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살아내줘서 고마워
민슬비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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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으며 살아남기 위한 20대 젊은이의 회복 이야기.

나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어보지 않았기에 이 병의 무서움을 단지 잠시 지나가는 마음의 감기 정도로 알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정신과에서 우울증 판단을 받은 주인공. 하지만 엄마와 친구들에게 속 마음을 감춘 채 청소년기를 지낸다.

이렇게 쌓인 우울감이 대입 시험을 마치고 폭발한다. 이젠 꽃길만 걸을 것 같던 대학시절의 자살 시도.

하나뿐인 딸을 위해 희생해 온 엄마는 무너진다. 그녀 역시 평탄한 인생이 아니었기에...

주인공은 살아남기 위해 전공 교수에게 자신의 인생을 털어놓는다.

자신의 억눌린 켜켜이 쌓인 일상을 묵묵히 들어주던 교수는 학교 내 상담 센터를 추천해준다.

이곳에서 그녀는 그녀의 슬픔과 우울감의 원인을 찾는다.

그 원인은 그녀의 어머니의 슬픔과 이를 통한 불안전 애착이 병의 시초이다.

상담과 어머니와 진솔한 대화 속에 유아기의 상처받은 자아와 화해하며 조금씩 탈출구를 향하기 시작한다.

꾸준히 일기를 쓰며 치유를 받던 그녀는 자신과 같은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을 돕기 시작한다.

아직은 자신도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글쓰기를 통해 세상으로 한 발씩 내딛는 그녀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극적인 스토리 전개는 없지만 읽는 동안 평범했던 내 삶에 위로와 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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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의 한양 진경
최완수 지음 / 현암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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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목멱산, 타락산, 북악산에 둘러 싸인 명당, 조선의 수도 한양.

중국 사신도 반한 한양의 절경은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고층 건물에 가려졌습니다.

인왕산에서 흘러내리는 깨끗한 시냇물이 청계천으로 흘러 한강으로 이어졌지만, 시멘트로 복개해 그 수원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나마 청계천도 최근에야 복원되었지만 청계천으로 유입되는 지류가 없어져 거꾸로 한강물을 역으로 끌고 와야 합니다.

겸재의 진경산수화는 국보, 보물로 지정될 만큼 그 가치가 뛰어납니다.

하지만 먹의 농담으로만 산수를 표현하다 보니 사실주의 수채화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조금은 낯선 느낌입니다.

그리고 서울에 살며 서울로 출퇴근한다고는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 서울의 자연환경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정선 선생이 그려 낸 한양의 진경이 왠지 낯설게 다가옵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땐 그림도 왠지 낯설지만, 그림을 설명해 놓은 해설이 조금 더 어려웠습니다.

신문에 연재된 기존의 칼럼을 엮어 책을 출간한 후 몇 십 년이 지나 개정 증보판으로 책을 다시 출간했습니다.

어색하고 어렵지만 조금씩 책을 읽다 보니 그림의 자세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읽고 그림을 보니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중간 이후부터는 '아! 이런 의미로 그림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며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우리가 늘 접하고 지나치는 서울의 본 모습을 책을 통해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보다는 국보와 보물을 내 집에 두고 볼 수 있도록 구입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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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에 습기 차는 남자
윤성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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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야 하는 군대, 직장.

20대 군대라는 조직에서 후임에 치이고 관심사병으로 전락한 안습남.

살아남기 위해 남의 실수와 잘못을 기록하며 살생부를 기록한다.

하지만 이 살생부가 자신을 더 고립시키고 마는데.....

우여곡절 끝에 제대를 했지만 사회 경험을 쌓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도 고문관으로 찍힌다.

그는 하는 일마다 손가락질을 받는 미숙한 남자다.

복학 후에도 학교에서 아웃사이더로 친한 동기도 없다.

공무원 준비로 바쁜 마지막 학기, 친구의 취업 이야기에 사회 경험을 쌓는다며 채용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린다.

곧바로 대기업 자회사인 보험회사에서 면접 의뢰가 들어온다.

지방대에 변변한 스펙도 없던 안습남은 대기업이라는 허울과 서울역에 들어선 사무실을 보고 보험 영업에 뛰어든다.

변변한 인맥도 없이 시작한 보험 영업이기에 밑천이 금세 바닥났다.

뿐만 아니라 함께 입사한 동기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퇴직한다.

첫 번째 직장이 제일 중요하다는 속설처럼, 보험 영업으로 시작한 직장 생활이 보험 업계를 떠나지 못한다.

브리핑 보험 영업, 기아 대책 모금 영업, 단기 일자리 모집 영업, 콜 센터 등 맨몸으로 영업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현대를 사는 우리 시대 약자들의 이야기.

허울뿐인 성공이지만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철저히 이용해야 하는 현대 사회.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사나보다.

다른 직장보다는 조금 더 인간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대기업, 공무원이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인 사회.

20대 청춘, 인생의 경험을 쌓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젊은 세대가 가엽게 느껴진다.

하긴 40대 명퇴나 실직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아버지들의 비애도 만만치 않다.

헬조선은 학생들에게도 청춘에게도 장년에게도 노인들에게도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니다.

나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기에 노후 준비와 자녀 교육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사회.

책을 읽으면서도 우픈 우리의 단상을 보는 것같아 쓴 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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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네가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그림은 지음 / 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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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의 그림과 짧은 단상과 시.

40대 중년 남자인 나에겐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마음 하나, 어제의 슬픔과 아픔.

20대의 청춘이라면 이별의 슬픔에 절절히 공감하겠지만, 40대의 나에겐 너무 오래된 일기를 보는것 같다.

지나간 사랑에 아파하며, 다시 사랑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젊은 청춘.

떠나간 사랑을 잊지못해, 그 사람도 나를 한 번쯤 생각해주길 바라는 안타까운 사랑.

 

내 안에 남겨진 너를,

하나도 남김없이 뱉어낼 수만 있다면

나는 아프지 않을까?

가벼워질 수 있을까?

마음 둘, 나의 찬란한 밤

삶이 버거워 너무 지치는 날엔

바쁘다며 외면하고

감정 소모라며 외면했던

내가 쏟아져 나온다.

그럴 때면 따듯한 품이 지독히 그리워

나라도 나를 안아주고 싶다.

나에게라도 기대어 울고

위로받고 싶다.

삶에 지지고 타인에 치여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들어줄 사람도 없는 바쁜 청춘.

실수로 자책하기 쉽지만 스스로를 위로하고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다면 잠시나마 숨통이 트일까?

내 편이라 생각하여 곁에 둘 사람이 필요하지만, 나 자신 이외에는 나를 100%로 이해하고 받아줄 사람은 없다.

너무 자책하지말고 지쳐 힘든 나 자신을 챙겨주자! 오늘도 힘들었지?, 수고했어!

마음 셋, 한 걸음 또 한 걸음

 

때때로 막다른 길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삶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인생의 끝은 아니다.

선택의 결과도 결국 삶의 과정일 뿐이다

결과 뒤에도 나의 삶은 계속된다.

한 번 넘어졌다고 해서

또다시 넘어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좌절이 찾아왔을 때

자신을 추스르고 다듬는 시간에 기꺼이 머무르지.

 

선택의 순간, 결과를 알 수 없어 머뭇거린다.

결정을 못하고 고민하며 결정을 뒤로 미룬다.

그렇다고 결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를 하더라도 빨리 실패하면 다시 회복할 시간이 있다.

충분히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먼저일 때가 있다.

실패는 쓰고 아프지만, 배움의 기회도 된다.

나의 선택과 그 결과에 너그러워지자.

마음 넷, 조금 늦었을지라도

조금 늦었을지라도

다시 한번 시작해보기를.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때는 그랬는데'라고

되돌릴 수 없는 지난날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기를.

때로는 홀로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일과 꿈과 사랑에 발을 내디뎌

다시 한 번 항해를 시작하기를.

넘버 원이 되는 것도

온리 원이 되는 것도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삶일지라도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는 나로 잘 살아왔다' 대견해 하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우리가 되길.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다.

나 자신을 인정하고 북돋아 주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오늘까지 힘들더라도 잘 견디고 잘 살아왔음에 늦었을지라도 수고했다 한마디 해 주자.

인생은 나에게 쓴 소주 한 잔 사주지 않았을지라도 나는 나에게 선물을 줄 수 있다.

인생은 끝나는 순간까지 끝난게 아니다!

힘내자 청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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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탐사기
조현 지음 / 휴(休)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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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고독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거기에 결혼, 육아를 포기한 젊은이들. 평생직장이 없어지며 중년의 위기를 맞는 가장들 또한 문제로 다가온다. 자본주의 속에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며 기존의 가족의 개념이 무너진 요즘, 새로운 대안 공동체를 떠나본다. 국내에서는 육아나 공통 관심사를 갖은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해 살아간다.

하지만 해외 공동체들은 개인의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으며 공동의 재산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유토피아적인 발상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런 공동체와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책으로 만나보지만 책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공동체를 찾아가 그곳에서 1~2년을 살아보기엔 잃을 것이 많을 것 같아 두려움이 앞선다. 부부간에도 나와 내가 다른데 어떻게 사람들 간의 갈등을 해결할지 궁금하다.

이 책에서는 여러 공동체를 소개한다.

1년이라는 짧은 휴직 기간에 취재하듯 책을 쓰다 보니 많은 공동체를 알리고 싶은 욕구 때문에 깊이가 떨어진다. 책을 읽으며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올라오지만 40대 가장이라는 위치가 무겁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내일이 또 월요일이라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참 인생이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아이러니의 연속이라니, 삶이 참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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