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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신경썼더니 지친다 -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들을 위한 실전 안내서
다케다 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평점 :
나는 섬세한 사람일까? 둔감한 사람일까?
책을 읽어보면서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섬세하고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둔감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다.
우선 나는 집에 있는 시계는 소리가 안 나는 시계다.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귀에 크게 들린다. 그리고 계속 신경이 쓰여서 시계를 고를 때는 항상 소리가 나는지 안 나는지 염두에 두고 산다.
그 외에도 침실에서 빛이 있으면 잠을 자기가 어렵다. 영화관에서 누군가가 내는 딱딱거리는 소리에 영화를 집중할 수가 없고, 반복되는 소리에는 더더욱 신경이 쓰인다. 맛에 있어서도 예민한 것 같다.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느낌이 온다.
이런 오감에 관해서는 예민한 것 같다.
나의 예민한 신경은 사람들을 잘 본다. 누군가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는지, 표정은 어떤지, 그 사람의 말투는 어떤지가 금방 눈에 들어온다. 이런 예민한 면이 있기 때문에 코칭 할 때 피코치들의 감정을 잘 터치하는 것 같다.
하지만 둔감한 면에는 정말 둔감하다. 남성들에 관해서는 정말 둔감한 것 같다.
여자 형제 속에서만 자란 것도 있고, 내 주변에 여성들이 많아서 혹은 딸만 있는 엄마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남성들의 심리라든지 생각들은 잘 캐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남성들 속에서는 편안한 여자, 어떤 말을 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돼서 그런 면이 나도 편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극도로 섬세한 사람은 아니다.
상대 때문에 생활이 불편하다던가 내 일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면에서는 둔감하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뭐라고 생각하든 관심도 없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말 극과 극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점이 있었다.
이 책이 4쇄까지 나간 것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극도로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말한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라고.. 예민하고 섬세한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예술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더 배려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충분히 둔감한 사람보다 더 많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이유가 많은 사람이다. 주변 사람보다 스스로를 더 학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너무 많이 배려심을 기울이다 보면 지칠 수가 있으니까... 선을 그을 줄 알았으면 좋겠다.
양날의 칼을 가진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이여! 부디 그 칼을 아름답게 쓰기를 바란다. 내가 나에게도 하는 말이기도 하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섬세한 사람에게는 다양한 고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의 감정이든 일의 개선점이든 '알아차린 것에 반자동적으로 대응하고 줏대 없이 휘둘린다'는 점입니다. 섬세한 사람이 활력 넘치게 살기 위해서는 이 자동응답을 끊을 필요가 있습니다. 뭔가를 알아차려도 조금 참고 견디며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를 먼저 질문해보고 대응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대응을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대응을 할 건지 스스로 '선택해야'합니다.
자신을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섬세한 사람들에게 공통이 되는 첫발이며,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오감 중, 어느 감각이 예민한지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자신이 잘 쓰는 감각부터 먼저 시험해보세요. 자극에 따른 피해를 줄이려면 피로의 원인이 되는 과도한 자극을 막는 '예방'과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 '케어' 양쪽이 필요합니다.
'지쳤다'는 건 애썼다는 증거
만약 "왜 이렇게 지쳤을까"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라고 자신을 채찍질하려고 한다면 이는 역으로 마음을 풀어놓으라는 신호입니다. 지친 자신을 탓하지 말고 '지친 지금 상태'에 주목하기 바랍니다. 지쳤다는 건 스스로에게 짐을 지우고 열심히 살았다는 뜻입니다. "여태까지 잘 해왔어, 장하다!"라고 자신의 노고를 치하한 후, 충분히 쉬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섬세한 사람이 상대의 문제를 일찌감치 알아차리고 도와주면 상대는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합니다. 걱정된다며 미리 앞서서 도와주면 본인에게 '문제없다' 혹은 '다시 곤란한 정도로만 있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서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생깁니다. 이렇게 도움을 구하기도 전에 미리 도와주는 것은 상대를 돕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리어 같은 문제를 발생하게 됩니다.
"최근에 일이 너무 많아. 집안일도 해야 하는데..." 여기서 돕겠다고 나서는 건 너무 이릅니다.
"그래, 그렇구나" 라고 그저 잠자코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상대는 얘기를 털어놓음으로써 생각이 정리되어 도움이 필요한지, 아니면 직접 할 건지 스스로 답을 구하게 됩니다.
늘 바쁜 것 같은 상황에서 탈출하려면
'알아차리는 것'과 '대응하는 것'을 구분한다.
1. 알아차리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2. 대응할지 말지 스스로 선택한다.
섬세한 사람에게 섬세함이란 자신을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분입니다. 섬세함을 '좋은 것이다'라고 받아들이면 자기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긍정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는 섬세한 면도 엉성한 면도 있어요. 그게 나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
섬세한 사람에게 공통된 '5가지 힘'
1. 느끼는 힘 > '친하지 않는데 어느새 자기한테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스킬을 써서 표면적으로 잘 들어주어서가 아니라 상대의 말을 진정성 있게 받아주거나 자기 일처럼 귀담아들어주고 상대를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2. 생각하는 힘 > 깊이 고찰한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의문을 갖고 개선한다. 관심이 생기면 거기에 완전히 푹 빠진다.
3. 음미하는 힘 >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깊이 음미한다. 음미한 것을 출력한다. (그림과 사진과 음악 등으로 표현한다.)
4. 양심의 힘 >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정직하게 행한다. 스스로 납득이 되는 행동을 한다. 사람들을 성실하게 대하는 것이 큰 힘을 발휘한다.
5. 직감의 힘 > 자신에게 맞는 걸 찾아낼 수 있다. 일의 문제점을 꿰뚫어본다. 사물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
자신의 본심을 아는 3가지 방법
1. 말을 단서로 하여 알아낸다. > 먼저 가장 간단히 구분하는 방법은 '이렇게 하고 싶다'인지 '이렇게 해야 한다'인지입니다. 이렇게 하고 싶다'라는 본심일 가능성이 있지만 '이렇게 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2. 섬세한 감각으로 느낀다.
'이렇게 하고 싶다'인지 '이렇게 해야 한다'인지로 판별할 수 있다고 썼는데 입으로는 '이렇게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본심은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나 그렇게 하는 걸 상상했을 때,
가슴이 답답해진다.
기분이 가라앉는다.
의무감처럼 느껴진다
이런 느낌이 든다면 적어도 '지금은' 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3. 자신과 대화한다.
배려심이란 세심함과 예민함에서 나오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양날의 검이라서 세심한 사람들은 만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같은 일을 해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금세 지쳐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