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의 힘 - 능청 백단들의 감칠맛 나는 인생 이야기
남덕현 지음 / 양철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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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연륜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옛 말을 들을라치면 하나도 그른 것이 없는 생활형 말들 잔치다.

그것이 때론 억하심정으로 어깃장을 놓고 싶어도 이치에 딱 들어맞을라치면 속담도 아닌것이 어째 그리도 내 속 맘을 요리 잘 들여다보는 듯한 말들만 하시는지, 어떤 때는 도둑이 제발 저리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도시 생활을 접고 겉 보리 서말이면 처가살이는 안한다는 말을 뿌리치고 처가가 있는 충남 보령 월전리에 터를 박고 살아가는 귀농민(?)이다.

 

평균 연세가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들을 곁에서 뵈면서 느끼고 보고 살아가는 삶의 체험을 토대로 페이스 북에 올린 짧은 글들이 입소문으로 번지자 에세이를 내게 된 책이다.

 

 충청도 특유의 느긋하고 허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말 속에 연신 기가 넘어가면서 읽게되는 이 책은 고진 삶의 인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평범하면서도 크나큰 욕심 없이 그저 입에 풀칠하는 정도와 서울 살이를 하는 자식들의 무사안녕을 비는 어느 부모들과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다.

 

시절이 시절인 만큼 못 먹고 못 배우고 살아 온 한이 큰 ,  충청도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말 속 하나하나에 웃으면서도 연신 가슴이 애잔한 것은 무엇때문일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하고 삶이 팍팍한 세상에서 오로지 내가 남을 제치고 살아남아야 하는 이 사회에서 충청도 어른들의 한 숨 쉬고 넘어가는  말들 속엔 그런 삶의 지혜가 깃들어있다.

 

""워째유"?

이 단 한마디로 병의증세를 물어보는 단답형의 물음이 있다면 나와보시라~

 

누런 코 반, 멀건 코 반인 상태로 약 조제를 받으러 간 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고  나오는데, 어르신들이 수군거리는 소리-

"누런 코허구 멀건 코가 반반이랴, 반반."

"반반이 뭐여, 반반이.... 양념 반, 후라이드 반두 아니구."

"그러니께 지 코두 지가 모르믄 워쩌자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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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어르신을 사랑하십니다."

"얼래? 돌아가신 우덜 아버지두 나라믄 아주 진절머리를 치셨는디 워쩐 일이랴? 쌩판 모르는 양반이! 별일이네."

전도사인지 목사인지, 남자는 기가 질린 듯 얼굴이 굳어 버렸다.

"절에 다니세요?"

"아녀유"

"그러면 아무 데도 안 다니세요?"

"얼러려? 지가 빙신이유? 사지 멀쩡헌디 워찌케 아무 데도 안 댕기구 산대유 사램이? 밭에두 댕기구, 밥 먹으루두 댕기구, 똥 누구두 댕기구, 아직꺼정은 노상 싸돌아댕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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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일색이라 읽기엔 처음엔 좀 갑갑하고 어색하고, 시간이 좀 걸리지만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개그맨 중에서도 충청도 출신들이 많다.

유난히 능청스럽고 촌각을 다투지않으면서 적재적소의 유머를 날려주는 센스를 가진 것을 보면 팍팍한 삶에 그나마 이런 유머라도 없다면 어찌 살았을까 싶은 것이 그래도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에 그저 순리대로 살아가다보면 언젠간 웃을 날도 오지 싶지않겠냐는 철학적인 위안과 이야기들은 읽는 내내 여러가지 느낌을 동시다발적으로 받는다.

 

 “별거 있간디?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지.”

“별거 읎다니께? 그란 줄만 알구 살믄 되는 겨!”

 

" 야, 시상(세상)일이 한가지루다가 뚝 떨어지는 벱(법)은 절대루 읎는겨, 사램이 뭔 일을 허잖냐? 그라믄 그 일은 반다시(반드시) 새끼를 친대니께? 빨래헐라구 벗으믄 새끼 쳐서 목간허구, 푸지게 먹으믄 새끼쳐서 설사허구 허는 거지. 따루 빨래허구 목간허구 먹구 싸는 거 절대루 아녀 야. 그라니께 빨래하믄서 허이구 언제 목건허냐 걱정할 것도 읎구, 먹으믄서 언제 싸냐 계산할 것두 읎다 이 말이여 내 말은. -p.209 <야코죽지 말어> 중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나오던 날 장인이 사위인 저자에게 던진 말  한마디를 읽고 있노라면 그러니께 시상살이가 그렇단 말이지유~ 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철철히 일찍 굴을 따다 파는 일에서부터 고추 농사, 농한기에 관광버스 대절해 여행가는 이야기, 친한 친구들 하나 둘씩 옆자리가 휑하니 비어가는 현실 속에 속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그저 만나면 반갑고 고마운 죽마고우들의 일상생활인 충청도 어르신들의 삶을 통해 휘황찬란한 전문적인 어휘가 섞인 것도 아니요, 철학적인 전문용어가 쓰인 것도 아닌 일상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또 하나의 삶의 인생을 배워나가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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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이우 - 조선왕조의 마지막 자존심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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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역사는 각자의 이념대로 혼돈의 상태를 거쳐 오늘 날의 대한민국이란 나라로 태어났다.

 

흔히 말하는 조선왕조 오백 년의 역사는 세계의 역사를 뒤져봐도 그 유래의 생명력이 긴 것이 흔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타의 다른 나라들이 기존의 왕권을 유지하고 있던 왕족을 이용해 새로운 나라로 태어난 것과는 또 별도로 작가의 말 처럼 정권에서 철저히 배제 된 채 사라진 경우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왕자 이우-(이렇게 잘 생긴 왕자님인 줄은... 지금의 탤런트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인물이다.)

고종의 5남인 의친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흥선대원군의 첫 아들의 양자로 입적되어 정통혈연을 지닌 왕자로서 살아간다.

 

하지만 일제의 강점기로 인한 나라의 분위기로 말미암아 일찍이 형과 같이 일본에 유학을 가게 되고 일본군대에 들어감으로써 철저한 일본인으로 키워지게 되지만 그의 맘 속엔 여전히 조선의 독립을 위한 생각에 차 있는 청년의 시절을 살아간다.

 

조선 말을 내뱉고 노래를 부르고 자신의 생각을 꺼리낌없이 발설하는 행동으로 주위의 경계대상으로 낙인도 찍히지만 말이다.

 

일본의 조선의 순수혈통을 배제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조선의 왕족과 일본왕족간의 결혼을 통한 정책은 이우 앞에서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자신의 철저하고 완고한 고집과 생각에 따른 실천으로 그 당시에도 이미 눈에 가시가 되어버린 박영효의 손녀인 찬주와 결혼을 감행, 타의 다른 조선왕족과는 다른 순수 조선인들로 이뤄진 결혼의 뜻을 이룬 집념의 사나이기도 하다.

 

 일본의 흔들리는 정세에 귀를 기울여 언젠가는 일본이 물러나게 됨을 알고, 미리 조선에 대한 타의 국가의 침해를 받지 않는 , 온전한 자신들의 손으로 이뤄진 조선의 독립을 꿈꾸어 온 그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일본 천왕에 충성하고 전쟁에 나가 싸운는 일련의 행동까지도 모두 감수하며 조선의 통일과 독립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오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인 이우 공(일본이 붙여준 호칭)의 삶 자체는 그 어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살다 간 인물들 못지않은 비장하고 결의에 찬, 모습을 지닌 인물로 투영이 된다.

 

 -이우는 부르르 떨며 항변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어린 나이에 끌려가 이십여 년 동안 '일본인' 교육을 받았다. 나는 한 번도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내가 그 삶을 거부하는 길은 죽는 길밖에 없었다. 나는 죽지 않고 훗날을 도모하려고 했다. 그래서 인내하였다."-p337

 

이우, 그 자신이 어떻게 , 인생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와야했는지에 대한 위의 구절은 나라를 뺏긴 민족이 한 서린 설움인 동시에 차후의 일을 도모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 살아야했던 한 젊은이의 가슴아픈 절규이기도하다.

 

많이 알고 있는 이방자 여사와 영친왕에 대한 이야기와는 별개로 자신의 왕족임을 내세워 독립 후에 기존의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아닌 자신이 주춧돌로 이뤄나가되, 하나의 통일된 조선의 새로운 나라 모습을 기대하고 그것을 이룩자했던 한 왕족의 피 끊는 젊은 청년의 고뇌와 절치의 몸부림이 새롭게 다가오게 만드는 책이다.

 

역사는 이미 지나간 것을 되새기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그 차선책은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이끄는지에 대한 사례는 과거를 토대로 그 근거를 다잡아갈 수가 있다.

비록 히로시마 원폭피해로 33세란 젊디젊은 나이에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지만, 만일 이우란 인물이 조선의 독립과 대한민국의 하나의 구심점으로 상징적인 주춧돌이 되어 활동을 했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역사는 또 어떻게 변했을지, 그것은  모르는 일-

 

안타깝게도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조선왕조의 최후의 왕자요, 진정으로 조선이란 나라를 염두에 두고 좋은 세상을 만들려 했던 그의 영혼에 명복을 빈다.

 

소설은 실록과 외전으로 나뉘어서 그려져 있고 외전의 경우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구전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와 작가의 상상력을 덧대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실록이 아닌 외전이 정말 실록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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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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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트레이너-

사업협상의 귀재이자 CEO이며  사귀고 있는 여친도 있으며, 자신이 하고자하는 것에 대해선 실패도 없는 전도유망한 사업가이다.

바이크 대신 택시를 잡으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게된다.

 

 루 클라크_

미용실이 적성에 맞지않아 동네 카페에 취직, 6년 동안 일하던 어느 날 , 사장으로부터 고향에 돌아간단 소리와 함께 일자리를 잃고 버스정류장에서 158걸음내지 180걸음까지 세며 집으로 돌아가는 신세가 된다.

 

 언제 퇴직권고를 당할지 몰라 긍긍하며 회사에 나가는 아버지, 병든 외할아버지를 돌보느라 직업을 포기한 엄마, 항상 자신보다 월등한 동생 트리나는 사고를 치고 토마스를 낳은 상태에서 오로지 그녀가 벌어오는 돈에 가족들의 생계가 걸려있는 집안 분위기상, 그녀는 집과 직장 사이를 맴돌며 살아가는 아가씨다. 그나마 7년째 사귀고 있는 남친 패트릭이 있어서 위안을 삼아야하는 정도?

하지만 이것도 자신의 체력에 도전하는 경기에 몰두하고 몸 만들기와 기록에 도전하는 일에 빠져있는 남친과의 만남도 그럭저럭 이어져오고 있는 상태.

 

당장 구직활동을 통해 간병인을 구한단 소리에 면접을 보러 간 곳은 소위 말하는 , 자신과는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성 안에 있는 치안판사 카밀라 트레이너란 사람이다.

그녀의 아들을 전적으로 간호해주고 있는 전문 간병인 네이선이란 사람이 있고 루는 단지 청소나 아들 곁에 한시도 떠나지 말라는 조건하에 간병인으로서 6개월 간의 높은 보수 책정에 따른 유혹을 뿌리 칠 수 없어 일을 시작한다.

 

첫 만남부터 그가 적대시하고 필요한 사항을 물어보면 톡 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존재를 무시하는 가운데 어느 날, 트레이너 부인과 그녀의 딸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된다.

다름아닌, 두 차례의 엄청난 자살기도 사건 후에 아들과의 타협을 본 것이 6개월의 기간을 정해두고 그 때까지 맘이 변치않으면 아들이 원하는 안락사를 시행하는 스위스의 병원으로 간다는 묵인하에 상황을 두고 보자는 것이었다.

 

단순히 간병인이 아닌 자신의 일하는 기간도 6개월, 딱 맞아떨어진 상황에서 루는 일을 못하겠다고 부인에게 말하게되고 부인은 아들의 맘을 돌려봐 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당장 현실적인 돈 문제가 걸려있기에 동생의 조언에 따라 간단한 야외활동을 시작으로 달력에 마지막 날이 다가올 때까지 해보야 할 것을 적은 달력, 그리고 일을 시작한다.

경마장에 가는 일부터 모든 일이 서툴고 힘들고, 장애인이란 특수한 상황에 처한 윌의 맘까지 보듬어가는 과정이 때론 통통튀는 대사와 주고받는 말 속에서 점차 루는 윌의 마음을 느낌으로 알게되고 윌 또한 자신의 심정을 루와 나누면서 둘 만의 친근감을 높이게된다.

 

윌의 그칠줄 모르는 채찍질, 루의 항상 제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성 안과 성 밖의 집 밖에 모르는 답답한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더 넑은 세계로 나아가 볼 것을 말하는 윌에 대해 처음엔 그녀 자신이 두려워 포기를 하게되지만, 모리셔스에서 그녀가 했던 행동을 통해 그녀도 비로소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로맨스 소설이고, 서로 자라 온 환경이 너무나도 다른  두 남녀간의 사랑법에 대한 진행과정을 그려내 전형적인 장르인 줄 알고서 읽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슴이 너무나도 먹먹하고 머리가 시종 무겁다.

 

보기드물게 울면서 읽어내 책이라서 그런가? 감기까지 겹쳐서  읽기에 무척두려움조차 나게 만든 책이었다. 재밌어서 다음 진행이야기에 푹 빠져서 허울적거렸기 보단 이 책은 나의 경우라면 어떤 결단을 내렸을 것인가?에 대한 반대의 물음을 던지게 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가슴 밑으로 전혀 움직일 수없는 윌 트레이너란 남자는 사고가 난 후에 여친은 그와 친한 친구와 결혼한단 가슴에 멍을 들게한 이야기를 하러 오질 않나, 시도때도 없이 닥쳐오는 생명연장과의 긴 사투는 그를 점점 세상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한다.

 

손목에 붉게 그어진 선을 보고 놀란 루란 여자를 통해서 점차 자신이 이루어봤고, 이뤄진 통쾌감으 통해서 루란 여자의 일생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적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사람으로서의 윌은 여타의 다른 사지마비 환자와는 또 다른 생의 갈림길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남친 패트릭과의 이별이 그다지 아프게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윌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 루의 사랑고백을 듣게 되지만 이마저도 냉정하게 뿌리치는 윌의 심정은 내가 만약 윌의 상태라면 과연 나도 루를 거부할 수있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대체로 나처럼 사는 게 세상에 일어날 수있는 최악의 사태라고 생각한다는 걸 알아요. 그렇지만 더 나빠질 수도 있어요.혼자 숨을 쉴 수도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고, 말도 못하게 될지도 몰라요. 순환계에 문제가 생기면 팔다리를 잘라내야 한다는 뜻이죠.무한정 입원하게 될 수도 있어요.지금도 사실 산다고 하기엔 형편없는 삶이지만, 클라크,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는지 생각하면...어떤 날 밤에는 침대에 누워 있다가 진짜로 숨이 안 쉬어지기도 해요."-P358

 

이 책은 또 다른 간병인인 네이선의 시선과 아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진행과정이 들어있어서 윌을 두고 점점 다가오는 시간의 긴박감을 두고 어떤 생각들을 하고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기에 윌을 사랑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그가 좀 더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견뎌내 줄 것을 바라는 것이 진정으로 환자를 , 아들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옳은 것인가를 또 묻고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살기를 바랍니다. 그렇지않다면,억지로 살라고 하는 건 , 당신도, 나도,아무리 우리가 그 친구를 사랑한다해도, 우리는 그에게서 선택권을 박탈하는거지 같은 인간 군상의 일원이 되어버리는 거예요."-P446

 

어린 시절 성 안의 미로에서 당한 아픔 때문에  그 뒤로는 옷차림이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다 할 정도로 입고 다닌 사정을 윌에게 고백하고 윌에게 따뜻한 치료의 말을 듣게 된 루로선 도저히 윌의 결정을 인정할 수가 없게되는 과정이 너무나도 울림을 준다.

 

"하지만 이 휠체어는 내 존재를 규정해요. 클라크. 당신은 나를 몰라요. 진짜 내 모습을. 이 물건이있기 전에 날 본 적이 없쟌아요. 난 내 삶을 사랑했어요.클라크. 진심으로 사랑했단 말입니다 내 일과 여행과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 모든 걸 사랑했어요. 육체적인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가 좋았어요, 바이크를 타고 높은 건물에서 몸을 던지는 걸 좋아했어요. 사업거래에서 무자비하게 승리하는 게 좋았어요. 섹스도 좋아했죠.....-P472

"....난 여기서 끝내야만해요.더는 휠체어도 싫고,폐렴도 싫고,타는듯한 팔다리도 싫습니다. 통증이나 피로감도 아침마다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잠을 깨는 것도 이젠 싫어요. 우리가 돌아가면 난 스위스로 갈 겁니다. 그리고 날 사랑한다면 클라크, 당신 말처럼 날 정말 사랑한단면 나와 함께 가준다면 나로서는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없을거예요." -P474

 

사랑이란 실제로 있긴 있는것일까? 물론 있으니 눈에 보이진 않지만 무형의 그 존재하는 감정에 따라서 우리 인간들 삶에 활력을 주고는 있지만 위의 경우처럼 클라크를 비롯해서 네이선, 그리고 윌의 가족들의 바램마저 거부할 만큼 윌의 높은 자존심과 힘겨운 병마 앞에서 윌 자신조차도 삶에 대한 포기를 하는 과정이 비난을 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병에 대한 고통과 한 때 우러러볼 만큼의 명성과 모든 것을 갗춘 섹시한 남자로서 살아 온 윌의 인생에서 휠체어에 의지해 남이 입혀주고 먹여주는 생활 자체를 인정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쥐어진 인생을 누가 그렇게 쉽게 포기를 하겠는가만은 결코 윌 자신이 자신을 덜 사랑해서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이 누릴 수있는 최대의 선택이 바로 안락사임을 강하게 고집한 이유가 이런 모든 과정을 어디까지 힘겹게 이끌고 살아갈 이유가 없어보인단 점일것이다.

 

가족까지도 결국 동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런 선택의 과정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윌이 바라는 대로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 죽을 권리를 내세운 윌의 선택은 기존의 로맨스 장르와는 또 다른 하나의 인생의 길을 보여주고 있음을 실감하게한다.

책을 덮고나서도 아직도 머리가 띵 하게 울림을 주는 여운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흔하디 흔하고 뻔하디 뻔한 사랑의 이야기 전형물이었던 로맨스란 장르가 이렇게 실감나게 다가온 적도 없는 것 같다.

 

결국 윌은 윌대로 루를 통해서 자신이 다시 해보고자 했던 스쿠버다이빙도 봤고, 파란하늘과 붉은 태양 아래서 피부가 갈색으로 변한 채 하얀 드레스차림의 루가 추던 춤도 봤고, 루의 거칠것 없던 말투에 따라서 함께 웃음도 나눴던 만큼, 루 또한 윌을 통해 좀 넓은 세상 밖으로 나갈 수있음을 ,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계획과 도전도 하게 됬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가온 두 사람의 생애에 결코 잊을 수없는 커다란 선물을 받았음을 로맨스란 장르에 힘을 실어 독자들에 감동을 준 책이다.

 

영국에서 입소문으로 퍼져 현재 영화화 하기로 됬다는 소식과 함께 독자들의 감동을 적은 멘트소개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있게 해 주는 책이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다만, 티슈 준비는 물론이요, 야외에서는 읽지말것! (줄줄 흘러내는 눈물은 책임 못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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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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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동물과 달리 생각이란 것을 한다.

동물에서 없는 것 한 가지 중에도 물론 웃음이란 것을 갖고는 있지만 지금의 인간들에게 하나의 공통된 사회가 생기고 그 안에서 어떤 행동과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지에 대한 철학이랄지, 사회통념이라고 할지 어느 사이 나도 모르게 한 사회의 일원으로  속하게되면서 나의 제대로 된 표현을 나타내지 못하고 살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맘 속에 타인과의 교류나 사랑에 있어서, 아니면 여러가지 처한 상황의 그 때 그 때에 따라 어릴 적부터 듣고 배우고 몸에 익힌 습관은 판에 박힌 듯 이러저러한 상황이면 의례히 자동적인 모습의 양식으로 표현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철학자이자 방송이나 기타 다른 곳에서 강의를 해 온 강신주 님의 이번 책은 그러한 현대인들이 안고 살아가는 자신의 진정한 감정은 무엇이며, 만일 지금의 내 상태의 감정이 어떠한 상태라면 과연 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관계에 처해있고 어떤 행동과 생각을 표현해내야 할 지에 대한 의문과 해소의 차원에서 세계유명문학에서 나타나는 작품을 토대로 총 48개의 감정을 독자들에게 같이 느껴 볼 만한 글을 내놓은 책이다.

 

지구가 멸망하는 순간에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라는 문구를 내세운 유명한 철학자인 스피노자에 대해 철학적인 분야엔 워낙 젬병인지라 학창시절 위 구절을 외친 학자 정도만 알고 있었던 내겐 이 철학자가 쓴 "에티카"란 책 중 3부에 해당하는 인간의 감정을 총 48가지고 분류한 것을 토대로 강신주 저자는 이에 덧대 쉽게 문학을 접해줌으로써 우리들에게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쉽게 이입을 시켜준다.

 

일단 쭉 훝어보니 방대한 , 그야말로 정말 유명한 고전일색이다.

 

이 중엔 읽었던 책이나 영상을 통해서 접한 것들도 있고해서 우선은 친근감이 든다.

 

사람의 감정보다 이성을 우선시한 기류때문에 내가 드러내놓고 표현하고 싶어도 여러가지 사정에의해 무마하면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작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길, 좀 더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맘을 담아 각기 주제에 맞는 작품선별을 통해 철학적인 주제에 근접하면서도 한 제목이 끝나면 뒤에 철학자가 들려주는 어드바이스 48가지를 들려주기에 좀 더 내 자신을 돌아볼 수있는 상황으로 이끈다.

 

 인간의 복잡미묘한 감정의 분류 속에 이 책을 읽는 시점이 독자들마다 각기 다른 공통된 이입감정이 되면서 좀 더 내 자신의 감정을 내 스스로 들여다볼 수있는 기회, 그리고 뭣보다 내겐 그 동안 내가 알고있던 감정의 뜻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점이다.

 

예를 들어 "끌림"이란 단어를 가지고 다룬 책, 마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이란 책이다.

영화나 책에서 읽은대로의 감상을 갖고있던, 끌림이 주는 단어의 뉘앙스나 느낌이 전혀 뜻박이란 사실-

 

-끌림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나의 본질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음식이 배가 고파서 맛있는 것과 입맛이 맞아서 맛있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러니까 끌림을 사랑으로 착각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삶이 사랑에 허기질 정도로 불행한 상태는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한다.(p406)"


 

이대로라면 난 끌림이 주는 단어에 그저 단순히 끌리는 정도였고 이 저자의 말대로 다시 연인이란 책을 들여다보게된다면 소녀와 중국인 남자와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될 것이란 예감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할 수있다.

 

누군가 미워하고 질투하며, 분노에 차고, 그것을 발산하지 못해 최후의 수단으로 복수심에 불타며, 시대가 요구하는 내 자신의 본성은 잊은 채 살아갔던 노예의 신세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문학작품의 소개에 이르기까지 감정이란 주체는 결국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쉼 없이 표출을 해야하며 이는 영원한 주제인 사랑에도 어김없이 드러내보인다.

 

- 저자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감정인 사랑, 즉 ‘자긍심’을 심어 주기도 하고 ‘대담함’을 갖게도 만드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지려면 반드시 ‘오만’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사랑을 하면 우리는 그 대상을 알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말의 동의어는 ‘알려고 한다’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 모든 것을 알았다는 오만에 빠지는 순간, 그래서 더 이상 알 것이 없다는 오만이 생기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한때는 사랑받았던 그것이 이제 우리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 “네가 정말 나를 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오만 때문에 우리는 순간순간 변하는 자동차의 상태를 민감하게 읽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암벽의 상태를 제대로 점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또 애인의 상태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복수를 당할 수밖에.
―「43 오만, 사랑을 좀먹는 파괴적인 암세포」에서


책을 읽으면서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고 문학작품 속의 감정을 다룬 것이기에 내가 생각하면서 읽었던 감정의 느낌과 이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느낀 부분도 있었으며, 어떻게 방향을 달리 보느냐에 따라서 문학의 세계에서 내포하고 있는 감정의 표현을 알아가는 기쁨을 준 책이기도 했다.

어렵다고 느꼈던 철학을 이런식의 접목을 통해서 좀 더 대중들에게 알기쉽게 편집한 책의 순서와 48가지 감정을 쓴 스피노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된다.

 

 

-현재에 살지만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힌 사람의 행동 준칙은 ‘선(Good)과 악(Evil)’이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의 목소리에 충실한 사람의 행동 준칙은 ‘좋음(good)과 나쁨(bad)’이다.

감정은 우리 삶의 속도만큼 충분히 지속적이다. 그러니 감정의 색채를 믿고 따르라! 자신의 심장 소리와 함께 지속되는 그 감정의 목소리를 존중하라! 그것이 당신의 삶을 현재로 충만하게 사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물론 그러기 위해서 여러분은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롭고 당당해져야만 한다. 주변 사람들은 자유로운 감정의 소유자와 당당한 사람을 무서워하는 법이다. 그건 자신들이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비겁함 때문에 자신이 따먹지 못한 과일을 과감히 따먹는 사람을 보고 마음이 편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 감정을 순간적이라고 저주하면서 현재를 부정하는 사람들, 그래서 현재에 살지만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 준칙은 ‘선(Good)과 악(Evil)’이다. 반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의 목소리에 충실한 사람들이 따르는 행동 준칙은 ‘좋음(good)과 나쁨(bad)’이다. 돌아보면 경제적인 여러 이유로 사랑하는 남자를 포기한 여성은 ‘좋음과 나쁨’의 기준이 아니라 ‘선과 악’의 기준을 따른 것이다. 여러 가지로 무능력해 보이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 그것은 자본주의라는 공동체의 가치를 수용하고 있는 부모나 친구들에게서는 악으로 보였던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내 주위의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뭣보다 중요한 내 자신의 감정상태에 대한 표현훈련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것이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기위해서도 아니요, 헤어짐을 강요하기 위함도 아닌, 뭣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감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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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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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세의 생일을 앞두고 요양원에서 살아가는 알란 임마누엘 칼손은 자신의 방에서 창문을 통해 화단으로 뛰어내린다.

 

 파란 줄무늬의 파자마 차림에 오줌 슬리퍼를 신고 (노인네들이 제대로 소변 조준을 못해 흘러내리는 현상을 두고 빗대 부르는 말) 무작정 실행에 옮기니, 이유인 즉슨, 양로원에서 일일히 간섭해대는 원장과 마주치기도 싫고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마을의 유지는 물론 양로원 친구들까지 인사치례가 싫을 뿐더러 왜 꼭 양로원에서 죽어야만 하느냐에 따른 생각에 이른 결과이다.

 

 1905년 생인 알란은 스웨덴의 한적한 마을인 플렌시의 소읍 윅스훌트에서 태어나, 정규교육은 차르에 열광한 나머지 러시아로 간 아버지 때문에 3년간의 초등교육이 전부, 이후 글리세린제조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면서 폭약전문가의 길을 걷게된다.

 

양로원을 뛰쳐나온 후 수중에 돈이 얼마있진 않은 상태에서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네버어게인"이란 옷을 입은 불량하게 생긴 청년의 부탁으로 청년이 화장실에 간 사이 그가 맡겨둔 트렁크를 보관해 주게 되지만 곧 이어 버스가 오는 바람에 졸지에 트렁크까지 합세하게 되고 돈에 합당하는 거리에 해당하는 어느 이름 모를 곳에 내리게 되면서 그의 일생일대의 휘황찬란한 인생유전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번갈아 가며 보여지는 형식이다.

 

 ""세상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며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다"란 엄마의 말씀을 새기며 인생을 살아 온 알란은 폭약이 자신의 집에서 터지는 바람에 정신병원에 갇혀 거세까지 당하는 불운을 당하는 시절을 시작으로 100세가 다가오는 현재, 우연한 기회에 소유하게된 트렁크에 5만 크로네가 들어있단 사실에 깜짝 놀라게되며 이 가방을 뒤쫓게되는 젊은 청년 볼트와의 인연을 중심으로 다른 조폭들과의 쫓고 쫓기는 진행이 시종 웃음을 유발시킨다.

 

그렇다고 과거의 그가 신중했느냐? 물론이다.

폭탄제조일로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스페인에 가서는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미국에선 핵무기제조에 조언을, 이 일로 트루먼 대통령과 친구가 되고, 장제스의 부인인 쑹메이링을 따라 중국에 가서는 맘을 돌려 마오의 부인인 장칭을 구출, 이란을 거쳐 조국에 돌아오면서 다시 러시아로 핵무기학자 포포르를 따라 갔다가 스탈린을 만나고 블라디보스톡에 수용소에 갇히는 과정, 다시 탈출을 시도해 북한의 김일성과 어린 김정일을 만나는 등, 그의 일생의 어느 한 순간은 역사의 현장에 꼭 그가 있음으로해서 해결이 된다는 식의 허황된 시츄에이션의 연발이지만 그럼에도 알란이란 인물이 밉지만은 않은 것이 항상 긍정마인드, 정치와 종교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질색을 하며 듣질 않는 자신만이 세운 원칙성을 고수하고,  어찌 보면 그가 살아 온 100 년간의 세계역사의 궤를 같이 한 그로선 최선의 자신을 지키는 방편이요(물론 정말 정치와 종교엔 관심이 없었다. ) 오로지 그저 따뜻한 식사와 술 한 잔이면 만사 오~케~이~ 을 연발하는 사람으로 캐릭터를 구상한 작가의 유머가 시종 즐거움을 선사한다.

 

 유머의 코드엔 나라마다 저마다의 특성들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느낀다.

 

만국의 공통언어 바디랭귀지 말고 웃음을 유발하는 유머가 주는 그 역량엔 모든 나라 사람들이 같은  책이나 영화가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그것을 공감하지 않는 한 어렵단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은 한국적인 코메디식의 유머, 미국식의 유머와는 또 다른 북유럽 스타일의 유머를 보여준다.

 유머를 통해서 알란이란 인물이 과거사는 물론이요, 범죄인으로 쫓기는 사람, 핫도그장사, 욕설을 시원하게 내뿜는 예쁜언니, 그리고 코끼리 소냐까지 합세하고 핫도그 장사의 형까지 합세하게되는 과정이 정색을 하고 들여다보자면 범죄집단의 모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사람을 죽이고 도망가는 신세지만 그럼에도 이를 비틀어 유머적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글 구성이 영화의 한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알란의 행동을 보면서 "프레스트 검프"를, 어이없게 뒤쫓는 악당들의 행동엔 "덤 앤 더머" , "나 홀로 집에"의 멍청한 도둑들이 연상되는 것을 보면 작가의 처녀작 치고는 대 히트작이란 생각이 든다.

 

기자출신이라서 그런가, 글 전체적인 구성이 책 두께에 비교해 파란만장한 알란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음에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시종 짓주무르는 솜씨가 지루함을 모를 정도로 유쾌해서 두껍다고 생각할 시간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재밌게 읽힌다.

 

각종 모종의 활동에 비례해 풍부한 돈과 연금까지 받아가면서 생활해 가던 그가 왜 양로원에 오게 되는지에 대한 마지막 과정까지 웃음을 날려주는 센스쟁이 작가의 마지막 보너스는 한 번 읽어보고 느껴보시라고 말해주고 싶다.

 

알란의 말대로라면 인생 뭐 있어? 그저 뜻이 맞는 사람과 따뜻한 정식식사와 술 한잔을 들이키며 내 삶을 내가 선택하고 즐기면서 살면 그 뿐 -

 

이런 알란의 뜻대로라면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 돌아갈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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