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공부지능 - 3세부터 13세 부모가 꼭 알아야 할 공부 잘하는 머리의 비밀
민성원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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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하고는 상당히 궁금했다.

'공부지능'이라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지능이라는 단어만 무심코 보고 읽기로 결정한 무지한 엄마(본인)에게 새로운 정보를 얻게 해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점점 읽으면서 이 책이 이야기하려는 '공부지능'이라는 것이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공부지능은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지능이다. IQ 뿐 아니라 EQ, 집중력, 창의력 등이 공부지능을 이루는 요소다.


SQ(Study Quotient)= IQ(Intelligence Quotient)+EQ(Emotion Quotient)+α(집중력과 창의력)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혼란스러웠다. 내 경우엔 학령기 이전까진 우리 아이들을 마음껏 놀리우려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내 생각을 지지해 주는 것 같지 않았다. 공부지능이라니.... '과연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미국 국립과학원의 회보에 실린 연구결과를 토대로 5~6세에 외국어 교육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보고, 또한 부모의 강한 교육 의지를 중요하다고 여겼다. 피아제의 인지발달과 함께 전조작기(2~7세)여러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달시키기 위한 교구나 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러한 내용을 쭉 읽어보노라면 현재 아이들에게 아무 능력도 발달시키고자 노력하지 않는 나로써는 무작정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하고, 내 가치판단과는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또한, 저자는 현실교육에서 흔히 지적되고 있는 대한민국 부모의 교육열이나 조기교육 등 대해 그다지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의 입시만큼은 정말 공정하다고 보며 교육산출 시스템 또한 객관적이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교육과열로 인한 공교육의 한계, 획일적이고 입시위주의 교육에 대해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내게 저자의 생각과 '공부지능'이라는 주제는 탐탁지 않게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저자가 이야기하는 '공부지능'으로 돌아가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교육문제가 아닌 단지 효율적인 공부를 위한 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과 제안을 하고 있다는 것만을 생각하면 또 그다지 반색하며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어릴 때는 노는 것이 아이의 지능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 여기면서도 이후 유치원, 초등학교 시기에는 결국에서야 이 책을 붙들고 어떻게 공부를 효율적으로 시켜야할지 부모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보지 않을까 싶어서 그 괴리에 씁쓸함을 느끼기도 했다.


어쨋든,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입시제도에 관하여는 전문가이며,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 많은 이론을 적용하며 노하우를 습득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수긍할 수는 없어도 추후 아이들을 학습시키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관점으로 바꾸어 읽어보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부모의 자식의 지능이나 능력에 대한 관심과 발견이다. 특히 예체능의 경우에는 조기 발견이 더 중요하며 일찍 시작할 수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라면 자기 자녀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은 사람이겠지만, 가장 잘 발견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객관적인 사람이 될 수없는게 또한 부모이기에 아이에 대한 관찰과 관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또한, 아이의 신체연령이 아닌 정신연령을 잘 파악하여 아이에게 조기 혹은 적기 교육을 시킬지 결정하여 아이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교육을 제공해야한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 제시하고 그것의 중요성과 발달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소개한다. 그 방법이 아침밥을 챙기는 것부터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적혀있어서 여러 지능을 개발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 아이의 공부의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같다.


IQ, EQ, 집중력, 창의력은 공부뿐 아니라 어떤 것을 하더라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러한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 부모가 잘 알고 아이들의 습관을 잡아주면 좋겠다.

그러한 능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는 것 뿐 아니라 각 능력에 있어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한 것들, 오해하고 있었던 것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것 뿐 아니라 나 자신의 능력이나 현재를 돌이켜 보는데도 좋은 정보였다.

저자가 효과적인 학습심리 뿐 아니라 인지심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접목하여 공부지능이란 용어를 만들고 효율적인 공부지능 향상 방법을 제시한 것이 단지 공부만이 아닌 아이의 성장을 위하여 많은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또 한편으로 드는 생각(딴지)은 결국 아이에게 발견한 능력들이 적기든 조기이든 어쨋든 공교육에서는 소화되지 못할 사교육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어느 정도는 하겠지만, 결국 아이의 능력에 맞게 할 수 있는 것은 획일화된 공교육에서는 힘든 일 아니겠는가?

또한, 그의 시작은 단지 공부를 잘 하려면으로 시작한 것일 뿐이라 거기에 다른 반박하는 것이 이상하겠지만, 단지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공부가 최종 목표가 되는 이 책의 목표 자체에 대해서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Epiloge로 [지능은 한나라의 교육수준을 만들고 교육수준은 그 나라의 미래를 만든다]가 있기는 하지만 그거야 나라라는 뭔가 포괄적인 이야기고 개인의 문제로 볼 때는 그 궁극적인 목표가 없이 단지 공부만이 성공의 유일한 길인 듯 공부지능이 있다는 것이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는 건 그냥 넋두리다.




결국 뇌는 비교적 정교한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 도화지와도 같지만 그 밑그림을 어떻게 발전시키는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극을 주면 아이의 뇌는 좋은 방향으로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p.76


부모의 관심과 사랑은 전조작기에 들어선 이후에도 여전히 IQ와 EQ를 동시에 개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본격적으로 말을 배울 때 부모가 아이들에게 말을 자주 걸고 아이가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반응하면, 아이의 언어능력이 발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존감도 높아진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 받고 있다는 느낌이 아이로 하여금 긍정적인 자아를 갖게 한다. p.87


이처럼 타고난 능력이 같다면 일찍 발견하여 훈련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룰 수 있다. 공부지능을 개발하는 첫 번째 원칙이 '발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은 공부지능 영역 중 남들보다 뛰어난 수준으로 타고나는 지능도 있고, 다소 부족한 지능도 있다. 공부지능을 최대한 높이려면 강점 지능을 더 강화하고 약점 지능을 보완해주어야 한다. 특히 강점 지능은 가능한 한 일찍 발견하는 것이 유리하다. 공부지능 영역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적기 내에서 가능한 일찍 개발을 시작해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공부지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p.108-109


(하지만) 아무런 목표나 동기 없이 지루한 반복을 견딘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무조건 지루한 반복을 강요하기 전에 아이 스스로 반복을 견뎌야 할 동기와 목표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줄 필요가 있다. p.128


요코미네 교육법의 첫 번째 스위치는 '아이는 경쟁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

요코미네 교육법의 두 번째 스위치는 '흉내내기'다.

세 번째 스위치는 아이는 '조금 어려운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 스위치는 아이는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p.136-143


많은 사람이 무작정 외우는 주입식 교육은 나쁘다고 말한다. 그러나 암기는 공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이해가 중요하지 암기할 필요 없다는 말은 마치 운동선수에게 자동차가 있는데 왜 굳이 달리기 실력을 키우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암기력은 공부 지능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이다. 특히 초등학교 때 암기력을 키우는 것은 공부 지능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의적 사고를 하는 데도 암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의적 사고란 세상의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고 이를 조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일인데, 세상의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는 강의식 교육이 효과적이다. p.188


아이가 클수록 부정적 자아를 형성할 만한 사건들을 점점 자주 겪게 된다. 그럴 때는 크게 상처받고 고민하기보다 좀 더 느긋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도록 부모가 지도해주어야 한다. 가령, A의 경우 공부를 못해서 시험을 망친 것이 아니라 그저 익숙지 않은 동네에 왔기 때문에 실수를 했다고 말해주면 된다. p.226


행복은 '성공의 결과'라기보다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 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EQ를 키워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Q가 높으면 공부를 즐길 수 있고 그만큼 결과도 좋다. 즉, EQ가 높은 아이들은 단지 IQ만 높은 아이들에 비해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기 때문에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p.236


마틴 셀리그만은 그의 저서 <긍정심리학>에서 '최근에 일어난 부정적인 사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가?'를 개인성(나에게만 일어난 일인가 또는 나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나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영속성(항상 그런 것인가 또는 이번에만 어쩌다 그런 것인가), 보편성(모든 것, 모든 면이 다 그런 것인가 또는 그것만 그런 것인가)의 관점에서 살펴보라고 한다. 또한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 비개인적이고, 일시적이고, 특수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이라고 한다. 물론 좋은 일에 대해서는 개인적이고, 영속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p.238


필립 맥그로 박사는 사람들이 결정적인 계기를 경험하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내적인 대화를 시작한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이것으로 현재의 자아가 형성된다고 한다. 즉, 결정적인 계기, 내적인 대화, 중요한 선택을 통해서 진정한 자아를 만들기도 하고 허구적 자아를 형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심인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부모다. p.246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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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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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했었던 영화 <박열> 덕분에 이 책을 집게 되었다.

강렬한 포스터에 거칠지만 시원한 얼굴을 내민 이재훈의 얼굴이 그 캐릭터를 말해주는데 그러한 유쾌해보이는 이면에 슬픔과 아픔이 있는 역사를 영화가 이야기 했다면, 소설은 어떻게 박열이란 인물을 이야기할까 궁금했다.

배우가 좋아서 영화도 보고 싶었지만, 시공간을 넘어서는 배경과 인물에 대한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는 책에서만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책을 선택했다.


나는 이 책을 세 파트로 나누고 싶다.

박열과 후미코의 어린시절, 박열과 후미코가 만나기 전, 박열과 후미코가 만나고 난 후...

이책은 박열과 후미코를 번갈아가며 그들의 상황을 시간에 따라 전개한다.


먼저 박열과 후미코의 어린시절은 정말 참혹하고 혹독한 현실이 느껴진다. 박열의 경우, 일제강점기의 조선의 아이들은 일본어를 쓰고, 일제의 감시와 통제 아래 마음껏 말할 수도, 표현하기조차 어려웠던 나날이었다. 지금을 사는 우리에겐 상상할 수도 없는 시기였다. 내가 경험했더라도 그러한 상황들이 참담하고 치욕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적인 상황에도 유교를 언급하느라 여념없는 어른들에 대해 어린 아이의 어처구니 없어함과 한심히 느끼는 모습은 참 답답하다.


아버지를 여의고 더욱 비참해진 그의 어린시절은 안타깝지만 호랑이 근성과 같은 그에게는 그나마 선택의 의지가 있었음은 다행이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러한 선택으로 그는 도전했고,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의 삶을 헛되게 살지 않았다.

장녀인 내가 본 주관적인 견해는 가정이 어려울 때 가정을 일으키기 위해 무언가 헌신을 해야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형이 많은 그의 위치에 있어서는 부담이 덜 했을 것이고, 또한 그의 주관과 가치를 따라 일본행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이기에 가능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호랑이굴에 뛰어든 그의 일본행 결심은 어쩌면 용기있고, 결단력 있어보인다. 주저없이 비참한 상황에서 취재를 위해 마다하지 않았던 환경에서도 그는 살아남고, 살아남아 일본의 만행과 현실을 알리기 위해 힘썼다. 그러한 부분들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후미코의 어린시절은 여자의 입장에서 본 것이어서 사실 더 비참함이 말할 수 없었다. 우리가 으례 일제치하에 있던 역사를 가진 한국인으로써 생각하는 일본인은 죄의식없음과 뻔뻔함을 생각하게 될 때가 많은데(단편적으로 판단한 건 죄송하긴 합니다만...), 일본인의 한 여자로 봤을 때는 정말 치욕스럽고 불행하기 그지 없는 삶을 살았다. 정말 부모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기력하고 치졸하고 책임감없어보이는 그녀의 부모는 정말 막장의 끝(?)과 같다. 과거에는 다 그런 환경에선 어쩔 수 없던걸까? 싶기도 하지만,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이 비교적 나아진 그때와는 너무도 다른 시대에 살고 있는 나로써는 그런 환경과 시대적인 상황들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시대와 나라는 정말 운좋게(?) 태어났다 싶을 정도로 읽는 내내 찝찝함과 괴로움과 비통함의 탄식이 절로 나왔다.


사실 그들의 어린시절의 참혹함이 너무도 커서 그 장면에서 한참을 빠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후의 박열과 후미코가 그들의 방향을 찾아가는데 부분은 내게 긴장감이 확 풀려버리기도 했다.

 

어쨋든 그들의 삶에서 치열히 고민하고, 애쓰며 살아서 결국 반역과 반란의 길을 걸었던 것은 그들의 참혹한 삶이 시작이었기 때문에 안쓰러우면서도 그들의 선택이 수긍이 된다. 그들의 방황과 고뇌끝에 찾아가게 되는 그들의 길은 결국 그들을 만나게 한다.  


그들의 사랑은 애처롭지만 단단하고 힘이 있었다. 그들의 행동은 순수했고, 열의에 찼으며, 한결같았다.

결코 억압과 권력에 으스러지지 않고, 당당했고, 품위있었다.

남들과는 다른 결합이었기 때문에 개성넘쳐보이기도 한다.

잡지 비밀출간을 그들의 신혼여행으로 하는 것은 참 기발하기도 하고 과연 그들답다 싶다.

단체를 만들고 총기를 받으려는 여러 상황 중에 결국 그 둘은 일본 천황 암사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결국 옥에 갇힌다.

그들의 종신형의 감옥생활은 안타깝지만 나름대로 잠잠히 그들의 해야할 바를 다 했다.

1926년 도쿄의 대심원 대법정에서의 박열의 논리적이고, 당당한 부르짖음은 덤덤하고 가슴울리는 한마디한마디가 되었다.

바로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로 팽팽한 긴장감과 더불어 통쾌함을 주는 선언낭독이다.


안타깝게도 후미코는 자살로 그녀의 삶을 마감했다.

조금만 더 견뎌냈다면,,, 그들의 삶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들의 모순된 삶에 대한 태도와 결론은 참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이 책을 통해서 여러가지 감정(슬픔, 분노, 사랑, 배신감 등등)을 느꼈다.

그와 더불어 기억에 남는 것은 여러가지 사상과 모임의 모습들이었다.

지난 학창시절에 학업을 위해 암기해왔던 것들이 아니라 모임의 모습, 그리고 주인공들이 한 행동을 하기까지 고민하고 선택한 사상들의 흐름이 즐거운(?) 공부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전에 다녀온 평창동, 북악산, 경복궁 등의 모습이 내게는 한 풍경으로 그리고 그윽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게 된 장소인 반면에 그 당시엔 초라하고 씁쓸한 모습의 곳이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마음에 복작거렸다.


슬프고도 한탄스러운 역사를 뒤로 하고 살아남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소설을 통해서 조명되었다. 나라를 위해서 혹은 이 시대에 참혹함과 현실을 알리고저 애쓴 숭고한 행위가 역사뒤에서 가려져있었다. 그러한 인물을 그 시대를 시간과 공간을 복원해준 작가에게 감사하다. 또한 여러 모습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열사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

 



열은 가슴을 휘젓는 불뭉치를 제어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슬프고 초라한 노예였다. 때리는 자도 맞는 자도, 미워하는 자도 미움받는 자도, 식민지에 예외란 없었다. p.33


"나는 일본으로 갈거야!"

"왜 하필 일본이야?"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지!"

p.62-63


크로폿긴은 울부짖듯 질문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진흙 같은 빵 한 조각 때문에 투쟁할 때, 나만이 고상한 즐거움을 누리는게 옳다고 할 수 있을까?"

p.92


고독은 소리 없이 높아지는 만조의 바다와 같다. 파도들이 흰깃을 치며 외로워, 외로워 물밀어 든다. 정말 외로운 사람은 차마 외롭다고 털어놓지 못한다. 그 한마디에 간신히 지켜온 방파제가 무너져 버릴까봐, 말하지 못해 더욱 외로워진다. p.111


"지배자와 부자의 민중에 대한 수탈, 타민족에 대한 강대국의 지배, 피압박 민족인 조선 민족 사이에서 볼 수 있는 백정에 대한 차별 또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고참 노동자의 신참에 대한 압정 등 극히 무의미하고 강렬할 우월감, 정복욕, 지배욕, 따라서 가장 우매하고 추악한 약육강식! 이것만이 인류의 빼놓을 수 없는 참된 본성이며 자연의 대법칙이다.(...) 나는 너희의 증오를 사랑으로 보답할 만큼 천진난만하지 않다. 나는 너희의 이기심에 대해 자기 양보를 할 정도로 미친 사람이 아니다. 너희의 폭행에 무저항으로 보답할 만큼 선량하지도 않다. 그것은 모두 추악한 위선이다. 이같이 비굴한 태도는 용서받지 못할 너희들의 죄악을 묵인하고 그에 대해 암흑의 조력을 주는 셈이 된다. 나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 p.244


"천황이란 자는 국가라는 강도단의 두목이다! 약탈 회사의 우상이며 신단이다! 나는 폭탄으로 일본의 정치적 경제적 실권을 가진 모든 계급 및 간판을 전멸시키려 했지만, 이것이 가능하지 않았기에 천황과 황태자를 투탄 대상으로 삼았다. 조선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첫째, 일본 민중에 대해 일본 황실의 진실을 알리고 그 신성을 땅에 떨어뜨리기 위함이며 둘째, 조선 민중에 대해 일본 황실을 무너뜨려서 독립에 대한 열정을 고취하기 위해서이며 셋째, 침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본의 사회운동에 대한 혁명적인 기운을 고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기 위해 황태자의 결혼식에 폭탄을 사용하는 것이 일본에 대한 조선 민중의 의지를 세계만방에 표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법률이나 재판의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므로 형법 73조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아무 상관없다. 그건 너희들 마음대로 하라!" p.246


그는 언제나 죽고 싶어했고 그녀는 언제나 살고 싶어 했다. 그랬던 그는 살아남았고 그녀는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모순! 모순! 견딜 수 없는 삶과 죽음의 모순이었다. p.286


인간은 한 가지 이유만으로 살아가지 않듯 한 가지 이유만으로 죽지않는다. 후미코의 삶을 이해한다면 그녀의 죽음까지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혁명, 저항, 투쟁, 자유의지, 그리고 사랑....

그녀의 짧은 생애는 뜨거운 것들로 충만했다. 상처의 잿더미 위에서 영원히 푸르른 나무를 꿈꾸었던 그녀에게 죽음은 결코 죽음이 아니었다.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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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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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우리 눈에 익숙한 사람이기도 하고, 글을 재미나게 쉽게 써서 한동안 손미나 작가의 책을 몇권 내리 읽었다.

여행을 통해 배운 내용들이 하나같이 명언같은 구절이어서 마음에 와닿았고,

작가가 묘사하는 내용이 구구절절 세밀하게 느껴져 내가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흡인력있었기 때문이다..


간간히 여행관련 책자를 들고 마음이 들뜨고 싶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기분이 드는데 최근에 그랬다.

그렇게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자신의 마음의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던 차에 기존에 가고 싶어 하던 나라 '페루'를 여행지로 선택하여 다녀와 정리한 것이다.

페루는 그녀의 아버지가 가고 싶어하던 여행지로, 그녀는 그 곳에서 또한 콘도르라는 새에 의미를 부여하며 보고 힘을 내고 싶어했다.

그곳에서 잃었던 삶의 의욕을 찾고 그리움의 늪에서 헤어나오고 싶었을 것이다.


내게 있어 페루는 마추픽추가 있는 곳으로 당연히 연상이 된다.

언젠가 마추픽추가 나오는 방송인가를 보다가 '바로 저기야!' "오빠!1(남편) 우리 꼭 저기 가자!"했던 곳이다.

그러고서 잊은 사이에 다시 찾은 여행서들 가운데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을 재미지게 유익하게 쓰는 손미나 작가의 페루 관련 책을 발견했다.

'왜 내가 이 책을 그 때 안 읽었지? 이책을 지나쳤을리가 없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 읽었는데 내가 기억을 못하나?' '그래도 지금이라도 발견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읽어 내렸다.


손미나 작가의 책을 읽었을 때, 참 잘 읽힌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왜 그랬는지 그땐 인식을 못하고 읽기만 했다.

그런데 페루와 관련된 책을 읽노라니 왜 그렇게 재미있게 쉽게 그리고 유익하게 읽혔는지 알 것 같았다.


저자는 유학하던 시절에 알게 된 친구를 비롯해서 많은 친구들이 있는 것을 그녀의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 페루에서도 어김없이 이야라는 친구가 나오는데 더군다나 그녀는 인류학 전공으로써 페루여행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는 듯하다.

또한 저자는 저자의 성격인 친근함과 솔직함으로 상대에게 나아가 타지에서도 타국인들의 호감과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듯하다. 그덕에 생겨나는 에피소드들은 그녀의 여행서에 큰 밑거름이 된다.

그리고 이책에서는 단지 여행에서의 느낌이나 현지의 이야기 뿐 아니라 현지와 관련된 정보들을 속속히 제공하고 있어서 객관적으로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표현은 구체적이고 섬세하며 다양하다. 아나운서였기 때문일까? 다양한 단어를 잘 다루고 그녀의 감성을 백분 발휘하여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것을 글로 잘 표현해냈다. 그것이 읽는 이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충만함을 갖고 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데, 그러한 그녀의 글솜씨와 단어결합술(?)이 그녀의 책의 큰 매력인 걸로 나는 생각했다.


내가 제일 기대한 것은 아무래도 마추픽추가 나올 때였다. 사실 그에 못지 않게 그 전에 다녀오는 아마존 체험도 신선하고 색다를 뿐 아니라 생생한 오지에 대한 기대감이 들게도 했지만, 역시나 개인적으로 마추픽추에 관심이 많은지라 어쩔 수 없었다. 생각보다 싱겁게 그곳에 다다르긴 했지만, 마추픽추를 사진으로 그리고 그녀의 글에서 접하는데 다시끔 내 페루로의 여행의 꿈을 떠오르게 했다. 또한, 그에 대한 묘사에 곁들여진 잉카문명에 대한 설명은 그야말로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감이 있어도 신비롭고 색다른 매력을 갖은 곳이 바로 이 페루라는 곳임을 확고히 하는 듯하다.

마추픽추가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지는 불과 100년여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렇게 꽁꽁 숨겨진 곳이 외부인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그 존재가 드러났을 때 그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얼마나 경악하며 감탄했을까 싶다. 그들의 문자는 해석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17세기 이후 잉카의 후손들이 남긴 기록으로 그들의 삶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놀라운 수준으로 시스템을 갖춘 국가를 통치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 훨씬 정의롭고 풍요로움을 이루고 살았다는데 과연 어떠했을까? 궁금하지만 상상밖에 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 알고 싶은 페루이다.


또한 그 이후에 페루의 곳곳을 들르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감 또한 볼만하다.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그녀가 워낙 의미를 두는 새여서 알게 된 '콘도르'라는 새에 대한 신비감은 마치 현실에는 존재하진 않지만 환상적인 유니콘을 생각하는 것과 같았다. 놀라운 크기와 남다른 특징으로 존재부터 남다르게 느껴지는 콘도르를 이 책에서 알고 한번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가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맛본 음식 중에는 아래 인용한 감자 음식점이다. 감자전문요리를 할 뿐 아니라 각국의 글자를 다 가지고 감자를 표현하는 재미를 가진 주인장의 센스를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자가 소개하는 감자의 맛표현은 과연 어떠할까? 나도 먹고 싶다... 라는 부러움을 갖게한다. 아움... ㅎㅎ


마지막으로 페루의 매력은 현실에 감사하며 주어진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일 것이다. 빠르고, 경쟁하고, 부족한 듯 비교하며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피로감이란 누구에게나 있을텐데, 그러한 우리에게 치유와 위로를 던져줄 수 있는 곳은 바로 이곳 페루가 아닐까 싶다. 그들의 삶을 통해 그렇게 보이고 있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살아가는 그 안에서 또 삶의 행복을 찾는 페루 사람들에게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또 우리가 그로 인해 위로를 받게 된다.

여행을 한다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언어와 비용과 환경의 여러 제약이 있음에 이 책을 알고 읽으며 편하게 간접 여행을 다녀오게 됨이 나는 그저 감사했다.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잘 표현하여 나 또한 즐겁게 느끼게 해준, 그곳을 소개해준 작가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여행은 그 자체가 꿈이며, 우리를 끝없이 꿈꾸게 하고 때로는 꿈이 현실로 바뀌는 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행은 인간이 가슴에 품고 사는 우주를 확장시키고 내면의 성장을 도와주는 '길 위의 학교'다. 단언컨대, 한번 여행을 할 때마다 당신의 영혼은 깊어지고 넓어지고 모난 부분이 깎여 부드러워질 수 있다. 4%


"걱정마세요. 이 정도는 아마존에선 비 같지도 않은 비랍니다. 조금이라도 위험할 것 같으면 우리가 배를 띄우지 않았겠죠. 자연은 인간을 이유 없이 해치는 법이 없어요. 모든 생명체가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만큼만 내리는 비이니 오히려 감사해야죠. 24%


"젊은 아가씨, 우리의 땀이 곧 우리의 삶이에요. 인생은 그런거지요. 어디에서 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똑같아요. 중요한 건 가슴에, 그리고 우리의 영혼에 있죠. 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당신도 부디 행복하세요." 30%


바다처럼 넓게 펼쳐진 녹색 평원에 드러누워 있자니 내가 잔디가 되고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된 것만 같았다. 어쩌면 인간이란 애초에 잔디나 바람 같은 존재와 다를 바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그저 모든 것을 순리에 맡긴 채 주어진 삶을 살아내면 되는 것이다. 잉카 시대에는 너무나 현명한 방법으로 농사를 지어 척박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풍족한 삶을 영위했단다. 누구나 공평하게 가진 것을 나누고 적당히 일하며 쉴 줄 알았기에 싸움도 배고픔도 없었다는 태평천하. 도둑질이나 거짓말은 아예 생각할 수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기에 케추아 어에는 그와 관련된 단어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기가 태어나면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한 사람을 겸허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의식을 치르고, 사람이 죽으면 자연스런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 것을 축하하고 열심히 산 그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는 잉카인들. 영혼에 독이 되는 지나친 경쟁이나 치열함 따위는 던져버리라는 그들의 지혜로운 조언이 귓전에 울리는 것 같았다. 48%


'역사는 쉬지 않고 흐른다. 우리는 그 역사의 강을 따라 흘러가 버리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 인간들. 창틀에 소복하게 쌓였다가 바람 한번 불면 포로로 날아가는 먼지와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짧은 여행길 같은 인생에서 욕심 따위는 버리고 걸어도 좋다. 죽음도 너무 두려워하거나 애석해하지 말지어다. 그것 또한 삶의 일부인 것이니.' 48%


..'아툰파(Hatunpa)'라는 이름을 가진 감자 요리 전문점이었다. 겉모습부터 독특했던 그곳은 기껏해야 테이블이 다섯 개 정도 놓인 아담한  장소였는데, '감자요리 전문'이라는 점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페루는 감자의 원산지에 해당하는 나라로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천 종의 감자가 나는 곳이며 모두는 아니지만 그중 식용으로 쓰이는 것들은 맛 또한 기막히단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식당을 가도 감자요리가 있찌만 이렇게 감자 요리만을 메인으로 내걸고 영업하는 곳은 처음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주인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뭘 드시겠어요?'대신 '어느 나라에서 오셨나요?'라는 질문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던졌다. 그는 답을 들은 즉시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태극기와 일장기를 하나씩 가져와 테이블 한쪽에 꽂아주었다. 그러고는 종이로 된 테이블 커버를 씌우고 메뉴를 내려놓았는데, 그 일회용 테이블 커버에는 '감자'라는 말이 한글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언어로 국기와 함께 프린트되어 있었다.

64%


"물론이죠. 그냥 이 사람들의 일상이에요. 여기선 배고프지 않을 만큼의 양식만 있으면 싸울 일도, 욕심을 부릴 일도,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도둑질을 할 일도 없어요. 그저 산신들에게 감사하면서 인간의 숙명대로 주어진 현실을 살아낼 뿐이죠. 태양이 뜨고 비가 내리는 것을 비롯한 자연의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요." 81%


"그때가 참 좋았지. 근데 지금도 좋아. 미나야, 네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인생은 모든 순간이 그 고유의 가치가 있는 거란다. 겉으로 보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과 상관없이 의지를 가지고 추구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법이며 그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 늘 행복해라."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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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오후 - 시인 최영미,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네 편의 시
최영미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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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나는 아직까지 시가 가진 매력에 푹 빠진 편은 아니다.

오히려 잘 알기 어렵고, 맥락상 연결이 되나?싶은 생각도 들고, 은유와 비유가 설명없이 쓰이는 것도 많아서 이해하기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국어시간의 공포가 떠오르기도 한다.

<동시를 만들어보기> 국어시간이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을 쓰고 그것을 압축해서 쓰란다.

뭘 어떻게 쓰고, 압축을 하란건가?

자체가 내게는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도무지 시의 매력을 알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피하고 싶은 시간이었다.

창작이 되지 않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상태는 정말 괴롭다.

그래서 그 진땀나는 두려운 느낌이 아직도 내게 남아서 가끔 내 감정을 툭 치고 지나가듯 느낌이 살아있기도하다.


이 책을 집는 것은 어쩌면 모험이었고, 어쩌면 도전이었다.

물론 책을 가까이 하게 된 요즘은 단어 하나의 매력과 구절의 리듬감, 세세한 비유적 표현과 상징을 찾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는 내게 알 수없는 무언가의 수수께끼같고 미지의 세계같다.


저자가 나시를 입은 모습이 시원해보인다. 녹음을 뒤로한 배경으로 시집을 읽는 모습은 그야말로 나도 저렇게 시집을 즐겨봤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표지의 글과 같이 "처음 읽을 때는 웃었고, 다시 음미하면서 내 속에 울음이 고였다."할 만큼 감성적이고 싶고, 푹 빠지고 싶은, 그 시의 매력을 나도 맛보길 바라며.... 그렇게 조심스럽게 이 책을 들었다.



3가지의 주제에 따라 저자로부터 선정된 시들은 시와 함께 시인의 인생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저자의 삶이 두런두런 적힌 에세이집이다.

작가로써의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 아웃사이더임을 자처하며 문학계에 대한 비판도 살짝 들어가있고,

홀로 누워계신 어머님의 수발을 드는 삶도 있다.

강의를 나가는 모습도 있고,

축구를 즐겨보며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그의 일상이 평범하게 느껴지면서도 

시에 대해서는 무르거나 마냥 부드럽지는 않고

작품에 대해서는 섬세하고, 감성적이면서도

그저 관대하지만은 않은 깐깐함이 느껴진다.

 

시인의 인생을 알아야 그의 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p.72


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뿐 아니라 시인들의 이야기를 보탬으로 그 시가 어떻게 해석이 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람의 인생이 다 다르듯이 아무리 시인이라 할지라도 다른 삶들이 공존해 있다. 그래서 여러 다른 작품들이 서로 다른 사람들의 구미와 감정에 맞게 사랑받는게 아닐까 싶다.

나는 어렵다고 느껴진 시보다는 딱 봐도 알겠는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느껴지는 퍼시 비시 셸리의 <종달새에게>, 도로시 파커의 <베테랑>, 삶의 열정과 사회에 대한 정의가 생각이 나는 마야 안젤루의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가 개인적으로 좋았다.

몇년 전에 알게 되어 기억하고 있는 이 책에서 내가 유일하게 아는 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봤을 때는 반가웠다.

내가 숲에 서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길을 찾아가는 느낌, 길을 갈지 말지 고민하는 느낌,,,

그리고 나의 인생과 함께 연결되는 그 길...

오랫만에 다시 음미하며 그 시를 읽었다.


그리고 나는 어쩔수없이 밥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 가사같이 읽으면 쉽게 아는 게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걸 보며,

아직 시를 알기엔 내게는 아직도 가야할길이 먼건가? 싶기도 하다...

어쩔 수 없다....;; ㅋ


이 책을 차례만 보고 왜 우리나라 시는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취향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작은 소견으로 생각하기에 우리나라의 시의 경우 대부분 일제강점기 혹은 정치적인 시가 많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루지 않은 이유를 나름 납득했다.


하여튼 세계적인 명시를 다루어 그 시에 대한 이해와 시인을 접하게 된 건 그 어느 것보다 값진 독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깊은 감성과 섬세한 감정을 시에서 느끼는 건 참으로 신선했다.

또한, 감정의 최대한의 농축된 엑기스들을 느낄 수 있는데 시만한게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이 책의 휴우증(?)이라 할만한 것은

시가 조금더 lovely하게 보인다는 것.

그리고 책을 읽으며 리듬을 시처럼 타게 된다는 것..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아! 그리고 그냥 눈으로 읽을 때와 나름 목소리에 분위기 잔뜩 싣고 읽는 시의 느낌은 천지차이다.

부끄러워 하지 않고 정말 마음을 다해서 시인이 된 기분으로 분위기 잡고 읽으면 정말 이 책을 시들을 가장 최고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1행의 '아이들'은 문학적 자식들을 말한다. 그대의 머리에서 태어나 자라난 아이들이 어느덧 네 마음의 새로운 친구가 되어 있음을 발견할 게다. 자주 너의 아이들을(기록들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대에게 이로우며 장차 그대의 책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니.


망각에 대비해 너의 생각을 글로 기록하라는 시인의 충고를 영국은 외면하지 않았다. 서양 문명은 기록의 역사였다. 기록하는 자가 이긴다.

p.87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지

두 길 모두 갈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을 내려다보았네

저 멀리 덤불 속으로 길이 구부러져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러다 똑같이 멋진 다른 길을 선택했지,

그 길엔 밟힌 자국도 없이 풀이 무성하게 자라서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

하기야 그 길을 갔더라도

어차피 밟힌 자국이야 엇비슷했을 것이지만,


게다가 그날 아침엔 두 길 모두 똑같이

검게 눌린 자국 없이 나뭇잎들로 덮여 있었지.

아, 다음을 위해 나는 첫 번째 길을 남겨두었네!

길은 길로 이어지기 마련임을 알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올 날이 있을까, 나는 의심했다네.


나이가 지긋한 먼 훗날 어디에선가

한숨지으며 나는 그날 일을 이야기하겠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선택했지.

그러자 내 인생이 달라졌다고

p.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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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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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그의 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의 열기가 아직인데, 얼마 안되서 신작이 나왔다.

70의 고령, 암투병한 모습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의 필체에는 힘이 있고, 여유가 있고, 젊음이 있다.

이 책은 그의 에세이로 글쓰는 작가로써, 그간 암과 투병하던 삶을 통해 겪고 있는 외로움, 사랑 그리고 일상의 이야기가 쓰여있다.

책을 통해 그의 삶과 그리고 그의 생각, 느낌, 사물에 대한 통찰 등 여러가지를 엿볼 수 있다.


구성은 아래와 같다.

그냥 봐서는 저것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책에서 그 흔한 서문이나 추천사, 후기 등도 전혀 없다.

그냥 그 자신과 그 글을 함께 덤덤히 함께 해주는 정태련 화가의 그림이 있다.

오히려 이런 단순하고, 소박한, 깔끔한 구성에도 작가의 이야기와 생각이 숨겨있다는 생각도 든다.

 

 

 

처음 읽어봤다.

이 작가님의 책을....

그래서 스타일도, 취향도, 색깔도 전혀 알지 못한다.


나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산문을 좋아한다.

그림이 있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글로 가득한 책을 좋아한다.

그냥 취향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내 취향을 뒤집어 놓았다.


이 책을 받아 한숨에 들이키듯 읽어나고서 나는 한숨을 후우~ 내쉬었다.

중간중간 쉬는 숨을 들이고, 내쉬고 했지만,

그야말로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의 기분으로 이 책과 함께 정지되었다 풀려나는 기분이었다.

방탈출? ㅋㅋㅋ


이 책은 짧다.

그래서 좋기도 하다.

그런데 더 좋은 것은

짧지만 그 안에 정말 딱 핵심, 작가는 말하려는 그 알맹이만 골라내어 잘 배열해내어 우리에게 말한다.

그는 잘 전달했고, 나는 잘 전달받았다.

산만하지 않고, 두리뭉실하지 않고, 뱅뱅 돌리지 않는다.

아! 좋다!


문장이 시와 같이 리듬이 있는 듯하다.

숨이 막히게 하거나, 거칠게 몰아가거나 길을 잃게 하거나 어딘가에 올려놓고 우릴 내버려 두지 않는다.

독자와 함께 숨쉬는 느낌이다.

읽기가 참 편하다. 안정적이다. 배려받는 느낌이다.


이 책은 사이다다.

슬그머니 예의바르게 된 나,

슬그머니 말을 돌려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 뱅뱅 돌리는 말,

슬그머니 눈치보느라 말하지 못한 나

그런 나의 속을 그가 대신 터뜨려주는 느낌이다.

마지 속이 곪은 꽉찬 여드름을 짜내듯이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편견에서 살짝 뒤로 물러나본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반박할 생각조차 안하고 있는 말과 행동에서

'이럴 줄 몰랐지? 요것도 있지롱~'하고 말하듯

우리에게도 조금만 다르게 보는 여유를 갖으라고 하는 듯하다.


저자의 말을

상큼한 것을 배어물었을 때처럼 한 쪽 눈을 찡긋하게 만든다.

그의 표현은 내 가슴의 묵을 뒤집어 섞듯 뭉클한 무언가를 건드린다.

분명, 다른 책들에서도 이렇게 비유를 상징을 사용한 건 맞지만

유독 이외수 작가님의 몇 문장의 표현에서 찌릿하게 만드는 건

그가 좋은 글을 사람을 감동케 하고 읽을 맛이 있어야 한다고 한것처럼

그의 글이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읽는 몇 시간이 다른 것에서 느껴보지 못한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이 작가님의 다른 책들이 궁금하고,

이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넘긴게 후회스럽기도 하고,

(이건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럴수밖에 없었다고 핑계대고 싶음)

가지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에 다시 들어갔다 나온 이 느낌이 또 너무 좋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한, 시야가 탁 트이는 한가을 중턱에서

잠깐 멈추어 이 책을 들어보시길...

이 책을 들고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의 느낌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나는 글이나 책이, 읽는 이를 알게 만들고, 느끼게 만들어 깨닫게 만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는 쪽보다는 느끼는 쪽이 더 낫고, 느끼는 쪽보다는 깨닫는 쪽이 더 낫다는 믿음도 가지고 있다. p.16-17


타고난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타고나지도 않았고, 노력하지도 못했으며, 즐길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괜찮다. 훌륭한 관람객으로 존재하면 된다. p.26


배고픈 이가 밥을 달라고 할 때는

밥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목마른 이가 물을 달라고 할 때는

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창고의 음식을 잔뜩 훔쳐 먹고

뒤룩뒤룩 살이 찐 쥐새끼들이 더 처먹겠다고

지랄발광을 떨며 대면 때려잡는 것이 상책이다.

p.39



항해보다 어렵고 전쟁보다 치열한 인생,

사랑하나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p.57


그러면,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나아가 세상을 보다 나은 쪽으로 변모시키는 글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읽는 맛과 감동을 겸비하고 있다. 재미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달라고 말하는 것은 문자 고문을 끝까지 당해달라는 말과 같다. 대개 감동과 재미를 겸비한 글들은 발효된 진실이 배합되어 있다.p.86


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요즘이라고 왜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겠는가.

진짜 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의 말씀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 비늘만 번쩍거린다고 다 용은 아니다.

p.94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

1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착점을 할 때마다 심리적 동요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인간과 어떤 경우에도 심리적 동요를 느끼지 못하는 인공지능과의 대결은 인간의 패배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인간이 백전백승을 거두는 방법이 있다. 알파고의 전원 스위치를 꺼 버리는 것이다. 푸헐. p.98


글 쓰는 사람이 지적 혀영 다음으로 경계해야 할 악습은 잘 쓰겠다는 욕심이다. 자신의 능력은 감안하지 않고 청사에 길이 빛날 명작을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나 결심을 간직하고 글을 쓰면 결국 감동과는 거리가 먼 문자 노동의 결과물을 양산해 내게 된다. 감동이 없는 글은 죽은 글이다. 그러면 어떤 글이 살아 있는 글인가. 쓰는 이의 진실을 바탕으로 읽는 이의 사랑을 각성시키는 글이 살아있는 글이다. p.116


......나는 그 많은 직업들 중에 왜 하필이면 소설가를 선택했던가.

요즘은 썅칼, 비애감이 얼음물처럼 써늘하게 영혼을 휩싸는 순간들이 너무 자주 찾아온다. p.120


실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실력을 과시하는 일을 즐겁게 생각하고

실력이 탁월한 사람일 수록 실력을 과시하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글을 쓰는 일도 수행이요 밥을 먹는 일도 수행이다.

수행을 하러 이 세상에 와서 수행을 마치고 저세상으로 간다.

그렇다면 내 수행의 깊이는 어디쯤 도달해 있을까.

언제나 바보 천치가 부러울 따름이다. p.135


오늘도 할일이 많다. 다행스럽게도 나를 위해 할 일보다는 남을 위해 할 일이 태반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는 잠에서 깨어나면 제일 먼저 스케줄부터 확인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남을 위해 할 일이 있다는 사실에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남을 위해 한가지도 할일이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정말 견딜 수가 없다.

그건 내가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했다는 사실과 동일하니까.

p.143


..... 그러나 일단 일거리를 만나면 오래된 외투처럼 걸치고 있던 나태를 홀가분하게 벗어던진다. 그리고 집요하게 일거리를 물고 늘어진다. 물론 뜻대로 되지 않는 일거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될 때까지 물고 늘어진다. 지쳐도 일손을 놓는 경우는 없다. 에너지 충전을 위해 잠깐 휴식을 취할 때도 일거리에서 시선을 떼는 법이 없다. 물론 성취하고 나면 다시 나태 모드로 돌아간다. 일거리를 다 해치운 성취인의 나태는 행복이라는 이름의 방바닥에 깔려 있는 솜이불이다. 적당히 부드럽고 적당히 혼곤하며 적당히 자유롭고 적당히 방만하다. 그러나 나로서는, 성취 이전의 나태를 용납할 수가 없다. 그것은 솜이불이 아니라 가시방석이기 때문이다. p 157


책은

사람을 알게 만들고

느끼게 만들고 깨닫게 만든다.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지 않으면 얕은 앎,

얕은 느낌, 얕은 깨달음에 머무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부끄러움조차 모르게 된다.

책은 우주로 연결된 통로다.

p.186


담 너머로 지나가는 뿔만 보아도 사슴인지 염소인지 아는 사람도 있지만

바닷물을 다 퍼마셔야 아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는 것이 다는 아니다.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자주 쓰지만

아는 거에 가려져 진체가 안 보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깨닮음에 비하면, 안다는 단계는 참으로 부끄러운 단계다.

먼 산머리에 떠 있는 조각구름 한 덩어리,

무슨 거처가 있겠는가.

p.201 

 

 

출판서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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