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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vs. 알렉스 우즈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 / 책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알렉스 우주는 영국의 한적한 소 시골마을에서 싱글 맘과 함께 사는 소년이다.
어느 날 집 지붕을 뚫고 천장을 관통한 운석을 맞고 보름간 코마 상태에 빠져 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다.
이후부터 부분적인 간질 발작이 일어나게 되고 치료를 병행하면서 학교도 다른 아이보다 1년 늦게 다니게 되고 자연스레 혼자의 독서세계로 빠지는, 그렇지만 또래의 아이들 보단 과학에 빠져드는 소년이 된다.
하지만 이런 우즈의 행동과 말에 대해선 왕따로 낙인이 찍히면서 반 아이들에게 괴로힘을 당하던 중 피터슨 이라고 하는 나이든 아저씨 집의 온실을 망가지게 하는 결과를 몰고 온다.
그 때부터 어린 소년과 베트남 참전군인이자 영국인인 부인과 사별 한 채 목발을 짚고 은둔자적인 생활을 하던 피터슨 씨와의 우정을 이어가게 된다.
유달리 커트 보네거트에 대한 책이라면 거의 소장하고 있던 아저씨와 함께 둘의 시간은 때로 화를 내기도 하는 사건과 맞부닥치게 되지만 알렉스 만이 갖는 독특한 대화와 그 머리 안에서 이뤄지고있는 다양한 주제는 피터슨 씨와 일맥 상통하며 17살이 되도록 우정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슨 아저씨의 현대 의학으론 치료할 수없는 불치병을 알게 되고 이어서 그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 소년의 성장기가 주를 이룬 내용이다.
읽으며서 얼마 전 읽은 '미 비 포유'란 책과 '청원'이란 영화가 생각났다.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소재와도 같은 부류의 죽음과 삶에 대한 선택권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어린 우즈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엔 운석을 맞은 이후로 좀 어딘가 모자라 보이긴 하되 정확히 어디가 모자란다고 콕 집어서 말할 수없는 ,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를 지닌 주인공이다.
읽으면서 이 알렉스 우즈란 아이의 상태와 사고를 이해하고 읽어나갈 수있는 작가의 설정구도가 수긍을 쉽게 해 주고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사람들의 잣대로만 움직이는 아이가 아닌 자신의 확고한 주관과 행동에 따라서 피터슨 씨의 소원을 들어주는 장면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우리 합의는 죽음에 관한 게 아니었다. 삶에 관한 것이었다.
피터슨 씨는 미래에 출구가 있고 고통을 견딜 수 없을 때가 되면 더이상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계속 살게됬다. 그렇게 하기로 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 p 356
제목으로 봐서는 어린 알렉스 우즈란 아이가 우주란 공간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열어가는 성장소설쯤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보다 근본적인 죽음에 대한 선택권과 이를 둘러싼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과 결단, 그리고 흔히 보도에서 접하듯 한 사건이 일어난 후의 제 3인들의 그렇다네~ 라든가, ~ 그런것이 틀림없다 라는 확실한 사실이 결말 나기 전에 온통 악성 글로 도배되는 현실적인 상황들을 우즈란 아이의 시선에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가슴을 울리게 하는 책이다.
"남들 생각대로 맞춰주는 게 더 쉽단다. 그런데 원칙을 가지고 살려면 옳은 일을 해야지. 쉬운 일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말하자면 진실함을 가지고 사는 거야. 그건 너만의 것이야.남이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지." -p212
알렉스가 말하는 우주란 공간 속엔 시간이란 흐름이 인간의 생활을 어떻게 움직이고 생각에 따라서 달리 보여지는 지를, 결코 서두르지 않되 그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만들어 가는 성장소설은 신인 작가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의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작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되는 , 온 가족이 읽어봐도 좋을 듯한 책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유달리 커트 보네커트의 작품들이 인용이 되서 나와서 그런가, 책을 덮고나서 커트 보네커트의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