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창가로 옮기고 어제 사다 놓은 흰 전지를 깔아요. 음식이 담긴 접시를 하나씩 올려요. 육개장, 미역국, 밥, 시금치무침, 콩나물무침, 무나물, 애호박전, 두부부침, 찹쌀떡, 절편, 딸기. 그리고 언니가 좋아하는 냉동실에서 막 꺼낸 차가운 소주, 늘 태우던 담배 한 갑.
언니. 그날로부터 줄곧 언니에게 묻고 싶었던 말을 오늘도 하지 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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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은 몇 번인가 아주 가까이 엄마에게 다가왔다가 물러갔다. 나는 그만 엄마가 편안해지기를 바랐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언제까지나 곁에 머물러 있어주기를 바랐다. 그 두 개의 희망이 내 안에서 같은 무게로 번갈아 가라앉을 때마다, 그 일렁임이 내 삶에 멀미를 일으키고 차라리 절망의 편으로 도주하고 싶을 때마다 나는 오늘이 아닌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손꼽아보았다. 마땅한 상조와 장례식장을 미리 알아보고, 틈틈이 조문객 명단을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았다. 그건 내가 두려움을 외면하는 방식이었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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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장필순, 오소영, 정밀아. 만나본 적도 없는 가수들의 노래를, 우리 언니들의 노래라고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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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사람들이 음식을 정말 많이 남겨요. 설거지도 설거진데 버리는 게 일이에요. 버려지는 음식을 계속 보는 게 이렇게 마음을 힘들게 할 줄은 몰랐어요. 뭐랄까. 너무 쉬워요. 버리고 버려지는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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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전은 언젠가 예능 프로에서 본 것을 따라 해봤어요. 다른 과정은 다 똑같은데 납작납작 썬 애호박 속을 동그랗게 파내고 그 안에 명란젓을 넣어 부치는 거예요. 엄마가 보내준 김치도 썰고 한 팩에 2만 원 가까이 하는 금실 딸기도 씻어두었죠. 잊을까 봐 마트에서 사 온 떡도 꺼냈어요. 언니도 딸기를 좋아했죠. 비싸서 혼자 있을 땐 안 사 먹고 나한테 놀러 올 때나 산다고 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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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도 숨이 막히는 하루였다.
(파주) 야당동을 모르는 사람들의 험한 말들. 요즘 애들 페메, 디엠, 텔레그램 익숙한 걸 모르는 사람들—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틀딱인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잘못을 찾는 사람들.
그런가하면 (https://youtu.be/L5DDcF2OIIY?si=zMKRFPJ88Sggo-wV)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에게 피해를 당한 딸이 너무 피해자 같지 않다는 막말. 그러니까 가해자에겐 낮은 형량을 주고 피해자에겐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사회.

https://youtu.be/BuMgYWhLjW8?si=MAfqoDGAaHszIaja

https://podbbang.page.link/8WXXEw6Fyk8UJZF77

그래서 김진주씨의 용기에 힘을 얻고 응원해주고 싶었던 하루. 읽어야겠다.
작가님 유튜브에서, 가해자에게 죽기 전에 아직 안 죽었으니깐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에 울어버렸다. 가해자가 형을 받고서 두고보라고 나가기만 하면 어떻개 하겠다는 말에 대한 처절한 응답이었다. 왜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분투하게 만들었을까. 가해자도 세상도 판사도 원망스럽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우리 모두가 진주씨를 보호해야 한다. 다른 게 왜 중요한진 모르겠어도 이건 중요한 문제다.



https://youtu.be/l40fQ9g4eL8?si=AFPlcSKsqQaabb6p

https://youtu.be/FLYl5nkwN8A?si=Dr6Fgap98iMdXcp2

너무 화나게 하는 버러지들이 많다

진주님 유튜브다: 피해자를 구하자
https://youtube.com/@pigu119?si=tvLxb7qmLF7rUT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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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성격 급한 사람 ㅋㅋ

성격 급하신 분들은 여기서 바로 차트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차트 공부하셔도 이해 못 합니다.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차트에 대한 상식도 잘못된 편견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제가 저 자리를 알게 되기까지 2년 걸렸습니다. 초보 개미가 이해할 확률은 단언하건대 제로입니다. 지금은 기본적 분석을 설명하는 시간이니, 기업 분석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공부하는 데 에너지를 쏟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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