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에 습기 차는 남자
윤성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야 하는 군대, 직장.

20대 군대라는 조직에서 후임에 치이고 관심사병으로 전락한 안습남.

살아남기 위해 남의 실수와 잘못을 기록하며 살생부를 기록한다.

하지만 이 살생부가 자신을 더 고립시키고 마는데.....

우여곡절 끝에 제대를 했지만 사회 경험을 쌓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도 고문관으로 찍힌다.

그는 하는 일마다 손가락질을 받는 미숙한 남자다.

복학 후에도 학교에서 아웃사이더로 친한 동기도 없다.

공무원 준비로 바쁜 마지막 학기, 친구의 취업 이야기에 사회 경험을 쌓는다며 채용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린다.

곧바로 대기업 자회사인 보험회사에서 면접 의뢰가 들어온다.

지방대에 변변한 스펙도 없던 안습남은 대기업이라는 허울과 서울역에 들어선 사무실을 보고 보험 영업에 뛰어든다.

변변한 인맥도 없이 시작한 보험 영업이기에 밑천이 금세 바닥났다.

뿐만 아니라 함께 입사한 동기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퇴직한다.

첫 번째 직장이 제일 중요하다는 속설처럼, 보험 영업으로 시작한 직장 생활이 보험 업계를 떠나지 못한다.

브리핑 보험 영업, 기아 대책 모금 영업, 단기 일자리 모집 영업, 콜 센터 등 맨몸으로 영업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현대를 사는 우리 시대 약자들의 이야기.

허울뿐인 성공이지만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철저히 이용해야 하는 현대 사회.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사나보다.

다른 직장보다는 조금 더 인간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대기업, 공무원이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인 사회.

20대 청춘, 인생의 경험을 쌓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젊은 세대가 가엽게 느껴진다.

하긴 40대 명퇴나 실직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아버지들의 비애도 만만치 않다.

헬조선은 학생들에게도 청춘에게도 장년에게도 노인들에게도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니다.

나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기에 노후 준비와 자녀 교육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사회.

책을 읽으면서도 우픈 우리의 단상을 보는 것같아 쓴 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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