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vs. 알렉스 우즈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 / 책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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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렉스 우주는 영국의 한적한 소 시골마을에서  싱글 맘과 함께 사는 소년이다.

어느 날 집 지붕을 뚫고 천장을 관통한 운석을 맞고 보름간 코마 상태에 빠져 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다.

이후부터 부분적인 간질 발작이 일어나게 되고 치료를 병행하면서 학교도 다른 아이보다 1년 늦게 다니게 되고 자연스레  혼자의 독서세계로 빠지는, 그렇지만 또래의 아이들 보단 과학에 빠져드는 소년이 된다.

하지만 이런 우즈의 행동과 말에 대해선 왕따로 낙인이 찍히면서 반 아이들에게 괴로힘을 당하던 중 피터슨 이라고 하는 나이든 아저씨 집의 온실을 망가지게 하는 결과를 몰고 온다.

 

그 때부터 어린 소년과 베트남 참전군인이자 영국인인 부인과 사별 한 채 목발을 짚고 은둔자적인 생활을 하던 피터슨 씨와의 우정을 이어가게 된다.

 

유달리 커트 보네거트에 대한 책이라면 거의 소장하고 있던 아저씨와 함께 둘의 시간은 때로 화를 내기도 하는 사건과 맞부닥치게 되지만 알렉스 만이 갖는 독특한 대화와 그 머리 안에서 이뤄지고있는 다양한 주제는 피터슨 씨와 일맥 상통하며 17살이 되도록 우정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슨 아저씨의 현대 의학으론 치료할 수없는 불치병을 알게 되고 이어서 그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 소년의 성장기가 주를 이룬 내용이다.

 

읽으며서 얼마 전 읽은 '미 비 포유'란 책과 '청원'이란 영화가 생각났다.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소재와도 같은 부류의 죽음과 삶에 대한 선택권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어린 우즈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엔 운석을 맞은 이후로 좀 어딘가 모자라 보이긴 하되 정확히 어디가 모자란다고 콕 집어서 말할 수없는 ,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를 지닌 주인공이다.

읽으면서 이 알렉스 우즈란 아이의 상태와 사고를 이해하고 읽어나갈 수있는 작가의 설정구도가 수긍을 쉽게 해 주고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사람들의 잣대로만 움직이는 아이가 아닌 자신의 확고한 주관과 행동에 따라서 피터슨 씨의 소원을 들어주는 장면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우리 합의는 죽음에 관한 게 아니었다. 삶에 관한 것이었다.

피터슨 씨는 미래에 출구가 있고 고통을 견딜 수 없을 때가 되면 더이상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계속 살게됬다. 그렇게 하기로 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 p 356

 

제목으로 봐서는 어린 알렉스 우즈란 아이가 우주란 공간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열어가는 성장소설쯤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보다 근본적인 죽음에 대한 선택권과 이를 둘러싼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과 결단, 그리고 흔히 보도에서 접하듯 한 사건이 일어난 후의 제 3인들의 그렇다네~ 라든가, ~ 그런것이 틀림없다 라는 확실한 사실이 결말 나기 전에 온통 악성 글로 도배되는 현실적인 상황들을 우즈란 아이의 시선에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가슴을 울리게 하는 책이다.

 

"남들 생각대로 맞춰주는 게 더 쉽단다. 그런데 원칙을 가지고 살려면 옳은 일을 해야지. 쉬운 일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말하자면 진실함을 가지고 사는 거야. 그건 너만의 것이야.남이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지." -p212

 

알렉스가 말하는 우주란 공간 속엔 시간이란 흐름이  인간의 생활을 어떻게 움직이고 생각에 따라서 달리 보여지는 지를, 결코 서두르지 않되 그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만들어 가는 성장소설은 신인 작가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의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작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되는 , 온 가족이 읽어봐도 좋을 듯한 책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유달리 커트 보네커트의 작품들이 인용이 되서 나와서 그런가,  책을 덮고나서  커트 보네커트의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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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차이나
고희영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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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사에서 미국의 G1에 대한 순위가 곧 중국으로 바뀌게 될 것이란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수천 년의 오랜 역사 속에서 인해전술이란 것으로 기억이 되는 중국의 이미지는 이렇게 무시못할 정도의 고속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꽌시'에 대한 생각도 허투루 여길 것이 못되는,  중국을 상대하는 일이라면 유념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엔 사회주의국가 체제 속에서 행해진 일부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임으로서 오늘의 결과를 이뤘다고 볼 때 이 책은 그런 겉핣기의 우리가 통념상으로 알고 있던 중국의 모습이 아닌 중국이란 모습 속에 각기 속해있는 저마다의  사회계층들과 그들이 얶어가는 사회체제 속에 오늘 날의 중국의 모습이 이뤄졌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톡특한 문화권을 형성해왔듯이 중국이란 나라의 보수적인 면 안에는 성의 개방과 결혼풍속도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생각의 변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깊숙한 중국의 한 시골 마을에선 형을 위해 자신이 희생해가면서 성공을 시키고 이어서 형이 동생의 결혼식을 치러주는 따뜻한 형제애를 우선적으로 만날 수있다.

 

 

                                  (시골에서의 결혼식 장면과 음식들) 

 

밀려오는 개방의 물결 속에 농사만 짓고 살 수는없는 현실에 부대끼어 대도시로 나와 먹고 싶은 것 조차 아끼며 살아가야하는 중국의 농공민들의 생활, 지금도 여전히 베이징의 호구(신분증)을 가진 사람들이 누리는 혜택 속에 암암리에 이를 사가는 사람들의 사회의 역 계급적 발산의 제도, 개인의 사유재산을 일정부부 인정해 줌으로써 경제의 발전에 활로를 개방한 중국의 정치엔 오늘 날의 이런 모습이 오기까지의 모든 과정들이 합쳐져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해 준다.

 

 

                                                    (농공민들의 점심시간)

 

                                   (아침 일찍 일터로 향하는 농공민들)

 

 

                    (중국의 계급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베이징 호구(신분증))

 

그렇지만 이런 제도 속에 모든 사람들이 행복 할 수는 없는 부(富)와 빈(貧)의 차이는 계속 이어지기에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변두리 지역은 변두리 지역대로의 고단한 삶의 이면을 들여다 보는 차트는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에서 왔던 비슷한 이미지를 생각나게 한다.

 

공무원 시험이나 우수한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애를 쓰는 엄마들의 모습들, 아직도 문화혁명에 대한 애수어린 향수를 느끼며 이를 이용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진들을 보노라면  광대한 중국의 넓은 대륙만큼이나 많은 해결의 숙제가 함께 공존해 살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문화혁명을 이용한 음식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의 힘은 세계 속에서 그 힘을 막강하게 발휘할 것이며,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시선과 문제점들을 생각해보게 한다.

 

만만디의 저력 안에 모든 중국인들이 하나로 뭉쳐서 오늘 날의 G1을 넘볼 만큼 우세한 힘을 가지게 된 배경 안에 중국인들의 삶에 대한 참 모습들을 통해 알게 해 주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른 경제서적이나 일반 평론의 책보다 울림이 더 크게 다가온다.

 

저자의 오랜 작업의 숙적된 힘을 통해 발휘된 글 문장 하나하나, 카메라 앵글에 담긴 소박한 중국사람들의 애환과 성공에 대한 각오를 통해 다시 되돌아 보게 된 차이나의 모습이 다양한 편집을 통해서 전달해 준 감동의 크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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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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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군주)의 자리는 천명(天命)이란 했다.

아무리 뛰어난 군주의 자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대가 이를 허용치 않으면, 그리고 주위의 그에 맞는 지원자가 없다면 도로아무타불이 되기 싶상인 것이 지극히 높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있는 자리가 바로 임금, 군주의 자리였다.

 

우리나라의 많은 왕조 중에서도 쉽게 각인이 되고 오르내는 왕조가 이씨 조선왕조 오백 년의 역사이다.

이는 근대적인 역사의 전 왕조였고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건국하기까지의 마지막 왕조였단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연구와 소재의 다양성과 야사에서 비롯된 갖가지의 이야기는 끝없는 화수분을 연상케하기도 한다.

 

조선의 왕조 첫 태동은 무혈혁명이란 점에서 일단 세계의 유례를 찾아 볼 수없는 한 역사의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이성계가 스스로 세운 단독의 왕조가 아닌 정도전의 이상셰계를 실현키 위한 하나의 도구격이었던 나라란 점을 생각한다면 조선왕조의 임금이란 자리는 왕이 갖고 있는 세력면에서 신하들의 견제를 받는 나라이기도 했다.

 

'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을 남긴 루이 14세는 왕권신수설을 믿었다. 제왕이나 황제의 권력과 지위는 신이 주는 것으로, 왕은 신과 소통하는 고귀한 존재였다. 이는 중세 유럽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왕권 국가 곳곳에 강력하게 뿌리내린 사상이다. 하지만 조선은 달랐다. 조선은 시골 무사 출신 이성계의 군사력과 리더십 그리고 재상이 중심이 되는 국가, 입헌군주제를 구상하던 정도전의 합작품이었다. 그 결과 이성계는 고려의 마지막 임금 공양왕으로부터 왕위를 양위받은 후 큰 유혈 사태 없이 새 왕조를 창업했다. (p.55)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임금이 될 수있었을까를 시작으로 하는 이 책은 왕이 되기 위한 조건을 크게 4 가지로 구분해 놓았다.

 

제1부 왕으로 선택된 남자.... 세종, 성종, 중종


제2부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선조, 광해군, 인조


제 3부 왕으로 태어난 남자....... 연산군. 숙종, 정조


제4부 왕이 되지 못한 남자....... 소현세자, 사도세자, 효명세자

 

지금까지 역사에서 성군, 또는 폭군의 이미지와 함께 역사적인 사건의 피해자로서 자신의 뜻을 펼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비명에 간 사람들도 있다.

 

 조선이란 나라 자체가 자손이 귀한 왕조였고 오로지 적자로서 첫 째만이 왕으로 오를 수 있도록 정한 법 때문에 억지로 자신의 의사와는 반대로 왕위에 오른 사람들이 펼친 정치들은 대체로 조선의 평화와 안정기를 보인 시대였다.

반면 그 자신의 재능과 왕으로서의 주권을 확실히 하면서 원대한 뜻을 펼치기에 적합했던 인물들도 당쟁이나 가문의 이익을 위한 계략에 희생되 결국 역사의 한 저 편으로 폭군이란 이미지로, 전락해 버린 역사를 분류를 통해 알수가 있기에 왕이 가진 자리란 어떤 것이며 그 보위에 오른 순간 그 자신이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둘러싸여 있고 이를 십분 활용하는 지혜와 자신의 강단에 따라 나라의 성망이 좌지우지 되는 역사의 현장이 재미있게 읽힌다.

 

흔한 말로 스타는 외로이 홀로 빛나기에 더욱 그 빛을 발한다는 말이 있듯이 왕좌란 자리는 그 누가 보더라도 선망의 대상이요, 자신의 뜻대로라면 모든 것을 이룰 수있단 생각을하기 쉬운 일반 사람들에게 결코 그 자리는 화려하지도 않으며 주위의 견제 속에 때로는 아비가, 때로는 형제간의 피를 보아야만 했던 외로운 자리임을 더욱 상세하게 알게 해 준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지만 당시의 당쟁이나 외척간의 섭정을 둘러싼 궁중의 암투는 현재의 사정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비슷한 느낌을 가진다는 것은 임금이란 자리에 오는 그 순간, 임금은 나 혼자만의 임금이 아니요, 후대에 어떤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그 자신이 보위에 있는 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해 나라를 다스려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성군이라 불리는 왕들은 시대적인 상황이나 자신의 학구적인 정치실력과 더불어 좋은 신하들과 교류를 했단 점에서, 개방된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좀 더 잘 살게되길 원했던 소현세자나 효명세자의, 사도세자의 경우처럼 만일의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조선의 역사나 현재의 우리나라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를 상상해 보기도 한 책인 만큼, 폭군으로 불린 광해군이나 연산군을 다시 재 조명해 보는 기회를 ,  생각해 보게 함으로써 기존의 왕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외의 활동을 그린 책이나  한 사람만의 역사를 다룬 책보다는 광범위 하면서도 간략하게 서술한 점이 눈에 뛴다.

 

한 챕터당 끝나는 말미에 간략한 역사의 한 부분을 일정 할애해 설명을 붙인 부문, 한 왕조의 가계도를 그려 넣음으로써 보다 쉽게 당시의 권력구도를 이해하기 쉽게 편집한 부분이 잘 되었단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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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동다東茶여, 깨달음의 환희歡喜라네 - 구름과 달과 더불어 만나는 고요한 찻자리, <동다송> 새로 읽다
원학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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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의 주류를 이루는 차가 커피라면 동양의 세계에선 흔히 말하는 차(茶) 문화로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방송에서나 영화에서, 특히 사극일 경우 어김없이 나오는 장면 중의 하나가 서로의 심중을 떠보는 장면이나, 아니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한 템포 늦추며 지긋이 눈 감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아니면 기방에서 술 따르는 기녀의 모습 외에 검은 머리에 복숭아 빛의 얼굴을 가진 여인이 다소곳이 앉아,  다기세트가 일렬로 정해준 순서에 따라 차를 우려내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렇듯 차는 우리생활에 밀접한 생활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소홀이 다루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곳곳마다 대형 브랜드의 커피점들이 들어선 이때, 사람들의 머리속엔 당연히 커피가  우세하다.

 

이러한 점에서 차가 주는 의미는 심심풀이, 아니면 연세드신 분들, 아니면 다이어트 효과에 좋다는 녹차식용까지,,여러가지 상황들이 많은 가운데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이 새로 엮어 쓴 <동다송>. , 즉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차(茶)란 문화를 통해서 어떤 마음가짐과 교감을 가지며, 음미하며 마실 수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쓴 책이다.

 

 동다(東茶)라 함은 우리나라의 차를 말한다. 중국의 보이차, 일본의 다도란 이름으로 불리듯이 우리나라의 차의 이름이란 뜻에서 우선 정감어린 느낌이 든다.

 

<동다송>은 조선 후기 고승인 초의 선사가 정조의 부마인 홍현주의 부탁을 받고 쓴 것으로, 한국 차에 대하여 칠언절구 송頌 형식으로 지은 송시 열일곱 수이다.

이  책에 씌여진  시를 토대로 원학 스님이 현 시대에 맞고, 그에 어울리는 다른 시인들의 시와 함께 비교해 봄으로써 차가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을 순례의 형식으로 읽어나갈 수있게 편집해 놓으 책이기에 우선은 읽는데에 부담이 없다.

 

 차 나무의 생장부터 첫 찻잎의 따는 시기와 찻 잎의 모양에 따른 이름들의 유례와 그 뜻을 읽게 되노라면 이렇듯 자연의 위대한 조화와 그에 어울리는 생태의 오묘한 길을 알게 해주는  깨달음이 있다.

 

커피포트에 팔팔 끊는 물에 커피를 바로 넣어 후후 불어가면 마시는 행위가 아닌 처음부터 찻 잎은 따는 시기서부터 그것을 차로 우려내어 마시기까지의 과정 속엔 온전히 차를 다루는 사람의 정성과 자연에 대한 그윽한 기도와 감사, 여기에 더불어 차를 마시는 행동까지, 모두를 함께 어우를 수 있어야만 진정한 차 맛의 경지에 도달함은 물론이요, 차 문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게 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 문화가 다분히 마시는 행위에 그치고 이마저도 커피나 타 음료에 밀려 점차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어짐은 차(茶)란 문화가 도래해 온 역사적인 시대와 종교의 영향이 합쳐진 것이 아닌가 한다는 데서 아쉬움을 준다.

 

차(茶)란 문화는 분명 중국이나 일본에서 행하는 절차와는 다르며, 그렇기에 동다(東茶)란 말을 붙였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던 초의 선사, 그와 신분의 차와 나이를 넘어서 교류를 나눈 추사 김정희, 정약용, 소치에 이르기까지 그 유한한 역사의 한 장면을 이어주는 매개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다도는 유명하다.

생활 곳곳에 이미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 만큼 많은 일본국민들이 애용하고 마시는 차 인만큼 우리나라도 조선의 시대 이전의 불교라는 종교와 연관이 되어 차를  이용했단 이유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멀리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탈피해 이제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차(茶) 문화를 알리고  향기로운 차(茶)를 통해서 내 마음의 정화를 , 그리고 그윽한 차(茶)가 주는 차(茶)의 마음인 다선삼매茶禪三昧, 다선일미茶禪一味 곧 선의 세계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있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책이다.

 

 

 

여러 고시를 인용해서 하나의 시에 덧대어 그에 속한 여러 문인들의 시와 해석, 그리고 불교와 연관된 행동과 마음가짐,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생활에서 필요한 마음가짐을 적절하게 비유한  글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전통에 입각한 본격적인 차의 문화 세계로 입문하진 않더라도 , 이제는 주위에 있는 차의 이름부터 읽어보고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를 생각해 보게되는 책이며, 이런 행동이 더 발전이 된다면 좀 더 우리나라 차(茶)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이용하게 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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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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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튜 샤피로는 보스턴의 하버드대에서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일 년전 사랑하는 아내 케이트를 사고로 잃은 후 딸 에밀리와 세 들어 사는 동성애자 에이프릴과 같이 살고 있다.

마음의 한 켠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그는 에이프릴의 차로 우연히  같이 동행하게되고 길거리 벼룩시장에서 중고 노트북을 구입하게 된다.

 

집에 돌아와 노트북을 켜고 둘러보던 중 사진이 들어있는 파일을 보게 되면서 노트북의 전 주인인  엠마 로벤스타인을 찾게되고 이멜로 파일의 자료문제로 서로 답장을 오고가게 된다.

 

그녀는 뉴욕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임퍼레이터 식당의 와인감정사이다.

유부남과의 사랑과 이별을 거듭하고 있던 그녀는 타인이 자신에 대한 거부감과 오래 전부터 있어 온 감정의 기복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매튜에게 새로운 호감을 느끼 던 차, 둘은 만남을 약속하지만 서로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도착했지만 둘은 만나지 못한다.

왜?

바로 1년이란 시간의 공백 때문이다.

즉 엠마는 이미 1년 전인  2010년에 자살로 삶을 마감한 상태였고, 매튜는 현재 2011년을 살고있는 사람이다.

이때부터 이야기꾼이 기욤 뮈소의 기발한 창작의 발상이 시작된다.

 

가끔 가다가 타임슬립이란 것을 필두로 해서 여러가지 상황을 보여주고 과연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사연과 행보를 그리는 영화나 오락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 이야기도 그런 연장선에 속하다고 할 수있는데, 현실적인 사고에서 생각한다면 완전 허구다.

어떻게 죽은 사람과 현재의 사람이 죽은 사람이 남긴 유품인 노트북을 매개로 서로 메신저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엠마가 매튜가 요구한대로 행동을 옮길 수있는지에 대한 상황설정은 일단, 책 속의 허구가 섞인 이야기이니 그렇다 치고 본격적으로 둘 간의 이야기 전개는 기존에 나왔던 로맨스를 필두로 내세운 이야기 외에  스릴이 포함이 되어있단 점이 종전의 책과는 다르다고 할 수있겠다.

 

진실로 사랑했기에 전 부인과의 이혼을 하고 케이트와 새 보금자리를 찾은 매튜의 입장에서 엠마가 밝혀낸 케이트의 배신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 할 수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본의아니게  매튜의 제안대로 케이트가 죽기 전으로 돌아가 죽지 않는 상황설정으로 되돌리려다 케이트의 비밀을 알아버린 엠마의 시선 속엔 처음엔 행복한 가족생활을 보여준 매튜의 가족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사랑에 목마르고 사랑을 받고 싶어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반면 매튜에겐 사생활을 엿보게됬다는 , 원치않은 상황까지  가게 된 고통과 미안함, 그리고 연민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시간적 , 공간적인 힘을 이용한 허구의 미를 모를 만큼 재미를 느끼게 한다.

 

각자의 주인공들의 케릭터엔  가슴 속에 아린 상처들을 간직한 채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독을 내세우고 배신이란 것을 추가함으로써 , 만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배신한단 것을 알았을 때의 심정은 어떨까? 를  비교해 보게 된다.

 

기욤뮈소의 특징인 시나리오를 연상하게 하는 각 챕터마다의 소 제목과 그에 어울리는 대사와 상황설정, 그리고 여지없이 미국을 너무나 사랑한단 느낌마저 갖게되는 미국이란 공간 속에 각 도시가 내뿜고 있는 풍경묘사와  각 나름대로의 특색이 여지없이 자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처음의 현 상황과 상황종료 후의 다시 매튜와 엠마가 만나게되는 비트는 설정의 묘미를 반복과 또 다른 반복의 맛을 보게 한 이 책은 ‘사랑의 이름으로, 사랑을 위해서라면 사람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381쪽.... 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저자 스스로가 추구하는 글쓰기의 의미대로라면 이 책은 물론 전작의 모든 작품들이 그런 성향을 취하고 있단 점에서 처음 서두 부분엔 기욤뮈소의 전 작 어느 책과 너무 비슷하단 설정의 한계를 지니고 있단 점에서 신선도는 떨어졌으나, 로맨스의 다양한 대화와 느낌, 그리고 결과에 대한 기본장르를 충실히 했단 점에선 역시 기욤뮈소답단 느낌이 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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