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개정판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수오서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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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있어서는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다.

그런데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이 책이 토론책으로 선정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사람이라서 못읽겠다며 거부하기는 그래서 읽어는 보기로 했다.


베스트셀러로 이미 유명한 책임은 알지만

보수적인 기독교신자로써

타종교의 지도자의 글을 읽는 것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어쨋든 성실함을 소지한 탓(?)에

읽게 되었다.


저자 스님은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를 하시고,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후에 종교학 교수까지 지낸 분이니 종교에 대해서는 하나둘 가리지 않고 관심을 두고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 덕에 많은 종교를 담없이 넘나드며 존경과 배움을 가리지 않는다.

이 책에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까지 적혀있는 것만 본다면 이분이 스님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불문하고

이 책을 또한 혜민스님이라는 이분의 이야기를 갈망하고 듣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폐쇄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안정감을 얻었다.

이전 책에 이어서 과민함으로 괴로워하는 내게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다시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종교를 떠나서

저자의 필력과 그 지혜를 힘입어

꼭 쥐고 놓지 않으려고 했던 내 고집과 편견들에 긴장감을 놓았다.

그러고나니 마음이 참 편했다.


무엇보다도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모습을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라는 것이었다.

사실 '이게 뭐야?'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익숙하지는 않다.

감정은 찰나와 같아서 그런 걸 인식하기도 전에 엎지러진 물과 같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엔 적어도 그렇다.

하지만 그 감정의 씨름을 놓치 않고 장기간 괴로워하는 그런 장거리달리기 같은 내 감정속성을 생각해보았다. 나의 감정을 바라보고 그 감정을 따라가 보는 것, 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조금더 나아진 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면

정말 그 이유가 충분하다 여겨진다.

그만큼 우리의 내면에서 막연히만 느끼던 것들이

글이라는 걸 통해서 구체화되고 속시원히 드러내졌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위로가 되고 격려로 힘이 난다.

또한 토닥여 주고 내게 무거운 짐같았던 것들을 가벼히 여기도록 도와주는 한마디한마디에서

아프고 괴로웠던 사람들이 용기와 힘을 얻었으리라 생각된다.


종교적인 시선이 아니라

한 인생의 선배로써 나를 이해해주고 지혜로운 말들을 두런두런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내가 그동안 고민하고 아파했던 것들에서 새로운 방안들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구를 미워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그 사람을 닮아가요.

마치 며느리가 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도

세월이 지나면 그 시어머니 꼭 닮아가듯.

미워하면 그 대상을 마음 안에 넣어두기 때문에

내 마음 안의 그가 곧 내가 됩니다.

그러니 그를 내 마음의 방에 장기투숙시키지 마시고

빨리 용서한 다음 바로 쫓아내버리세요.

p.62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냥 내가

약간 손해 보면서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십시오.

우리는 자신이 한 것은 잘 기억하지만

남들이 나에게 해준 것은 쉽게 잊기 때문에,

내가 약간 손해 보며 산다고 느끼는 것이

알고 보면 얼추 비슷하게 사는 것입니다.

p.63


누군가와 자꾸 부딪치면,

아마도 그 부딪치는 부분을

세상이라는 학교가 나에게 좀 닦으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누구를 싫어하면 왜 싫어하는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내 안에도 그와 비슷한 허물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p.65


사람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자기 인생을

끌고 가고 있다고 느낄 때 행복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 두 가지와

하기 싫은 일 두 가지를 한번 적어보세요.

관계와 상황에 끌려다니지만 말고 내가 주도해서

좋은 것은 예스, 싫은 것은 노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p.136


그러니 제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다른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남 눈치 그만보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하고 사십시오.

생각만 너무 하지 말고 그냥 해버리십시오.

왜냐하면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도 행복한 것이고

그래야 또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44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나는 그 정도는 다 안다.'에서 시작하므로

새로운 것이 들어갈 틈이 없는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나는 아직 모른다.'라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이니

더 큰 지혜가 쌓입니다.

p.152


한번 살펴보세요.

우리가 매일매일 쏟아내는 말들 중에

얼마만큼이 진짜 내 말이고

얼마만큼이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짜깁기해서

내 말로 둔갑한 말인가요?

나는 진짜로 나만의 말을, 얼마나 하나요?

진짜 내 말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가요?

p.214


무슨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보면

많은 열정을 가지고 일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런데 그 열정이 넘쳐서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노력과 선심을 쓰는 경우를 봅니다.

그런 경우, 꼭 역효과가 납니다.

왜냐하면, 내 마음의 중심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대에게 가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열정에 스스로 도취되어 상대를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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