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동다東茶여, 깨달음의 환희歡喜라네 - 구름과 달과 더불어 만나는 고요한 찻자리, <동다송> 새로 읽다
원학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양인들의 주류를 이루는 차가 커피라면 동양의 세계에선 흔히 말하는 차(茶) 문화로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방송에서나 영화에서, 특히 사극일 경우 어김없이 나오는 장면 중의 하나가 서로의 심중을 떠보는 장면이나, 아니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한 템포 늦추며 지긋이 눈 감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아니면 기방에서 술 따르는 기녀의 모습 외에 검은 머리에 복숭아 빛의 얼굴을 가진 여인이 다소곳이 앉아,  다기세트가 일렬로 정해준 순서에 따라 차를 우려내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렇듯 차는 우리생활에 밀접한 생활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소홀이 다루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곳곳마다 대형 브랜드의 커피점들이 들어선 이때, 사람들의 머리속엔 당연히 커피가  우세하다.

 

이러한 점에서 차가 주는 의미는 심심풀이, 아니면 연세드신 분들, 아니면 다이어트 효과에 좋다는 녹차식용까지,,여러가지 상황들이 많은 가운데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이 새로 엮어 쓴 <동다송>. , 즉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차(茶)란 문화를 통해서 어떤 마음가짐과 교감을 가지며, 음미하며 마실 수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쓴 책이다.

 

 동다(東茶)라 함은 우리나라의 차를 말한다. 중국의 보이차, 일본의 다도란 이름으로 불리듯이 우리나라의 차의 이름이란 뜻에서 우선 정감어린 느낌이 든다.

 

<동다송>은 조선 후기 고승인 초의 선사가 정조의 부마인 홍현주의 부탁을 받고 쓴 것으로, 한국 차에 대하여 칠언절구 송頌 형식으로 지은 송시 열일곱 수이다.

이  책에 씌여진  시를 토대로 원학 스님이 현 시대에 맞고, 그에 어울리는 다른 시인들의 시와 함께 비교해 봄으로써 차가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을 순례의 형식으로 읽어나갈 수있게 편집해 놓으 책이기에 우선은 읽는데에 부담이 없다.

 

 차 나무의 생장부터 첫 찻잎의 따는 시기와 찻 잎의 모양에 따른 이름들의 유례와 그 뜻을 읽게 되노라면 이렇듯 자연의 위대한 조화와 그에 어울리는 생태의 오묘한 길을 알게 해주는  깨달음이 있다.

 

커피포트에 팔팔 끊는 물에 커피를 바로 넣어 후후 불어가면 마시는 행위가 아닌 처음부터 찻 잎은 따는 시기서부터 그것을 차로 우려내어 마시기까지의 과정 속엔 온전히 차를 다루는 사람의 정성과 자연에 대한 그윽한 기도와 감사, 여기에 더불어 차를 마시는 행동까지, 모두를 함께 어우를 수 있어야만 진정한 차 맛의 경지에 도달함은 물론이요, 차 문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게 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 문화가 다분히 마시는 행위에 그치고 이마저도 커피나 타 음료에 밀려 점차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어짐은 차(茶)란 문화가 도래해 온 역사적인 시대와 종교의 영향이 합쳐진 것이 아닌가 한다는 데서 아쉬움을 준다.

 

차(茶)란 문화는 분명 중국이나 일본에서 행하는 절차와는 다르며, 그렇기에 동다(東茶)란 말을 붙였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던 초의 선사, 그와 신분의 차와 나이를 넘어서 교류를 나눈 추사 김정희, 정약용, 소치에 이르기까지 그 유한한 역사의 한 장면을 이어주는 매개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다도는 유명하다.

생활 곳곳에 이미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 만큼 많은 일본국민들이 애용하고 마시는 차 인만큼 우리나라도 조선의 시대 이전의 불교라는 종교와 연관이 되어 차를  이용했단 이유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멀리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탈피해 이제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차(茶) 문화를 알리고  향기로운 차(茶)를 통해서 내 마음의 정화를 , 그리고 그윽한 차(茶)가 주는 차(茶)의 마음인 다선삼매茶禪三昧, 다선일미茶禪一味 곧 선의 세계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있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책이다.

 

 

 

여러 고시를 인용해서 하나의 시에 덧대어 그에 속한 여러 문인들의 시와 해석, 그리고 불교와 연관된 행동과 마음가짐,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생활에서 필요한 마음가짐을 적절하게 비유한  글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전통에 입각한 본격적인 차의 문화 세계로 입문하진 않더라도 , 이제는 주위에 있는 차의 이름부터 읽어보고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를 생각해 보게되는 책이며, 이런 행동이 더 발전이 된다면 좀 더 우리나라 차(茶)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이용하게 되진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