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2 - 송지나 장편소설 신의 2
송지나 지음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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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원작이 있는 상태에서 영상화 되는 것이 많은데, 이 책은 거꾸로 나온 경우이다.

 

 방송드라마가 본격 소설로 나온 것이기도 하고 유명 드라마의 작가가 쓴 소설이면서 드라마 작품이기도 해서 드라마를 시청하지 못했던 나로선 새로운 소설을 접한 기분이 우선 앞선다.

 

 방송이 되던 때에는 인터넷에 연예란에 공민왕과 원의 공주의 사랑이야기며, 김희선과 이민호가 나온단 글만 접했던 것이기에 확실한 내용의 이야기를 몰랐다. (드라마 분야에 관심이 그닥 없었던 것도 한 몫했다. )

 

그래서 1권이 나왔단 소릴 들었으면서도 찾아보지 않았다. 드라마와 똑같겠지라는 생각...

 

하지만 기우였다. 2권을 받아들고 읽다가  처음부터 시작된 1권을 찾아들고 읽기시작, 2권에 이르러서야 은수라는 현대의 여의사와 적월대의 대장인 최 영이란 인물이 지닌 성격을 좀 더 자세히 알 수있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2권에서는 기철이 은수를 자신의 사람으로 탐내고 최 영을 자신의 수하로 두기 위해 간교를 부리는 과정에서 전 왕을 고치러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두 사람이 위험에 빠지는 장면에 이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것으로 3권으로 이어지는 아쉬움을 남긴다.

 

왕의 호위책임을 지고 있는 최 영이란 인물이 가진 진중한 성격 뒤엔 왕의 호위책임을 끝낸 순간 자신에게 찾아 올 자유와 부하들을 책임지고 있는 무게감, 자신의 대장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 아픔으로 전해지고, 하늘나라에서 왔다고 생각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은수에 대해 끝까지 그녀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줘야만 하는 책임을 지니는  사나이로 그려지는 것이 참으로 멋있는 인물이란 생각이 들게한다.

 

 당시의 공민왕이 처한 위태위태한 왕좌의 자리, 최상궁과 장빈과 무각시들의 활발한 무협의 세계를 능가하는 무술능력, 자신의 여동생이 황후가 된 것에 세상 그 누구도 무서울 것이 없는 기철의 안하무인의 행동에 맞서는 적월대들의 활약과 최 영, 그리고 무사들의 도를 훨씬 뛰어넘는 무술의 자세한 장면 묘사는 방송에선 아마도 장소와 촬영의 한계 때문에 어떻게 표현했을까를 생각할 정도로 긴박감 넘치는 장면들이 많아서 시간의 흐름을 못 느낄 정도로 박진감이 넘쳐흐른다.

 

 당시의 의술에서 통하는 말과 현대의 은수가 하는 말이 일맥 상통하면서도 서로 이방인들이 하는 듯한 말로 느껴지는 장면, 공민왕과 원의 공주 사이의 사랑의 흐름, 은수가 자신이 찌른 칼에 부상당한 최 영이 패혈증에 걸려 사경을 헤맬 때 구하는 장면등이 다음 3권에서 어떻게 본격적으로 두 사람들 간의 진전을 보일지도 조바심이 나게한다.

 

 타임슬립이란 드라마로서 케이블에서도 이런 특이한 소재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끝났다고들 하던데, 물론 책으로도 나왔다고 한다.

 

 역사와 가공의 현실적인 인물의 결합으로 이뤄진 이러한 소설들이 인기를 끈다는 사실은 소재의 고갈이란 말이 무색하게 독자들로 하여금 향후의 이야기들 소재로서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이상하게도 작가가 쓴 작품들이 나와는 여러 여건상 맞지않아 제대로 본 것이 없다. (유명하던 모래시계도 말이지...)

 

이 기회를 통해서 신의란 신하의 소명을 갖고 우직하게,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은수란 여인과의 인연의 진도가 어떻게 그려나갈지 차라리 방송을 보지 않았던 것이 잘됬단 생각이 들 만큼 벌써부터 3권이 기다려진다.

 

 전 시리즈가 완결된 상태에서 나오는 책을 즐겨 읽는 나로선 빨리 3권의 만남이 간절하게 기다려지게 된다.

 

 왕좌의 권력구도와 그 안에서의 암투, 사랑,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특이한 이 "신의"란 소설이 독자들의 구미를 흡족시킬 만큼 모든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에 무협이면 무협, 로맨스면 로맨스, 역사면 역사,,,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한 가지 이상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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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 - 彩虹 : 무지개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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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초의 레즈비언이라고 기록될 수있는 세종의 며느리이자 문종의 두 번째 정식 부인인 순빈 봉씨-

 

 문종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휘빈 김씨가 문종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민간에서 전해지던 요법이나 다른 비술을 쓴 것이 탄로나 서인으로 폐출되고, 곧 이어서 두 번째 정실로 오른 이가 바로 봉씨이다.

 

 뛰어난 미색과 두 오빠와 고명 딸로 태어난 그녀는 문중이 가진 성격상 고려의 활발하고 거침이 없는 자유분방한 집 안에서 자란 그녀로선 첫 날밤부터 문종이 행한 행동에 실망을 하고 자신의 거침없는 성격상 자신이 느낀 바를 그대로 문종에게 전달하게된다.

 

 하지만 어릴 적 부터 이미 왕좌에 오를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었던 문종에겐 모든 일거수 일투족이 조심하고 언행일치의 행보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이 지닌 지위의 책임이 있는 바, 이런 봉빈의 투정 아닌 투정과 장차 국모로서의 행동거지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서로 상반된 , 안맞아도 이렇게 시간차, 시각차, 견해차가 다를 수 없는 냉냉한 일직선상의 부부가 되는 과정이 점차 봉빈을 외롭게 만든다.

 

 김 별아 작가가 쓴 책을 처음 접한 것이 방송에서도 나왔던 미실을 다룬 책이다.

 신라의 왕족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서슴없는 근친상간을 이뤘던 당시의 묘사가 무척 충격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 소설이 주는 충격은 덜 하단 느낌이 든다.

그 만큼 내가 읽었던 우리나라 형성과정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신라의 혈통 문제는 내겐 아주 생소한 것이었고  그 가운데 미실이란 여인이 행한 행동을 이번엔 조선으로 넘어와 다룬 조선 왕조의 초기에서 불미스런 일로 기록되고 있는 이 부분을 어떻게 작가는 그려냈는가가 무척 궁금했었다.

 

 읽어가는 동안 순빈은 참으로 시대를 잘못 만났고, 설사 잘못 만났더라도 자신의 성격을 누그려뜨려 현실에 좀 더 적응했더라면 이런 사단은 미연에 방지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탁월한 미모는 오히려 문종에게 부담이 됬고, 문종이 지닌 성격을 이해하면서도 끝내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는 원망과 서운함, 아니, 이미 부부의 정이라고는 쌓을 수 없는  부분적인 시도 조차도 오해의 여지를 쌓는 과정이 구중궁궐 자신의 맘을 알아줄 리 없었던 봉빈에겐 무척 답답했을 거란 생각을 한다.

 

 타인에 비쳐진 격식과 의례, 절차가 단 둘만이 있는 오붓한 신혼 방에서조차 그 모든일이 하나의 왕이 되기위한 절차로 인식할 필요가 문종에겐 필요했을까?

 

 해도해도 너무하단 생각이 들 만큼 문종은 봉빈에게만 유독 차갑게구는 면이 없지않아 있고 이것을 그저 한 국모의 사람으로서 살아가려면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하느냐, 아니면 사랑받고 싶고, 사랑을 나누고 싶은 한 여인으로서의 행실을 보이느냐의 고민 속에 봉빈은 사방이 모두 막힌 절박한 심정에 갇힐 수밖에 없는 사건의 흐름이 작가의 상상력을 보태어 아주 슬프게도 다가온다.

 

 중전이기 전에 한 여자로서 바라봤을 때 봉빈이란 인물은 당시의 시대를 거스른 사람으로 비쳐진다. 눈 멀고, 귀 멀고, 입 다물고 그렇게 살아오려 노력했지만 이내 자신의 남편이란 사람에게 자신의 뜻을 내뱉을 정도의 의식있는 여성으로 비쳐지지만 이것이 오히려 시대에 부합되지 않는 여인이 될 줄이야 어찌 알았으리오...

 

시집 오기  전엔 한 사람의 딸이요, 결혼 후엔 오로지 지아비만 의지하고 살아갈 지어미의 입장인 봉빈의 그 맘을 조금만 알아줄 여력이 문종에게 있었다면, 한 인간으로서  대식이란 불명예로 낙인 찍힐 이유가 없을 것 같았었는데....

 

읽으면서 문종에게도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여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돌리는 당시의 유교적으로 뿌리박힌 사고방식이 한 몫했을 것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랑을 받고자 했고, 사랑을 베풀고자 했으나 받아주지않는 상대를 그리워한 그녀는 결국  동궁의 나인인 소쌍과 대식의 관계라는 전대미문의 불미스런 일로 역사의 뒤 편으로 사라진 봉빈-

 

사랑받고 싶은 맘이 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봉빈의 일생은 봉빈이란 여인을 대표적으로 당시의 억압된 규율에 묶여 날개를 펼 칠수 없었던 한 많은 여인의 일생을 보는 것 같아서 내내 씁씁하다.

 

 처음 역사적인 사실만 놓고 봤을 때 봉빈이란 인물이 행한 행동을 이해할 수없었던 지라, 작가의 글 세계로 이끌려 읽은 지금은 봉빈의 성향이 레즈비언이어서가 아니라 너무 외로웠던 사람이었고, 자신의 아픔을 함께 할 수있는 동행이 있다는 것 하나로 의지해 살아간 가엾은 여인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사랑의 역사는 기록되는 것이 아니기에 기억이 된다는 말이 맞는 말인 것 같다.

 

 폐출이 되어 친가에 오고나서 비로서 한껏 웃는 봉빈을 바라보는 오라비들의 심정은 오죽 할까 싶은 것, 바로 인간이 인간에게 서로 규율이란 명목 하에 정해진 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조선왕조의 기틀을 이룬 유교란 덕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한 가지만은 분명해요. 행여 그 때도 사랑이 죄가 된다면 나는 기꺼이 사랑으로 죽으리라는 것을.(p.319)'

 

끝내 자신의 행동을 비호하려하지 않고 정면으로 나섰던 한 많은 여인이었다.

채홍이란 말이 무지개를 뜻한다고 한 작가의 말처럼 태양의 대표격인 왕의 권력 뒤에 힘이 없으면서도 자신의 빛을 발하는 무지개처럼 한 많은 여인들의 삶을 포착해 낸 작가의 여성을 다룬 시리즈 2편 격에 속하는 이 소설은 미실이 보여줬던 강인한 권력유지의 여성상이라면 봉빈처럼 자신의 성격을 가감없이 표현하다 끝내 무지개의 한 뒤편처럼 쓸쓸히 퇴장한 여인도 있다는 것을, 작가는 여성이기 전에 한 인간의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솜씨를 발휘했다.

 

 곧 영화화 하기로 결정이 됬다고하던데, 이 여인의 영욕과 사랑에 눈 먼 과정을 어떻게 영상은 표현 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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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매창
윤지강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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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출신인 매창의 어릴 적 이름은 계생, 향금, 천향으로 불렸고 아전인 아버지와 노래를 좋아하던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천부적인 가야금과 노래에 재주를 지니고 자라났다.

 

 자신과 아버지를 버리고 떠난 엄마에 대한 기억조차 가물해지고, 자신의 소리꾼 재질이 기생의 삶으로 흐르는 것을 저어한 아버지의 뜻과 워낙 강고한 청렴의 아전으로서 부임한 현감의 눈에 나 고향을 버리고 다른 고장에서 양반자제를 가르치며 글 선생으로 살아가는 아버지와 함께 지낸다.  

 

 남복을 입고 자란 계생의 맘을 달랠 길은 산길을 뛰어가 맘껏 소리쳐 부르는 노래 몇 소절, 화전민 출신의 천이란 남자아이와 친하게 지내지만 주인 집 아들 범생의 보복으로 여자인 것이 탄로나게되면서 웃방아기로 팔려나가게 된 것을 미리 알아챈 귀뜸에 의해 탈출, 아비는 길거리에서 죽고 계생은 어느 낯 모를 남자의 손에 이끌려 아비의 마지막 말에 의한 전주교방의 기생으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어느 덧 이름 난 시를 잘 짓고 기예에 뛰어나단 소문을 듣게 된 계생, 아니 기생명으론 섬초요, 자신이 지은 아호인 매창으로 더욱 이름을 알리게 된 매창은 7 년이 흐른 후 자신을 교방으로 이끈 꿈에 그리던 남자가 바로 천민 출신의 양반가들도 좋아하는 유희경임을 알게된다.

 

 이후 꿈같은 둘 만의 시간을 보내게되지만 임진왜란이 터지면서 유희경은 싸우러 가게 되고 그런 세월을 오직 그 만을 생각하며 시를 지으며 살아간다.

 

 조선왕조의 역사에서 숱한 많은 이름없이 살다 간 사람들이 많지만 비천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분에 걸맞지 않게 지조와 절개,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읽어도 아련하다.

 

 관아에 속한 관기로서 하나의 공물 취급대상이자 노리개감이요, 상경하는 현감의 처첩이 아닌 한 한 없는 기다림과 야속함, 그것을 깨닫고 사랑에 목숨을 거는 일이 없이 살아가게 되는 기생이란 신분도 그런 류의 하나이다.

 

하지만 여기 매창이란 인물은 같은 천민 출신의 유희경이란 사람과의 나이 차를 초월한 (무려 28살 )사랑과 동류의 성질인 같은 호감과 시 라는 것을 통해서 교감을 나눈 그들의 사랑은 매창이 죽으면서까지 잊지 못하는 정인으로 남아 현재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유희경이란 사람이 처한 위치와 자신의 위치, 왕족이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되 모든 것을 할 수없었던 남자 이상허의 매창에 대한 사랑, 그리고 시를 통한 10여 년간의 동료로서 서로 짓고 나눔을 행한 허균과의 정신적인 사랑은 매창이란  인물이 얼만큼 열정적이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는지를 알 수가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 내게 하늘나라의 선약 있으니

         고운 얼굴의 슬픔을 씻어낼 수 있네.

         금낭 속 깊이 감추어두었다가

         오직 사랑하는 여인에게만 주고 싶어라. - 유희경

 

 

*****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라.- 매창

 

 

개성의 황진이, 성천의 김부용과 더불어서 조선의 3대 명기 중 하나로 뽑히는 매창-

거울속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달려들다 머리를 짓찧어 죽고마는 전설 속의 새인 난새처럼 매창은 자신의 한계적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자신의 모든 정열을 현실에 부딫쳐가며 살다간 여인으로 기억 될 것이다.

 

태어나고 죽은 연도가 확실하지만 유희경과의 짧은 만남을 작가의 상상으로 그려낸 사랑하는 두 연인간의 이뤄질 수없었던 과정을 재미나게 그려냈다.

 

거문고를 뜯는 장면이나 춤 추는 장면의 묘사까지도 곁들여서 보는 재미도 있고 군데군데 매창이 남긴 시와 유희경이 남긴 시, 이상허와 허균이 쓴 시와 글이 매창이란 여인의 매력을 한껏 높여주는 양념으로 간간이 등장해 읽는 재미가 말로만 듣던 매창의 일대기를 다시 새롭게 조명해 보는 기회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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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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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인기있는 고정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집 3권 중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책이 나왔다.

 

 패션잡지 앙앙에 투고한 짧은 글들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낸 이 책은 기존의 소설가란 생각이 안들정도의 입담 좋고, 활동이 활발한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의 글들이 담겨있다.

 

 본인 스스로는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고 꼭 나서지 않으면 안될 경우를 제외하곤 동네 슈퍼에 가서나, 일류호텔에 들어서도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 덕(?)에 오해 아닌 오해와 다른 혜택을  받게된다는 데, 참으로 글의 소재가 풍성하면서도 주위에서 그저 흔하디 흔한 것들을 작가만의 글 솜씨로 양념해 내놓은 솜씨가 역시~ 란 감탄을 금할 수가 없게한다.

 

 나이가 들어서면서도 마라톤을 비롯한 철인 경기에 참여를 한다는 정력적인 활동 뒤에 느끼는 세대차이를 느끼는 글, 고양이(참 요번엔 내리 고양이가 나오는 책을 본의 아니게 내리 읽게됬네...) 와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를 좋아하고 같은 동류의 소설가들보다는 자신과는 동떨어진 세계의 사람들과의 교류를 다룬이야기는 그래서 아마도 작가의 소설을 쓰는데, 훨씬 좋은 영감을 줄 수있지 않나도 생각해보게 한다.

 

 

  (이것이 뭘 의미할까요?)

 

 

 솔직히 작가의 소설를 대할 땐 몰랐던 아니 , 이 소설가에게도 이러면이?

 

정말 의외의 웃음을 짓게 해 준 책이다.

때론 쿡 쿡 웃음이 짓게 되는 이유를 뽑으라면,  음~ 상상을 해 보자.

 책갈피 표지에 약력을 소개한 사진을 보면 스포츠 형 비슷한 머리의 맘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이다.

 

 이런 사람의 생각 속에서 나온 글들 중 때론 야한 생각을 하는 장면이나, 운전 중 미러에 대고 치카치카를 하는 장면, 여행을 준비하면서 아내와 자신의 취미가 다름으로 인해서 수집하는 물건들이 다름을, 그러면서도 자신이 할 말은 다하고도 엉큼하게 언제 내가 그런 얘기를 했냐는  듯이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글 솜씨는 정말 귀엽단 말이 떠오르면서 연신 웃음이 떠나가게 하질 않는다.

 

(운동 중 운동머신의 힘을 모아서 다른 곳에 사용하는 의견, 청소년들의 끊는 청춘혈을 모아서 다른 곳에 이용하는 방법... 아주 걸작이다. )

 

 특히 글을 쓸 때의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낸 대목은 글로 먹고사는 글쟁이로서의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머릿 속의 생각을 글로 나타내기 위해선 어려운 말보단 독자들이 내 글을 쉽게 이해할 수있는 글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단 말!

 

 그래서 어떤 독자들은 난 이 작가의 글은 무조건적으로 읽어! 라는 고정층이 생겨난 결과물이 생기고 그 결과 오늘 날의 무라카미 하루키란 자신의 글이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방면에 못하는 것이 없는 이 남자의 매력이 듬뿍 묻어나는 책!

 

음악이면 음악, 영화면 영화, 음식이면 음식, 뭐 모른것 빼고 전부 아는 이 남자을 어쩌면 좋을까?

 

정말 말이 통한다면 데이트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 기회에 일본어라도 유창하게 배워둘 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 아니지 , 이렇게 좋아하는 한국의 독자들이 많은 만큼 서비스 차원에서 작가 자신이 한국어에 도전해 봄이 어떨런지, 의향을 묻고 싶어진다.

 

수줍음 많아서, 말 자체가 없고 싫은 소리 안하고, 하루에 30분 정도는 꼭 낮 잠을 자는 은둔자적인 사람, 그럼에도 그의 글 속에선 보지 못한 영화나 알베르트 카뮈를 비롯한 뭉크의 절규와 같은 예술의 이야기도 슬쩍 엿볼 수있는 산뜻하면서도 정겨운 맛이 묻어나는 책이다.

 

***** 사족을 붙이자면 한 가지 의외인 것이 있다.

책 속에서 나오듯이 작가는 고등학교 때 공부는 잘 못하고 여행다니고 방황했단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데 유명 대학을 나올 정도면 작가 자신이 은근 슬쩍 자신의 머리가 좋단 것을 내비친 것인지, 아님 행운의 여신 손길이 도와 좋은 대학을 들어간 것인지, 보통의 생각이면 어지간히 공부해선 그 좋은 대학을 들어가기 힘들텐데, 어찌 된 것인지, 여기서도 입 닦고 시치미를 떼는 모습이 연상되긴 하는데, 여기요!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에게  한 번 물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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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사랑법 - 돌보고 돌아보며 사랑을 배우다
우석훈 글.사진 / 상상너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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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개를 선택한다.

 

 어릴  적 집을 한 동안 나가서 돌아오지 않던 곱돌이란 개가 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어디선가 새끼 강아지 울음소리가 들리고, 찾아간 곳은 구석진 곳, 조그만 아이의 몸집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공간에 곱돌이는 새끼를 낳고 며칠 후에야 배가 고파서 우리들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반갑기도하고 당시 엄마는 사람처럼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미역국에 고기를 넣어서 주셨던 기억이 난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누구는 개를 좋아하고, 누구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고양이를 키운다는 점에서 일맥 상통하단 점이 있어서이다.

 

 작가는 경제와 다방면에 왕성한 활동가이자 저자로서 그간 우리나라의 여러가지 일들에 참여를 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저자가 이번엔 순수한 돌봄의 느낌을 적은 일상의 소소한 감성을 적은 에세이를 내놨다.

 고등학교 시절  고양이를 키워봤던 경험이 있던 저자가 자신의 집에 한 두마리 길고양이가 들어오면서 사료를 주기 시작하면서 같이 겪어가는 삶에 대한 생각이 따스하게 전해져온다.

 

 고양이는 개와는 달리 아주 깍정이인 성격에 결코 피해를 주지않는 성격 , 그것이 좋아 보이다가도 차갑다는 생각이 들고 개인적으론 호랑이과와 비슷해서 그런지 눈매나 눈동자가 무섭게 느껴진지기도 한다.

 

, 이 동물세계에서도 그들만의 질서가 나름대로 정해져 있어서 아빠 고양이가 떠나간 사실은 그저 아무리 고양이의 세계라고 인지를 한다고는 하지만 가슴이 아려온다.

(나 같으면 참견을 해서 그들 세계에서 확고한 아빠의 자리를 마련해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마저도 그들 나름의 질서를 지켜보고 존중해준다. )

 

길고양이를 자신의 집에 입양해 온 야옹구, 마당 한 가운데 아빠 고양이 , 엄마 고양이, 그 사이에 낳은 새끼들, 바보 삼촌의 우스꽝스런 행동포착을 담은 저자의 사진 솜씨도 책을 읽는데 한결 미소를 짓게한다.

 

 여기엔 늦깍이 초보아빠로서의 생활이 고양이와 함께 곁들여져 가면서 그간 자신이 해 온 생활과 철학에 대한 생각이 한층 풀어짐을 느끼게 해 준다.

 

이것이 세태에 맞추어 자신의 뜻과는 달리 이뤄지고 있단 비판이 아닌 아마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삶을 대하는 생각 자체에 넓은 의미로서의 관조적인 삶이 깃들여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 행복이란 무엇인가? 집착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오는 감성이 고양이의 삶을 보면서 같이 느끼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삶 자체가 작은 행복의 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했다.

 

뭐,삶이란 원래 그런거다.하루는 문제가 생겨나고,다음날은 해법이 생겨나고,그 다음날은 새로운 문제가 터지고,삶은 늘 고민덩어리다. 그리고 이렇게 하루가 후딱 가는데도,한 일이 별로 없는 거 같은 게 일상이다. 언젠가 이 순간을 회상할 때 그때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그렇게 생각하게 될까,아니면 조금만 더 열심히 하지,그렇게 생각하게 될까.

 

 맞다.

 0 과 1만 가지고 표현되는 디지털 시대에 각박하다 못해 감성마저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조금은 어수룩하고 약간은 모자람이 있는 듯 하는 슬로우, 슬로우적인 그런 아날로그법 사랑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고양이들의 발정기 때 내는 소리라든가 , 밤 중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은 채 똑바로 쳐다보는 동네 고양이를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동네를 돌아 다른 길로 가게된다.

 

 가면서도 사람이 고양이를 무서워하다니... 하는 웃음도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개가 더 좋다.

 

우둔한것 같으면서도 충직하고 ,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의 사진을 보노라니 애교부리는 모습이나 부부간의 애틋한 입맞춤 포착 사진, 자식과 부인을 위해 끼니를 나중에 먹는 아빠 고양이의 모습은 일반 인간으로서 인간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에 비하면 월등히 뛰어남을 알게 해 주지만 정을 붙일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도 같다.

 

 아기의 탄생과 돌봄, 이사오면서까지 케이지에 넣어두고 같이 동거하려는 작가의 마음씀이 인생의 긴 길에 또 하나의 다른 시작과 성찰, 그리고 기쁨을 알게되고 돌봄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뉘앙스에 행복이 곁들여짐으로 해서 오는 삶의 이야기들이 정겹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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