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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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국내에서도 고정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의 작가이자 다작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일단 출간이 되면 독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는다.

소재의 다양성, 그리고 일관되게 작품 속안에서 작가 스스로가 주장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와 근본적인 인간들 상호관계에 있어서의 진지한 물음을 던진단 점에서 추리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 속 안에서의 주제를 가지고 현실에 입각한 생각을 던진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단 점에서 이른바,  말하는 사회파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두 개의 프롤로그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기 시작한다.

짧은 단막극 같은 콩트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처음 프로롤그는 출근 길을 나서는 한 가족이 불명의 남자가 휘두른 칼에 부부가 아이를 남겨 둔 채 생명을 잃는 장면이다.

두 번째 장면은 14 살의 중학생인 소타란 남학생이 집안의 연례행사로 이어지고 있는 나팔꽃 구경이다.

자신보다 13살이나 위인 형과 아버지, 그리고 엄마의 손에 이끌려 나팔꽃 시장으로 가던 중 동년의 여학생 다카미와 친해진 후 메일을 주고 받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첫 사랑의 아련함을 지니는 이야기다.

 

20년이 흐른 후 리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그룹활동을 하는 사촌오빠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되고 장례식장에서 할아버지를 뵌 후 할아버지를 위로 할 겸 할아버지의 집에 드나들게 된다.

식물에 관한 직업을 가졌고 퇴직 후에도 식물을 키우는 보람으로 사시는 할아버지는 리노에 의해 변사체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의 흐름은 급속도로 빨리 진행이 된다.

 

할아버지가  키운 꽃들을 블러그에 올리면서 단 하나만은 사진에 올리지 말것을 부탁받은 리노는 그것이 노란색의 나팔꽃임을 알게되고 이후 그녀는 소타의 형인 요스케의 만남을 계기로 꽃에 대하여 사건의 중심에 이것이 연관이 되었음을  감지하게 된다.

 

 (엔젤트럼펫이라고 하는 꽃..책에 나온 나팔꽃 형상과 비슷해서 올려봤다...다음에서 발췌)

 

 

 

 

 

 

 

 

 

 

 

하야세 경찰과 할아버지의 인연, 소타와 같이 사건의 행방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알아가는 과정 중에 다시 만나는 소타의 첫 사랑의 행방 감추기, 그리고 여기에 더불어서 각자의 인생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주인공들의 생각을 곁들인다.

 

프롤로그 두 개의 이야기는 좀처럼 연관성이란 찾아 볼 수 없었단 데서 독자의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다그치게 만드는 힘은 여전하다.

왜 이런 이야기가 처음 서두에 나왔는지, 도대체 나팔꽃 중에서 많은 색깔 중 노란 색은 없는지, (그러고 보니 진짜 없네..)그 이유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은 작가가 가진 패 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다.

                                            (일반 나팔꽃)

 

일본의 에도막부 시대에 있었다고는 하나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다고 알려진 노란 나팔꽃의 행방을 쫓는 사람들과 이를 막으려는 사람들, 그 사람들 속엔 일본만의 오랜 가업이어가기 정도로 해석될 수도 있는 요스케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감과 다카미의 향후의 인생 계획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일본만의 색채란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지만 , 이런 가업 이어가기의 책임성이 몇 세대 위에서 이루어진 행보를 후대인 후손들까지 책임을 지면서 살아가는 설정의  흐름은 일본만이 지닌 특성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이 나오기까지 10년 간의 기간이 있었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되, 심도있는 역사 속으로의 행로를 유지 하지 않은 채, 살짝 역사란 색깔을 입히면서 현재를 기점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흐름적 중심이 잘 잡혀져 있다.

 

단순히 노란 나팔꽃을 쫓아서 사건의 해결이 완결 지어질 것이란 독자들의 생각 속에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를 연상 생각하게 하면서 읽어보게 하는 글의 마력, 그리고 왜 몽환화라고 불려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후반부의 이야기는 두 갈래의 프롤로그가 일단 각개의 낱개 형식의 조각이 모두 한데 합쳐서 노란 나팔꽃을 중심으로 모아지는 과정은 하나의 천 조각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아서 큰 그림이 완성되게 하는 퀼팅을 연상 시키게 한다.

 

      (별도의 표지가 한데 합쳐저서 이루어진 모습이 이야기의 흐름을 연상시킨다.)

여기엔 단순히 노란 나팔꽃이 지닌 위험성 경고만 가지고 인간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위험성만 내포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적으론 작가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 이런 오랜 전통적인 세습을 가지고 인간들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처단하는 방식의 이면에 또 하나의 사회적인 문제인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를 곁들여 생각해 볼 것을 권한 점이 아닌가 싶다.

하나의 식물 과인 나팔꽃을 둘러싼 두 가문의 행로에 빗대어 소타의 전공을 내세움으로써 이 두 가지 비교를 통해 소타가 향후 자신의 전공대로 밀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차후 더 안정이 보장된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갈등을 내세운 작가는 언젠가 미래의 불확실한, 하지만 현재에선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고 생각하는 원자력의 사용에 대해서 일본에서의 사고 후의 다시 미래를 내다보는 책임의 행로를 덧대어 말하는 것은 아닌지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소타가 말했다.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 p 420

다카미가 소타에게 , 소타 자신이 자신에게, 그리고 그런  확신을 친구에게 말함으로써 다짐하듯이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위의 말로 대변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에도 시대에 존재했다던 환상의 몽환화라 불렸던 노란 나팔꽃-

인간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것처럼 보여준 그 꽃의 결말은  인간 세상에서 행해진 이롭지 못한 것임을 자각한 순간 그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렸듯, 소타가 결심한 향후의 행보는 그런 의미에서 타산지석이라 할 만하단 생각이 든다.

 

일본만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것만 빼놓고 볼 때 전체적인 스토리의 짜임은 속도감, 흡인력, 그리고 메시지적인 뉘앙스들은 한 번에 읽혀지긴 했지만 여전히 목마름이 가시질 않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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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중석 스릴러 클럽 3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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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식스 카운티의 코플랜드 검사는 흑인 스트립댄서를  강간한 혐으로 배리 마란츠와 에드워드 젠레트를 기소하려고 준비 중에 마놀로 산티아고라는 자의 시신에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기반으로 시체확인을 해 달라는 경찰의 요구에 시체 공시소로 가게된다.

 

그 곳엔 세월이 흘렀음에도 흉터와 변한 모습을 통해 길 페레즈임을 알게된다.

 

20 년전으로  거슬로 올라가 당시 18세였던,  러시아 이민자로서 미국에 정착한 부모 밑에서 아이라라고 불리는 사람이 운영하는 캠프장에 상담요원으로 일하던 코플랜드는 아이라의 딸인 루시와 함께 보초를 서야하는 당번임에도 불구하고 둘이 숲으로 가서 둘 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던 중 비명소리가 들리고, 그 시간에 숲에 들어간 네 명, 마고 그린과 더그 빌링엄이 피살체로 발견되었고 길 페레즈와 카밀 코플랜드는 실종되고 만다.

유력한 용의자였던 웨인 스튜벤스가 잡히고 감옥에 수감이 된 채 남겨진 가족들은 아이라를 상대로 배상요구를 협상, 그렇게 모든 가족들은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배상금이 들어오자 그 중에서 일부를 가지고 집을 나간 엄마를 둔 코플랜드에게 왜 이 시신으로 인해 그 때까지도 죽었다고 믿었던 길 페레즈가 이제서야 죽은 채 발견이 됬는지, 같은 시간대에 자신의 과거를 잊고 새 삶을 살아보려 이름까지 바꾼 루시에게 작문숙제로 넘긴 과제 속에 20년 전의 숲에서 벌어졌던 유사한 내용이 들어있는지에 대한 혼란과 고민 속에 두 사람을 다시 해후를 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과거의 사건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애를 쓰게된다.

 

과연 할렌코벤답다는 말이 절로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그의 탄탄한 밑밥에 독자들은 이 밑밥이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우선 일기시작하면서 500페이지가 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온통 이 책에 시간을 쏟게만든다.

 

 추리와 스릴의 가학적이고도 극단적인 성향의 표현이 아닌 할렌만의 일부의 도시에서 어느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날 수있는 사건을 통해서 할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너무나 넓고 깊은 숲 속에 들어가지 말란 지시를 어기고 밤에 들어간 네 명중 두 명이 실종이 된 상태에서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 온 코플랜드의 흩어진 가족간의 분위기는 뭐라 표현 할 수없는 성장기의 그 만의 고독감을 드러내준다.

 

누구나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을 한 두가지쯤은 있다는 것을 토대로 코플랜드는 당시 루시를 곤란하게 하지 않기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게됬고, 그 이후 길의 시신을 확인한 길의 부모 또한 분명 자신의 아들임이 분명한데도 , 아니라고 부정하는 데서 숲이 지닌 어둡고 광대한 뭔가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되 있는 힘껏 움츠려 터지기 일보직전의 진공상태를 암시하는 분위기가 압권이다.

 

반전의 반전, 읽고 난 후에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알게되는 흐름에 비춘어 또 '가족애'에 대한 근본적인 사랑의 실체는 무엇이 진실된 감정이고 욕심에 가려진 진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된 후의 부인이 느끼는 배신감, 배상금을 둘러싸고 자식을 감추어주면서 살아가는 부모들, 진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의의 거짓이라고 밖에 할 수없는 거짓 진술을 해야만 했던 코플랜드 ,  다시 수면위로 오른 사건의 최후 배후를 막아보려했던 아버지의 사랑....

 

여기에 과거의 부모를 이해하지 못했던 코플랜드가 기소사건을 통해 법 구형을 받아내려하는 가운데에 비록 자식이 잘못은 했지만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아들의 형 집행을 막아보려하는 또다른 부모들의 심정이 대비되면서 주인공을 가족애란 말 앞에 행동을 할 것을 요구하는 딜레마를 또 하나 던지고 있다.

 

20년 전의 숲 안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은 첫 사랑에 대한 아픔과 가족들간의 분열된 감정을 가지게 됬고 20년이 흐른 후의 남겨진 사람들은 다시 숲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마주보게되는 현실 속에서 서서히 밝혀진 사실을 앞에 두고 다시 망설이게 된다.

과연 코플랜드와 루시는 숲 밖으로 나와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갈 수있을까?

 

스릴을 취하는 방식 속에 진정한 따뜻함이 무언지도 묻게되는 할렌코벤 표식만의 문학~

 

역시 이번에도 여지없는 할렌코벤이다.

(단 문장 중에 한국인 상인의 특징을 표현한 구절이 있는데, 혹 살고 있는 동네에 한국인 상인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인지, 모든 한국 상인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계시겠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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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월드 프리퀄 4 : 세계의 배신자 래리 니븐 컬렉션 6
레리 니븐.에드워드 M. 러너 지음, 김성훈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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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좋아하는 독자들 사이에서라면 '링월드'는 유명한 책일 것이다.

우주란 공간을 배경을 하는 기존의 작품들은 많지만 전공을 살리고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먼 훗날의 미래를 상상해서 그려낸 이 시리즈를 보노라면 만화적인 요소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인간 외의 다른 종족들이 살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과학적인 상식과 그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의 활용도는 흥분에 휩싸이게 쉽게 한다.

 

 이 책은 링월드 프리퀄'시리즈 1《세계 선단》2,《세계의 배후자》3,《세계의 파괴자》가 출간 되었고  이제 4편격인 《세계의 배신자》를 다룬 이야기다.

 

분더란트라 불린 곳에 약품밀수를 하기위해 가다가 붙잡혀 포로생활과 감시를 받던 중 퍼페티어종족으로서 정찰대원인 네서스의 도움으로 그 곳을 탈출, 도약원반을 이용해 네서스와 함께 아킬레스란,  악의 뿌리라 할 수있는 등장인물을 물리쳐나가는 활동을 보여준다.

 

그 자신의 본명이 네이선 그레이노어라 알고 있던 주인공의 실제 이름은 루이스 우란 이름이며 그의 아버지와 새 아버지의 행방을 찾는 조건으로 함께 나선 네이선이란 퍼페티어 종족에 대한 묘사설정이 이채롭다.

 

'목이 긴 머리 두 개가 달린 놈들. 다리는 셋이고. 목소리는 오케스트라나 멋진 여자 소리처럼 들리는 놈들' - 퍼페티어를 표현하는 말이다.

 

소심하고 약한 심성을 가진 종족이기에 섣불리 나서질 못하고 자신의 몸 보호를 우선시 하는 이 종족이 루이스 우를 택하고 아킬레스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까지의 과정은 우주의 공간에 세계의 선단이라 불리는 , 한마디로 말하자면 우주공간의 일정한 교통흐름 내지는 일렬로 항해를 하는 이들을 위협에 빠뜨리고 최후의 독재자가 되려는 야심을 가진 아킬레스란  등장인물을 내세움으로서 우주의 공간을 활용하되, 인간들의 야심과 권력 욕, 그리고 과학의 진보된 발전사항으로 벌어지는 빛과 시간의 활용도를 볼 수있다는 가상의 설정공간이 재미있다.

 

필요에 따라 오토탁이라 불리는 몸의 이상부위를 치료해주는 시설(정말 지금의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것임을 절감한다.), 도약원반을 이용한 공간의 거리 단축설정, 바다 속의 표현모습 등은 링월드 프리퀄 시리즈 답게 링월드를 읽은 독자라면 그 이전의 이야기 속으로 훨씬 더 이해를 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단 생각이 든다.

 

그 곳에서도 사랑은 이루어지고 헤어지고, 다시 기억의 저편으로 다시 흔적을 지움으로써 본격적인 링월드의 서막을 알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 이 책은 전 4권을 모두 읽는다면 아마도 보다 확실한 저자의 우주를 대상으로 한 이론물리학을 기반으로 해서 이뤄진 작품의 매력에 푹 빠질것이란 확신을 갖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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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열린책들 세계문학 143
제인 오스틴 지음, 원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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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열에 오른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가 당시에 쓰여진 세대와 지금에 와서 읽어도  비교할 대상이 뚜렷한 작품으로 기억이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 때나 현재에나 변하지 않는 상황에 놀라게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꼭 읽어야 할 책 가운데 해마다 뽑히는 고전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학창시절 꼭 읽어야 할 책 중에 하나로 제인 오스틴이란 작가를 주목하게 되는데, 학창 때의 읽었을 때의 감흥이 지금에 나이를 더 먹어서 읽은 감흥과 비교할 때 생각을 많이 던지게 하는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작가의 책이 아닌가 싶다.

 

 첫 인상이란 제목으로 처음에 집필했다가 오만과 편견이란 제목으로 출간이 된 이 고전이 왜 이토록 지금도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너무도 현실적이다 못해 그걸 오히려 인정하고 싶지 않는 인간이 가진 오묘한 모든 성정들이 도드라져 보이게 등장인물들을 표출해 낸 작가의 글이 주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집 안의 가장으로서 부인의 속물적인 표현과 태도의 방식을 비웃거나, 모른 척하기 일쑤고, 냉철한 면도 보이는가 하면 부인을 놀리는 베넷씨를 필두로 딸만 내리 다섯 명을 가진 엄마로서 어떡하면 좋은 곳에 시집을 보낼까 연일 그 궁리에 온 힘을 쏟아붓는 베넷 부인, 모든 것을 좋게만 보려하고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 천사표 미인인 첫째 딸 제인, 모든 사람들의 행동과 말투를 철저하게 비교하면서 자신만의 철학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엘리자베스를 위시한 베넷가의 사람들의 모습은 현재에 비추어봐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당시 18세기의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부유한 영지와 저택을 가진 디아시란 청년과 빙리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온 동네의  엄마들은 입방아를 찧는 가운데 무도회에서 보인 디아시의 행동을 리자는 자신만의 잣대로 그를 오만한 사람이란 것으로 단정하는 그녀의 행동은 디아시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 못하는 아둔함의 결과를 보인다.

 

 여기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혼을 하는 세 쌍의 결혼을 통하여 결혼을 함에 있어서 어떤 것이 중요한 고려 항이 되고 그 여파로 가문에 이득이 되는 것과 손해보는 것을 따지는 베넷 부인과 캐서린 숙부인, 그리고 틀에 박힌 갑갑한 사람인 콜린스란 인물을 내세워 현재의 결혼관과 비교해 볼 때 어찌 이렇게도 실랄하고 냉소가 비치는 가운데 적재적소의 표현들을 내세울 수 있는지 새삼 다시 읽어도 제인 오스틴의 필력에 감탄을 하고 만다.

 

 리지의 친구는 자신의 외모가 출중하지 못하다는 것, 가문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결혼의 상대로 콜린스를 택한다.

 

리자의 눈에 비친 콜린스는 결코 여유가 있고 유머 또한 없으며, 성직자의 틀에 갇힌 사람으로 그의 청혼을 거절했지만 결국 그녀의 친구와 결혼함으로써 그들 나름대로의 결혼관과 현실성 있는 타협에 맞추어 생활을 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천방지축 리디아는 자신의 허물을 감추고 디아시를 비난의 일색으로 삼은 미남 청년 위컴과 결혼함으로써 부모의 애간장을 태우고 남자보다 자신이 더 그를 좋아해서 결혼한 부부상을 보인다.

둘의 조합은 한쪽이 성실하지도 못한 채 소비와 방탕의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디아시와 리자에게 손을 벌려 생활하는 아슬한 곡예의 생활을 보여주고 리자는 드디어 디아시의 진정어린 행동과 말에 감동되어 그의 결혼을 받아들여 흔히 말하는 신델렐라로 입성하는 과정을 겪는다.

 

 당시의 18세기 영국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사람들 간의 이상과 현실에서 부딪치는 괴리, 그 안에서 자신만이 가진 확고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리자와 디아시는 캐서린 숙부인과 리자가 갖고 있는 배경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두 사람 모두에게 오만과 편견에 갇힌 인간이었음을 서로의 거울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과정이 물 흐르듯 전혀 어색함이 없이 보여준다.

 


 

 결혼 함에 있어서 사람을 평가 할 때의 기준이 가문과 지위도를 감안해서 윈윈하는 당시의 세태로 볼 때 오스틴은 당시의 세태를 꼬집고 사람간의 감정교감이 아닌 오로지 겉으로 둘러쌓인 성만 보고 결정짓는 당시의 결혼관에 대한 비판을 가한다.

 

 주인공 리자는 디아시의 신중함과 선택을 당하는 여자로서 지금의 드라마로 비교하자면 가난한 여인이 지고지순한 순종적인 여인이 아닌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어필한다는 데서 관심을 끌었고 이는 곧 누구나 꿈꾸는 백마 탄 왕자의 표상인 디아시를 사랑함으로서 제 2의 인생인 결혼에 성공을 하는 과정이 현대 영화의 브리짓존스의 일기란 영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오만과 편견은 쉽게 버려질 수없는 , 어쩌면 제도권 안에서 허울만 중요시하고 정작 그 사람이 가진 진정성에 대한 점을 눈여겨 보려하지 않은  당시의 영국이나 현재의 결혼세태에 비교해도 그리 달라지지 않음은 변할 수없는 인간이 지닌 속성 때문이 아닌가도 생각하게된다.

 

 
 

결혼이란 제도를 돌아보고 상대를 선택하기까지 편견에 집중되고 오만했던 두 사람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과 딸 셋을 여윈 베넷 부부는 어쩌면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식이 더 잘되길 바라고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싶은  모습이 여전히 밉지만은 않게 그려진 점이 인상적이다.

 

인간이 만든 결혼이란 제도를 통해서 본 세 쌍의 결혼모습과 당시의 풍속적인 무도회의 모습, 그리고 주석이 친절하게 달려있기에 읽는 데에도 독서의 흐름이 방해되지 않게끔 한 점도 독자들의 편의를 위한 배려가 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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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외인구단 - 곧 죽어도 풀스윙, 힘 없어도 돌직구
류미 지음 / 생각학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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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님의 만화 중 "외인구단"이란 것이 있다.

기존에 만화라는 장르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기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동떨어진 사람들만 모여서 이루어진, 독특한 삶에 대한  생각을 가진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듯 사랑과 우정, 희생, 인간사 세옹지마라지만 그 모든 것을 담아 놓은 이 책의 주된 배경이  야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현 경남 창녕의 국립부곡병원 신경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야구광이다.

고 3 때 사고로 10분 남짓 서 있는 시간을 제외하곤 휠체어에 생활하는 것이 많다. 그런 저자가 가장 열광하고 좋아하는 운동이 야구인 관계로  이 책은 그 운동을 토대로 체험한 책을 엮은 보고서이기도 하다.

 

정신적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그녀 자신이  환자와 같은 조용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동대문 경찰서에서 중학교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야구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데, 야구 훈련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들이 해 주기로 했고 저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 주는 역할을 제안 받는다.

한 달에 두 번, 주말마다 적지 않은 횟수지만, 뭣보다 야구란 운동에 끌렸고, 조용하던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었던 ,  자신이 할 수있는 상담이란 것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과 생활에 변화를 준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을  하는 것이란 생각에 응하게된다.

 

선발대상은 우선 말썽을 피우는 학생부터 가정의 여건이 좋지 못한 학생, 새터민 학생...그 각양각색의 사연들도 많은 학생들 위주로  2013년 5월 면접을 시작으로 그해 12월 푸르미르야구단 1기를 마칠 때까지, 아이들의 선도를 위해 모든 사람들, 즉 경찰의 스쿨폴리스란 직책을 가지고 있는 경찰, 프로야구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지만 부상과 여건 때문에 그만 두게 된 전직 프로선수가 감독을 맡게되면서 학생들과 훈련에 동참하고 캠프를 가고, 타 학교의 야구부 학생들과의 경기를 통해서 진정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어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에서 보는 생각들이 아이들에겐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 순수한 성이 있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 책이다.

 

겉으로 보기엔 공부 잘하고 운동을 할 때에도 속 썩일 일이 없는 학생일지라도 그 학생 나름대로의 자신의 속에서 이루고 싶은 욕망이 현실과 주위의 어른들의 기대에 응하기 위해 포기를 해야만 한다는 억압에 눌린 학생을 보면서 느낀 저자 자신의 한 때의 모습을 느끼는 장면, 소심하고 내성적이기에 쉽사리 자신의 맘을 드러내지 않는 학생, 성격이 좋아서 주위에 친구들이 많이 찾는 학생... 학생 하나하나를 상담하면서 저자 자신의 전공인 정신과에 해당하는 용어와 같이 보여주기에 학생들의 생각을 쉽게 들여다 볼 수있는 이점이 있다.

 

그라운드에 서면 누가 잘하고 못하고 없이 모든 것이 고루 평등하며 9 명의 전원의 힘이 합쳐져야만 승패의 결과를 떠나 야구만이 가질 수있다는 그 어떤 흥분감을 느껴가는 과정이 읽으면서도 야구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의 잣대로 보자면 일단은 학업이 우선이고 그 학업에서 성적이 일단은 좋아야 부모된 입장에선 맘이 놓이는 현실에서 이 모든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방구는 바로 야구를 통해서였고, 이들을 훈련 시키는 감독의 입장이나 경찰의 입장이나, 상담역할을 맡았던 저자는 일탈을 하는 학생들의 진정어린 마음 속에 그들이 자신을 알아봐달라고 하는 표현법에서 오는 것임을,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해선 그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고,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한다면 같이 들어주고 나누는 것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저는 그냥 아이들이 밝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 아이들, 운동하는 시간만큼은 누구보다 밝았어요. 그런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봤거든요. 공부를 못하고 운동을 못하는 애들이라고 해도, 사람이 그렇잖아요. 누구나 하나는 좋아하는 게 있고, 잘하는 게 있쟎아요. 아무리 모든 것을 못하는 사람같이 보여도요. 저는 그게 어른의 역할인 것 같아요.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오."-p 313

 

바야흐로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이 됬고 벌써부터 야구 팬들은 저마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길 기대하면서 올해도  뜨거운 날들을 보낼 것이다.

프르미르(푸른 용) 1기는 해단식을 했고 이미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3학년을 올라 선 학생들도 있다.

그들 모두가 저마다 응원하는 야구 팀이 다르지만 그라운드에 모였을 때 만큼은 누구 못지 않은 진정한 승부를 할 줄 알았고, 이를 통해 인생이란 조그만 틀을 엿보았단 점에서 좋은 프로그램의 취지란 생각이 든다.

 

수고와 말보다는 행동을 통해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가 닮은 행동을 해 가듯이 여전히 아이들의 맘 속의 한 곳에서는 ~우린 희망을 잃지 않을꺼야!! 란 함성이 그라운드에서 울려퍼지는 듯한 감동이 이는 책이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란 말이 있듯이 이제 한창 제 나이대에 어울릴 만한 꿈도 키우고 성장해 갈 아이들에겐 아직 희망의 끈이 끊어져 버린 것이 아닌, 이제 한 걸음만을 떼어 놓았을 뿐이다.

 9회의 게임처럼  첫 제안을 받은 시점에서 해단식이 있을 때까지의 시점을 책 구성으로 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다만 야구에 문외한이거나 관심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온통 야구에 관련된 용어와 전술이 곁들여져 있기에 지루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지만 이를 넘기고 나면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이 내내 떠나지 않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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