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슈라라봉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3
마키메 마나부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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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 최대의 호수 '비와 호'가 있는 이와바시리란 도시에 이제 막 고등학생으로 입학을 하러 가게 된 히노데 료스케는 이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이다.

 

비와 호를 둘러싼 그 지역엔 두 집안의 천 년이란 오래된 세월 동안 집안 대대로 내력을 지니고 각자의 가문에서 지니고 있는 비밀스런 힘들을 가지고 있는 바, 료스케의 아버지 또한 그러한 힘을 갖고 있고 형 또한 그러한 힘을 바탕으로 료스케와 똑같이 이와바리시에 있는 히노데 가의 중심이 있는 곳에서 훈련을 하고 마술사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어릴 적 타고난 신비의 힘을 지님으로서 그 자신 또한 부모 곁을 떠나 드디어 히노데 문중이 있는 성으로 들어가면서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히노데 가의 다음 후계자로 지목이 된 히노데 단주로의 영향으로 첫 등교부터 빨간 교복을 입고 다니게 됨으로써 히노데 가문과 원수지간인 나쓰메 히로메가 쓴 힘으로 망신을 당한 일 이후부터 료스케는 히노데뚱이란 별명으로 불리되 함부로 거역 할 수없는 단주로의 보이지 않는 카리스마로 인해 그와 함께, 때론 자신의 힘을 기르기 위해 수업에 참여를 하는 등의 일로 학교일을 병행해 간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의 출현으로 원수지간이었던 나쓰메와 함께 엮이면서 푸르창창한 학생들의 활동과 여기에 덧붙여 코믹의 완성(와~ 벌꿀 사건은 진짜 웃겼다. 읽는 도중 킬킬킬,,, ) 그리고 판타지성의 신비한 힘을 지닌 자들이 자신들의 영역확보와 유지, 그 안에서 또 다른 힘을 거부함으로써 자연이 주는 자연스러움을 지향하는 삶을 살고자 하나 결국엔 신비의 힘을 가져야만 한 단주로의 고민, 학창시절의 맘에 맞지 않는 상대방을 다시 그리워하는 청춘들이 가지고 있을, 모든 추억의 향연을 드러내 보여주는 작품이다.

 

 비와 호의 주위의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다는 호수로부터의 신비한 힘을 지닌 두 가문의 일대 대결은 나쓰메의 희생, 넓게는 모두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길 원했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가문을 지켜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또 다른 힘을 지닌 겐 영감까지 희생시키면서 야욕을 지키려 했던 가문의 중심가 사람들은 물론, 섣불리 힘을 쓰지 않되 최후의 순간에 시간의 힘을 이용한 자신의 신비한 힘을 그대로 쓴 채 단주로와 료스케의 기억에 사라지지 않는 , 그리움이란  기억의 선물을 준 나쓰메란 인물에 애정이 가게 만든다.

 

 서로가 서로에게 막강한 힘을 내비칠 때 당사자들은 모르는 괴이하고도 기분 나쁜소리, 또  뱀의 형상을 연상시키며 뱀이 내는 듯한 소리라고 표현했던 료스케와 나쓰메의 표현은 결국 ~슈라라라라라라라라라, 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오오오오오오옹! 이란 기대를 잔뜩 부푼 채 책 제목의 뜻이 뭘까를 궁금케했던 독자들의 생각을 여지없이 한 방에 날려버린 작가의 유머센스는 요즘 학생들이 하는말로 '쩔어~"였다.

 

더군다나 기막힌 이 말의 비유는 이 책을 읽어보면 더욱 웃음이 나오게되니, 작가의 교묘한 시간이란 공격 차를 이용한 설정에 재미를 더욱 느껴가며 읽을 수있는 책이다.

 

자신이 가진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일어난 일 이후의 단주로, 료스케,나쓰메의 삼인방의 성장기는 그래서 더욱 활기차고 풋풋함의 상징인 청춘물이요, 갓 첫 사랑이란 두근거림을 느끼며, 다른 나쓰메를 만나길 기대하는 단주로와 료스케의 희망을 독자들도 기대하면서 보게 되는 책이다.

 

누군가 나 자신에게 이런 힘을 준다면, 과연 나는 단주로처럼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자연인, 즉 보통의 삶을 원할 수있을까? 솔직히 이런 재주를 가진다면 한 번쯤은 사용해 보고픈 유혹을 느낄 것 같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정신을 움직이는 막상막하의 최강인 두 가문의 대표자격인 료스케와 나쓰메의 친화감과 우정내지는 경쟁에서 오는 한층 성장됨을 느낄 수있는 일본만의 냄새가 가득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화되었다고 하고 인기도 있었다고 하니 한 번 보고 싶다.

세 사람의 독특한 캐릭터의 특징들이 워낙에 잘 표현되었기에 누가해도 인기는 많을 것 같은 , 그래서 상쾌하고 유쾌하고 그리고 뭔가 아련함이 전해져 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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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 열린책들 세계문학 3
알베르 카뮈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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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알베르트 카뮈란 작가는 세게적으로, 그의 대표작으로도 알려진 작가이이기에 그가 생전에 문학에서 추구한 인간의 실존과 부조리한 실체에 대한 글을 읽은 독자라면 그의 필력에 흠뻑 빠진다.

 

그런 그이기에 자신의 탄생과 14살에 이르는 유년기를 표방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있는 자전적인 고백이 들어있는 '최초의 인간'을 읽노라면 더욱 카뮈란 작가의 정신세계와 문학의 토양을 이루게된 삶의 터전과 가족들,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있을 것 같다.

 

 1960년 카뮈는 절친의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됬고, 그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그야말로 아무런 고침의 흔적 없는 초고의 원고지 상태로 발견이 된 글들을 만나게 된다.

 

바로 그 자신인 알베르트 카뮈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초고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적은 것으로 이는 미망인의 손에 의해 정리가 되고 출간에 대한 의견을 주위의 사람들에게 구했지만 완성작이 아닌 미완의 글들이기에 출간하지 말 것을 권고 받는다.

 

이후 그녀가 사망하고 카뮈의 딸이 관리인으로서 아버지의 작품들을 정리하면서 비로소 사후 30년만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작가의 분신이라고 할 수있는 작품 속의 자크 코르므리는 프랑스 사람으로서 알제리에 생활의 터를 잡게 된 아버지와 스페인계의 엄마를 사이에 두고 알제리에 도착하던 날 탄생하게 된다.

 

태어나자 마자 아버지의 정을 받지 못한 채 아버지는 시대가 요구하는 전쟁에 참여를 하게 됬고 바로 전사하면서 이후 부터 외할머니와 장애를 지닌 외삼촌, 듣지 못하는 엄마, 그리고 위로 형과 함께  가난이란 단어와 함께 살아간다.

 

40살이 된 현재의 자크가 엄마로부터 부탁받은 , 당신 자신이 한 번도 찾아 가보지 않은 남편의 무덤이자 화자 자신의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가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데서 이 이야기는 시작되고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그 어떤 아버지에 대한 영상을 떠올릴 수없음을, 지금의 자신 나이보다 훨씬 젊었던 시절에 사망한 아버지의 나이를 생각하면서 아버지를 알고 생활했던 터전을 찾아가는 형식의 글로 씌어져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자연적인 바람이나 소나기, 열대의 현상 앞에서 아랍인과 같이 생활하며, 프랑스인이되 알제리란 아프리카땅에 살아가는 이민자로서의 고국이나 조국이란 말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생각, 초등학교 시절 은사의 가르침 덕에 집 안의 돈벌이에 대한 우려와 기대 속에 중등학교 입학하고, 다른 계급의 또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를 지내는 과정들이 그 주위에 그에게 이렇다할 어떤 교육적인 훈계나 정서를 가르쳐 주지 않은 채 오로지  그 자신만의 생각과 환경에 적응하며 성공의 발판을 마련해나가는 유년기를 그리는 이 책은 카뮈이자 분신인 자크야말로 모든 면에서 '최초의 인간'이었음을 나타내주는 글들이 기타의 다른 성장 일기와는 또 다른 작가의 솔직한 고백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전혀 고치지 않은 초고의 상태로 출판이 되었기에 다른 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있다.

 

군데군데 작가의 글이 방언처엄 쉴새없이 이어지는 긴 문장 속에(지루할 수도 있지만 이 마저도 즐거움을 준다. ) 때때로 작가 자신이 스스로 보완해야 할 문장이나 단어, 당시의 관계도를 메모처럼  문장 옆에 쓰여있는 상태 그대로 출간한 점도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이후의 낱장 메모에 속하는 짦은  문장은 그가 계획대로 출간했더라면 카뮈라는 작가의 솔직함을 좀 더 들여다 볼 수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미완의 작품이긴 하지만 이 원고마저 출간이 되지 않았다면 카뮈가 살아왔고 견뎌왔던 그 유년의 시절들을 독자들을 하마터면 놓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 유명인의 삶에 대한 한 단면을 살짝 엿본다는 흥분을 가지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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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에 대한 변명 - 이야기꾼 김희재가 전하는 세월을 대비하는 몸.마음 준비서
김희재 지음 / 리더스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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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모님과 같이 식사를 하면서 어느 순간 밥의 농도는  밥다운 밥(?)을 먹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연세가 드심에 따라 지금보다 연세가 젊었을 적의 선호하시던,  밥의 농도가 진 밥을 좋아하는 것으로 바뀌시다 보니 자연적으로 식구들 모두가 따라서 먹게된 것이다.

 

 때론 회사에서 나오는 점심이나 근처 식당, 가까운 지인들과의 식사에서 나오는 밥을 볼 때면 내가 먹고 싶어하던 그 밥의 농도라서 무척 반가움을 느낄 때가 있는 것을 보면 부모님의 식성에  같이 맞추어 산다는 것이 이젠 부모님이 우리 자식들에게 그 동안  베풀어주신  유아기 때의  그 사랑의 배려와 사랑의 시작이 이제는 자식들이 조금이나마 순환해서 갚아나가는 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세상은 공평하다고 한다. 그 일례로 죽는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는 죽을 것이고 그 죽음을 맞이하기 전의 전초전으로서 늙음이란 자연적인 선물을 받는다.

 

어린 학창시절의 선생님들은 너희들은 화장을 안해도 한창 예쁠 나이란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느낌을 안다.

거리의 교복 입은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과 운동하고 나와 땀에 범벅이 되어 머리서부터 목 근처까지 땀에 절은 채 떠들면서 가는 학생들의 그 싱그러운 젊음의 상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젠 나이를 먹어간단 증거겠지 싶다.

 

한 때는 연세드신 분들의 연예인 뺨치는 휘황찬란한 호피 무늬, 반짝이 의상이 달린 화려한 옷을 좋아하시는 것을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하고 많은 옷들 중에서 타인의 눈에 띄는 옷을 좋아하시는 이유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얼굴의 겉 표피는 아무리 맛사지다, 에센스다, 초고농축 수입브랜드 화장품을 사용해도 결코 예전의 활기찬 피부를 되돌려 받을 수없음을...

 

그래서 조금이마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좀 더 밝은 모습을 비쳐보고 싶어 스스로도 알 수없는 손동작과 눈이 그런 옷들을 입게 된단 사실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이해를 못하고 있는 사이 나도 모르게 어느 덧 부모세대들의 신체변화와 그에 따른 늙어감에 따르는 여러가지 증상들을 접할 때마다 내가  이해를 하는 부분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젊었을 시절엔 결코 내 자신에겐 그런 날들은 올 날들이 아직도 먼 , 까마득한 옛 일로 생각되어지던 때가 있었던 그 오만함을 깨우쳐주는 것 같아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과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실미도, 한반도 국화꽃 향기... 대한민국의 유명한 영화의 시나리오와 그 밖의 에세이집을 통해 책을 낸 저자의 늙음에 대한 이야기다.

 

목차서 부터 울컥한다.

 

첫 번째 이야기
뽀글이 파마,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운 빛나는 ‘여덟 번째 일곱’의 시간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두 번째 이야기
여자의 화병, 갑자기 툭 끊어져버린 감정의 줄이 치유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세 번째 이야기
배불뚝이 아저씨, 남자를 진짜 남자답게 하는 ‘그것’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네 번째 이야기
저도 모르게 새는 실수, 나이 들면 체면에도 주름이 생기는 걸까?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다섯 번째 이야기
남자의 눈물, 많이 참고 살아온 그의 설움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여섯 번째 이야기
깜빡거리는 기억력, 더 이상 기억하기를 거부하는 지친 마음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일곱 번째 이야기
둔해진 얼굴 감각, 딱딱한 무심의 껍질을 연화시키는 파안대소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여덟 번째 이야기
습관이 된 침 뱉기, 침과 함께 빠져나간 몸의 정기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아홉 번째 이야기
고약한 입 냄새, 속 타는 인생의 순간들을 훌륭히 견뎌온 그를 연민할 수 있길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 번째 이야기
살비듬과 가려움증, 전쟁터 같은 환경에서 살아보겠다고 외치는 애타는 절규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한 번째 이야기
흐려진 눈망울, 그 무엇으로도 세월을 감출 수 없는 단 한 곳을 위한 예우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두 번째 이야기
서리 같은 비듬, 어찌할 수 없는 증상에 대처하는 서로를 위한 선택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세 번째 이야기
못생겨진 손톱, 소홀이 대해도 괜찮다 여긴 몸의 작은 조각에 대하여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네 번째 이야기
바윗돌 같은 귀지, 노인네 고집이 아니라 몸의 순환에 생긴 문제 덩어리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다섯 번째 이야기
저릿한 쥐내림, 하루아침에 풀릴 리 없는 수십 년 누적된 피로의 더께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여섯 번째 이야기
퀴퀴한 노취, 꽃향기 피우며 세상에 왔다가 몹쓸 냄새를 남기고 돌아가는 인생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일곱 번째 이야기
이명과 난청, 가장 섬세하고 예민한 기관에 가해지는 폭력적 무관심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여덟 번째 이야기
골다골증, 느려진 몸의 속도에 마음을 맞추는 여유가 필요해진 시간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아홉 번째 이야기
어지럼증,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더 서러운 혼자앓이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모두가 현재 연로하신 분들이 겪고 있는 대체적인 증상들이다.

한 챕터당 실 생활에서 나오는 대화를 시작으로 해서 이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증상에 따른 변화와 그 원인, 그리고 좀 더 나은 방향에서 어떻게 이를 받아들이고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 자세와 운동, 먹는 습관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다.

 

유아들은 말문이 트기 전엔 부모가 해 주는대로 따라하며 곧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노년에 들게되면 잘  못들어서 큰 소리로 말하면 왜 소리를 질러 말하냐며 화를 내시고, 그에 따른 사소한 말들이 고성이 오가게되고, 별 일도 아닌것들로 인해 노여움이 많아지신다.

 

나는 절대로 저렇게 행동하지 말고 이야기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역시 우리 부모님, 그 위 세대 분들도 분명 그런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

하지만 늙음이란  것은 내 뜻대로 이뤄지지 않게 행동이 되어지고 여러가지 불편한 사항들이 많아졌으면 많아졌지 그것이  줄어들리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현 상태에서 조금이나마 나이들에감에 따른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며, 때론 힘이 부칠때면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그러기 전에 우선적으로 최대한도로 내 스스로의 힘으로 건강을 최대치로 이끌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함, 그리고 젊은 사람의 입장에선 눈살만 찌푸릴 것이 아니라 언젠간 나도 이런 모습을 하게 될 날이 있음을 알고 위로와 따뜻한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보여드리는 필요함이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가족을 위해 애를 썼던 가장의 배둘에햄에 대한 존경심과 울음이 많아지는 호르몬의 영향과 주위의 환경에서 오는 나약해진 아버지들의 모습을 통해서 위안과 연민을, 딸이니까, 아내니까, 며느리니까, 엄마니까(p30)라는 이유로 참고 살아왔던 화병(火病)에 대해 따스한 위로를, 몸의 채취가 점점 고약해짐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를 자연스런 변화란 생각으로 바라보기를, 오랜 시간동안 장갑을 고이 모셔놓고 오로지 내 신체의 자연스런 리듬에 맞춰 물질을 해 온 결과 투박하고 매듭이 굵어지고, 손톱에 세로 줄이 생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가장 값지고 예쁜 손에 대한 경외심을 갖기를 이 책은 들려주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들여주고픈 이야기들이고, 읽고 나서는 부모님과 함께 다시 읽어볼 수있는, 변명이 아닌 자연으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순환형태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미래에 마주보게 될 우리 모두의 모습을 그려 준 책이기에 읽은 독자들에게  스스로도 많은 위안을 삼게 하는 책이다.

 

 

세월에 보내는 연가

 

 

하하 호호 웃으며 잰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는 너는

맑은 눈망울로 나를 보며 묻는다.

"계단을 내려가는 게 뭐가 힘들어요?"

 

올라가는 것이 숨차고 힘든 일일 뿐

내려가는 것은 계단이건 내리막이건

놀이처럼 경쾌하게 해낼 수 있는 일.

 

그래,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가파른 내리막을 달리면

곧  새처럼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것을

나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인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평생 지탱해온 무릎과 발목이 제 편한 각도로

괴상하게 비틀리면

넘어지고 그대로 굴러 떨어지는 일을 겪고 나면

그때는 알게 된다.

내려가는 일이

올라가는 일보다 훨씬 많은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느끼는 것은

두려움이고 서글픔이다.

 

오르는 것을 그만하고 싶은 것은

내려가는 고단함을 알기 때문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이상 재미가 아니며

올라간 곳에서 끝나는 인생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있는 힘껏 난간을 부여잡고

천천히 내려딛는 걸음은

그래서

마지막 내리막 계단에서 흉하게 굴러 떨어지고

처박히는 것만은 피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인 것이다. -p 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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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이세욱 옮김 / 비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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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그 흔하던 흙을 볼 수가 없을정도의 시멘트 길 투성이다.

그것이 인간의 문명의 이기를 대표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때론 비가 내리면 거리에 흙탕물을 튀겨가며 비를 맞고 동네를 뛰어다닌 장면을  볼 수있었던 영화가 그립기도 하다.

 

'길'이란 소재는 많은 작품 속에 중요한 소재로도 쓰이고 그 한 단어 안에 포함된 여려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비단 문학 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한 '길'이란 의미에서도 많은 뜻을 가진다.

 

 

1903년의 이탈리아, 파리에서부터 자동차 경주가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224대의 경주용 차가 프랑스를 거쳐 에스파니아로 질주하는 경주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거리에 나서게되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많은 운전자와 거리의 시민들이 사고를 당하는 불행을 겪게된다.

 

이런 서막 속에 울티모는 이탈리아어로 마지막, 막내란  의미로 주로 아이를 낳고 더 이상 낳길 원하지 않을 때 사용되는 이름이란다. 

어린 울티모는 첫 째이자 막내로서 이 이름을 얻게되었고 허약한 체질은 유달리 섬세한 체격을 가지고 자라게된다.

 

소 26마리를 키우던 아버지 리베로는 선견지명이 있어 미래의 자동차의 세계가 올 것임을 자각, 소를 팔고서 정비소를 차린다. 하지만 한적한 시골에서 발달하지 않은 도로에 차를 갖고 오는 사람들은 드물고  아들과 같이 자동차에 대한 정비공부를 해 나가던 중 울티모는 한 가지 자신의 꿈을 갖게된다.

 

바로 자신이  꿈꾸는 길은 아무도 상상해본 적 없는 길,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길, 세상 어디로도 통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로 통하는 길, 지상의 모든 길을 하나로 아우르는 길, 길 떠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다르고 싶은 자동차 서킷이다.

 

딤브로시오 백작의 우연한 방문은 곧 이들 부자와 엄마인 플로랑스와도 긴밀한 관계가 되고 아버지와 같이 나간 경주에서 백작은 사망, 아버지는 불구라는 신세를 맞이하게 된다.

 

백작이 준 오토바이로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가는 길에서 울티모는 또하나의 인생길을 터득한다.

 

제 1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던  곳 카포레토의 전투에서 전우의 배신과 이별, 미국에서 엘리자베타란 러시아 여인과의 서로간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 사랑에 대한 이별, 그 후에 울티모는 이복 동생과 함께 온전히 자신이 그리던 길을 설계할 꿈에 부풀게된다.

 

울티모란 주인공을 통해서 그가 걸어온 여러가지의 사연이 담긴 인생의 '길'을 묘사한 이 책의 내용은 한 명의 주인공이 계속 나오는 것이 아닌 여러 화자가 울티모와 관계를 맺으면서 그와 관련된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울티모의 인생이야기 겸 모든 사람들의 그렇고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의 여러 굴곡진 삶의 모습을 비추어준다.

 

아무도 그런 길을 얻을 수없고 누구도 그런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울티모는 그 자신의 인생길을 부자일수도 있었던 여건을 뿌리치고 혼자의 힘으로 오로지 , 전쟁포로 신세로 변해 생활하면서도 자신이 꿈꾸어 오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땅을 발견하는 장면은 그 자신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영상을 기억하게 한다.

 

울티모의 행적을 쫓는 엘리자베타의 경우도  자신이  사랑과 세상에 대한 복수 때문에 울티모와의 이루어질 수없었던 사랑을 찾아가는 행동도 기억할 만한 장면이다.

 

쉽게 수소문해서 만날 수도 있었던 울티모의 존재를 그녀는 울티모가 그려준 , 그가  꿈꿔오던 서킷의 장소를 찾아냄으로서 그가 이루고자했던 빛나는 최대 하일라이트인 경주를 함으로써 이루지 못했던 울티모와의 사랑의 확인을 하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주기까지 한다.

 

*****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 같아도 사실은 안 그래.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는 시간은 그 긴 세월의 작은 부분일 뿐이야. 다시 말해서 자기가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를 알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시기에만 진정으로 살았다 할 수 있어. 그런 시기에 사람들은 행복해. 나머지 세월은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시간이야.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때에는 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아. 슬퍼 보이기는 하지. 하지만 그건 그저 기다리고 있거나 추억하고 있기 때문이야. 기다리는 사람들은 슬프지 않아. 추억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그냥 멀리 있는 것뿐이야. 나는 기다리고 있어. - p 264

 

저자의 이력이 신선하다.

음악과 문학의 접목을 통해서 새롭게 시도하는 방법을 통해 이탈리아는 물론 여러나라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 읽는 동안 교향악단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음악회를 가다보면 우선 본격적인 음악을 연주하기 전에 각자의 파트에 맞는 선율조율과 함께 할 파트끼리 잠깐씩 맞춰보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그 과정에서 때론 조화롭지 못한 불협화음의 소리가 결국은 지휘자의 손 동작 끝에 실린 작고 가느다란 지휘봉에 온전히 자신의 실력들을 쏟아부을 때 최상의 소리가 들려오듯이 이 소설 속의 각 파트별로 만나는 사람들도 울티모라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때로는 유연한 흐름이 있다가도 공포와 실망의 같이하는 어두운 터널같고 굽이진 고개를 따라 사랑이란 풋풋함을 느낄 수있는 사랑스런 흐름이 이어지는 부분,  다시내리막길로 치닫는 여정들이 결국 울티모 그 자신이 걸어 온 인생길을 그대로 표현한 서킷의 장소를 다시 서막에 비치는 1903년의 자동차 경주와 엘리자베타, 그녀 자신이 울티모의 인생길을 밟아 기억해가는 여정이 '길' 그 자체로 결국 처음 왔던 길이자 세상의 끝인 자신의 길로 통하는 것임을 서로 맞물리게 설정한 글 구성의 흐름이 인생이란 이런 이야기 속에 한 단면이요, 전 생애에 걸쳐 모두가 쏟아내게되는 일임을 깨닫게 해주는 잔잔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양탄자 같은 것이고, 그것을 직조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이는 작가다. 결국 글쓰기란 서사의 한 올 한 올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완벽히 제어하는 작업이다.' 

 

작가의 이 말대로 하나의 이야기들이 이렇듯 한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는 서사구조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울티모처럼  자신의 꿈을 위해 오늘도 우리들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갖게되는 이 소설은 만남과 헤어짐, 용서와 후회를 느낄 수있는 다양한 길 위의 인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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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머니 1 밀리언셀러 클럽 130
옌스 라피두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1.호르헤...칠레 이민자로서 스웨덴에 살고 있지만 마약에 관한한 그 계통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던 때  전 유고슬라비아의 연방이었던 세르비아의 마약수장인 라도반과 그 밑에서 일하는 므라도에 의해 모든 죄를 뒤집어 씌어짐으로써 감옥에 가게된다.  이후 극적인 탈출을 시도, 흑인처럼 변장하면서 복수를 꿈꾸는 자-

 

 2.JW...스웨덴인으로 그저 성실하기만한 북부 시골에서 생활을 하는 부모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자신은 이런 생활을 답습하지 않겠단 생각에 상류층 자제들과 어울리면서 그들과의 동급 생활을 맞추기 위해 밤엔 압둘카림이란 자가 운영하는 택시로 운전을 하는 일을 한다. 그에겐 4년 전에 행방불명이 된 누나가 있다.

 

3.므라도... 이혼한 전 처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으며 양육권 문제로 골머리를 않고 있다. 자신과 동급이었던 라도반이 전 우두머리를 제치고 최고의 수장으로 올라서면서 그에게  부하처럼 고개를 숙이면서 일해야하는 불편함과 동시에  자신을 내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떠는 사람이자 모든 폭행, 엄포 그 밖에 거의 좋지 않은 일을 담당하는 자이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세 사람의 운명은 코카인, 소위 말하는 '마약'이란 것으로 운명적인 아슬아슬한 대결과 만남을 지니는 과정이 전 두 권에 걸쳐 상세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자신을 감옥에 넣게 한 자인 므라도에 대한 법정증언에 따른 배신과 복수로 인해서 다시 마약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라도반과 므라도의 약점을 파헤치고, 돈을 모으는 호르헤나, 상류층이 벌이는 난잡하고 화려한 파티 뒤에 코카인을 뿌림으로서 자신의 위험천만한 이중생활에 목숨을 걸고 돈을 모으며 일류브랜드로 차림을 나서는 JW란 청년의 모습은 실제의 생활을 엿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사실적이다.

 

단 1시간내지 그보다도 못한 순간에 남들이 몇 달내지 몇 시간을 투자해야 벌어들일 수있는 돈을  강력한 코카인을 매개 삼아 돈 맛에 헤어나올 수없는 세 사람의 이중적인 면 뒤엔 각 개인들마다 아픈 상처가 들어가 있고 복지시스템이 잘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한 북유럽권의 스웨덴이란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치구와 그 근접권에서 행해지는 암흑의 거리가 현란하게 펼쳐보인다.

 

 돈에 속고 돈에 울고 그러면서도 또 다른 복수를 위해선 할 수없이 또 돈을 따라가야만 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굴레에서 헤어나올 수없는 사람들의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안간힘이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이 진정으로 옳은 길인지에 대한 생각조차도 돈이란  유혹에 흔들리고 이번 한 번만 성공하면 이 곳을 떠나리란 생각에 오늘도 그들 무리들과 어울렸던 JW의 추락은 전형적인 야망에 차 있다 못해 그 구렁텅이에 빠져 결국은 모든 것을 잃고야 마는 인물로 비쳐진다.

 

 생각처럼 호르헤의 통쾌한 복수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 2권의 분량이 만만치 않고 그 속에 상류층들만의 비밀 모임과 파티라든가, 스웨덴 내의 이민자 출신들로서 그들 스웨덴인들 속으로 같이 살아갈 수없는 서러움과 차별이 고스란히 내비치는 작품이기에 읽는 재미가 있다.

 

저자 자신이 현직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이 영화화 되었고 곧 다시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선보일 예정이란다.

 

전혀 상관 없었을 세 사람들이 쉽게 번 돈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책임진 자들답게 첫 만남의 강렬함은 잊혀지질 않을 만큼 촉각을 곧두세우게 읽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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