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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크루즈 여행
=
시체도 목격자도 없는 자살하기에 완벽한
장소.
바다 한 가운데 60m 높이의 크루즈선에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한밤중의 망망대해에서 시체를 찾을 확률은? 만약 추운 대서양의 바다라면 1분 이상 살아남을
확률은?
거대 크루즈선이 물살을 가르며 배 주위의 물을 끌어 몰아
스크루로 흘려보낸다면 시체가 온전할 확률은?
60m 높이에서 떨어지면
바닷물에 부딪치는 순간 엄청난 고통에 정신을 잃는다고 한다.
이렇게
크루즈선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일컬어 "패신저 23"이라고 부른다.
이야기는 아내와
아들을 술탄호라는 크루즈선에서 잃어버린 베테랑 형사 마르틴 슈바르츠.
2개월 전 패신저 23으로 분류되었던 아누크라는 여자아이가 다시 살아나면서 미궁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술탄호에 오른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크루즈선은 멋진 일광욕장과 멋진 스위트룸 그리고 공연과 낭만이 흐르는
곳이지만,
우리가 모르는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은 연쇄살인범을 찾을 시간은 독일을 출발하여 대서양을 건너는
7일.
오로지 단서는 아누크의 대답과 그림뿐.
또 다른 이야기
전개는 연쇄살인범이 아누크의 어머니인 나오미 라마르를 심문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살인범의 질문
"네가 이전에 저지른 짓들 중 가장 심한
게 뭐였지?"
그녀는 어릴 적
부모님 몰래 공사장에서 놀다 친구가 흙에 묻혀 죽은 이야기, 대학생 시절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팔았던 이야기,
결혼 후에도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운 이야기 등 자신의 과오를 꺼내 놓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답은
모두 정답이 아니었죠.
틀린 답을 낼 때마다 가혹한 처벌이 이어지며
정답을 내놓으면 깨끗이 죽여주겠다는 유혹을 받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크루즈 여행의 환상을 가진 어머니 율리아 슈틸러와 자살을 계획하는 딸 리자의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에게 처절한 복수를 위해 스스로 패신저 23이 되기를 선택한 딸 리자는
"엄마 미안해" 쪽지와 함께 계획을 실행해
옮깁니다.
이런 동떨어진 세 가지 이야기가 소설 속에 녹아 전체적인 미스터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 추리의 가장 핵심은 살인범이
질문입니다.
아이들이 자살하도록 만든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어머니"이기 때문이죠.
한국인으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어머니의
자녀에 행해지는 성적 학대.
자살카페에서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는 아이들에게 연쇄살인범 쿼키는 크루즈 여행 티켓을 선물로 보내줍니다.
그 후에 어머니들을 패신져 23으로 처리하고 아이들은 도미니카에 피신시켜 새로운 삶을 마련해
주었죠.
미스터리 소설하면 작가와 함께 독자들도 그 추리 속으로 빠져들어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죠.
그런데 패신저 23은 책이 끝날 때까지도 미스터리의 해답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어머니에 의해 벌어지는 자녀의
성적 학대였기 때문이죠.
또한 연쇄살인범이 한 명이라고 생각하도록
유도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반전도 또 하나의 매력이네요.
미스터리 반전 소설이지만 그다지 잔인하지 않아 영화로도 곧
만들어지겠네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