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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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들이 살고 있는 코네티컷 주 아름다운 저택,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고 잘생긴 남편, 16살의 딸을 두고 있는 베스란 여인이 죽은 채 발견된다.

 

발견한 이는 그녀의 언니 케이트, 현장에선 참혹한 모습에 주위에서는  성에가 낄 정도로 에어컨이 작동되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요트 여행 중이고 딸은 여름 캠프에 가 있던 상황에서 누가 베스를 죽인 것인가?

 

더군다나 어린 시절 겪었던 악몽과 비슷한 그림 작품이 그때와 똑같이 도난 당한채 그 행방조차 묘연한 상태다.

 

사건은 23년 전 자매들의 아버지가 벌인 사건으로 인해 엄마를 잃은 두 자매를 알고 있던 코너가 맡게 되고 이후 진행은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안고 마음의 문을 닫은 케이트, 반대로 이를 이겨낸 베스, 그리고 그녀들과 우정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친구들까지, 각자가 지닌 비밀을 갖고 있음으로 해서 흐름을 이어간다.

 

겉으로 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평범함 이상을 넘어선 부를 지닌 가족의 모습들, 그러나 남편의 불륜으로 이어진 가정의 파탄은 베스에겐  또 하나의 상처이자 딸을 염두에 둔 엄마, 임산부로서의 엄마란 위치가 그녀를 사지에 몰아넣는다.

 

특히 책 속에는 네 명의 여인들이 우정이란 이름 아래 맺어진 우정이라도 때로는 두 사람만의 비밀이, 때로는 세 사람만 아는 비밀들이 있었다는 사실, 여기에 베스마저 간직한 비밀을 통해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른 불륜의 행위들이 어떤 결과들을 낳았는지, 기혼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대와 미혼자들이 느끼지 못하는 결혼 생활의 감춰진 내밀한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밝혀지는 진실들은 그림 작품 도난이란 설정을 통해 끈적한 진실의 결말과 반전을 향해 치닫는다.

 

 

베스는 과연 자신이 생각한 완벽한 마지막 여름을 보냈을까?

 

무덥고 끈적이는 습도가 높은 여름, 베스와 남겨진 자들의 행보를 통해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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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사람 - 까꿍TOON
최서연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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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 보면 생활에서 묻어 나오는 소소한 일상의 포착을 정밀하게 그린 작가들의 글발이 참으로 부러울  때가 있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무심히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의 저자처럼 자신의 일상에서 겪는 작은 일에도 이렇게 재미와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또 느낀다.

 

 까꿍 TOON, 실제 대학생인 저자가 그린 그림이 인기를 타면서 책으로 만나게 됐다.

 

 

 

 

즐겁고 유쾌한 생활에서 묻어나는 일들을 그린 카툰은 여러 가지 다양한 에피소드들, 특히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현장들의 감칠맛 나는 유머와 적재적소의 임기응변의 실력을 발휘하는 그녀의 어머니의 센스는 정말 엄지 척!이다.

 

엄마의 출퇴근용 자전거 사건은 도난방지용으로 자전거 바퀴에 자물쇠를 채워놨더니, 이제는 안장을 훔쳐갔다는 기막힌 이야기는 그 도둑의 얼굴이 궁금하게 여겨질 정도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를 만든다.

 

엄마가 자전거 뒷좌석에 엉덩이를 대고 페달을 돌리는 모습은 한 편의 시트콤을 연상시킨다.

 

해외 여행지에서는 어떤가?

자동차 사고로 항의하는 현지 사람이 찾지 못하도록 중국인 관광객 틈에 끼여 헷갈리게 만든 순발력은 100미터 달리기 선수 못지않은 탁월한 선택!

 

저자 자신이 스스로를 '내향인 49% + 외향인 51%'라고 설명하는데 아마 저자의 어머니 영향도 받았을 듯싶다.

 

 

 

 

 

 

연신 낄낄 거리며 웃게 되는 장면들,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모습들 속에 과거의 나를 회상하게도 하고 시대적인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겐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이해도를 알아갈 수도 있는 책이다.

 

특히 첫 파트인 지하철에서의 생판 남인 아주머니와 이어폰 공유 사건은 나이가 들면 첫 대면인 상대에게도 말을 건네게 된다는 엄마들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무더운 날, 잠시 여유로운 웃음과 시간을  느끼고 싶을 때   읽기에 좋은 책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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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아밀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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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과 진저브레드-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를 쓴 번역가의 소설가로서의 작품이다.

 

총 6편의 중 단편을 통해 이루어진 작품집은 판타지, SF를 다룬다.

 

 상상의 근 미래인 어느 시대, '인간 여자'들이 1급 보호대상 소수 인종으로 분류돼 국가에서 지정된 특별 보호소에서 양육되는 시대를 그린 사회를 통해 여성들의 자발적인 진취를 다룬 작품인 로드킬-

 

 

- 나는 가끔 진화한 여자들의 삶을 상상했다. 고통스러운 월경과 임신과 출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어디로든 마음대로 다닐 수 있고, 누구에게 보호받지 않아도 되고 누구에게 제압당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자기 몸을 수치스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나도 다음 생에는 진화된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 ('로드킬'  p.24)

 

 

 

정부가 그녀들을 보호, 관리한다는 차원은 출산과 양육이란 고전적인 의미로 여겨지는 시대를 의미하며 이런 부류의 여인들이 낳은 소녀들이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정해진 규율대로 보호소를 졸업하고 바깥세상의 남자와 결혼이란 것을 통해 자신들이 구원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두 명의 소녀들이 펼치는 탈출 감행을 통해 로드킬이 연상되는 이 작품은 2018년도 SF  중 단편 소설 우수작으로써 자신들의 사활을 건 운명에 대해 제도적인 것에 맞서는 작품을 그린다.

 

저자의 첫 SF소설이란 말이 무색하게 외국 소설에서 봤던 문학과는 또 다른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것이 로드킬이지만 이 외에도 현대문명에 둘러싸인 소수민족의 주술사를 대표하는 [라비], 문단 내 성폭력과 언어폭력을 다룬 [몽타주]. 전래동화처럼 여겨지는 처녀를 공양하는 섬에 처녀를 구하는 무사의 이야기를 다룬 [공희]. 이외에도 요즘 주된 소재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가스 라이팅과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저자의 필명인 아밀이란 이름으로 출간한 작품집 안에는 여러 가지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모두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집은 과거와 현재 근 미래의 모습들을 통해 옛이야기와 미래의 시공간을 함께 보임으로써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설 수 있게 그린 점이 인상적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 나름대로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인 작품, 번역가의 글이 아닌 소설가로서의 작품을 대한 느낌을 새롭게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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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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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소재를 매개로 한 아주 독특한 설정의 SF작품이다.

 

시간에 연관된 모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가든'과 '에이전시'라는 두 조직의 대결은 이들 세력에서 최정예 요원인 블루와 레드가 주된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시간의 가닥을 오고 가며 먼 과거부터 미래까지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한 상태를 이용해 역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방식으로 서로가 서로의 공격과 방어를 하는데 어느  순간 레드가 분명 함정임을 알면서도 블루가 보낸 편지를 읽음으로써 새로운 관계로 발전이 된다.

 

책의 내용이 독특하다는 것은 이들이 서로 주고받은 형식에 있다.

작품을 쓴 두 명의 작가들이 서로 주고받듯이 이어지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책 속의 구성 또한 블루와 레드의 편지로 컬러에 변화를 주면서 진행된다.

 

 

 

 

 

 

 

서로가 적대적인 관계에서 시작된 조롱이 섞인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들은 팝 가수인 밥 딜런부터 루이스 캐럴, 찰스 디킨스... 현대부터 고전을 넘나들면서 이들의 작품들을 인용하는 한편 서신을 교환하는 방법 또한 상상의 벽을 허문다.

 

서로의 조직 안에서 감시를 피하기 위해  용암의 이글거리는 붉은빛이 편지의 글귀가  되는가 하면 수십 년 동안 그려진 나무 나이테가 글줄이 되기도 하고 물분자의 운동이 숫자로 변해 MRI 측정값이 서신이 된다는 설정들이 이미 편지에 식상한 독자들에게 새로운 의미의 전달로써의 신비감마저 느끼게 한다.

 

 이들의 전투 현장이 몽골의 칭기즈칸 기마 군단,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 암살 현장, 런던 대화재 직전의 영국, 중국, 스페인의 남아메리카 침략... 굵직한 역사의 한가운데서 이뤄진다는 설정과 함께 이들이 점차 적이었지만 우정으로 변해가는 과정, 사랑으로 이어지는 로맨스의 과정은 기존의 SF작품에서 읽었던 내용과는 또 다른 새로움을 느끼게 한다.

 

 

 

편지란 것이 쓰기 전에 수신인에 대한 생각을 하고 이 편지가 도달할 때쯤이면 이미 쓴 자는 과거요, 받을 자는 미래란 점, 시간이란 것을 '실'에 비유해 실을 묶거나 실타래와 매듭을 만들어 엮는다는 설정 또한 읽으면서 기막힌 표현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직 내에서 자신들의 임무에 충실했던 이들은  이제 서로를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쓴다.

조직을 배제한 채 오로지 그들만의 우정과 사랑을 위해서....

 

과연 이들은 자신들의 뜻을 이룰 수 있을까?

 

끝까지 조직과 상대방 사이를 넘나드는 이들의 시간 전쟁에서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다.

 

진실된 사랑은 시간 앞에서도 영원한 승리자로 남을 수 있을지, 편지의 내용만 번갈아 가며 읽어도 좋을 작품이라 영상으로 만난다면 더욱 재밌을 것 같다.

 

(*** 사족

 

책 표지 칭찬을~~

너무 예쁘고 주제에 맞는 강렬함이 뿜어 나온 색감들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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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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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혼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던진 작품을 만나본다.

 

 세계문학상 수상작가의 신작으로써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각기 다른 연령층들의 사랑과 결혼이란 주제를 드러낸다.

 

부모세대라고 할 수 있는 60년대의 영임과 하욱이 결혼을 함으로써 완전체의 가족 구성이란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생각, 하지만 여의치 않자 큰집의 막내딸인 태윤을 입양하고 그 이후 자신들의 아이를 낳게 되자 태윤에 대한 관심을 저버린다.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한 태윤의 허울만 좋은 가정환경, 그 안에서 진정하게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는 남자를 찾는 그녀의 행보는 대학가의 풍경과 함께 정우란 남성을 두고 은희란 여성과의 관계, 여기에 전 애인이었던 용재까지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통해 90년대의 젊은이들의 불안감을 드러낸  초상을 떠올린다.

 

여기엔 정우란 인물이 갈등하는 두 여인과의 관계를 통해 현실적인 생활의 문제와 사랑을 통해 결혼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의식에서의 혼란을 보여준다.

 

위의 두 세대들의 삶의 모습이 사랑과 결혼이란 관계를 통해 사람들이 용인하는 법 테두리 안에서의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면 정우의 딸인 한나의 경우엔 자발적 비혼이란 사례를 통해 태영과 맺어진 생활의 패턴이 2000년대 MZ세대를 그려낸 듯하다.

 

사랑하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의식에 대한 물음을 던진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연애와 결혼, 결혼과 사랑, 그  이분법적인 세상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이들은 물론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 또는 사랑을 통해 행복한 결말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모두 통용될 문제작이란 생각이 든다.

 

 -
“결혼은 사랑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흔히들 두 대상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죠. 사랑의 종착점이 결혼이라고 여기는 생각 말이에요. 하지만 결혼은 연애와 달리 관습과 제도의 문제를 동반합니다. 반면, 사랑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은 불과 얼마 안 된 일이에요. 과거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남녀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현재의 결혼은 근대 낭만주의의 욕망이 만들어낸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네요.”

 

 

결혼을 전제로 사랑을 한다는 것과 사랑함으로써 결혼을 한다는 전제, 어느 것이 옳은 사랑법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는, “지금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란 물음을 통해 많은 생각을 던진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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