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 에이코 제인의 아리랑
백훈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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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단어 하나하나가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그래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이 거쳐간 곳 중 한 곳이 나도 한때 살았던 평택이었다는데에 왠지 모를 반가움이 있었다.

한 여인의 다사다난 했던 삶이 한 시대의 비극과 맞물려서 어떻게 이루어져왔을지 궁금했다.

젊었을 때는 대한민국의 뼈아픈 과거역사에 그다지 관심도 없었고, 굳이 그 아픔을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았었다. 남는 건 슬픔이요, 분노이었다. 나또한 그 지나간 역사를 되돌릴 수 없는 무능한 한 국가의 개인이기에 지난한 역사는 반가운 주제가 아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되었다. 내 나라에서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의 나라를 바라보는 시점을 가지고, 한국이 살아낸 지난 과거를 더이상은 되풀이하는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더라도 더 공부하고 더 느껴보고 싶고, 그 괴로움과 치열함에 부딪히고 싶어졌다. 그래서 소설을 통해, 인물을 통해, 역사를 통해 시대 곳곳의 아픔과 상처를 직시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마음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같은 시대적 배경이더라도, 다른 인생을 통하여 또 다른 극한의 삶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영자, 에이코, 제인은 한 인물의 이름이다. 그녀가 살았던 나라에서 가졌던 그녀 한명의 이름이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취했지만 일부러 꾸미지 않은 주 여사의 인생을 기록한 것이다.

소설의 구성은 대체로 시간을 따라 그녀의 삶을 비추지만, 프롤로그가 그녀 삶의 중간쯤으로 시작한데 이어서, 틈틈히 다른 시기가 등장한다.

때는 6.25전쟁 전후로 피난민이 되어 정착의 어려움과 이별의 아픔을 겪는 가족의 모습이 잘 나타나있다. 그로인해 가족을 떠나올 수밖에 없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부딪혀야 했던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강렬하고 드라마틱하게 전개했다.


소설은 쉽고 재미있다. 3인칭의 작가시점으로 주로 주여사에 중점을 두어 상황을 설명하고, 감정을 표현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주영자여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생각과 심리는 그들의 행동묘사만으로 짐작하게 한다. 주변에 대한 구구절절한 묘사가 필요없을만큼 다양한 사건들이 그녀의 삶에 조금의 틈이 없이 빽빽히 포진되어 있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그녀의 삶속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지?

이 책을 읽으면 지금 현실과는 다른 여성의 삶에 정답없는 질문들을 쏟아낼 수밖에 없다.

 가난, 여성인권유린, 분단후 폐허가 된 국가, 이산가족,,,, 우리 어른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걸 희망으로 붙들고 살아낸 걸까?

 전쟁이후 혼란의 시기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이기심, 탐욕, 불안, 두려움, 타락, 중독, 태만, 무기력함까지 인간의 극단의 모습들은 그 처참함을 더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인간의 도덕심 등 기준에 근거하여 각각을 비판하기 보다 씁쓸함과 탄식으로 반응하게 된다.

먹을 것 조차 없어 강냉이로 죽을 만들고, 굶주림에 처참했던 시기, 여러 남자들과 어른들로 인해 유린된 영자의 여성인권,아버지가 영자가 구타당하는 상황 속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을 보았던 때, 에이코 영자의 남편인 R이 두번의 베트남전으로 인해 그 인생이 돌이킬 수 없게 되었을 때, 남북이 갈라진 상황에서 편지 한통 조차 솔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주고 받을 수 없었을 때,,,,, 전쟁이 남긴 상처와 아픔은 책에서 구구절절히 드러난다.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극한의 상황(전쟁, 가난 등)에서 완전하고 한결같은 인간으로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더욱 씁쓸히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버림받고, 낙담하고, 좌절하고, 포기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모정의 힘으로, 태생적으로 지닌 긍정적인 에너지로 살아온 주인공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대단하다 여길 수 밖에 없다.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삶을 살면서 자신을 환경에 매몰하지 않고, 자신만의 의지와 지혜로 한걸음한걸음 극복해낸 그녀의 삶에 감탄이 절로 난다.

 

그녀의 삶은 그렇게 1년의 4계절에 비유되어 구성되었다. 춥고도 희망적이었고, 뜨겁고 쓰라렸으며, 그런 봄과 여름을 지나 결실을 맺기도 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삶의 위치에 올랐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도 든든히 설 수 있는 여유를 가진 그런 여성으로 그녀의 삶을 살아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로 시대의 아픔 뒤에 감춰있던 우리가 모르는 또다른 여성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여성의 취약한 인권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 그 모든 것들을 극복한 인물이 주인공이기에 여성이란 존재가 더욱 부각될 수도 있겠다. 또한, 페미니즘이 한 패러다임으로 다져지고 있는 시대상황을 볼 때 이 책은 주목을 받을만 하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세계적으론 세계대전과 국내전쟁으로 인한 부작용과 아픔들을 더욱 집중해서 볼 필요도 있다. 한 인간의 삶을 망가뜨리며, 그 가족과 사회를 더불어 무너지는 곳곳을 볼 때, 이념적 -혹은 요즘은 종교적- 여러 갈등의 해결방법으로 절대 전쟁을 선택하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많은 고난과 역경의 상황을 극복해낸 이가 한국인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의지와 포용의 모습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쳐준 모습에 감동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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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취침의 기적 - 엄마와 아이의 습관을 바꾼 탁월한 선택
김연수 지음 / 끌리는책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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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어린이집을 근 3년간 자차로 보냈었다. 그리고 최근에 어린이집 차량으로 이동수단을 바꿨다.

자차로는 10시 전후로 가게끔 했다.  하지만 어짜피 자차라 자유로운 편이어서 등원시간이 뒤죽박죽이었다.

어린이집 차량으로는 9시 10분쯤 차량을 탑승한다. 바꾼지 보름 정도 되었는데,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어느 정도의 시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가야 한다. 이렇게 아이들의 습관이 달라지다보니, 아이들을 일찍 자게 하고, 일찍 일어나게 습관으로 조정해야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린이집을 다니 듯 초등학교까지 다닐 수는 없으니, 조금 일찍 일어나게 하고 밤에도 조금 더  일찍 자게끔 변화가 필요한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워킹맘으로써 아이 3명을 키워냈다. 정말 1분 1초가 아쉬울 워킹맘이었을 텐데, 아이들의 생활과 자신의 생활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통한 판단으로 9시 취침의 습관을 10년간 유지시켜왔다. 그와 더불어 수반되는 다양한 습관들을 공개하여 9시 취침이 여러모로 효과적인 습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단 어느 것보다도 저자가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나의 교육관과 비슷해서 공감도 되었고,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1.밝고 건강하고 좋아하는 일에 열정이 있는 아이

2.예의 바르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3.성실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진 아이

4.인내심, 절제력, 끈기, 집중력 같은 비인지 능력이 뛰어난 아이

5.부모와 건강한 관계를 가진 아이

6.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

7.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한 아이


 저자의 상황상 아이들과 제대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평일에는 충분한 수면을 통해 건강한 신체와 심리적인 안정을 우선시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가장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주말에 보충해 함께 보냈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엄마 자신의 시간이 생김으로 엄마의 피로도 해소하고, 힐링하고 개발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조금 덜 짜증내고, 부부간의 사이도 좋아지는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동의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가령 아이들의 잠이 부족하면 컨디션이 좋지 않고 곧바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왠만하면 잘 때는 깨우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잠을 푹 이루고 난 아이의 컨디션은 상당히 많은 부분 회복된다. 컨디션이 좋아지면, 식사도 잘 하고, 놀기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논다. 정서적인 안정도 따른다. 

또한, 아이들의 취침을 위해 그 전 시간부터 준비하는데 저자가 말하는 방법들이 참고할만 하다. 책을 읽어주거나, 스트레칭 요가 간편한 운동을 하고, 스킨십, 자장가 불러주기 등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활용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사람의 습관을 바꾸는게 그렇게 쉽지는 않다. 그 한 습관을 위해서 소소한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습관을 위해 오랜 시간 끝에 체질화가 되어야 한다. 어른은 습관을 바꾸는 게 더 힘들다. 그 이야기는 반대로 아이 때부터 올바른 습관을 형성시켜줄 필요가 있다는 말도 된다. 그러할 때 또 다른 좋은 습관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도 9시 취침이란 좋은 습관을 위해서 이웃을 저녁늦게 만나는 걸 자제하고, 숙면을 위해 여러가지를  준비했다. 그리고 그 습관을 습관되게 하기 위해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9시 취침이 저자 가정 내의 몇 가지 긍정적인 효과(게임과 스마트폰 문제, 저축 소비 개념 등)와 연결된 다는 데는 조금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저자인 엄마와 아빠의 올바른 기준과 의지, 생각이 9시 취침과 더불어 만들어 낸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위 7가지와 같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데 동의한다면 이 책은 상당부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전에 자신의 교육관에 대해 한번 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하나하나 자신의 습관들을 형성하고 해 나간다면, 자신 스스로를 책임지고 건강한 신체와 정서를 가지고 자라날 수 있도록  부모로써는 최선의 상황을 제공한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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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키친의 맛있는 당뇨 밥상 - 대한민국 No. 1 당뇨 식이요법 ‘닥터키친’의 소문난 레시피
닥터키친 식이연구소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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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몸이 건강한 체질이라 병원을 거의 안가는 편이다.

환절기 감기 외엔 별다른 큰 이상 없이 건강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해 왔다.

그런데!

임신을 하고 임신 중반즈음 임신성당뇨 판정을 받았다.

첫째아이 때에 이어서 둘째 때도 피할 수 없었다.


산부인과 선생님은

임신기간에 인슐린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될 수 있고,

출산 후에는 정상적으로 돌아올 거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에 걸린 여성은

출산 후에도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가게 된 당뇨전문병원에서 들은바로 

임신성 당뇨인 사람들은 원래 췌장기능이 약한 사람들이 걸린다고 한다.

아직 당뇨는 아니지만, 나 또한

검사 때 공복 100을 찍어 '당뇨전단계'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젠 정말 안심할 수 없는 조심해야 할 단계이다.

당뇨단계에 들어가면 이젠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이 책에서도 임신성당뇨에 대해 다루면서

제 2형 당뇨병이 될 위험을 경고한다.

이제는 식이조절 및 운동은 피할 수 없게 되어 더욱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총 7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part01. 당뇨, 제대로 알아야 이길 수 있다.

part02. 당뇨 치료는 건강한 밥상에서 시작된다

part03. 친절한 당뇨외식 가이드

part04. 매일 당뇨 밥상

part05. 한 그릇 요리

part06. 외식 일탈 요리

part07. 도시락, 간식


​특히, 당뇨에 대해 기초적인 개념부터 오해하는 것까지 차근차근 쉽게 설명되었다. 혹시나 당뇨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이나 환자 가족도 이 책을 통해서 당뇨에 관련해서 알기 쉬울 것이다.

임신성 당뇨를 앓았을 때, 까페와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된 지식을 몇 년 만에 떠올리고 되새기게 해 준 책이다. 오히려 전문인들이 만들어보고 검증한 내용과 식단이라 신뢰할만하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임신기간 동안 식단조절을 하고 지냈지만,

출산 후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말만 믿고 관리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내키는대로 무분별하게 행했던 습관들이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지적되면서

점차 습관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밥을 굉장히 좋아해서 밥양이 많은 편인데 작은 밥그릇 사용으로 줄이게 되었고,

식후에 항상 찾던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시고 즐기던 커피믹스를 줄이고 있다.

되도록 중식과 튀김음식을 피하려고 하고,

나물 등 밑반찬을 만들어서 섭취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건강할 거라고 생각된 스님들인데!!

되려 당뇨병에 많이 걸린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생각해보면

고기를 거의 안드시고,

채소 및 탄수 위주로 드실거기 때문에 당뇨는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이 당뇨밥상 책 중에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당뇨환자도 맛있게 먹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대체할 수 있는 식단을 소개한다.

아주 정갈하니 맛있어 보인다.

또한, 혈당이 튀는게 두려워 꺼려지는 음식이라도,

간절히 먹고 싶다면!

이 책에서 팁을 얻길!


그래도 아쉽다고 할 수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맛있는 당뇨 밥상, 일탈요리, 도시락 등에서

'이렇게 먹어도 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만큼

다양하고 건강한 대안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남편이 보더니

맛있어 보이는지

해달라고도 하고,

본인이 내게 해주겠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나또한,

맛있는 밥상과 당뇨관리 밥상에서 주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냉장고에 현재 있는 재료로도

충분히 가능한 건강하고도 맛있는 밥상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서

몇 가지 음식을 찍어놓았다.

 

의료계 쪽에 몸담고 있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당뇨는 합병증 때문에 무서운 병이라고 한다.

최악의 경우는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도 이르기 때문에,

먼저 제대로 알고 예방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

정보와 실질적인 메뉴선정, 소개로

잘 구성된 이책!!

추천해 추천해!!


대한민국의 당뇨위험군 900만,

그리고 당뇨인 500만명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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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평전 - 문익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 문익환 평전
김형수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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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학을 공부한 적이 있다. 그 , 지나가며 민중신학이라는 걸 얼핏 들은 적이 있다.

한국기독교 흐름을 보면 심하게는 기복신앙적인 면이 있기도 했으면서도, 말씀을 강조하는 복음주의적인 분위기가 대체적이었다. 현재는 조금 달라졌는지 몰라도, 당시 위의 분위기에 익숙한지라 사회참여적이고, 민중이란 단어가 사용된 기독교는 낯설게 느껴졌었다.

 말씀에 충실하며 양을 위한 삶과 더불어 사회적인 참여에 앞장서셨던 문익환 목사님의 삶을 책에서 보니 다시끔 '민중신학'이란 그 단어가 떠올랐다.


'민중'하면... 데모, 권리 쟁취, 투쟁 이런 분위기가 떠오르니 -매체를 통해 부정적인 인식을 받아온 내게- 그다지 반가운 단어는 아니었다.

하지만 문익환 목사님의 삶을 천천히 살펴보노라면, 목사님의 삶에서 일제치하, 전쟁, 사상대립, 분단국가 등의 큼지막한 사건과 갈등이 있었다. 그 안에서 그의 고뇌끝에 선택하고 소명이라 여겼던 발자취를 보면, 민중이란 단어는 과하지도, 거부스럽지도 않다.


1918년 6월 1일. 목사님의 삶이 시작된다.

으레 다른 위인들의 출생지를 생각할 때 독특하다 여겨지는 것은 그가 북간도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도 아닌 것이, 중국 혹은 만주 지역 태생으로 본인은 출생지에 그다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셨다지만, 그 안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으려했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활동하던 지역이 그리고 부모님, 동네가 독립군들을 보호하고 섬겼던 환경덕분인지 조선에 대한 정체성이 확고했고, 민족과 조국에 대한 사랑이 그에겐 당연했다. 일제가 원하는대로 순수히 자신들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고, 그 고민을 따라 선택한 그 길을 충실히 나아갔다. 해방 후에 사상적인 갈등으로 가족들이 남하했음에도 그는 끝까지 그곳에 남은 양들을 위해 남아있었다.


20세기 초, 제국주의 기류와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역사 속에 놓여진 사람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건 박완서 작가님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였다. 그냥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과거였다고 여겼고, 참혹한 역사의 한 장면이라고 너무나도 무심하게 씁쓸히 여겼던 것이 단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그런데 그 상황이 데자뷰처럼 이 책을 통해 다시 펼쳐졌다. 일제강점에서 해방이라는 반전의 얼떨떨함이 가시기도 전에 다른 혼란(전쟁)으로 악상황이 연속되는 가운데 어떻게 나를 지키고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먹고살기에 연연할 수 밖에 없는, 나 자신을 지키기 조차 버거웠던 그 시절에 고민이란 에너지를 쏟을 힘이나 있었을까?

그런 점에서 문익환 목사님의 삶의 곳곳을 꾹꾹 누르며 고뇌하고, 행동했던 삶은 단순하고 쉽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윤동주, 장준하 콤플렉스가 있다고 입에 달며 하신 말씀은 무언가 씁쓸함을 남긴다. 심지가 곧고 건강한 성정에 꿈쩍하지 않을 것 같은 그의 삶에서 열등감을 느끼고, 동료들을 의식하며 살았던 그의 삶은 그러면서도 무언가 솔직하며, 인간적이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도 그가 시대적인 아픔과 위기 속에서 무언가 책임감을 느꼈고, 또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하고 나라와 민족을 사랑했던 마음에서 온 갈등과 번민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있어서 그의 삶은 연속적이고도 올곧다.  남하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회를 하고, 성경을 번역했다. 또 목회와 신학에서의 신을 벗으면서도 하나님의 소명이 과거와 이어져 이웃과 나라를 향한 삶으로 끝내는 마무리한다. 그의 생애 처음부터 예수님의 분부와 같이 하나님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 이웃을 사랑했다. 그에게 주어진 일이라 생각하는 일에 그야말로 최선을 다했다. 다른 이들이 꺼려하고, 두려워 하는 일들을 기꺼이 나섰고, 체포나 감옥수감을 두려워하지 않고 통일을 위해 힘썼다.


2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31.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마가복음 12장 29-31절]


그의 민족과 나라를 사랑하며 했던 실천적인 행동들을 읽으니, 현재 한층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떠올랐다. 목사님이 이런 상황들을 보셨다면 참 흐뭇해하셨겠구나 싶다. 조금 더 과거로 가서 대통령 탄핵과 한층 성숙해진 민주화 현실을 보셨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왜 그의 탄생 100주년에 문익환이라는 인물에 주목하는지 읽고나니 이해가 된다.

종교적으로는 작은 예수로의 삶을 살았고, 사회적으로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누구보다도 낮은 삶을 살았다.

처절한 상황에 내몰려져 있음에도 굴하지 않고, 그 모진 역사를 살아낸 분이었다. 그런 분을 불행히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고, 다행히 이제라도 알게 되었다.


 평전이란 장르는 사실 처음 읽어봤다. 처음에 단순히 위인전 같을 것이라고만 여겼는데, 그와 달리 작가의 평가와 문체가 상당히 적용되는 장르라는 것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저자의 필력, 표현력이 감탄스럽기도 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의 굵직한 획을 그은 역사 한 면 한 이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훑어져서 역사와 인물을 재발견할 수 있음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간 정치적인 상황들로 많은 부분 은폐되고 변질되었을 사건과 인물이 이 책을 통해서 빛을 발한 듯해서 의미있었다.


그를 표현하는 '늦봄'이란 단어, 그리고 무화과라는 비유 등이 가슴에 먹먹하게 다가오며, 그를 떠올린다. 또한 지금 살아가고 있는 민주화의 이 시기의 기반을 다져준 한 현대사의 위인의 치열하고 생생했던 삶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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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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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강렬할 끌림이 있다.

바꿔말하면 모든 인생에게 글쓰기가 필요하다? 그럼 내 인생도??

특별할 것 없었던 내 인생이 갑자기 환해지는 느낌이다. 글쓰기를 통해서일지 아니면 내 인생에 대한 재발견일지 아니면 둘다일지 모르겠지만, 글쓰기의 필요성을 단 한 문장으로 강하게 어필한다.


이 책은 저자가 말한대로 '행복과 성장과 치유'를 위한 글쓰기를 주제로 한다. 글쓰기에 대해서 어떤 팁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주제대로 글을 통해서 행복해지고 치유되고 성장하는 계기를 저자는 마련해준다. 부록으로 담긴 글쓰기 프로그램(자아탐색, 행복설계)를 보면 그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은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한 하루하루 글쓰기, SNS 일상 업데이트, 성경필사 이야기 때문였다. 나는 저자처럼 책까지 쓸만큼은 아니지만, 저자가 언급한 글쓰기가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울만한 팁들을 얻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간 글쓰기관련한 책을 읽어왔다. 글을 쓰는데 있어서 지켜야 할 것, 피해야 할 것들 같은 방법론적인 도움을 많이 얻었다. 그와 달리 이 책은 글쓰기를 조금더 친숙하게 접근하게끔 유도한다. 어렵게 시작하지 않는 일상에서의 메모부터 나 자신을 알고, 상처를 치유하며, 행복하고자 하는 하나하나의 글이 모여 저자가 말하는 삶을 바꾸는 글쓰기가 되는 것이다. 매일 솔직하고 자유롭게 쓰는 것! 이 정도라면 해볼만 한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하루하루 글쓰기를 실현하기로 결심했다. 성경필사도 더욱 힘을 다해 쓰기로 했다. To do list를 통해 나 자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관리하고 주도하려고 하고 있다. 지속해봐야 알겠지만, 생각보다 짧은 기간 안에서 큰 변화를 가져다 준 셈이다.  


 과거에 내가 힘들 때마다 일기를 적은 게 기억났다. 이별했을 때, 회사에서 힘겨운 일을 겪었을 때, 엄마와 싸웠을 때, 친구에게 서운했을 때,아이를 재우고 나서,,,, 그 어느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말을 아무말 없이 들어주는 종이에 주절주절 적어내려가며 함께 눈물콧물 짜냈었다. 물론 과거에 내 일기장을 누군가가 읽어버린 기억 때문에 진짜 모든 것을 까벌릴만큼 솔직할 수는 없었다는 점에서 조금은 아쉬웠다. SNS는 그런 남을 의식하는 면에서 내 심정을 고스란히 담기 어렵기도 했다. 물론 비공개 글을 많이 이용하기도 했지만^^;

 어쨋든 그렇게 삶을 견뎌왔고, 지나쳐왔다. 그래... 그렇게 스스로를 글쓰기로 다독이며 여태까지 왔다.

그리고 결국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나는 책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내 자신의 감정과 상황, 생각의 과정들을 담아두고 싶어서 기록하고 적어내려간다. 이 책을 통해 지난 나의 행위들이 정리되었고, 쓰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글쓰기가 더욱 즐거워졌다.


<치유의 글쓰기>를 보니, 최근에 친정 부모님을 간격을 두고 보내드린 친구가 생각났다. 침착하고 조용하지만 당찬 그녀가 "언니 나 우울증 오면 어떻하지?"라고 했던 말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다. 그런 중에 저자가 말한 것처럼 글쓰기가 치유와 이 과정 속에 견디는 힘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상황에서도 글쓰기에 치유의 힘이 있는지 사실 내가 글쓰기로 극복한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다. 하지만, 상담도, 일시적인 다른 행복도, 그 처참한 상황 속에서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싶다. 말할 수 없는 크나큰 이별을 경험한 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글에 꾹꾹 담고 정리하여 흘러보내는 작업이 그래도 그 상황을 견디는 작지만 큰 힘이 될거라고 믿고 싶다. 나중에 그렇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볼 뿐이다. 


이 책은 독서계발서이다. 책을 더욱 사랑하게 해준다. 자의든 타의든 나를 더 책으로 나아가게 한다. 책을 통해 도전받고, 책을 통해 설레이게 한다. 책을 보며 희망을 품게 하고, 내 삶에 책을 계획하게 한다.


저자가 거론한 책들 혹은 추천한 도서들만 읽어도 굉장한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십대에 이미 천여권을 읽어낸 저자가 부럽기도 하고 내 삶이 후회가 되기도 하다. 그 시기에 차라리 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또한번 이 책에서 너무 크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삶이 후회스럽지 않다. 책을 읽고, 쓰고, 그리고 생각하고 하는 삶 말이다. 글쓰기는 스스로 삶을 살아내는 방식이며, 끊임없이 성장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그 어느 것에서보다 큰 행복을 누리게 하는 도구이다.  


글쓰기에 부담을 갖는 나같은 사람, 이 책을 읽고 지금부터 몇 줄이라도 끄적이는 매일을 만들어보길 추천한다.

단언컨대!!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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