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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이 작가의 글 자체가 그리 밝지만은 않기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이후에 망설였다. 하지만 뭐 유명한 상을 탄 작가이니 만큼 평론가들의 심사평을 믿고 다시 도전하게 됬다.
말 그대로 지구가 언제 망했는지, 무엇때문인지, 쫓아오는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일절 언급없이 그저 아버지와 아들의 생존투쟁을 말 그대로 "로드"자체로 여정을 엮어가고 있었다. 인간이 극한 상황에 도달하게 되기까지 유일 무이했던 방수포라든가 권총이 이 글에선 그렇게 고마운 존재로 보일수가 없었다. 땅 속에 파 둔 지하 공간에서의 오붓한 식사와 지상에서 나올때의 보이지 않는 적과의 동침을 표현한 부분은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작가들이 글을 쓴다는것 자체가 고통임과 동시에 탈고시에 오는 해방감이 느껴지는 구절이라고나 할까? 마지막까지 생존의 희망을 쥐고 행군했던 아버지의 부정도 느낄 수 있고 , 정말 이런 날이 오긴 올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그런날이 온다면 과연 인류는 남은 자들에게 어떤 몫을 쥐여주고 가야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해보고... 읽기엔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작가 특유의 무미 건조한 글 자체도 이런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매력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