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 11
권수연 옮김, 귀스타브 플로베르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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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만화로 읽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만화란 장르가 주는 이점 중의 하나는 누구나 쉽게 접근하기 좋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서부터 시작되는, 글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순서만 보더라도 그림이 곁들인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그 범위를 넓혀 간다는 데엔 모두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고전시리즈 중에서 여인의 생애를 담은 , 당시의 분위상으론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있었던 작품을 만화로 통해 다시 한 번 보게 됬다.

 

플로베르가 살았던 당시의 시대상을 통해 그 시대에 살았던, 아마 지금도 생각하면 확실히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야했다고 해야하나, 결코 안일한 사랑에 멈출 줄 몰랐던 에마보봐리란 여인의 생애를 조명해 보는 시간이 됬다.

 

마치 우리나라 윗 세대의 어머니들처럼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갔더라면 에마도 그러한 무난한 삶을 살다 가지 않았을까도 싶지만 이 여인의 정열적인 사랑에 대한 갈구, 매사에 성실하지만 무기력하만 했던 남편에 대한 존재와 그의 사랑법에 대해 에마는 좀 더 나아가 자신의 사랑방식을  행하는 과정들이 가정과 아이까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사랑에만 충실하고자 했던 한 여인의 삶이 큰 격동없이 그려진다.

 

만화 속에 나오는 대사나 표정의 묘사, 그리고 색채감은 다시 한 번 처음 읽었던 때의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함을 준다.

 

책 뒤편을 보면 당시 작가가 썼던 시대상황이나 작가의 창작에 대한 생각과 집필의 시기, 그리고 작가의 생애와 그로 인해 오늘 날까지 고전으로 평가를 받게 된 작품의 평이 실려 있어 만화로도 친근감이 더해진 것에 더해 작품의 해설을 통해 보다 충실한 작품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 점이 책 구성상 편집의 정성이 도드라져 보이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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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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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문 중에 아직까지도 친해지지 못한 것이 있다.

말만 들어도 머리가 조금 아파오기 시작하는 수~학!

 

학창시절 수(數)에 약했던 나에겐 수학시간은 그야말로 천년의 시간으로 비교될 만큼 싫었다.

미적분이니, 기학이니, 루트, 로그함수, .....

 

그 시간만큼은 빨리 지나가길 빌었던 영향 때문인지 아직도 숫자에 약하다.

 

그런만큼 수를 다룬 책이란 점에서 오래 전 알고는 있었지만 언젠간 읽겠지 하고, 머리 한 곳에 저장시켜둔 책을 읽게됬다.

 

조카의 선생님이 극찬하며 꼭 읽어보라고 했다는 말을 서점에 같이 갔을 때, 이 기회를 놓치면  기약없이 흘려보낼 것 같단 생각으로  잠자코 있었던 느긋함이 돌연 조바심으로 변해버린다.

 

 세 사람의 삼각형태를 유지하며 그려내가는 이 이야기는 특이한 소재로서 아마 많이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한 때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교수까지 지냈던  박사의 집에 '나'가  일명 가사 도우미로 집 안일을 도우러 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60을 넘긴 듯한 박사는 특이한 병을 가지고 있다.

형수와 같이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뇌의 손상을 입어 기억에 대한 장애가 있는 것.

"내 기억은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란 메모를 양복에 붙여놓고 지내는 그는 80분이 지나면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린다.

 

가령 매일 같은 시간 방문을 해도 처음 본 사람처럼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재에 틀어박혀 온통 수학에 대한 생각만으로 꽉 찬 하루를 보내는 그-

 

그가 오로지 표현해내는 의사 소통 방식은 수식(數式)을 이용해서 말 할 때뿐이다.

 

미혼모인 자신과 자신의 아들(박사는 아들의 머리모양을 보고 루트란 이름을 붙여준다.)과 함께 보내는 방식으로 그려지는 이 소설을 통해 수(數)에 대해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 소설이 아닌가 싶다.

 

정답이야. 자 보라고, 이 멋진 일련의 수를 말이야. 220의 약수의 합은 284. 284의 약수의 합은 220. 바로 우애수야. 쉬 존재하지 않는 한 쌍이지. 페르마도 데카르트도 겨우 한 쌍씩밖에 발견하지 못했어. 신의 주선으로 맺어진 숫자지. 아름답지 않은가? 자네 생일과 내 손목시계에 새겨진 숫자가 이렇게 멋진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니.”

매사를 이런 식으로 리셋으로 변해 가기 전에 대화를 통해서 우정과 배려, 그리고 박사와 같이 할 수있는 것을 모색해나가는 모자간의 행동들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박사 자신이 알던 시절로만 기억되는 야구선수의 등판번호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게 만드는 작가의 수에 대한 인식이 놀랍기만 하고 아마도 생각컨대 수학을 잘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않고서야  이렇게 수(數)를 통해 그저 소수, 정수, 무한수로만 알던 수에 대한 정의를 완전수라든가 소수, 우애수란 이름으로 붙여가며 또 다른 수학에 대한 것을 달리 생각해보게 하기란 어려울테니 말이다.

 

2004년 제1회 일본서점대상과 제55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일본을 휩쓸고, 다시 개정판으로 만나게 된 이 소설을 통해 박사는 모자를 통해서 또 다른 수의 개념과 확신을, 모자는 박사를 통해 수(數)가 지닌 많은 의미있는 뜻과 그 안에 숨어있는 무한대의 기쁨을 알아가는 과정들이 어떤 큰 틀의 사건없이 잔잔하게 흘러가게 만든 작가의 글 솜씨에 왜 진작 읽어보지 못했을까 하는 시간상의 아쉬움을 던져 준 책이기도 하다.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를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잔잔한 동화같기도 하고 만남과 이별을 하는 과정을 끝내는 글이 참으로 감동으로 꽉 차게 만들어 준 소설이다.

박사를 내가 만났더라면 혹시 모르겠다.

 수학에 관한 거부감으로 꽉 차있었던 내게 사랑스런 편지처럼 들릴 수도 있었을 학문이 되었을텐데 하고도 말이다.

 

겉으로 보기만 판단하지 말고 진정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식의 배려와 행동이 보다 나은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있는지 등에 대한 인간관계를 수학이란 학문이 지닌 속 깊은 의미를 통해 보다 넓게 포용할 수있는 기회를  준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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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삼킨 소녀 스토리콜렉터 2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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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장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나 이 작가에 대한 기대 때문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란 책을 통해 국내에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의 신작, 더군다나 시리즈물이 아닌 그녀의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패턴의 글로써 내놓은 책이기에 어떤 내용일지..

 

독일권 출신이지만 이번의 배경은 미국의 미국 네브라스카 주에 있는 페어필드라는 어느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농가와 목가의 모습들을 이루고 있는 미국의 모습들이 찬찬히 보여지고 그 안에서 시대적 배경은 1994년이지만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패턴은 마치 '초원의 집'이란 영화에서 나오는 개척민들의 종교에 입각한 엄숙한 태도와 경건한 교회 신자로서의 모습, 보수적인 목사님을 필두로 마을의 비밀이라고 없는 전형적인 시골모습이다.

 

컴퓨터는 있지만 학교에서만 다루고 있을 뿐 이 곳을 벗어나면 어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를 모르고 공부하는 그런 곳이니 더 말할 필요는 없는 그런 곳쯤이면 쉽게 상상이 될까? 

 

두 세살 적에 버너 쿠퍼 집에 입양되 온 셰리든은 그런 곳에서 열 다섯살을 맞이한 학생이다.

위로 오빠 세 명이 있고 딸이라곤 자기 뿐인, 그렇다고 양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것도 아닌, 매사에 지적을 당하고 학교에 온 후엔 저녁차리기 돕기와 설거지, 닭장 관리, 그리고 계절마다 일하러 오는 타지의 노동자들에게 밥을 주기 위해 일을 거드는 소녀에 불과하다.

 

그나마 위로를 해 주는 것은 양아빠와 자신의 뜻과 제법 잘 맞는 이사벨라 고모 할머니 뿐이다.

 

한창 성(性)에 대한 호기심은 책 속에서 알 뿐인 그녀는 그런 호기심을 남친인 제리와 함께 먼 훗날을 기대하지만 그가 일하러 타지에 떠나고 소식이 끊긴 후 계절 노동자로 일하러 온 대니란 남자와 첫 경험을 하게 된다.

 

이후 그녀의 일생엔 일대의 모험이라고 불러야하나, 호기심에 찬 행동에 나선 결과물이라고 해야하나, 우리나라 실정과는 확연이 다른 일탈을 겪으면서 아주 혹독한 인생의 맛을 느끼고 견뎌나가는 과정들이 그려진 책이다.

 

여기엔 작가의 특기인 추리성이 가미된 자신의 친부모찾기에 관련된 일들이 엮이면서 그녀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여기에 성에 대한 어떤 기대감을 느낄 수없었던 남자들의 패턴들을 거치면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배신과 사랑받기를 원했지만,정작 자신이 필요로했을 당시엔 그 자리에 없었던 아빠의 존재감, 강간과 낙태에 따른 절망의 나락들이 차례차례 일어나면서 진정으로 내가 사랑하는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며 그 대상을 어떻게 느껴가는 지에 대한 경험이 읽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다가온다.

 

한 순간의 호기심의 발산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이어 벌어지는 성장통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나라에서보다는 역시 서양쪽의 분위기라서 그런지 무척 솔직하게 그려진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미국 내에서도 보수적이라고 할 수있는 주(州)의 모습에 따라 어린 소녀가 이 곳을 벗어 나길 바라는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천차만별적인 성과 인간을 대하는 방식, 책을 읽으면서 내심  그녀가 의지하고팠던 니컬러스와의 관계를 기대를 했건만, 이것도 무너지게 만든 작가의 의도가 살짝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양엄마와 아빠, 그녀의 친엄마의 관계란 가족 사에 지울 수없는 상처덩어리들, 의붓오빠의 그릇된 행동을 통해 성장기의 소녀가 진정한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 머물지 못하고 방황 할 수밖에없었던 상황들이 그녀가 일탈을 꿈꾸며 행한 행동의 근간이 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마지막에 목사님과의 관계는 억지설정적인 면이 없지않아 글의 흐름이 좀 매끄럽게 다가오지 못한 점이 아쉽단 생각이다.

 

자신이 겪은 모든 일들을 통해 더 이상의 미련도 가지지 않은 채 다시 새로운 곳으로 떠나가는 그녀의 인생에 그 뜨거웠던 두 해에서 세 해로 접어드는 시기까지의 기간은  앞으로 그녀가 살아나가야 할 인생에 있어서 응원의 영양분이 되었음 하는 바램이 든다.

 

 광활한 미국 중서부  페어필드라는 곳을 배경삼아 펼쳐지는,  한 소녀가 삼킨 뜨거웠던 지난 여름 날은 가족의 해체와 그녀의 또 다른 사랑을 그만두고 떠나야하는 공간이지만 어쩌면 그녀 일생 일대의 한 때의 질풍노도라 불리는 시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쳐나간 곳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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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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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표지의 책자가 정말 맘에 든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오로지 그 책에  담고 있는 저자의 내용들과 맞아떨어진단 느낌은 상쾌하기까지하다.

 

책을 읽기 전에 주로 매체를 이용하는 편인 나는 신문에서 매 주말마다 나오는 책 추천소개나 작가의 대담을 통해 추천하는 책, 아니면 주위에서 권해주는 책, 홍보매체를 통해서 알아가는 기쁨도 크고 메모해 뒀다가 기회가 되면 읽는 편인 나에게 그 어떤 것보다 이 작가가 권해주는 서평은 두말 할 것 없는 값나가는 보물이상의 기쁨을 준다.

 

누구나 익히 알고있는 헤르만 헤세-

내가 그를 만난 것은 중등시절 '데미안'과 '수레바퀴 밑에서' 를 연이어 접하고서부터였다.

그가 주는 강렬한 문체라는 느낌보다는 철학적인 사유와 감정의 높낮이를 그 나름대로의 정신세계를  통해 보여주며 추구하는 스타일이 웬지 끌리게 만들었기에 이후로도 가끔 그의 책을 접어들었지만 그가 직접 쓴 서평이란 글을 통해서 책 추천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죽을 때까지 책을 놓지않은 독서광이자 3천여 편의 서평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가운데 73편의 글을 가려서 뽑아놓은 글이다.

 

서평을 쓴 글 뒤엔 쓴 연도와 출처지가 나와있기에 우선은 우리가 지금도 손에 쥐고 읽는다는 고전에 속하는 작품들에 대한 헤세의 생각과 당시 같은 시대를 보냈거나 이미 지나간 작가들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괴테와 토마스 만, 플로베르와 발자크, 스위프트, 도스토옙스키, 크누트 함순 외에도 그의 작품이기도 한 싯다르타에서도 나와 있듯이 동양적인 사상에 대한 책을 추천하는 코너도 들어있어서 역자의 말처럼 동양권에서 쉽게 접하고 인식이 되는 생활권 내에서도 영향을 끼치는 공자, 노자, 그리고 중국과 인도 문화권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그의 독서를 같이 호흡한단 느낌을 받게 된다.

 

 도스토에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보여준 '유럽의 몰락'을 직시하며 새로운 문화구권의 방향으로 동양에 대한 시선을 돌렸다는 점에서 이미 그가 타계한 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현재에서도  같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있다는 데서 노작가의 천부적인 글쓰기에 대한 노고가 경탄으로 바뀌어 나오게 된다.

 

 서평을 쓴다는 것-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 책에 대한 내용을 어떻게 써야 좀 더 내가 느낀 점을 잘 알기 쉽게 드러낼 수있을까에 대한 생각은 아마도 리뷰란 자체에 대해 많은 생각을하게 될 독자들에게 이 책은 대작가가 어떻게 한 작품에 대해 노련미와 인생에 걸친 풍부한 지식을 그대로 내재한 채, 독자들로 하여금 책을 손에 넣을 수있게 하나 하는점에서 많은 점을 배우게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빨리 읽히는 편은 아닌 책이지만 그럼에도 헤세만의 독특한 색채의 느낌을 풍겨주는 글의 내용은 역자의 노고어린 번역과 곁들인 참고사항의 내용 때문이라도 더 쉽게, 그리고  미처 못다 읽은 책, 아직 손에 넣지도 못한 책을 어서 빨리 접하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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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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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좀 더 나은 길로 살기위해 어떤 행동들을 할까?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이루기위해 자신의 몸을 담보삼아 위태위태하게 생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삼바 시세-

말리출신으로  프랑스에 온지 10년하고도 5개월이 넘어간다.

아버지의 죽음과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고등학교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가장으로서, 엄마와 두 여동생을 두고 외삼촌이 있는 프랑스로 몇 차례의 실패와 탈출을 시도한 끝에 오게된다.

 

모든 불법체류자들이 그렇듯이 자신을 증명할 수있는 서류 하나하나를 보물 다루듯 보관하고 있던 그는 자신의 체류증 신청이 어떻게 되었나 제발로 파리 경찰청으로 간 것이 그만 불법이민자로 낙인이 찍히고 붙잡히게 된다.

갇힌 곳은 자신과 같은 처지의 각국 사람들을 수용하는 유치소에서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게 되고 이민자와 난민을 돕는 시민단체 시마드(cimade)에서 자원 봉사자로 일하는 '나' 와 만나게 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6년 동안 동거해오던 남친과 헤어진 후 자원봉사차 일하던 곳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게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유치소에서 풀려나오긴 하지만 강제출국이 아닌 자비로 고국에 돌아가야한단 현실 앞에서 삼바는 좌절하게 되고 체류증 자체가 없는 관계로 일일직업조차 구할 수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외삼촌의 권유로 외삼촌의 체류증을 갖고 다니며 일을 구하게 되는 삼바-

 

이 소설은 2011년 프랑스 랑데르노 문학상을 수상한 델핀 쿨랭이 지은 소설이다.

소설이 허구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픽션을 가미한 상상의 토대를 다룬단 점에서 이 소설이 주는 느낌은 따듯함을 기대했던 나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똘레랑스(관용)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다룬 소설이란 점, 작가 자신이 실제로 시마드(cimade)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글을 썼다고 하는데, 삼바의 눈과 말을 통해서 그가 처한 상황이 안쓰러움과  답답함을 준다.

남에게 결코 해를 끼친 적이 없으며, 정직과 성실성으로 살아 온 그에게 프랑스 정부는 체류증 거부를 했으며 곧바로 이 나라를 떠나란 한 마디로 한 사람의 인생을 다정짓는 법적인 세태에 대해 작가는 과연 이 모든 절차들이 옳바르게 적용된 것인지를 묻고 있다.

 

어쩔 수없는 외삼촌의 체류증 이용과 타인의 체류증 훔쳐 이용하기를 넘어 유치소에서 만난 조나스와 그의 여친인 그라시외즈와의 관계를 통해 이민자로서의 힘겨운 삶을 지탱해나가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볼 수있다.

 

정작 필수적인 일을 하려는 사람들을 구하지 못해 불법체류자란 것을 이용해 일을 부려먹는 사람, 그 사람들에 의해 하루라도 일을 얻어보려 힘든 내색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충, 아침이면 반짝반짝 빛나는 거리와 사무실은 누가 닦아놓은 것인지 프랑스 사람들은 아는지.... 이런 삼바의 한탄이 구구절절 가슴을 적시게 한다.

 

 

그는 악취 속에서 쓰레기를 분류했다. 분노가 치밀었다.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면서 내는 규칙적인 소리를 들으며, 그는 이 나라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낸다고 생각했다.

이제야 그것을 깨달았다. (중략) 그에게는 신분증이 <없다>. 그는 프랑스인이 <아니다>.그는 백인이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의 부정이다. 하지만 그는 거울이기도 했다. 그를 보면 프랑스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알 수 있었다. -p 284

 

처음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햇살이 나에게도 비춰질 것이라고 믿었던 삼바에게 프랑스란 나라는 한 줄기 희망이었다.

그런 그에게 프랑스는 단지 체류증을 가진 자와 가지고 있지 못한 자란 두 분류로 나뉘어 추방이란 조치를 행하는 법 앞에서 삼바와 같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해야 할까? 를 연신 묻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생각도 많이 났고, 그들도 알고보면 삼바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또한 전 세대에 해당되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떠오르는 이 소설은 각 나라마다 처한 사정도 있겠지만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의 장벽을 넘어 유럽으로 들어오려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실정, 이 밖에도 여전히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형태를 보이는 일들을 통해 보다 심층적인 해결방안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삼바 시세라는 본인의 이름도 버리게 된 남자 삼바 시세-

체류증을 얻게 됬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언젠가 당신들이 무시하고 내친 사람들에게 쌓인 슬픔이
 당신들의 나라를 가득 메우고, 당신들의 행복을 오염시킬 거라고.
그들의 떠도는 영혼이 당신들 주변에서 배회하는 것을 느끼게 될 거라고.
당신들도 오래 행복할 수 없을 거라고.
세상은 오직 하나뿐이라고. -

 

이 글을 읽으면서 당하는 자의 슬픔내지는 비탄의 심정이 느껴지면서  저자 자신이 프랑스인임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감정을 내포한 글이란 점에서 국제적인 차별과 문제점을 드러낸 글이 아닌가 싶다.

 

 

웰컴 , 삼바란 제목엔 이중적인 의미가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느 누구도 환영해주지 않은 나라 프랑스에 제 발로 들어와 힘겹게 살아가는 그에게 힘찬 응원의 의미를 가진 말뜻과 그렇지 못하단 뜻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의미-

 

이왕이면 진정으로 환영해 주고 싶은 맘이 가득하게 생기는 이 소설을 통해 삼바에게도 기쁨만 가득하길 빌어본다.

 

또 다시 희망의 길을 나서는 그에게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기를...

 

영화화로도 상영이 된다고 하는데, 실제 책에선 나와 삼바와의 관계는 그다지 많은 만남이 없고 대부분의 장면들이 삼바가 말하고 행동하는 일련의 일들을 '나'가 정리해서 썼다는 글이 있어서 영화와는 어떻게 다르게 나올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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