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크리스마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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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깊은 고요한 밤,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이 골목의 집집마다 들을 수 있게 노래를 불러주며 다니던 모습이 기억난다.

 

 

비단 기독교란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왠지 크리스마스란 말은 누구에게나 그때만큼은 정신적으로 푸근해짐을 느끼는 축복의 날로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 두 모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남편과 이혼 후 아들 으제니오와 함께 살아가는 누크는 화가로서의 길을 접고 생계를 위해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너무도 일찍 철이 들다 못해 사사건건 엄마의 말에 꼬박꼬박 논리에 맞는 말대꾸 내지는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펴는 영악한 아들 때문에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 “다들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데 우린 도대체 어쩔 셈이야?

 

 

아들의 말에 그들은 12월 23일에서 26일까지의 일들을 통해 이날만은 모두가 행복한 날인 만큼 그들도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쌓인 채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한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새 두 마리를 사고 공원, 애완동물, 세탁소, 백화점...

 

 

동네를 휩쓸다시피 그들은 이 모든 장소를 방문하고 즐기려 노력(?)하고 친구네 별장으로 가는데 그곳마저도 누크에겐 편안한 장소가 아님을 깨닫는다.

 

 

정말 두 사람이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행복은 없는 것일까?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은 크리스마스 자체를 즐기지 못하는 불안함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주위 사람들마저도 아들의 양육에 대한 말을 건넬 때는 그녀 스스로 무엇이 최선의 길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단지 엄마인 누크의 처량한 소원은 크리스마스를 그저 무탈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뿐인데 말이다.

 

 

사랑이 어떤 원칙과 방향이 정해져 있다면 누구나 쉽게 그것을 답습하듯 쉽게 살아갈 수 있지만 어디 사랑의 형태가 똑같은가?

 

 

부모는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에 대해 최선을 다한 사랑을, 누크 그녀는 지금 이대로 최선을 다해 으제니오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결코 위축될 필요도 없고 패배에 젖은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언젠가는 영리한 으제니오가 엄마가 살아온 날들에 대해 깨닫는 날이 오기를, 자신을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줄 날이 올 것이란 위로를 건네고 싶게 하는 내용들은 뭉클함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엄마란 위치에서 그린 사실적이면서도 그 심리의 섬세함이 두드러진 작품이라 엄마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독자라면 한층 공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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