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자오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8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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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글들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부분들, 즉 거칠고 메마른듯한 문장으로 다가오는 저자의 작품 속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감정도 텁텁함을 넘어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감정에 들어서게 된다.

 

이번에 접한 이 작품 또한 그러한 범주에 드는 작품, 이 작품 이후 국경 3부작으로 연관될 수 있는 작품이다.

 

미국의 개척사야 여러 책들과 영상을 통해 지극히 미국적인, 미국인의 시각으로만 다뤄졌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인디언과의 싸움에서 광활한 대지를 차지한 그들의 역사를 이미 알고 있다.

 

이 작품 속의 배경 또한 동부에서 시작한 개척의 범위가 서부로 이어지면서 멕시코와의 전쟁을 통해 더 많은 땅을 확보하는 성공을 이룬 시기를  토대로 한다.

 

이름도 모르는 한 소년이라고만 칭하는 주인공, 테네시 집을 떠나 여러 도시를 전전하다 대위가 이끄는 군대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들의 운명이 참혹하게 마무리되자 소년은 글랜턴이 이끄는 무리에 합류를 한다.

 

인디언의 머리를 원하는 주지사와의 약속으로 싸움을 하는 그들, 감각의 상실성은 바로 이런 것이다로  해석될 수도 있는 무참한 공격과 일명 머리가죽 벗기기는 서부란 무대를 통해 인간들이 저지를 수 있는 온갖 만행을 행하는 절차처럼 보여준다.

 

특히 힘없는 노인, 어린아이, 여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인디언 외에 멕시코인, 백인 할 것 없이 살인을 통해 그들이 갖고자 하는 모든 것을 이루고자 한 행위들은 인디언들이 백인들에게 보복행위를 통한 비참한 역사의 한 장면을 이루게 한다.

 

특히 이들 무리에서 독보적인 인물인 판사 홀든을 잊을 수가 없게 하는데 진정한 법의 판결을 내린 판사인지, 아니면 사기꾼인지조차 모호한 인물로 이들의 리더인 글랜턴보다는 오히려 판사가 보인 행동들이 리더처럼 여겨질 정도의 강한 힘을 발휘한다.

 

지식인처럼 보인 판사의 말과 행동 이면에서는 오히려 약탈자로서의 강한 면이 도드라진 부분들, 일테면 화약이 떨어져 인디언들의 추적을 당하는 위기의 장면에서 보인 부분에서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로 화약을 만들고 공격에 나선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의 인간의 악함을 보인 부분이었다.

 

서부의 개척사가 이런 과정을 거쳐 완만한 토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저자가 그린  작품 속의 세계는 그야말로 약탈과 폭력이 난무하는 연대기 그 자체요, 국가의 확실한 개입이 없던 시대에 이루어진 모든 군상들의 처참한 인생 행보를 보였단 점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후반부로 갈수록 글랜턴이 죽고 판사와 소년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과정 속에 보인 부분들, 시간이 흘러 어른으로 장성한 소년은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타 문학작품에서도 보인 인간의 메마른 감성과 환경에 수긍하되 결코 수그러들지 않은 인간들의 본성을 잘 그려낸 작가의 작품들은 이번에도 그런 감성을 충분히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단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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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심판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2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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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곱 명의 희생자, 일곱 개의 사라진 장기…
모든 것은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되었다!”

 

 

책 띠지에 있는 강렬함의 문구가 먼저 출간된 '얼굴 없는 살인자'에 이어 또다시 독자들을 유혹한다.

 

 

보통의 추운 겨울보다는 더 춥다는 북유럽만이 갖는 감성의 추리 스릴러물을 접하는 독자의 입장에선 기존에 이미 익숙한 패턴의 스릴이 주는 느낌과는 다른 감성의 의미를 느끼게 되는 작품, 과연 어떤 사연이 깃든 것일까?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법무부 장관이  의회에서의 일을 마치고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덴마크에서는 유명 TV 스타의 아내가 자신의 자택에서 끔찍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 후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들의 죽음에 얽힌 상관관계가 스웨덴의 파비안 리스크 형사와  덴마크 코펜하겐의 범죄 수사관 두냐 호우고르와 함께 이어지는 진행이 흐른다.

 

연이어 행방불명된 사람들, 발견이 되었더라도 그들의 신체 일부인 장기가 하나씩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들을 품은 사건은 이와 유사한 행적을 벌인 유력한 용의자가 죽으면서 사건 종결을 마감하지만 파비안은 뒤에 감춰진 무언가를 감지하면서 사건의 생각하지 못할 반전을 드러낸다.

 

책 첫 장에 드러나는 편지 한 통, 그 편지로 인해 그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은  드러내길 원치 않은 불편한 진실, 돈이란 자본에 의해 불법으로 자신의 유리한 점을 갖는 사람들의 행태들, 이러한 것에 항의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드러난다.

 

 

추악함에 대한 모든 것을 갖춘 설정들 속에 그 안에 사랑이란 의미를 담은   강한 아픔들은 추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장르 속에 인간다움은 어디에 있는 것이며 최소한의 인간다움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들, 파비안은 거대한 진실 앞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지, 자신의 가정과 직업이 가진 의식 앞에서 갈등하는 모습들이 사건 전체를 밝혀내는 과정 속에 함께 함으로써 긴장감 고조를 충분히 느끼게 한다.

 

 

 

 

 

 

'얼굴 없는 살인자'보다 먼저 출간된 작품이지만 별개로 읽어도 좋은 작품,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의 서막을 알린 첫출발 작품으로써 강한 인상을 남긴 소재의 선택, 그 안에서 살고 사랑하며 이별하고 다시 만나는 과정들이 진한 여운을 남긴 작품이기도 하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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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드 - 대실 해밋 단편집 틴 하드 1
대실 해밋 지음, 김다은 외 옮김 / 린틴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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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의 매]란 작품으로 유명한 대밋 해실의 단편집을 모은 작품이다.

 

하드 보일드 소설을 확립한 작가란 명성으로 더 유명한 대밋의 페르소나로써 등장하는 새뮤얼 스페이드가 주인공인 이 작품집은 4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만의 작품을 별개로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소설 속 각기 다른 사건들을 통해 짧지만 눈썰미 강한 스페이드만의 수사 해결 방식은 지금의 추리 스릴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그 때문에 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중절모, 트렌치 코드(형사 콜롬보가 연상되긴 하는데...), 잎담배와 함께 조화를 이뤄나가는 그의 행보는 정의에 불타는 형사 이미지와는 좀 다른 직접 발로 뛰면서 현장에서의 강한 면모와 냉철한 직감을 통해 수사방향을 이끌어 가는 명탐정의 다른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일단 가볍고 빠른 전개로 인한 지루함을 모르는 내용들이 한순간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는 단편들이라 긴 장편에 지친 독자라면 이런 류의 내용들도 괜찮을 것 같다.

 

범죄의 도시로 이름난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그 속에서 살아남는 탐정의 대표적인 모습, 정의감도 좋지만 직업윤리 의식이 보다 앞선 남다른 그의 활약을 보인 스페이드의 새로운 모습을 즐겨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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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와이프 - 어느 날 나는 사라졌다 한때 사랑했던 남자에게서
킴벌리 벨 지음, 최영열 옮김 / 위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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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장 간 사이 집을 나온 후 아틀랜타에 도착한  한 여인, 자신의 본명을 버리고 베스란 이름으로 남편의 눈길로부터 모든 것을 피하려는 동시에 그가 나를 찾아오길 바란다.

 

사흘 간의 출장을 마치고 집에 온 제프리는 아내가 남긴 메시지를 확인 후 집에 오길 기다렸으나 돌아오지 않자 비로소 실종 신고를 한다.

 

 사빈은 왜 연락도 없이 어디로 간 것일까?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맡고 있는 마커스 형사는 실종된 부인의 행방을 수사하면서  첫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그녀의 남편과 쌍둥이 언니의 알리바이는 물론 심문 과정을 거치지만 여전히 사빈의 행방은 묘연하다.

 

책의 흐름은 베스, 제프리, 마커스의 시선과 생각들을 따라가며 사건의 궁금증이 일어나게 된 경위를 더듬게 된다.

 

사랑해서 만난 부부, 한평생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고 그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노력을 하지만  매일매일이 해피만 하지 않는 현실 속의 부부 모습을 비춘다.

(서양, 동양 부부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은 별반 차이가 없다.)

 

보다 잘살기 위해 어느 순간 직업을 갖게 된 아내의 수입이 자신보다 더 나은 상황으로 이어진  패턴의 흐름이 경제적인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른 남편과 아내의 자격지심, 부부의 격한 대화가 불러온 참사를 겪은 후에 느끼는 부부사랑에 대한 회의, 결정적으로 타인에게 비친 부부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그들만이 아는  폭력과 학대, 정신적인 공포와 더불어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삶이라면 이 소설의 배경을 어느 정도 짐작할 것이다.

 

읽으면서 가정폭력에 희생당하면서도 쉽게 이혼을 감행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여인들의 심리를 드러낸 작품들이 떠오른다.

 

사랑하기 때문에, 보다 더 나은 부부의 삶을 만들기 위한다는 말에,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회개의 말, 이 모든 과정들이 거친 폭력과 학대 뒤에 오는 한시적 달콤함, 더군다나 자신을 죽이기 전엔 결코 이혼해주지 않을 남편에 대한 공포감을 이기고 탈출하기까지의 베스가 겪는 심리적 불안감은 주위 사람들에 대한 안정적인 눈길조차 보내지 못한다.

 

 

 

 

 

세 사람의 시선을 통해 사빈의 행방과 베스는 동일 인물인지, 마커스가 찾는 사빈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정신적인 불안감은 베스가 사이코패스인가, 아니면 제프리가 범인일까? 에 대한 궁금증이 연일 책을 넘길 수밖에 한다.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베스의 과감한 변신과 신분세탁들은 영화 '적과의 동침'속 주인공인  줄리엣 로버츠와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겹친다.

 

영화 속에서는 남편이 듣는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 한동안 떠나질 않았던 몰입감 최고의 스릴 영화였다면 이 작품 속에서는 후반부에 가면서 마커스와 베스, 제프리, 사빈에 대한 연결고리의 반전이 드러나면서 사랑이 아닌 지배하려 들었던 그릇된 사랑의 정체가 드러난 점이 인상적이다.

 

추리에 익숙한 독자라면 어느 정도 감이 올 듯도 싶은 장면을 통해 연결성에 대한 가능성 추측도 해볼 수도 있고,  베스가 겪었던 사랑의 배신과 심신의 상처들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긍정의 시간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미국판 부부의 세계를 보는 듯한 작품, 그런 의미에서 제목에서 주는 디어 와이프의 반어적 의미가 더욱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베스가 고비를 넘기며 곡예를 타듯 상황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과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벌이는 심리전도 재밌게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작품, 이들이 벌이는 서바이벌 추리 스릴러를 느끼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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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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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부분들이 많은 가운데   재일 한국인을 중심으로 다룬 작품을 접해본다.

 

저자는 재일 한국인 3세로서 이 작품을 통해 혐오의 시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제목에서 다루는 죽창이란 단어는 관동 대지진과 연관된 사건을 말하는데 이 소설 속에 담긴 상황들이 마치 그 시대의 긴장감 고조를 함께 느끼듯 다가온다.

 

근 미래인 일본의 어느 시대를 그린 이 작품 속의 배경은 극우 배외 주의자들이 정권과 여론을 장악한  가운데 재일 한국인들에 대한 차별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사지에 내몰리는 재일 한국인들이 생활을 보여준다.

 

특별 영주자의 제도 폐지, 외국인 특히 재일 한국인에 대한 생활보호가 위법이 되는 세상, 그 가운데 페미니스트, 비건 주의자 ,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활동을 벌인 여동생이 죽는 사건을 겪는 주인공 김태수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다가오며 여동생의 복수를 이룰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각기 다른 상황에서 저마다의 목표를 지닌 사람들의 모임은 소설 속 인물들로 태어나 실제인지 소설 속의 인물인지를 모호하게 할 만큼 생생하게 다가오게 하고 이들이 벌인 진행들은 일본 사회의 문제점들을 드러낸다.

 

어느 방송에서 재일 한국인들의 삶을 다룬 다큐를 본 적이 있다.

보통의 일본인들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계급제도처럼 가장 밑바닥의 층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재일 한국인들의 삶들을 봤을 때 아직도 일본에 이런 사회생활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들이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계속 떠올랐다.

 

이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비단 일본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혐오'란 말의 의미를 통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가상의  책 속에 등장하는 디스토피아의 세상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겪는 모습들은 차별, 편견, 인종혐오, 폭력을 드러내는 장면들 표현들로 인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부분들임을 느끼게 한다. 

 

 

이들은 과연 자신들이 벌인 일들을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 유무를  떠나 세상의 변화가 있으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일임을 느끼게 하는 내용들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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