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色을 입다 - 10가지 색, 100가지 패션, 1000가지 세계사
캐롤라인 영 지음, 명선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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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알못'인 40대 후반의 아저씨에게 #패션색을입다 책이 도착했다. 이번 기회에 패션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다행히 10가지 색에 대한 패션과 역사 이야기라니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10가지 색? 과연 색깔엔 자신 있는지 돌아보니 이 역시 문외한이긴 마찬가지다.


컬러는 수 세기에 걸쳐 유행을 이끌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냈다. 고대 로마에서는 노란색이 여성을 위한 색인 반면, 검은색은 애도를 뜻했다. 바다 달팽이의 분비선에서 염료를 추출하는 티리안 보라색은 그 희소성과 높은 가격으로 황제와 왕족만이 소유할 수 있었다. 기원전 1000년경 제작된 기독교 미술품에서 흰색은 순수함을, 빨간색은 그리스도의 피를, 파란색은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기독교의 컬러로 확립되었다. 검은색은 16 세기 유럽의 종교적 영향으로 경건함을 상징했다. 하지만 1950년대에 이르자 세련됨과 반항을 상징하게 되었다. 18세기 프랑스 궁인들과 귀족들은 화려한 레몬색, 복숭아색, 콘플라워(청색) 색상의 의복을 선택했다. 제인 오스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영국의 섭정 시대에는 신고전주의 패션의 단순함과 평등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속이 비치는 얇고 하얀 모슬린 천 드레스가 각광을 받았다.

각종 색이 지닌 이미지와 지위는 수 세기에 걸쳐 바뀌었다. 고대 이집트인의 6가지 기본 색상인 '검정·흰색·빨강·초록·파랑· 노랑'은 죽음, 삶, 다산 또는 승리 같은 강력한 개념을 나타낸다. 고대 그리스의 작가 호메로스는 하늘을 청동색으로, 바다를 포도주색으로, 양을 보라색으로 혼란스럽게 묘사했다. 19세기 그의 작품 연구자들은 이러한 색 표현에 당황한 나머지 그리스인들이 색맹이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몇 세기 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흰색·검은색·빨간색·노란색을 4가지 컬러 범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7세기 들어 빨강·노랑·파랑은 원색으로, 초록·주황·보라는 보색으로 분류되었다. 영국의 수학자 아이작 뉴턴은 유리 프리즘과 칸막이 판의 작은 구멍으로 어두운 방 벽에 반사된 무지갯빛을 관찰했다. 그 결과 백색광은 전체 색상 스펙트럼의 조합이며, 이것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까다로운 각도로 구부러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장 짧은 파장을 가진 보라가 가장 많이 휘고, 가장 긴 파장을 가진 빨강은 가장 적게 휜다. 중간쯤에서 휘는 색은 초록이다. 1672년 뉴턴은 이 색상 스펙트럼을 발표하면서 오렌지색을 최신 색상으로 소개하고 흰색과 검은색은 색상 스펙트럼에서 제외하였다. 이후 흰색과 검은색도 색상에 포함할 것인지를 두고 예술가들과 과학자들이 치열한 논의를 거쳤지만 결국 제외되었다.

뭐? 흰색과 검은색이 색상에서 제외되었다고? 처음 알았다. 우리가 처음으로 색을 접하게 된 때는 아마도 초등학교 입학 전에 크레파스나 색연필을 만나면서부터이다. 검은색 연필에서 화려한 여러 색깔을 보며 처음으로 느꼈던 설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이런 색들의 향연과 자연을 품은 도화지 속 그림을 통해 우리는 색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색깔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무척 오래 시간과 어려운 방법이 있었다니 놀랄 일이다. 우리 손에 색이 너무 쉽게 쥐어졌기에 그 역사와 발명의 순간을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사실이 미안할 정도이다. #패션색을입다 책을 통해 각각의 색깔들이 세상에 소개된 배경과 의미를 알게 되니 각각의 색깔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래도 워낙 패알못이기에 책을 읽으며 이해가 잘 안됐다.

유명한 배우와 영화에 입고 나온 의상 소개와 명화 속의 옷 색깔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쪽 방면으론 워낙 지식이 짧기에 무슨 이야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과 사진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아닌 몇 장 뒤에 나오니 사진과 내용을 서로 접목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튼 색깔에 관심 있고 그 역사를 알고 싶은 사람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패알못들에겐 조금 어려운 책이 될 듯하다.

#리드리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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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4-30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깔의 배경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네요. 읽고 싶은 도서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