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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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버려진 릴리윈은 광대들과 함께 살다 도망쳐 온 떠돌이 광대이자 자신이 지닌 재주로 살아가는 젊은이다.



그가 마을의 구두쇠인 금세공장인인 윌터 아우리피버의 아들 대니얼 결혼식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쫓겨나고 이후 윌터가 머리를 맞고 쓰러진 것을 본 딸 수재나에 의해 발견, 용의자로  지목된다.



이에 위험을 느낀 릴리윈은 수도원으로 도망치게 되고 그곳으로 달려온 마을사람들을 물러가게 한 수도원 사람들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는다.



캐드펠 수사가 그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그가 범인이 아님을 알게 된 후 사건이 진실성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연이어 윌터 집안에 세 들어 살던 자물쇠 장인까지 죽게 되면서 사건의 향방은 진범이 누구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흐른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배경상 그 시대를 살아가던 힘없고 정직한 이들의 삶 위주로 사건이 발생한 소재를 담고 있는 이번 이야기는 릴리원의 성장배경과 그가 결백하다고 믿는 캐드펠 수사를 비롯해 하녀 래닐트만이 유일하게 믿는다는 사실은 한 사람의 타고난 성정이 환경이 좋지 않다는 초점에 맞춰 범인으로 생각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비춘다.




귀족이 아닌 보통 농도들, 환자들, 음유시인 광대, 하녀들까지 법이 보장해 주는 사회 속에서 그들이 과연 누구를 믿고 살아가는 것인지, 정작 그들의 도움이 없다면 실생활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할 귀족들의 그릇된 차별시선은 물론이고 성직자 중에서도 릴리안을 곱게 보지 않은 귀족출신 성직자가 있다는 사실은 버링가를 대표로 하는 귀족들이 극히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신을 믿고 정직과 봉사를 통해 성직자로서의 길을 걷은 캐드펠 수사 같은 인물이 없다면 정의란 무엇이며 인간이 지닌 선함과 신념을 굽히지 않은 행보는 따뜻한 시선을 드러내 보인다.







여기엔 물질적인 풍요만 지닌 아비의 자식을 대하는 태도와 사건의 정황들을 이해하게 되는 자의 행동이 이해 가는 부분도 들어있어 가족이라 할지라도 진정한 가족애 없이 성장한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억지로 도덕적인 강요를 드러내지 않는 사건의 진행을 통해 읽는 동안 스스로 차분함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답게 이번 내용도 좋았던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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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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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제6권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이번에도 캐드펠 수사가 사건해결에 심혈을 기울인다.



수도원에 의탁하던 남매인 에르미나와 이브는 힐라리아 수녀와 함께 슈루즈베리로 향하던 중 실종된다.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인 그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캐드펠 수사가 나서게 되고 허름한 집에 이브를 발견한 그는 돌아오는 길에 얼어붙은 개울에 잠겨 있는 힐라리아 수녀의 시체를 발견한다.



도대체 누가 수녀를 죽인 것일까?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진행은 실종된 에르미나를 찾는 일과 함께 흐르면서  시대상 어지러운 세태에 세상을 어지럽히는 존재들의 행동들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도둑이자 강도, 살인자인 그들이 마을을 약탈하고 힘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는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비참함의 모습이며 이 가운데 황후 편에 속한 남매를 찾아 헤매는 버링가의 등장은 반가운 부분이다.




성스러운 수녀의 죽음의 향방은 과연 어떻게 흐를 것인지, 소녀를 찾는 이들은 누구이며 기억을 상실한 수사가 갖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지, 참 많은 이야기들의 향방이 시종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면서 이어지기에 전 작품들과 연이은 캐드펠 수사력이 유기적인 흐름으로 인해 지루함이 없다.




어떤 큰 전환의 흐름이라기보다는 수사가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의외인 점도 그렇고 여러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그 안에 담긴 배경을 깔고 이야기 전체를 관망하는 자세로 읽는다면 속도전으로 앞서는 추리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신에 의탁한 캐드펠 수사의 개인사가 담겨 있어 흥미로웠다.



역사추리소설을 즐기는 독자라면 이번 시리즈에서 펼치는 캐드펠 수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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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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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아마존 초대형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품으로 1938년 대공황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105세의 죽음을 앞둔 우디 니켈의 회상으로 그린 작품 속 내용은 자연이 휩쓸고 간 허리케인 때문에 가족을 잃고 천애 고아가 된 어린 자신의 성장기가 함께 그려진다.




뉴욕항을 배회하던 소년 우디 니켈이 기린들을 실은 트럭이 캘리포니아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실향민의 꿈의 땅이었던 그곳으로 가고자 하는 소년의 노력이 실감 나게 보인다.




임기응변으로 트럭 운전자로서 기린을 싣고 향해가던 그와 일행으로서 기린을 책임지고 있는 라일리 존스 영감, 그리고 사진기자 오거스타까지 합세하면서 그들의 여정은 위험한 과정을 넘기면서 서서히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 싹튼다.




허리케인 때문에 가족을 잃은 한 소년의 인생 이야기가 기린이란 동물과 함께 엮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은 착한 사람도 있지만 자신들의 이익이나 욕심에 위협을 당하는 일들이 어린 소년의 마음속에 강인한 결심과 함께 이를 이겨나가는 진행이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기댈 곳이 없었던 소년의 마음을 변회 시킨 것은 다름 아닌 기린, 기린을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동물로만 바라보던 사람들과는 달리 우디는 동물이기 전에 자신의 집이자 안식처, 가족이란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가 결국 동물과 인간이 한마음으로 통하게 됨을 느끼게 된다.




실제 일을 취재하면서 작품으로 완성한 저자의 글은 시대적으로 궁핍한 시절에 동물과 소년의 순수한 마음이 통하면서 우정과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리고  있어   마음속에 따뜻한 여운이  길게 남는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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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키스의 말 - 2024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배수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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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인 '바우키스의 말'을 비롯해 6편의 작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된 작품집이다.



올해 배수아 작가의 당선작인 책 제목이기도 한 '바우키스의 말'은 신화 속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그동안 저자의 작품들의 느낌보다 더 인상 깊게 와닿은 작품이다.



조금 무겁고 진중한 느낌으로 와닿은 작품이  '바우키스의 말'이었다면  문지혁 작가의 작품을 비롯한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은 이에 비해 덜하지만 모두 특색 있는 감성을 갖고 있는 소설들이다.




외고를 함께 다녔던 동창생을 미국에서 가깝게 지내던 주인공이 허리케인을 맞으면서 하룻밤을 친구의 집에서 보내는 이야기 속에 담긴 롤렉스 시계 이야기는 짧은 단편이면서도 그 안에 담긴 분위기를 쉽게 가라앉을 수없는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이 쓸쓸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현수의 이야기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던져 볼 수 있는 이야기로  평생 실패한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아버지에 대한 장례를 장례세일이란 주제로 담아낸 것이라 신선했다.




이외에도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 간의 혁명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 그 개와 혁명', 서이수, 전춘화 작가의 작품도 모두 감성 있게 그려진 작품들이었다.




작가들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의 시선을 통해 다져진 내공들이 쌓여 글로 표출된 문장들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 속에 여러 가지 모습들을 그려 보였다는 점에서 골라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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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하는 사랑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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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고독'에 이은 저자의 새로운 작품-



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 읽으면서 든 생각,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가치에 대해서 증명을 해야만 하는가? 증명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 눈에 보이는 어떤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우리는 그것을 증명해야만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문장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글이 전 작에서도 느낄 수 있는 과학도의 시선이자 현시대를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들이 실사판처럼 그려 보이는 이 작품 속 내용은 물리학도인  나와 아내 로라, 그리고 에마누엘레란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이야기다.



이들의 살림과 어린아이를 돌봐주는 여인은 그들 사이에서 바베트란 별칭으로 불리는데, 바베트란 이름은 '바베트의 만찬'이란 작품에서 기인했다.



화가인 남편을 사랑했고 그가 죽은 이후에도 그리워하는 여인, 젊은 세대들의 부부생활과는 다른 시선의 남편(남자)에 대한 순종적인 아내로서의 모습을 지닌 그녀가 없는 생활이란 사실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상이 어느 날 무너진다.



그녀의 병으로 인해 그들 부부 사이에 보이지 않던 균열은 점차 갈등으로 번지는데, 작품 전체의 이야기 주된 주인공은 바베트를 중심으로 이들 부부가 어떻게 의지하고 살아갔으며  바베트의 거의 마지막 순간을 접하면서 느끼는 부부의 사랑과 이해, 이후 그녀의 무덤을 찾아가면서 비로소 그녀의 이름이 무엇이었는가를 독자들은 알게 된다.








실상 배경만 이탈리아일 뿐 살아가는 모습들은 어느 부부들 삶과 비슷하게 보인다.



사랑을 느끼면서 연애를 하던 시절의 감성, 아이가 태어나고 자신의 불안정한 사회적 위치에 대한 불안감과 아내의 직업을 생각하며 새로운 삶에 도전하길 머뭇거리는 과정,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신과는 다른 면을 보이는 부분에서 오는 느낌들, 여기에 바베트가 오지 않은 상황이 닥치자 성인이 된 그들마저도 고아들처럼 여겨졌다는 내용은 인간들 사이에서의 신뢰의 밑바탕에 대한 사랑에 대한 감정들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그려진다.




실질 삶에서 보이진 않았지만 쌓인 감정들이 폭발하면서 부부 사이의 마음이 멀어지는 상황이나 바베트가 그들을 곁에서 보고 느꼈던 정확한 느낌들이 그녀가 떠난 후  그들이 비로소 곁에 있는 소중한 이를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사랑'이란 증명에 대해서 그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 곁에 있었던 한 소중한 존재의 상실이 주는 기회로 인해 작은 것이라도 소중함을 느끼는 과정, 그 속에서 배우자가 무엇을 원했는지를 깨닫는 '나'의 생각이 굳건한 결혼의 과정을 이어가게 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상대를 사랑한다 것은 그 존재에 대한 의미가 내가 느끼는 전부와 비교할 수 없는 더 큰 것이기에 바베트 부인의 실제 이름 A를 부른 아들 에마누엘레의 목소리가 여전히 들여오는 것 같다.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운 물리학도인 '나'를 통해 저자가 드리운 문장의 언어는 문학이란 글과의 교감을 통해 전혀 다른 느낌으로 와닿는 순간순간의 글들이 이번에도 많이 와닿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군중 속에 있는 그를 알아보고, 그가 속해 있는 집단에서 그를 고유하게 떼어놓는 것. 아무리 단단한 집단이더라도. 그의 가족이든 다른 무엇이든. 그러고는 그가 자신 안에 가두고 있는, 어쩌면 전혀 다른 본성을 지녔을 그의 고유한 무리와 다양체를 찾아가는 것.






에세이처럼 보이기도 하는 소설이라 잔잔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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