로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말에 '사배자' 전형으로 서울대 의대에 입학하게 됩니다.
먹고살기 위해 안 해본 아르바이트 없는 갈용수에게 은퇴한 정신 나간 장관의 시중을 드는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그 집에 귀거합니다.
이를 통해 서울대 정신과 출신인 백교수의 무남독녀이자 서울대 퀸카 백설공주와 결혼에 골인합니다. 

 이렇듯 흙수저의 대명사로 불릴만한 주인공들의 삶 속에서 인생의 대박 사건을 터뜨립니다.
갈용수 교수를 통해 이탈리아의 국보급인 클레오파트라의 왕관과 브루투스의 단검이 부초미술관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를 안 마피아들과의 혈전이 이어지는데........

 복잡한 머리를 식힐 겸 읽기 시작한 '여신'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 전개와 코끝을 찡하게 하는 장면까지 정말 쉴 새 없이 빠르게 읽어갔습니다.
답답하고 미쳐버릴 것 같은 일주일의 삶에 피난처가 되어 준 소중하고 고마운 책입니다.
저와 같이 복잡하고 머리 아픈 분이 계시다면 현실을 잊게 해 줄 재미와 감동이 있는 '여신'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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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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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
=
시체도 목격자도 없는 자살하기에 완벽한 장소.

 

바다 한 가운데 60m 높이의 크루즈선에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한밤중의 망망대해에서 시체를 찾을 확률은? 만약 추운 대서양의 바다라면 1분 이상 살아남을 확률은?
거대 크루즈선이 물살을 가르며 배 주위의 물을 끌어 몰아 스크루로 흘려보낸다면 시체가 온전할 확률은?
60m 높이에서 떨어지면 바닷물에 부딪치는 순간 엄청난 고통에 정신을 잃는다고 한다.
이렇게 크루즈선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일컬어 "패신저 23"이라고 부른다.

 이야기는 아내와 아들을 술탄호라는 크루즈선에서 잃어버린 베테랑 형사 마르틴 슈바르츠.
2개월 전 패신저 23으로 분류되었던 아누크라는 여자아이가 다시 살아나면서 미궁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술탄호에 오른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크루즈선은 멋진 일광욕장과 멋진 스위트룸 그리고 공연과 낭만이 흐르는 곳이지만,
우리가 모르는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은 연쇄살인범을 찾을 시간은 독일을 출발하여 대서양을 건너는 7일.
오로지 단서는 아누크의 대답과 그림뿐.

 또 다른 이야기 전개는 연쇄살인범이 아누크의 어머니인 나오미 라마르를 심문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살인범의 질문
"네가 이전에 저지른 짓들 중 가장 심한 게 뭐였지?"
그녀는 어릴 적 부모님 몰래 공사장에서 놀다 친구가 흙에 묻혀 죽은 이야기, 대학생 시절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팔았던 이야기,
결혼 후에도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운 이야기 등 자신의 과오를 꺼내 놓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답은 모두 정답이 아니었죠.
틀린 답을 낼 때마다 가혹한 처벌이 이어지며 정답을 내놓으면 깨끗이 죽여주겠다는 유혹을 받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크루즈 여행의 환상을 가진 어머니 율리아 슈틸러와 자살을 계획하는 딸 리자의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에게 처절한 복수를 위해 스스로 패신저 23이 되기를 선택한 딸 리자는 "엄마 미안해" 쪽지와 함께 계획을 실행해 옮깁니다.

 이런 동떨어진 세 가지 이야기가 소설 속에 녹아 전체적인 미스터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 추리의 가장 핵심은 살인범이 질문입니다.
아이들이 자살하도록 만든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어머니"이기 때문이죠.
한국인으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어머니의 자녀에 행해지는 성적 학대.
자살카페에서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는 아이들에게 연쇄살인범 쿼키는 크루즈 여행 티켓을 선물로 보내줍니다.
그 후에 어머니들을 패신져 23으로 처리하고 아이들은 도미니카에 피신시켜 새로운 삶을 마련해 주었죠.

 미스터리 소설하면 작가와 함께 독자들도 그 추리 속으로 빠져들어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죠.
그런데 패신저 23은 책이 끝날 때까지도 미스터리의 해답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어머니에 의해 벌어지는 자녀의 성적 학대였기 때문이죠.
또한 연쇄살인범이 한 명이라고 생각하도록 유도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반전도 또 하나의 매력이네요.
미스터리 반전 소설이지만 그다지 잔인하지 않아 영화로도 곧 만들어지겠네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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