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제인 마운트 지음, 진영인 옮김 / 아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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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책장에 있는 책들을 다시 정리해 나가고 있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작년에 읽은 책들 중에서 일부는 기부, 일부는 지인들에게 나눔 하기까지 선택하는 책을 고르려고 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 책은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 손에서 좀 더 있어줘야겠고 저 책은 누군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 안 되겠다는,,, 이런저런 핑계를 삼아 다시 책장에 넣는 경우가 많기에 큰 결심을 하고 내 손에서 이별을 고하려는 노력을 한다.

 

 

이런 연유로 인한 책들 외에 구매해 놓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면서 책장에 신줏단지 모셔놓듯 고이 잠재운 책들도 많기에 올해의 독서 목표는 자유 독서와 느림의 독서를 가져볼 생각을 하고 있다.

 

 

일명 나 홀로 독서프로젝트인 셈인데, [나를 꺼내 줘!]란 이름을 붙이며 책장의 책들을 꺼내놓고 있다.

 

그런 가운에 이 책은 언젠가는 읽겠다는 책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읽지 않은 책에 속한다.

 

이유인즉슨 한 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책에 푹 빠져 읽어버린 그 공허함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는지,,,,

 

 

유명한 일러스트레터인 저자가 그린 책과 책 안에 담고 있는 여러 가지 내용들은 그야말로 책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고전은 기본이고 아동도서, 대중문화, 책 속의 장르를 구분하고 그 주류에 속한 작가들의 작품들 소개와 이에 연관된 작품들을 더 읽고 싶다면 추천하는 도서목록, 내가 얼마나 책을 접하고 읽었나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퀴즈는 물론  세계  각국의 유명한 작가들을 만나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고 재밌다.

 

 

 

 

 

 

 

 

 

특히 어떤 테마를 통해 그 지역을 방문해 본다는 취지의 여행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더욱 그런 부분들을 느껴볼 수가 있다

 

 

 

세계 각국의 유명 도서관과 유명 작가들이 실제로 운영하는 책방이나 그 도시의 유명한 책방 소개, 각국의 이동도서관 형태와 작가들의 집필 방과 사랑하는 동물들 이야기, 여기에 베스트로 팔리는 도서 책의 소개(종교 서적과 사상 서적을 제외한 1위는 돈키호테다.), 각국마다 출간된 동일 작가의 작품 표지 구경 또한 쏠쏠한 재미를 느끼기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그림과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미처 지나쳤던 도서 목록을 통해 기록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책, 저자의 서문에 이 책의 목표는 당신의 '책더미'를 세 배로 늘리는 것이다. 이 책은 일종의 문학적 '호기심의 방'으로, 이곳에서 당신은 갖가지 이유로 당신이 좋아할 만한 책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책의 주제가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있고, 근사란 지역 도서관에서 마주쳐서, 혹은 표지에 귀여운 고양이가 있어서일 수도 있다. 열정적인 책 소개 문구로 가득하 인기 서점의 이동식 책꽂이처럼, 책을 펴볼 때마다 지금까지 내가 왜 몰랐지 싶은 보석을 하나씩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한 글이 빈말이 아님을 느끼게 한 책이다.

 

 

 

당신은 애서가인가, 장서가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던져줄 수 있는 책!

 

 

그나저나 구매 자제를 하고 있는 요즘, 아~ 영업 한번 제대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이 소장가치 충분한 책 때문에 허벅지를 연신 꼬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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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공화국
안드레스 바르바 지음, 엄지영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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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형 파리대왕이란 문구에 이끌린 작품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화자 '나'는 산크리스토발의 사회복지과로 승진을 통해 발령받는다.

 

거대한 밀림과 강으로 둘러싸인 이 도시는 알고 보면 방벽과 진초록으로 넘쳐나는 밀림, 폭이 4킬로미터나 되는 물길이 흐르는 에레강이 있는 곳이다.

 

그런 곳에 어느 날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32명의 아이들이 도시에 출현하고 이들의 연령은 9살에서 13살 사이로 보이는데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조차도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모든 것이 미지에 쌓인 그들은 주위를 인식하지 않은 채 그들만의 행동을 취한다.

 

그런 그들에겐 리더도 없으며 그들이 하는 행동 자체에도 어떤 소유의 개념조차 없는 모습들은 점차 슈퍼마켓을 습격하면서 돈을 훔치거나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등 도시 자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으로 번져간다.

 

 

그러다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은 살인사건이 벌어졌음에도 이마저도 어떤 놀이처럼 여겨지는 행동을 보이고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춘다.

 

아이들을 찾아 나서는 도시의 어른들, 도대체 그 아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순순함의 상징인 어린이에 대한 환상이 약탈과 살인을 저지르는 아이들의 행동을 통해 그 생각들을  허무는 순간이나 아이들을 찾으려 노력하는 화자와 이에 반하는 시장의 대조적인 모습들은 기존의 권력형 인간의 모습인 흐름들을 보인다.

 

 

이 작품이 21세기 판 파리대왕이라 불린 까닭도 아마 상상을 허문 아이들로 이루어진 소규모 집단에서 벌어진 인간의 폭력적인 본능과 그들 스스로 만들어낸 그들 나름대로의 체계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파리대왕에서 보인 시점이 아닌 외부인으로서의 화자인 '나'의 시선으로 그린 점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새로운 관점으로써 흥미를 이끌었다.

 

 

특히 내용 중 '어떤 것이든 일단 믿기 시작하면 그 어떤 현실보다 더 진짜처럼 보인다'는 문장은 환상문학 안에 실재하는 진짜의 모습은 무엇일지, 유일하게 찾은 한 명의 소년의 입을 통해 알게 된 그 장소, 그리고 왜 이 책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느낌은 또 다른 새로운 문명을 대한 것처럼 다가왔다.

 

 

책 표지의 컬러감이 밀림을 대표하는 듯한 색채가 인상적인데, 제도권이 미치지 않는 이곳에서 살아가던 아이들이 도시에 등장하면서 벌인 사건들에 대해 도시 속에서 어떤 정해진 법에 의해 살아가는 우리의 기준으로 과연 처벌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내용들은 파리대왕과 다른 느낌이면서도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의미에서는 일말의 맥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독특한 설정의 스릴의 느낌도 드는 내용들이라 파리대왕과 비교해 읽어도 좋겠단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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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1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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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생활의 변화가 미세하게, 그러나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생활의 패턴의 변화를 가져온 지금, 영화 대신 집에서 즐기는 넷, 디, 애.. 를 이용하거나 온라인 쇼핑의 증가, 그리고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의 변화가 두드러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작인 여탕 보고서, 극한 견주를 통해 통통 튀는 실감 나는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 웃음과 많은 공감을 드러낸 작가의 새로운 취미생활 대 공개! 를 통해 궁금증 유발을 불러일으킨  이번 이야기는 식물 덕후에 빠진 이야기다.

 

 

무엇을 키워본다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워낙 똥 손인 관계로 진작에 이런 일에는 포기를 하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실감 나게 그린 경험담들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현실감을 드러낸다.

 

 

취미로 키우기 시작한 첫 식물과의 만남과 식물의 특성을 알지 못해 짧은 이별 과정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의 방출은 코믹하게 그리면서도 애정이 듬뿍 담긴 그림과 글들로 인해 반려 식물에 대한 감정을 함께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일단 한 가지에 관심을 두다 보면 주변에 필요한 품목들에 대한 다양한 구매를 하게 되는데, 저자 역시 식물 키우기에 알맞은 화분의 모양과 종류, 식물 애호가들 사이에서 키우기 어렵다는 식물을 갖기 위해 컴 앞에 앉아 구매하기 위한 노력과 실패, 골동품처럼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식물의 값이 천정부지로 솟는 과정과 이런 식물 세계에서도 수입과 금지품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들을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나처럼 문외한인 사람에겐 정말 별천지인 세계를 느끼게 했다.

 

 

언젠가 지인의 집에서 키우고 있는 다육식물을 보면서 작지만 예쁘고 생각보다 키우기 쉽다는 말에 고려해 본 적이 있는데, 여러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관심의 폭이 점차 다육식물, 채소, 야생 식물까지, 솔방울을 가져와 소나무를 키워볼 생각으로 가져온 행동, 정말 단풍나무를 키우는 저자의 관심도는 어디까지일까를 궁금하게 한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를 보면서 왜 이 나무는 관리를 하지 않는지,  자신이 관리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 모습들은 천상 식물 덕후 모습 그 자체다.

 

 

서구권에서 잔디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버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잔디의 관리가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과 식물들 사이에서도 양지, 반양지, 반음지의 성격을 가진 것들이 있고 이들을 괴롭히는 해충 벌레 3가지인 잔디 물, 응애, 작은 뿌리파리를 다루는  정보는 유용하다.

 

 

 

특히 각 장이 끝나고 독자들의 문의사항에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알려주는 알뜰 정보는 식물을 키우는 분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플랜테리어란 용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은 시대, 초보자라면 자신에게 맞는 식물 키우기부터 시작해 점차 난이도를 높여 자신이 원하는 식물을 키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뒤편의 작가의 작업 공간과 거실을 통해 식물 200여 가지를 키운 사진을 공개한 것은 저자의 식물 사랑이 얼마큼 큰지 느낄 수 있는 보너스!

 

 

1편에서 다룬 전체적인 식물 키우기에 대한 정보를 다룬 내용인 만큼 2편에선 또 어떤 좋은 정보를 알려줄지 기다려진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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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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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담당 아유카와 소(鮎川颯)와 플롯 담당 하기노 에이(萩野瑛)로 구성된 콤비 작가 유닛의 조합으로 '거짓의 봄'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작품이다.

 

히로인 잡지의 편집자 카에데는 혼혈을 기울여 키운 잡지에 실린 광고로 인해 항의가 담긴 문의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던 차, 프리랜서 기자 사키모리와 함께 블로그에서 딸의 옷을 제작하는 글을 올리는 닉네임 '소라파파'에 대한 취재를 하기로 한다.

 

 

그의 블로그를 들어가 살펴본 카에데는 그가 쓴 글들을 통해 불쾌한 느낌을 받고 곧이어 익명으로 "당신은 아이를 정말 사랑하나요?"란 댓글을 남긴다.

 

 

한편 추락사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병 건사와  남겨진 딸을 엄마와 여동생에게 맡긴 채 공무원 생활을 하는 다나시마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좋지 않은 댓글로 인해 마음이 상하고 추적을 통해 한 여인을 파멸로 몰아넣을 생각을 한다.

 

 

"제가 아야노 카에데 씨를 죽였습니다."란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첫 서두부터 강렬한 느낌을 주는 작품은 하루에도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와 홍보, 광고, 그 안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던진 댓글로 인해 한 인간의 인생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인 작품이다.

 

 

어느 시작점부터 누가 잘못을 했는가?를 묻는 추리 스릴과  작품 속에 흐르는 악성 댓글에 대한 경고는 비단 이 작품에서만 보인 경우는 아니란 점, 특히 카에데가 겪었던 개인사와 말 못 한 비밀들, 남편과의 소통 부재를 통해  정말 그들은 사랑해서 함께 했던 것이 맞는 것이었나를 묻게 되고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되는 점들을 간과했단 사실들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처음 이야기의 점화를 시작으로  다룬 글들이 깔린 복선들은 차곡차곡 한두 겹 쌓이면서 뒤 후반부부터 몰아치는 반전, 반전, 반전의 연속성 강타를 드러내면서 독자들에게 첫 문장부터 당연함을 받아들일 수 있게 흘린 글들의 비밀들 때문에  뭐야? 하며 앞으로 다시 돌아가 들쳐보게 하는 흡입력을 지녔다.

 

 

아무런 뜻도 없이 던진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 카에데의 경우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물론 처음부터 그녀가 남긴 댓글의 취지가 좋은 의미로써 묻는 것은 아니었기에 블로그의 주인 입장에서는 결코 유쾌하지는 않았겠지만 이후부터 그녀 주위를 맴도는 불길한 기운들과 예상치 못한 주변의 일들이 하나둘씩 겹쳐지는 진행, 감춰두었던 일기장이 공개되는 두려움과 댓글 차단의 행동을 하게 된 그녀에게 도망갈 탈출구는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너무도 어이없이 실행한 그들의 무모한 댓글들이었다.

 

 

읽으면서 마치 UFC 링 안에서 누구와 싸우는지조차 모른 채 링 위에 오른 카에데가 한쪽 링 구석으로 도망간 사이 다른 사이드 링에서 달려오는 미지의 인물들이 그녀를 옴짝달싹 주짓수로 신체 전체를 조여온다는 느낌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선 탈출은 엄두도 못 낼 듯싶은 막막함이 전해져 오는 행간의 느낌들이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친 그녀의 심정을 보는 것 같아 답답함이 몰려왔다.

 

 

 

 

 

 

어떤 특정인들 뿐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이러한 무분별한 댓글로 인해 그 사람에 대한 비난과 평가가 내려지는 세상을 그린 저자들의 세태를 비난한 작품은 그 댓글로 인해 행복과 불행이 한순간에 바뀔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선플을 달고 살아도 짧은 인생, 굳이 악플을 달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를 연신 생각해보게 한 작품, 역자의 말처럼 다시 한번 읽어도 좋을 추리 스릴러란 말에 수긍이 간다.(개인적으로 거짓의 봄 보다 좋았다.)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읽고 난 후 제목 한번 정말 잘 지었단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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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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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깊은 고요한 밤,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이 골목의 집집마다 들을 수 있게 노래를 불러주며 다니던 모습이 기억난다.

 

 

비단 기독교란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왠지 크리스마스란 말은 누구에게나 그때만큼은 정신적으로 푸근해짐을 느끼는 축복의 날로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 두 모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남편과 이혼 후 아들 으제니오와 함께 살아가는 누크는 화가로서의 길을 접고 생계를 위해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너무도 일찍 철이 들다 못해 사사건건 엄마의 말에 꼬박꼬박 논리에 맞는 말대꾸 내지는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펴는 영악한 아들 때문에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 “다들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데 우린 도대체 어쩔 셈이야?

 

 

아들의 말에 그들은 12월 23일에서 26일까지의 일들을 통해 이날만은 모두가 행복한 날인 만큼 그들도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쌓인 채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한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새 두 마리를 사고 공원, 애완동물, 세탁소, 백화점...

 

 

동네를 휩쓸다시피 그들은 이 모든 장소를 방문하고 즐기려 노력(?)하고 친구네 별장으로 가는데 그곳마저도 누크에겐 편안한 장소가 아님을 깨닫는다.

 

 

정말 두 사람이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행복은 없는 것일까?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은 크리스마스 자체를 즐기지 못하는 불안함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주위 사람들마저도 아들의 양육에 대한 말을 건넬 때는 그녀 스스로 무엇이 최선의 길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단지 엄마인 누크의 처량한 소원은 크리스마스를 그저 무탈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뿐인데 말이다.

 

 

사랑이 어떤 원칙과 방향이 정해져 있다면 누구나 쉽게 그것을 답습하듯 쉽게 살아갈 수 있지만 어디 사랑의 형태가 똑같은가?

 

 

부모는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에 대해 최선을 다한 사랑을, 누크 그녀는 지금 이대로 최선을 다해 으제니오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결코 위축될 필요도 없고 패배에 젖은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언젠가는 영리한 으제니오가 엄마가 살아온 날들에 대해 깨닫는 날이 오기를, 자신을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줄 날이 올 것이란 위로를 건네고 싶게 하는 내용들은 뭉클함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엄마란 위치에서 그린 사실적이면서도 그 심리의 섬세함이 두드러진 작품이라 엄마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독자라면 한층 공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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