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어요 - 거짓일지라도 나에게는 꼭 필요했던 말
박광수 지음 / 메이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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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광수 님의 만화를 신문에서 보고 자란 세대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분의 이름만 들어도 정말 반갑고 그분의 만화나 글이 기대가 된다. 이분의 만화는 몇 컷 되지 않지만 그 짧은 컷 속에서 늘 따뜻함을 주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할까?라며 감탄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정말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아니면 이런 글을 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생각하는 깊이도 훨씬 깊은 사람인 것 같았다. 어릴 적 그의 만화를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그는 나에게 완벽한 글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참 잘했어요'라는 책에 자신은 문제아였고 미운 오리 새끼였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특별한 재주와 꿈도 없었다는 그는 오리 새끼였다. 나이 들어 말썽을 피우면서는 미운 오리 새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리곤 그는 20대 후반 만화가로 백조가 되었다. 정말 그의 만화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고, 책에서 보면 그때 그는 참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부와 명성을 얻어서 정말로 잘 지내는 줄만 알았던 그가 다시 미운 오리 새끼가 되었나 보다. 갑작스러운 성장에 사람들에게 상처도 많이 받았고, 또 부인과의 이별도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와있지 않지만, 그는 또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것이다.

그래도 그의 글은 여전히 따뜻하다. 인간적으로 그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의 글에는 여전히 따뜻함이 묻어난다. 사람들은 그를 또 물 밑으로 끌어당기나 보다. 모든 상황들이 그렇게 만들어져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미운 오리 새끼라도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백조가 한번 돼보았던 자신의 모습보다, 새처럼 날지도 못하고 아름답게 노래하지 못하고 시끄럽게 꽥꽥 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다고 글에서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그가 좋다. 그는 자기 자신을 못생기고 뚱뚱한 남자라고 하지만, 글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푸근하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 것 같다. 작가님이 이런 글들을 더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 세상의 미운 오리 새끼들에게 더 많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글로서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응원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최선을 다하는 순간을 가장 근거리에서 지켜보는 일이다. 그 일은 자랑스러울 수도 있지만 때론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응원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 역시 누군가를 응원한다. 그리고 엄마가 나를 응원하며 늘 해주셨던 말을 떠올린다. 오늘도 파이팅!

내가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던 시간에도, 아버지는 내 기사들로 스크랩북을 차곡차곡 채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사람 그래서 모든 것이 서툴렀던 사람. 어쩌면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당신의 손을 잡아드린 것이다.

눈에 보이는 성장 과정이 6주뿐이니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모소 대나무는 순을 땅 밖으로 내기 전에 먼저 뿌리를 땅속으로 깊숙이 뻗어 자신을 튼튼히 하는 일에 4년이 넘는 긴 시간을 할애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긴 시간 동안 더 튼튼하고 더 굳건하게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순이 돋으면 길게 뻗은 그 뿌리로부터 자양분을 한꺼번에 빨아올려서 순식간에 자신을 키우는 겁니다. 뿌리가 튼튼하지 못한 나무는 세상을 살아가며 세차게 내리는 비와 바람과 매서운 겨울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는 법입니다. 우리가 하늘로 높게 뻗어있는 대나무를 보며 경탄해야 하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해서가 아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긴 시간 동안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무언가에게 미쳐 살아도 괜찮다.
우리에게 <왈가닥 루시>라는 시트콤으로 잘 알려진 미국 배우 루실 보이 한말이 있다. "나중에 인생을 돌아볼 때, '젠장, 해보기나 할걸.'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세상에 내가 그런 짓도 했다니.'라고 말하는 편이 낫다."

인생의 답안지를 대하는 태도
<중간 생략> 지금 내 삶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밀려 쓴 인생 답안지를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은 인생이 나에게 던져주는 숙제를 비록 또 틀릴지라도 열심히 고민하고 내가 선택한 답을 성실히 적어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이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뻔히 알고 비록 밀려 써버린 내 인생 답안지이지만, 그때처럼 운 좋게 점수가 더 잘 나오길 빌어본다. 아직도 난 인생에서 뭐가 맞고 뭐가 틀린 지 잘 모르지만 말이다.

올라가는 길에서는 보지 못한 행복, 내려가면서 보았네
<중간 생략> 그날은 어느 노시인의 시 한 줄이 생각나는 날이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가만 생각해보니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 완전히 좋은 일도 없지만 완전히 나쁜 일도 없다.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재미있고 조금 살맛 난다.

'더 좋은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 나쁘거나 이상한 행동은 아니다. 셋ㅇ 모든 사람이 자신과 인생을 함께할 좋은 사람을 찾는다. 단지 내가 그들에게 아쉬운 건 좋은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만큼, 과연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묻고 싶다. 좋은 사람에 대한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내 기준으로 좋은 사람은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현재의 삶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 당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된다면 그렇게 찾아도 없다던 그 좋은 사람이 꼭 당신 앞에 나타나줄 거라고 믿는다.

살면서 그때와 비슷한 일들을 경험한다. 당시 이성을 잃은 친구의 모습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저지른 어리석은 행동은 쉽게 잊고 자신이 받은 상처만을 기억한다. 상처받았을 때 내 상처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나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오늘처럼 상처를 준 일은 없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반성은 쓰지만 인생에서 언제나 큰 약이다.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산을 올랐는데, 그 와중에 한 명의 컨디션이 나빠 정산에 함께 오르기 힘들다면 당연히 나머지 두 명이라도 정상을 밟고 와야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거기까지 그 고생을 하며 갔는데 정상을 100미터 남기고 돌아와? 그렇게 마음속으로 그를 힐난하며, 그의 말은 전부 멋지게 보이기 위한 포장이고 끝끝내 정상에 오르지 못한 자의 핑계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뷰 말미에 그가 한 의미심장한 말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상에 있는 순간은 짧지만, 내려와서 같이 살아야 할 시간은 굉장히 길어요." 맞다. 우리는 찰나의 짧은 영광을 위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잃고 사는 바보 같은 삶을 살아왔다. 긴 시간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비로소 조금씩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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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너였다 (한정 스페셜 에디션)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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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책의 순위를 메겨 가끔 나에게 이 메일을 보낸다. 요즘은 어떤 책들이 인기가 있을까... 하다가 꽤 오랫동안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들을 보면 나도 읽고 싶은 충동이 든다. 이 책이 그랬다. "모든 순간이 너였다"라는 책도 꽤 오랫동안 메일로 보내질 만큼 나에게 자주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마침 도서관에도 있고 해서 이 책을 빌려서 보게 되었는데...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내가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이 책은 20대 친구들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할 때 보면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아니 요즘 친구들은 빠르기 때문에 10대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40대인 내가 이 책을 봤을 때 드는 느낌은 더 이상 이런 책들이 내 가슴을 울리지 않는다는 것. 설렘주의보가 없어졌다는 사실이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이런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에 갑자기 찬물을 끼언듯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보자!' '푸힛! 나도 이럴 때가 있었지' '여기에 속지 말자!'하는 아줌마스러운 멘트들이 내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을 느끼게 되면서 나도 놀라게 되었다.

이제 나에게 사랑이란 아이에게 주는 무조건적인 사랑밖에 없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원태연 님의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라는 책이 생각났다. 아직도 기억이 날 만큼 20대 때 나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상큼주의보 시집이었다. 딱 이 책의 느낌과 비슷하다.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으면서 설레었던 느낌. '나도 이런 사랑 해 봤으면 좋겠다'라며 부러움의 시 내용들이 아직도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이제는 나에게 더 이상 이런 감정을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랑을 노래하는 시는 엄마 미소를 지으며 읽게 되는 것 같다. 나중에 우리 딸도 이런 시집들을 보며 설레겠지... 나에게 멀어져 간 감정이지만, 가끔 이렇게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읽기에는 좋은 책인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
당장 너를 괴롭히는 것들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으면 해.
진심으로 우러나지 않은 말들을 의미 없이 많이 내뱉지 않았으면 해.
너의 진가를 알아주는 이들에게 감사를 자주 표현했으면 해.
그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방법이야.

상처
자신의 힘든 상황을 핑계 삼아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람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이해해주고 참아주는 것도 모두
'내 사람'일 때만 가능한 일이니까.

이런 사람 만나
많을 예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세요.
상처 주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사람 말고,
뭐든지 내가 좋아 죽겠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사람.

어쩌면 마법
내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랑을 건네고 있는 사람에게서는 이유 모를 좋은 향이 풍겨져 나온다.
그게 원래 그 사람의 향이 좋은 건지 내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랑이라는 감정에 진심이 섞이면 말로는 설명이 어려운 마법 같은 일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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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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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신회님의 글이 좋다. 약간은 찌질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주는 것이 참 좋다. 책 제목도 참 마음에 든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책 표지처럼 뒹굴거리고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는데, 늘 나는 속이 쓰리고 가슴이 아프다. 책 표지도 너무 마음에 든다. 느긋하게 햇살이 내리쬐는 날 고양이와 함께 뒹굴거리고 있는 모습이 왠지 이해가 간다. 이 책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표지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나도 엄격하다. 나 또한 그렇다.

괜찮은데, 본인만 안 괜찮다.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사람 없는데, 내가 내 자신에게 뭐라고 한다. 이러고 있으면 안 돼! 이렇게 살면 안 돼!라며 스스로를 볶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그냥 좀 찌질하게 살면 안돼? 아니 찌질한것도 아니지... 그냥 이렇게 좀 살면 안 돼?라고 내가 나에게 묻고 싶다. 그러면 나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이잖아. 그런데 그렇게 살고 싶어?" 그러면 나는 또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어떤 모습이건 두 모습 다 나의 모습이다. 찌질하게 누워있는 모습도 나이고, 활기차게 활동하는 모습도 나이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도 그 사람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괜찮다.. 괜찮아. 남들 열심히 뛸 때 나 혼자 찌질하게 방구석에 누워있어도 괜찮다. 대신 매일매일 이러고만 산다면 문제가 되지만, 나라는 사람은 매일 이러고 있어!라고 해도 못 있을 사람이기에 괜찮다. 오늘 하루 이러고 있어도 괜찮고, 이번 주도 괜찮고, 이번 달도 괜찮다. 언제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도 괜찮다. 대신 이것도 내 숨이 헐떡거릴 때까지 뛰어 본 사람이라면 괜찮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해 본 사람만이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것도 그런 사람만이 느껴볼 수 있는 거라 생각된다.

작가도 보노보노 시리즈로 엄청난 인기와 바쁨을 실감하고 잠시 팔목 증후군 때문에 쉬어 본 것이다. 한번 열심히 뛰어봤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거라 생각된다. 내가 나에게 관대해질 수 있는 건, 내가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될 때이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한 우리들에게 삶이란 늘 전력질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떤 모습이건 괜찮다... 괜찮아...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가장 많이 해 줘야 할 말인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산다. 쉬는 날에도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고, 진짜 휴식이 뭔지도 알지 못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열심히 사는 사람밖에 없는데 정작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는 사람은 없다. 다들 힘들어하고 자주 외로워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뭘 위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시간에 더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피로와 불안으로 가득 찬 일상을 보내면서도 그게 당연한 거라고 여겼다. 왜냐하면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었으니까.

'나는 네가 이해가 안 가'라는 말은 어찌 보면 지극히 맞는 말이다. 서로는 다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지만 우리는 누가 나를 답답하게 할 때, 누군가가 미울 때 그 말을 쓴다. '나는 네가 이해가 안 가'라는 '나는 너를 이해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이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배가 빵빵해질 때까지 딸기를 욱여넣으며 생각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걸 먹으며 사는 게 왜 그렇게 힘들까. 그건 돈이 없어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도 아니었다. 단지 내가 나에게 허락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좀 너그러워져볼까. 다른 사람이 그렇게 안 해주면 나부터 좀 그래볼까.

만화 <보노보노>를 만든 이가라시 미키오 작가의 내한 강연이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목숨 걸고 하지 마세요. 무슨 일을 하든 죽을 듯이, 아등바등 대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말을 듣고 머릿속이 반짝! 했다는 편집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 말이 너무 좋은 거예요. 맞아, 무슨 일을 하든 목숨 걸고 할 필요는 없는 거구나 싶어서요. 그래서 이제는 일할 때도 그 말이 생각나요. 실수하거나 계획했던 업무 일정이 밀어져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죽는 것도 아닌데 뭐.' 따지고 보면 사람 목숨이 달린 일도 아닌데 뭐 그렇게 흥분하고 안달복달해왔나 싶어요. 그 생각을 하면서 일하니까 마음이 편해요.

"평소에 뭘 좋아하세요?"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평범한 질문인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었다. 잠깐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작은 거, 사소한 걸 좋아해요. 대단한 거에는 별로 끌리지 않아요." 구체적이지도, 적절하지도 않은 대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사소한 일에 감동하고 별것 아닌 일이 고맙다. 왜냐하면 그 별거 아닌 일이 사실은 별거라는 걸 알아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힘든 일이 있으면 입맛이 없거나 잠을 못 자는 게 다였는데 언제인가부터는 몸에 탈이 나기 시작했다. 없던 위염이 생기거나, 장이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피부가 뒤집어지거나 갑자기 가려움증이 생각도 하고... 마치 몸이 이곳저곳에서 소규모 시위를 벌이는 것 같다. 허가해 준 적도 없는데 불쑥불쑥 열리는 시위. 그동안은 마음만 말을 안 듣더니 이제는 몸까지 말을 안 듣는구나.

어느새 마음만 불편했던 때가 그리워진다. 마음이 힘들 때는 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툭하면 몸부터 고장 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위해 갖추어야 할 자세는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다그치거나, 약한 척하지 말라고 이를 악무는 것보다 내 몸이 벌이는 시위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일 테다. 더 할 수 있을 것 같을 때조차도 짬을 재서 쉬고, 일부러라도 머리와 마음에 틈을 만드는 일을 조금씩 깨우쳐가고 있다.

사과의 타이밍은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이 정하는 것이다. 내가 너를 용서하겠다. 다 잊어버리겠다는 결심은 사과받을 사람만의 권리다. 사과하는 사람은 그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이후의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만 나처럼 너무 늦게 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사과받을 사람이 품고 있는 타이밍의 마지노선조차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나보다 더 화를 내고 크게 욕해주는 사람이 앞에 있으면 어느새 마음이 풀어진다. 나를 골탕 먹인 사람을 '이상한 인간'이라고 부르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돌 아이'로 매도하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넘어지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분노나 서운함보다 힘이 센 것은 누군가가 나의 감정에 동참해주고 있다는 믿음이다. 그렇게 내 감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한 발자국 더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사람이 한없이 복잡해 보여도 이렇게나 단순하다.

"네가 잘하는 거 해. 잘할 거 같은 거 말고 잘하는 거 해. 잘하는 게 있는 것도 어려운 거다? 잘하는 거 잘 되는 것도 어려운 거고."
내가 잘하는 것? 사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서 같은 고민을 반복하고 있는 건데. 뚝심 있게 이 길이 내 길이라고 내가 써야 하는 건 이런 이야기라도 확신하지 못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는데, 언니나 신조 감독을 보면 자기가 뭘 잘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아직도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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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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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재미있게 봤던 만화 중 하나이다. 아직까지 주제곡을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꽤 재미있게 즐겨봤던 것 같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앤의 주옥같은 대사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만화가 재미있어서... 이상한 상상을 하는 앤이 그냥 좋아해서 봤던 것 같다. 다시 앤을 한 번쯤 더 보고 싶다고 생각될 때쯤 백영옥 님의 책이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읽어보고 싶었지만, 이렇게 시간이 걸리게 될 줄이야... 하지만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되듯, 읽어보고 싶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다시 찾아서 읽게 되는 것 같다.  

앤의 대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말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이라는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지는 20여 년이 지난 후에는 확실히 알 것 같다. 얼마나 밝고 명랑한 아이인지, 이런 앤을 친구로 둔 엘리자벳이 살짝 부럽기도 하다. 앤과 같은 친구가 있다면 그녀의 존재로 참 많은 위로와 힘을 얻게 될 것 같다.

어떤 극한 상황에 있어서도 감사할 줄 알고, 밝게 보려고 하는 힘이 있는 아이이다. 고아지만, 절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늘 긍정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그녀의 말 한마디로 사람들은 생각하게 되고, 결국 그녀처럼 밝게 빛을 내는 것 같다. 한 영혼의 힘이 그런 것이다. 앤의 밝은 에너지가 그 시골마을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생각이 많고, 상상하기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앤. 그녀와 나는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것 같다. 내가 그녀를 더 닮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녀의 밝은 에너지와 웃음이 아직도 기억되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릴적 재미있게 봤던 만화 중 하나이다. 아직까지 주제곡을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꽤 재미있게 즐겨봤던 것 같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앤의 주옥같은 대사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만화가 재미있어서... 이상한 상상을 하는 앤이 그냥 좋아해서 봤던 것 같다. 다시 앤을 한 번쯤 더 보고 싶다고 생각될 때쯤 백영옥 님의 책이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읽어보고 싶었지만, 이렇게 시간이 걸리게 될 줄이야... 하지만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되듯, 읽어보고 싶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다시 찾아서 읽게 되는 것 같다.  

앤의 대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말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이라는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지는 20여 년이 지난 후에는 확실히 알 것 같다. 얼마나 밝고 명랑한 아이인지, 이런 앤을 친구로 둔 엘리자벳이 살짝 부럽기도 하다. 앤과 같은 친구가 있다면 그녀의 존재로 참 많은 위로와 힘을 얻게 될 것 같다.

어떤 극한 상황에 있어서도 감사할 줄 알고, 밝게 보려고 하는 힘이 있는 아이이다. 고아지만, 절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늘 긍정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그녀의 말 한마디로 사람들은 생각하게 되고, 결국 그녀처럼 밝게 빛을 내는 것 같다. 한 영혼의 힘이 그런 것이다. 앤의 밝은 에너지가 그 시골마을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생각이 많고, 상상하기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앤. 그녀와 나는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것 같다. 내가 그녀를 더 닮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녀의 밝은 에너지와 웃음이 아직도 기억되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고백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것이 알려지면 겪게 될 고난의 크기에 비례해 두려움이 커지기 때문이다. 앤은 고백과 함께 성장한 캐릭터다. 그녀가 저지른 실수의 목록이 늘어날 때마다 고백의 리스트 역시 늘어났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점점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 앤의 솔직한 고백에 감동받은 조세핀 할머니는 언젠가 샬롯 시에 있는 자신의 집 손님용 침대에서 앤을 재워주겠단 약속까지 한다. 어쩌면 고백은 '말'보다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다면 '사랑한다!'라는 메시지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그것에 진심을 담아 상대에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미안하다'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태도는 곧 행동이다. 고백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진심을 다해서!

내 속엔 여러 가지 앤이 들어 있나 봐. 가끔씩은 나 왜 이렇게 골치 아픈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내가 한결같은 앤이라면 훨씬 더 편하겠지만 재미는 지금의 절반밖에 되지 않을 거야.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잘 안되는 거다. 중요한 건 실수를 자기 몫으로 감당해내는 것이다. 어쩌면 그 사람만 하는 특이한 실수가 그 사람의 캐릭터가 되기도 하니까. 못하는 걸 잘하려고 자책하며 노력하는 일보다, 잘하는 걸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정성을 쏟는 일이 어쩌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인간이 언제 위로받는 줄 알아? 쟤도 나처럼 힘들구나! 바로 비극의 보편성을 느낄 때야."
긴 시간이 흘러 문학상을 받고 소설가가 되었을 때, 그러므로 내 당선 소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낙선기일 수밖에 없었다. 어느 신문에서 떨어졌고, 어느 문학상에서 떨어졌고, 그것이 몇 년도였고, 다시 도전한 신문에서 또 떨어졌고, 다시 떨어진 그곳에 세 번 더 넣었지만 또다시 떨어졌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H의 말이 맞다. 누군가의 성공담에는 교훈이 있지만 위안은 없다. 우리는 누군가의 실패에서 위로받는다. 내가 그걸 알게 된 건 서른세 살이 되던 가을이었다. 소설가를 꿈꾸며 매일 일기를 쓴 아홉 살 이후 24년의 시간, 소설을 투고하기 시작한 지 정확히 13년 되던 해였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외치는 광고 속 유해진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우리가 사는 세계의 자유란 실질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가 아니라 '해야만 할 것 같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만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돈을 버는 이유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한 시니컬한 후배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그녀에게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사는 건 100%의 삶이 아니며 또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말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반듯이 해야 한다는 자아중심적인 강박이 나를 망치기도 한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현재를 망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가 '해야'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좋아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아닐까.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어느 것을 직업으로 선택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제 조심스럽게 '잘하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시간은 많은 것을 바꾸기 때문이다. 잘하는 것을 오래 반복하면 점점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일이 점점 많아진다는 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이외에 자신의 일에 대한 특정한 태도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태도'란 그 일을 좋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비는 그칠 것이다. 눈은 잦아들고, 바람은 지나갈 것이다. 하늘에 떠 있는 별조차, 좌표를 바꾸며 끊임없이 변한다. 시간은 많은 것들을 바꾼다. 하지만 지금의 앤에게 슬픔을 참으라고 말하지 않겠다. 슬픔은 참아서 잊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이 약이란 말도 하지 않겠다. 아직 슬프다면 더 울어야 한다. 눈물이 더는 흐르지 않는 시간이 되면, 얼마간 담담해진 얼굴로 피어 있는 꽃도 보고 반짝이는 달도 별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

누군가의 성공 뒤엔 누군가의 실패가 있고, 누군가의 웃음 뒤엔 다른 사람의 눈물이 있다. 하지만 인생에 실패란 없다. 그것에서 배우기만 한다면 정말 그렇다. 성공의 관점에서 보면 실패이지만,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성공인 실패도 있다. 나는 이제 거창한 미래의 목표는 세우지 않게 되었다.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란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작고 소박한 하루하루.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나. 오늘도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글을 쓴다. 조금씩, 한 발작씩, 꾸준히.

한때 나는 노력이 의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늘 내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의지박약이란 말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이젠 노력이 일종의 '재능'이라는 걸 안다. 노력은 의지가 아니다. 노력이야말로 어떤 면에서 타고난 재능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특별한 재능 말이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 대체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걸까. 왜 이 세계의 멘토들은 '그래서 죽도록 노력해봤냐?'라는 질문을 젊은이들에게 함부로 던지는 걸까. 제아무리 애쓰고 노력했는데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왜 말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노력 이후의 삶이다.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미리 생각해보는 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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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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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알 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자기 자신을 잘 알기 위해서 시집을 읽어보면 좋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시집을 읽어보면 좋을까 하다가 류시화 님의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집을 선택했다. 이 시집은 310쇄가 인쇄되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시집이다. 시집이 이만큼 팔리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로 대단한 것 같다. 이 시집은 홍의숙 멘토님의 추천도 있었지만, 나는 이 책의 첫 제목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안에 들어있는 많고 많은 시들 중에서도 유독 책 제목과 같은 시가 내 마음을 이끌었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춤을 춘다면 정말로 혼자서 내 흥이 이끄는 대로 열심히 춤을 출 것 같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한다면 두려움에 머뭇거림이 없어질 것 같고, 망설이지 않을 것 같다. 아무도 듣지 않는 것처럼 노래를 할 때만큼 자신 있게 부른 적은 없다. 틀리든 말든 음이탈이 되든 말든 그 음악에 젖어 혼자서 가진 폼을 잡고 자신 있게 부를 수 있다. 돈이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일이건, 그 일이 힘든 일일지라도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고,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면 오늘을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기에 있는 모든 구절이 내 마음에 와닿았다. 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다. 내가 시인처럼 표현할 수 없으니 시인이 쓴 시를 읽으며 내 마음을 대신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내가 유독 이 시가 끌린 것은 아마도 내 마음속에 두려움이 있어서 인 것 같다. 이 시를 읊조리고 있으면 나는 한 마리의 새가 되어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추며 그 일들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이렇게 살아봐야겠다는 마음 다짐을 하는 것 같다.

 시집은 한 번 읽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힘들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그 상황에 맞춰서 내게 들어오는 시가 다를 것이다. 내 마음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시를 통해서 나를 알아가는 방법도 정말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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