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6 세트 - 전6권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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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유명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했다.

이 소설은 한 번에 13권을 한꺼번에 읽은 것이 아니다. 아마도 그랬으면 굉장히 진이 빠졌을 터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고전독서회에서 이 소설이 선정되었고,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각 소재목별로 한 달에 약 2권씩 꾸준히 읽어 이제야 끝을 보게 되었다.

이 소설의 마지막권 '되찾은 시간2'를 읽고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이 소설이 작가들의 소설인지 납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기 위해 삶을 살아간 듯 싶다. 1권 초기에 과거 소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시작한(이 때 그 유명한 마들렌 씬이 나온다) 장대한 소설은 13권에서 자신이 쓸 소설의 내용을 결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화자가 자신의 꿈을 작가로 정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자신의 소질을 의심하여 꿈을 거의 포기하였다가 장년기에 이르러 자신의 인생을 소재로 소설을 쓸 것에 영감을 받는 장면까지, 한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나온다.

또한 그 유명한 만연체의 문장들은 너무냐 치밀한 묘사와 함께 심리적 흐름을 상세하게 그려낸다. 이렇게 치밀하게 쓰기까지 마르셀 프루스트는 얼마나 힘들게 원고지를 채웠을 것인가!

그리고 이 소설 세계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 파리의 귀족문화와 살롱 문화, 또한 그 시대의 그림, 음악, 소설, 시사 등에 대한 방대한 내용과 함께 그와 함께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나온다. 그 시대의 계급의식, 부르조아 계층과 귀족 계층 간의 갈등, 그리고 작품 후반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변화하는 파리 사회까지 정말 벨 에포크 시대의 인류학적 보고서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통해 마르셀 프루스트는 끊임없이 예술에 대해 탐구하고, 자신이 완성할 소설에 대해 계속해서 모색한다. 그리하여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불멸의 고전으로 완성한다.

세상에는 대단한 고전이 존재하고, 모두 그 이름값을 하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또한 명불허전 그 자체다. 이 소설을 완성시킨 마르셀 프루스트가 대단하고 이 소설을 번역해준 번역자에게 감사하다. 정말 대단한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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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25-03-02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을님, 6개월동안 읽으셨네요. 저 어제 이 글 보고 그동안 몇 십년이나.. 미루고 미루던 프루스트 읽기 시작해보려고 바로 독서모임 만들었습니다. 올해 안에 읽어보는게 목표에요. 올해 완독하고, 완독 글 올려주신 노을님께 미리 감사드리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5-03-02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을님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참 힘들게 읽었던 책이었는데 읽고 나니 참 뿌듯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프루스트의 묘사력은 참으로 탁월하다는 생각을 했지요. 말씀하신 대로 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고 문화, 예술을 이해하는 데 이만한 책이 없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