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부터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이권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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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터넷서점에서 이 책을 다루는 것을 발견했다.

책 읽기부터 시작하는 글쓰기라...??

가지를 책 제목에 다룬 게 인상적이어서 궁금해졌다.

권수를 정해 책을 읽고 그것들에 대해 쓰기로 나름 기회를 만들고 실행한지 1년이 넘었다.

그러면서 읽기와 더불어 자연스레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책을 읽었다고 표시만 하려고 쓴 글쓰기가 '나도 글을 잘 써보고 싶다'라는 바람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맞이한 것이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에 관련된 책은 소개가 넘쳐난다. 저자가 말하는 것과 같이 독서인구가 과거에 비해 적어졌는지는 몰라도 읽는 이들에게는 글쓰기가 여전히 독서와 더불어 뗄 수없는 '실과 바늘'과 같아서 글쓰기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이 책은 오직 책읽기만 혹은 글쓰기데만 초점을 둔 책들과 구별된다. 책읽기와 글쓰기의 관계를 밀접하게 여겨 두가지 모두를 강조한 것이 확실히 차별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큰 챕터는 딱 두가지다.

제 1부는 무엇을 읽을 것인가 - 잘 읽는 법,

제 2부는 어떻게 쓸 것인가- 제대로 쓰는 법

이렇게이다.


1부에서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책읽기의 기술을 고전을 인용하여 다루고 있다.

또한 글쓰기와 연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법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글쓰기의 기본과 글쓰기의 요령을 다룸으로 우리가 글을 막연하고 어렵게 여기게 될 때 글에 대해 틀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글쓰기의 방식을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글을 구성하고 전개하는 글쓰기를 말한다.

책을 잘 읽고 싶어하는 사람과 제대로 쓰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두루 만족을 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마지막으로 다루는 '이제, 독후감과 서평에 도전하자'!!

책을 읽은 후 감상문의 필요성은 누구나 알 것이다. 하지만 '쓴다'는 것에서 무언가 거창한 것을 다루고 기록해야할 것같은 부담감에 선뜻 쓰지 못한다. 그렇게 쓰기를 머뭇거리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챕터이다.

어려운 글쓰기라는데에 서서히 접근하도록 저자는 친절히 방법을 제안한다. 

또한, 여기서는 서평을 쓰는 걸로 주로 글쓰기를 하는 내게 서평이 무엇인지 서평을 쓸 때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생각과 태도로 책에 접근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동안은 기한을 맞추는 일, 내 독서목표량 등의 어떤 목적에 따른 독서와 글쓰기가 될 때가 많았다. 그래서 기본적인 주장과 해석보다는 전반적인 이해로 서두른 감도 없지 않았다. 고백하지만 충실한 글쓰기였다고 자신하지 못한다.

이런 점들을 되돌아보고 글쓰기에 반성하며 성실하게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저자가 이야기 한 것들을 요약하자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충실하고 비판적인 시각에서의 제대로 된 읽기가 기반이 된다. 하지만, 그 읽기는 능동적인 행위인 쓰기를 동반할 때 더욱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독서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읽기와 쓰기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기존에 책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그들 개인적인 사유와 경험을 다룬 책이었다면, 이 책은 그런 점에서도 구별된다.  독서평론가이자 글쓰기 관련 강의를 하는 전문가인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 보다 체계적이면서도 다양한 자료들을 근거로 우리에게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그의 문장이 꼼꼼하고 정돈된 것을 볼 때 전문가스러움이 느껴진다. 제대로 된 독서와 글쓰기를 알고 싶다면 읽어보고 저자의 안내대로 따라해보면 상당한 도움이 될 듯하다.

'글쓰기와 읽기는 다르며, 그중 하나부터 잘하자'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읽기와 쓰기에 새로운 인식을 주고 조금더 이것들에 친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쓰기'에 관련된 책이어서 이 글을 쓰는게 몹시 부담되고 자신이 없어졌다는 건... 안비밀.^^;

하필 이 책을 읽고는 뭔가 쓸 준비를 안했다는건 또 안타까운 일...^^;

 

그렇다면 흩어져 있고 넘쳐나고 흘러 다니는 정보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수많은 정보 가운데 의미 있는 것을 골라내는 눈입니다. 그리고 무관해 보이는 정보를 엮어서 유관한 그 무엇으로 다시 만들어 내는 능력입니다. 이런 안목과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책을 읽어나가야 합니다. 가장 작고 낮은 단위의 정보에서 시작해, 가장 크고 높은 단위의 지식으로 끝나는 것은 오직 책 뿐이기 때문입니다. p.18


모르면 스스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하고, 그 말에만 따라 살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에는 다른 사람의 명령대로 살아가는 꼭두각시 같은 인생이 되고 맙니다. 이런 삶을 일러 자유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결정해 살아가려면 두루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홀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책읽기가 바로 이런 삶을 가능하게 하지요. p.38


그러니, 우리 삶은 <삼국지>의 삶과 <서유기>의 삶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길로만 가지 아니하고 두 길을 다함께 걸으려 해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현실적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여기에만 빠지지 않고 진정한 것에 대한 열망에 충실해야 합니다. 어렵지요? 당연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 양극의 팽팽한 긴장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느 한 길로만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온고하면서도 지신하고, 지신하면서도 온고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온고는 말씀의 길, <서유기>의 길일 수 있고, 지신은 욕망의 길, <삼국지>의 길일 수도 있습니다. 두 길 가운데 한 길을 버려서도 아니 되고 팽팽하게 맞서 있는 두 길 사이에 있는 작은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것을 일러 옛사람들은 중용이라 했지요. p.46


이제 고전을 우리가 읽어야 할 이유가 드러난 셈인가요? 참고서를 보는 것은 답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맞습니다. 바로 질문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학교 교육에서는 답을 찾는 훈련을 참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질문하는 법을 배우지는 못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왜 중요할까요? 질문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지금 있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 더 나은 무엇인가를 찾으려는 노력이 바로 질문으로 나타나는 법입니다. 더욱이 질문은 지적 호기심의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떡하든 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고전에는 질문과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바로 이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그것을 해결하는지 그 과정을 익히는 것이지요. 답이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 고전 읽기의 참된 모습인 셈입니다. p.67


공부의 목적이 어디 있는가에 따라 우리가 볼 책은 이렇게 달라집니다. 길을 찾기 위해 그리고 그 길을 걸어 궁극에 참된 사람이 되려는 열망 없이 공부할 적에 우리 책상에는 입시나 처세와 관련된 책만 켜켜이 쌓여 있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 대목에 이르러 우리 앞에 놓여 있어야 할 책이 무엇인지 금세 알 수 있지요. 고통받는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도록 이끄는 소설이나 언어 감수성을 세련되게 해주는 시, 우리가 이루어야 할 바람직한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사회과학책, 더 깊고 더 넓게 그리고 더 논쟁적으로 사유하는 힘을 길러주는 철학책이겠찌요. p.84


저는 지금 해리 포터 시리즈를 무조건 재미있게만 읽지 말고 비판하며 읽자는 말을 에둘러 한 셈입니다. 그 가운데 타고나 ㄴ것에 대한 작가의 긍정적 설정을 다른 시각에서 비판하고 있찌요. 책은 본디 이렇게 읽는 겁니다. 작가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꼼꼼하게 읽어보는게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문제를 찾아내고 시비를 걸며 작가에 도전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p.116


오랫동안 우리는 읽기만을 강조해왔씁니다. 워낙 안 읽었고 읽을 여유도 주지 않았고 읽을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의 가치를 깎아내릴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읽기만 강조하다 보니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람은 수동적인 행위를 할 적보다 능동적인 행위를 할 때 더 즐거워하고 더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기실 읽기는 아무래도 수동적 행위입니다. 지은이가 마련해놓은 논리의 줄기를 따라 읽어가며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작가가 감춰놓은 복선을 들춰내어 주제와 상징을 해석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지식과 감성의 수준을 높이려고 읽는 책은 대체로 수준이 높습니다. 여러모로 힘든게 사실이지요. 이러다 보니 책읽기에서 멀어지는 면도 있었지 않았나 합니다.

 저는 관점을 바꿔보자고 제안합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사유를 논리체계를 갖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쓰기를 익히는 과정은 읽기 못지 않게 어렵고 쉽게 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읽는 이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얻은 힘을 바탕으로 해 쓰는 사람이 됩시다. 특히 읽기가 의미의 수용이라면, 쓰기는 의미의 창조입니다. 쓰기는 능동적인 행위이잖아요. 남에게 설득당하기보다 남을 설득하려는 일이니까요. 무슨 일이든지 능동성을 띤 행위는 좀 더 기쁘고 행복하기 마련입니다. 그 어떤 희열보다 창조적 행위를 능동적으로 했을 때의 기쁨이 제일입니다. 바로 이 점을 주목하자는 겁니다. '읽자'를 강조하기보다 '쓰자'를 강조해보자는거죠. 수동보다는 능동을, 수용보다는 창조에 방점을 찍자는 말입니다. p.136-137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p.154


"당신의 글쓰기를 누르던 자아라는 짐을 벗어던지는 순간 당신은 인간적 감정과 인생의 단면이라는 파도를 타고 더 큰 조류를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지요. 나타릴 골드버그가 강조한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손을 계속 움직여라. 그러지 않으면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둘쨰,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떠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셋째,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넷째,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두어라. 다섯째,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여섯째,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p.161


서론은 기본적으로 가볍고 날렵하면서도 짧게 쓰는 게 좋습니다. 익숙해 질 때까지는 전체 글의 5분의 1정도만 서론이 되도록 노력해보아야 합니다. 서론을 구상할 적에는 먼저 서론의 핵심인 문제제기를 확실히 하고, 읽는 이의 관심을 끌 만한 화젯거리를 생각해보는 게 낫습니다. ... 결론은 글 저넻의 주제의식을 단 한 줄로 정리할 만한 구절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잘 쓰인 결론은 지금껏 해온 논증의 필연적 귀결이면서, 서론과 본론을 종합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p.182-183


문장론 십계명

첫째, 문장이 길면 짧게 줄여야 합니다. 복문을 쓰지 말고 단문을 써야 합니다.

둘째, 한 문장에는 하나의 생각만 담아야 합니다.

셋째, 미사여구가 좋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넷째, 수동태는 가능한 한 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말 문법에는 수동태가 없습니다.

다섯째, 영어의 영향을 받아 '만들다'가지다'를 남발합니다. 문맥에 맞게 다양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여섯째, 강조하기 위해 '~ㄴ것이다'라는 어투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이다'로 맺는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

일곱째, 접속어는 가능한 한 적게 쓰는게 좋습니다.

여덟째, 주술관계가 명확한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홉째, 부사어가 자주 나오면 글의 격이 떨어집니다.

끝으로, 항상 읽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을 그야말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p.183-184


그렇다고 반드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독후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일상과 책 그리고 사유의 결과를 오롯이 글에 담아내는 훈련을 꾸준히 해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책을 이해하는 능력과 글 쓰는 실력을 동시에 높여준다는 점은 기억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p.214


앞의 글을 기초로 서평이 갖추어야 할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평 대상 도서를 제대로 분석해 공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분석할 때는 지은이의 핵심 주장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드러내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 책에 담긴 지은이의 독창적인 해석을 잘 드러내고 그것의 가치를 평가해야 합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서평이라면 미리 책을 읽은 이(프리뷰어)로서 미덕을 보여주어야 하는바, 책의 내용을 정확하면서도 간결하게 요약해주어야 합니다.

-평가를 할 적에는 그 책의 미덕과 한계를 균형 있게 드러내주어야 합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에 부족한 점이 있따면 이를 정확히 지적해주어야 하며 분석이나 설명에 오류가 있따면 이 또한 말해주어야 합니다.

-저자가 펴낸 기왕의 저서에 대한 정보, 이를 통한 저자의 특성을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독자의 선택과 이해를 돕는 데 서평의 일차적 목적이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거나 입장이 다른 책을 소개해주어야 합니다.

-저자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한결같이 겸손한 자세로 서평을 써야 합니다.

p.224-225


.... 쓰려고만 하지 말고 잘 읽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평의 목적은 남의 지적, 문화적 성과를 평가하려는데 있지 않습니다. 잘 쓰려면 잘 읽어야 하고, 잘 읽으면 잘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서평 쓰기의 진정한 기본은 그러므로 잘 읽는 데 있습니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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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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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읽은 작가의 저서였다.

뭔가 빠르게 읽히도록 몰아치는 몰입감을 주는 것도 매력이지만

사물과 이해에 대한 남다른 인식과 독특함 또한 그렇기도 해서 작가의 글을 사랑한다.


그냥 한 스토리처럼 여기자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강렬하게 느껴지는 글의 한곳한곳이 지속적으로 뇌리에 남게 되는 것...

작가의 글이 뭐였더라 하며 떠올릴 때 그랬구나 하고, 그래서 작가의 책을 다시 잡게 된다.


이 책에 대해서 어떠한 분석이나 해석을 하고 싶지는 않다.

내 개인적으로 복잡할 것 같고, 더 많은 생각을 하기에 여유가 없어서다.


그냥 글 자체가 참 좋은 작가의 저서 중 하나이고,

글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사색과 삶에 대한 통찰을 고이 간직하고 싶은 책이다.


그냥 단순하게 몇가지 떠오른 생각들을 이야기하며 인물을 생각해 보면...


현금의 캐릭터는 거침없고 솔직하다. 그러면서도 매혹적인 매력이 참 멋지게 느껴졌다.

나와는 정반대의 사람이라서 더 끌렸고,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 할 수 잇는 그녀의 캐릭터가 동경이 되었다.

처음엔 그야말로 '나쁜 년'으로 여겼지만, 그녀 자신이 도덕적인 관습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에 대한 솔직한 인정함과 자신의 인생을 통해 끝없이 자신을 찾아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빈은 내성적이고 우유부단하며 비겁하다. 어쩔 수없는 환경에서 그는 얽매이고 능동적일 수 없던 삶에서 자신의 생명만큼은 자신에게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나는 그 부분에서 '그건 당신의 핑계일 뿐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있어서 그의 상황들과 그의 우유부단함이 이해가 되었지만, 자신의 환경에서 거스르기를 포기했던 그냥 자신을 내었던 삶을 그럴 수밖에 없음처럼 이야기 하는 그의 모습이 찌질해보이기도 했다.


영묘를 보며 과연 저 여자가 사법고시 공부한 사람이 맞을까? 싶었다. 자신이 속한 곳에서 그리고 절박함과 충격 속에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그녀만큼은 똑똑하고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할거라고 응원하고 기대했떤데에서 배신감을 느꼈다. 후에는 오빠를 힘입어 결국 시댁의 그늘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하지만 참으로 그녀의 삶은 시작부터 결혼이후 내내 씁쓸하고 개운치못하게 갑갑함을 남겼다.


아! 그리고 이 책에서 강하게 뇌리에 꽂힌 것은 '인간의 탐욕과 약육강식의 세계'였다.

인간의 상식과 존엄은 배제된 여러 상황들이 경악스럽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도태되고 당하는 약자들은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자 버텨보고자 애쓰고 비틀고 방황해가며 견뎌온게 영빈의 삶을 통해 보이는 듯하다. 서로가 속고 속이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소속을 향해 가는 우리네의 모습이 이 책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아서 씁쓸했으나 강렬했다.

뿌리와 본능의 힘은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점차... 이내 곧... 사그러든다.

그리고 어찌어찌 살아낸다.



 


"난 느네가 이사 갔다는 거 느네 집에 능소화가 피지 않는 걸 보고서 처음 알았어. 되게 섭섭하더라. 우린 느네보다 몇 년 더 그 동네서 살았거든. 어쩜 이사 갈 때 능소화까지 파 갔냐?"

"얘는, 멍청한 소리 하고 있네, 그때 우리 쫄딱 망해서 그 집 쫓겨났는데 무슨 수로 꽃나무를 파가냐? 파가길. 그 집 빼앗아 이사 온 아버지 친구도 우리 집에 전화 걸어 제일 먼저 한다는 소리가 어떻게 사느냐는 안부가 아니라 딴 정원수들은 다 잘 있는데 유독 능소화만 여름이 되도록 기척이 없다고 혹시 우리더러 죽이고 간 게 아니냐고 항의하는 소리였어."

"그럼 저절로 죽었단 말이지."

"저절로 죽긴 어떻게 저절로 죽냐, 자살을 한 거지."

"자살? 나무가 말이야?"

"그래 그 나무는 나를 좋아했으니까. 나를 좋아하지 않음 내 창가에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울 수가 있겠어. 우리 집 능소화처럼 화려하게 피는 능소화를 난 어디서고 본 적이 없어."

p.45


호적을 가르고 나서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내 안의 나태를 극복하는 일이었다. 나는 단순 소박하고 외롭게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구별이 안 되는 나태라는 악령 먼저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그런 생각이 들자 육체노동에 대한 갈망이 신흥종교에 대한 광신처럼 걷잡을 수 없이 나를 사로잡았다. 내가 이상으로 삼은 정직하고 순결하고 최소한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육체노동의 본이 농사였다. 본보기는 제대로 정했다고 생각한다. 생각만으로 벌써 딴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신바람이 났다. p.63


그렇게 복잡한 이유 없이도 충격 받으면 투병의지를 잃고 더 일찍 죽을까 봐 우려하는 착한 마음으로 환자를 속이는 경우가 실은 더 많다. 영빈은 그런 착한 마음에도 호의적이지 않다. 그가 죽을 병들었을 때, 그의 주치의나 가족이 어떡하든 그를 속이려 든다고 바꾸어 생각해도 그는 모욕감을 느낀다. 개인정보가 예금액서부터 지문까지 어딘가에 차곡차곡 입력되어 있을 이 공포스럽도록 발랑 까진 대명천지에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변고를 나만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내 몸은 무언가? 이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가장 확실한 나의 것이기도 하고 내가 일생 받들어 모신 나의 주인이기도 하다. 내 몸을 가지고 비록 자식이라도 나를 속여먹으려 든다면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p.154-155


삶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너무 적다. 영빈은 특히 자기가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자기 시간을 낼 수 없는 의사라는 직업도 그가 원해서 된 건 아니었다. 피할 수가 없어서 되었을 뿐이다. 결혼도 피할 수가 없으니까 했고, 일을 피할 수가 없어 휴식을 못해봤고, 여행도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여행만 해봤지, 여행이 목적인 여행은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태어난 것도 죽는 것도 선택은 아니지만 어떻게 죽느냐 정도는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p.155


"넌 참 좋겠다. 넌 아마 하고 싶은 말을 참은 적도, 생각에 없는 말을 꾸며댄 적도 없을 거야. 너한테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의사가 환자한테 바른말을 못하는 고민에 대해서 넌 어떻게 생각하니? 이를테면 조기 발견 못한 암으로 시한부인 환자에게 외국 같으면 당연히 당사자에게 알릴 것을 우리는 보호자에게 먼저 통고를 하고 보호자는 거의가 다 환자에게는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다들 왜 그렇게 속이려 드는지 모르겠어. 그것도 사랑의 이름으로. 생각해봐. 사람이란 거의 다 속아 사는 거 아니니? 사랑에 속고, 시대에 속고, 이상에 속고..... 일 생 속아 산 것도 분한데 죽을 때까지 기만을 당해야 옳겠냐? 이런 거짓말을 강요당할 때처럼 의사라는 직업에 환멸을 느낀 적도 없다니까."

"얘는, 그게 어떻게 거짓말이냐, 농담이지."

"농담?"

"그래 농담이지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다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들어서 즐거운 거, 그거 농담 아니니? 의사라고 농담하지 말란 법 있냐? 특히 너처럼 꽉 막힌 애는 농담 좀 할 줄 알아야 돼."

p.164-165


생활은 풍족했고, 노인들은 인자했고, 연못과 폭포까지 있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아이들이 깔깔대며 뛰노는 걸 한 폭의 풍경화처럼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다가도 문득 할머니를 위해라는 건 자기기만일 뿐, 이 고여있는 시간 속에 뱀눈처럼 숨어있는 건, 이 저택과 조 단위의 재산을 노리는 욕망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영묘는 자기도 그 욕망을 자기 것으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걸 간단히 포기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뿐이었다. 송 회장이 못 박았듯이 그걸 포기하는 건 바보짓이다. 그러나 바보 짓을 안 하려니까 자신이 서서히 박제(剝製)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진 건 또 어떡하나. 살아 있는 채로 생기는 야금야금 증발하고 꺼풀만 반듯하게 보존되는 과정이 영묘가 느끼는 오늘이 어제와 다른 유일한 변화였다. 이 젊은 나이에 자신이 박제가 돼버리도록 내버려두는 거야말로 정말 바보짓이 아닐까. 어떤 게 진짜 바보 짓인지 알아야 한다.

p.276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야 할 것 같아서 기어 들어간 안방에 큰 대자로 누워서 코를 고는 아내를 보자 영빈은 뒷걸음질 칠 것처럼 놀란다. 이건 얼마나 미련하고도 당당한 현실인가. 이걸 극복할 수 없는데 어찌 뜬구름을 잡을 것인가. 내 앞에 육중하게 버티고 있는 이 현실에서 내가 도망가봐야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 육중한 것일수록 인력이 세다는 걸 그는 몸 전체로 느낀다. 아내의 몸은 실상 조금도 육중하지 않다. 현금이보다 오히려 작다. 시숙이 백만장자가 됐다는 소리에 애가 떨어질 뻔하게 놀랄 정도로 간뎅이도 작은 여자다. 그러나 나의 영역에서의 저 당당함이라니. 아내의 몸 속에는아들 뿐 아니라 이 나라의 유구한 여성잔혹사가 압축돼 있다. 어찌 육중하지 않겠는가. 현금의 명령 한마디로 맥없이 물러나 내 힘으로는 털끝 하나도 움직일 수 없으리라. 그는 다용도 실에서 밤새 차게 식은 몸이 아내에게 닿을까 봐 침대 가장자리에 새우처럼 몸을 오그렸다. p.321-322


"멀리서 너희 집 쪽을 바라볼 때나, 너희 집에 올 때나, 네가 과연 거기 그냥 있을까 늘 불안해했었거든. 너와 나 사이의 불안은 이미 친숙한 감정이야."

"친숙한 불안도 있나. 친숙해질 수 없는 게 불안인 줄 알았는데."

"그래 그건 불안이라기보다는 전율이었을 거야. 매번 처음처럼 새로운....."

p.323-324


그러나 모르는 척해야 된다,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고도 모르는 척, 부부간의 파국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자기가 다 알고 있다는 걸 나타낼 수 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건 자신이 얼마나 너그럽지 못하고 융통성 없이 막힌 인간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 만치나 확실한 사실이었다. 그는 가족이라는 게 이렇게 엉성한 허구 덩어리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만약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가족이라고 대답하는 게 가장 정답인 걸로 돼 있는 모범적 시민에 지나지 않았다. 모범생이 다 그렇듯이 그는 정답에 약했다. 그래서 사실이 밝혀질까 봐 조심조심하는 건 아내가 아니라 영빈 쪽이었다.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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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생각을 제대로 말하는 법 -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마둥 외 지음, 이남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같은 때에 '말을 잘하는 법'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아보인다. 특히 무엇보다 도서신간에서 '말'에 대한 책이 많이 발간되는 것만 보아도 그 상황을 알 수 있다.

굳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면접, 회의, 발표(강의, 연설), 컴플레인 등 말이 필요한 곳은 우리 주변에 수두룩하다. 그 '말'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을 확실히 표현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강의와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며, 공유가 빠른 가운데 외모 뿐 아니라 '말'은 우리를 표현하며 우리 자신을 드러내며, 우리의 생각을 나타내는 한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말'에 대한 관심은 어쩌면 자연스러울 지도 모른다.

 

말이 생계에 지장을 주는 직업을 갖은 건아니지만, 그냥 평범하게 누군가와 사교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물건에 대한 컴플레인, 그리고 아이들과 이야기 하는데까지 말의 중요성은 누구 못지 않다.

상대의 말에 허를 찔렸을 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말을 하다가 내용이 꼬일 뿐 아니라, 재미있게 흥미롭게 표현하는데는 자신이 없고, '아 그때 이렇게 이야기 했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를 하는 등 상황에 부딪히곤 한다. 또한, TV나 매체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어쩌면 말을 논리적이고 청산유수와 같이 저렇게 잘하는지 '나도 저렇게 말 잘하고 싶다'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이러한 점에서 매력있게 느껴졌다.

말에 대한 아쉬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머리속에 있는 생각만 제대로 표현 할 수 있어도 말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줄어들것 같다.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말하듯 이 책은 '제대로 말하는 법'보다는 '제대로 생각하는 법'이라는 제목이 더 적합해보인다. 결국 말을 잘하려면 제대로 된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 책은 말을 잘하는 법칙을 이야기한다기 보단 말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지혜롭고 적극적이며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말할 것들을 생각으로 끄집어 내고 말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서 우리는 실수로 배우고 상황속에서 배우고, 심리를 분석해 배우고 융통성을 발휘함으로 배워야 한다.(13p. 발췌)

 

이 책은 다섯가지 화술에서 우리가 필요한 부분들을 습득하고 강화하여 상황에 따라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다섯가지 화술이란 소통, 설득, 협상, 연설, 토론 이다. 사실 '말'이란게 다양하게 사용되기 마련인데, 막연하게 생각될 수 있는 걸 이렇게 5분야로 나누었고, 각 말의 방식에 따라 우리가 하는 실수와 그리고 적합한 방법을 다룬 구성은 참 다채롭고 여러 방면에서 활용가능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실수의 예에서는 우리가 많이 범하게 되는 일들은 공감이 되는 것들을 잘 지적했다. 또한 방법제안에는 말이 일부 한계가 있는 독자들에게는 전혀 생각지 못한 Idea가 될 것 같다. 또한, 다루는 것이 양측의 상황과 사정을 다루기 때문에 보다 거시적으로 생각해 보며 말하기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통령 선거 후 연설을 다룬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정치적으로 치우침 없이 각 연설에서 우리가 취해야할 연설(말하기)의 태도를 잘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의 연설에서 주변인을 다양하게 다루고, '우리'라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은 기존에 우리가 매체에서 힐러리의 연설이 유독 부각되었던 것과 달리 새롭게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그 다음으로 힐러리의 연설을 다루었는데, 그녀의 연설은 우아하고 부드럽지만, 존재감을 지속시켜 패배 후에도 단결을 주장하는 담대하고 강한 것이었음을 이야기한다. 그것에서 말의 힘과 영향력을 생각해볼 수 있다. 트럼프 이후에 힐러리의 연설을 배열한 구성 또한 참 좋았다.  

 

이 책을 읽고는 사실 습득해야 할 말의 방식이 다양하고, 많은 생각이 필요할 것 같아 말에 대해 부담감이 더 느껴졌다. 각 방식을 상황에 따라 기억할 수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말은 사소한 습관과 무의식을 따라 익숙한 대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 책에서 다룬 대로 우리 스스로 생각해보며, 연습해보며, 실수해 봄으로 차차 화술을 다져보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의 습관과 무의식을 따라 자연스럽게 머릿속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치파숴>의 제 2회 우승자 추천의 말에 따르면 깊이 있게 생각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의견이 충돌할 때 처리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사람들과 조화롭게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모두 겸비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제대로 말하기'라고 한다. p.29

 

설득의 관건은 바로 상대방의 자주성을 존중하고 이용하는 것으로, 우리가 수용해주길 원하는 관점을 스스로 흔쾌히 받아들이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상대방이 심리적 방어 기제를 없애고 스스로 자신의 심리적 요구를 해결하게 하려면 '내가 너를 설득했다'를 '네가 너 자신을 설득했다'로 '내 생각이 네 생각을 바뀌게 했다'를 '네 생각이 업그레이드되었다'로 전환되어야 한다. p.36

 

관점이 정확하지 않으면 시작하자마자 실패할 수도 있다. 소통만 배우면 토끼처럼 연약해지고, 설득만 배우면 호랑이처럼 음흉해지고, 협상만 배우면 악어처럼 냉혹해질 것이다. 또한 연설만 배우면 공작처럼 잘난 척하기 쉽고, 토론만 배우면 고슴도치처럼 다루기 어려워 질 것이다. 당신은 개미처럼 날카로운 한쪽 모서리만 보고 도형의 전체 모습은 자기 보지 못했다. 당신 앞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아무도 그런 당신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고수와 맞붙으면 좋은 글로브를 끼고도 상대에게 KO패 당할 수 있다. 그리고 기절하기 직전에 상대방이 내뱉은 냉정한 말 한마디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이건 종합 격투기라고."

지고 싶지 않으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p.46

 

설득의 핵심은 권력이 상대방에게 있는 것을 항상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다. 권력을 가지지 못한 쪽에서는 어떤 우회 수단을 써서라도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설득은 설교도 아니고, 세뇌도 아니며, 기계적으로 폭력을 강화하는 데 의존하지도 않는다. 조언을 건네는 방식으로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논점을 도출하도록 해야 한다. 게다가 설득은 다른 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쓸 수 있다. 스스로 격려하고 자아를 성장시키는 수많은 과정 또한 사실은 설득하는 기술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p.47-48

 

우리에게 남을 비난할 권리는 없지만 자아를 표현할 권리는 있따. 그래서 같은 의미라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말을 자기의 상황을 설명하는 말로 교묘하게 바꿔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남을 불쾌하지 않게 할 수 있다. p.90

 

그렇다면 어떻게 권유해야 효과적일까? 여기에서 관건은 질문의 방향을 상대방이 '나는 왜 못할까'에서 '나는 왜 하고 싶을까'로 바꿔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p.119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 그들은 정작 당사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결과가 아니라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결론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은 한 사람을 완전히 철저하게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나아가기를 거부하는 사람을 격려할 떄는 결과에 대한 그들의 두려움을 없애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p.152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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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생각을 제대로 말하는 법 -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마둥 외 지음, 이남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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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개정판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수오서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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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있어서는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다.

그런데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이 책이 토론책으로 선정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사람이라서 못읽겠다며 거부하기는 그래서 읽어는 보기로 했다.


베스트셀러로 이미 유명한 책임은 알지만

보수적인 기독교신자로써

타종교의 지도자의 글을 읽는 것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어쨋든 성실함을 소지한 탓(?)에

읽게 되었다.


저자 스님은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를 하시고,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후에 종교학 교수까지 지낸 분이니 종교에 대해서는 하나둘 가리지 않고 관심을 두고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 덕에 많은 종교를 담없이 넘나드며 존경과 배움을 가리지 않는다.

이 책에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까지 적혀있는 것만 본다면 이분이 스님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불문하고

이 책을 또한 혜민스님이라는 이분의 이야기를 갈망하고 듣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폐쇄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안정감을 얻었다.

이전 책에 이어서 과민함으로 괴로워하는 내게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다시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종교를 떠나서

저자의 필력과 그 지혜를 힘입어

꼭 쥐고 놓지 않으려고 했던 내 고집과 편견들에 긴장감을 놓았다.

그러고나니 마음이 참 편했다.


무엇보다도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모습을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라는 것이었다.

사실 '이게 뭐야?'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익숙하지는 않다.

감정은 찰나와 같아서 그런 걸 인식하기도 전에 엎지러진 물과 같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엔 적어도 그렇다.

하지만 그 감정의 씨름을 놓치 않고 장기간 괴로워하는 그런 장거리달리기 같은 내 감정속성을 생각해보았다. 나의 감정을 바라보고 그 감정을 따라가 보는 것, 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조금더 나아진 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면

정말 그 이유가 충분하다 여겨진다.

그만큼 우리의 내면에서 막연히만 느끼던 것들이

글이라는 걸 통해서 구체화되고 속시원히 드러내졌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위로가 되고 격려로 힘이 난다.

또한 토닥여 주고 내게 무거운 짐같았던 것들을 가벼히 여기도록 도와주는 한마디한마디에서

아프고 괴로웠던 사람들이 용기와 힘을 얻었으리라 생각된다.


종교적인 시선이 아니라

한 인생의 선배로써 나를 이해해주고 지혜로운 말들을 두런두런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내가 그동안 고민하고 아파했던 것들에서 새로운 방안들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구를 미워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그 사람을 닮아가요.

마치 며느리가 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도

세월이 지나면 그 시어머니 꼭 닮아가듯.

미워하면 그 대상을 마음 안에 넣어두기 때문에

내 마음 안의 그가 곧 내가 됩니다.

그러니 그를 내 마음의 방에 장기투숙시키지 마시고

빨리 용서한 다음 바로 쫓아내버리세요.

p.62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냥 내가

약간 손해 보면서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십시오.

우리는 자신이 한 것은 잘 기억하지만

남들이 나에게 해준 것은 쉽게 잊기 때문에,

내가 약간 손해 보며 산다고 느끼는 것이

알고 보면 얼추 비슷하게 사는 것입니다.

p.63


누군가와 자꾸 부딪치면,

아마도 그 부딪치는 부분을

세상이라는 학교가 나에게 좀 닦으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누구를 싫어하면 왜 싫어하는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내 안에도 그와 비슷한 허물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p.65


사람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자기 인생을

끌고 가고 있다고 느낄 때 행복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 두 가지와

하기 싫은 일 두 가지를 한번 적어보세요.

관계와 상황에 끌려다니지만 말고 내가 주도해서

좋은 것은 예스, 싫은 것은 노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p.136


그러니 제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다른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남 눈치 그만보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하고 사십시오.

생각만 너무 하지 말고 그냥 해버리십시오.

왜냐하면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도 행복한 것이고

그래야 또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44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나는 그 정도는 다 안다.'에서 시작하므로

새로운 것이 들어갈 틈이 없는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나는 아직 모른다.'라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이니

더 큰 지혜가 쌓입니다.

p.152


한번 살펴보세요.

우리가 매일매일 쏟아내는 말들 중에

얼마만큼이 진짜 내 말이고

얼마만큼이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짜깁기해서

내 말로 둔갑한 말인가요?

나는 진짜로 나만의 말을, 얼마나 하나요?

진짜 내 말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가요?

p.214


무슨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보면

많은 열정을 가지고 일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런데 그 열정이 넘쳐서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노력과 선심을 쓰는 경우를 봅니다.

그런 경우, 꼭 역효과가 납니다.

왜냐하면, 내 마음의 중심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대에게 가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열정에 스스로 도취되어 상대를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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