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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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니 어라! 이것에 대한 내용을 언제 읽었는데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니 알고 보니 2001년도 작품으로 출간한 작품이란 사실. 



국내에 두 번의 제목 개정을 거쳐 이번엔 세 번째로 '외사랑'이란 제목으로 만나게 된 작품이지만 저자가 당시 출간한 연도를 생각해본다면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모습들을 떠올려보게 한다



미식축구 부원들이 오랜만에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다룬 내용들 속에 자리 잡은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살인사건과 연관 지어 그린 작품은 남과 여의 구분을 짓는 선에 대한 의미와 겉으로 드러난 외모만으로 규정되는 사회적인 흐름들 속에서 다른 고민들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인 편견을 생각해보게 한다.




자신의 마음은 여자지만 신체는 남자라는 것을 안고 있는 히우라  미쓰키가 고백한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저지른 사건에 관해 들은 니시와키 데쓰로의 입장에서 바라본 진행들은 지금도 여전히 민감한 젠더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물음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자취를 감춘 미쓰키를 찾기 위해 쫓으면서  데쓰로가 만난 미쓰키와 비슷한 상황에 있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는 그들의 고충들, 동시에 스토커 살인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들이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흐름을 이어간다.




젠더의 문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회적으로 소수자에 해당되는 부분이고 이런 성향을 지닌 당사자 입장에서 겪는 사회적인 인식이나 제도에서 오는 갈등들을 저자는 두 개의 갈래를 통해 좀 더 많은 인식의 변화와 그들의 삶 자체에 대해서도 보다 폭넓은 논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읽으면서 '비밀' 작품도 같이 떠오르게 되는데 저자는 '외사랑'이란  작품에서 남자와 여자의 기준에 대한 것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인간 본질에 대한 의미에 대해 독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던져준 작품이다.





 

  • 뫼비우스 띠는 앞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면 어느새 뒤가 나와요. 즉, 양쪽은 연결되어 있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p. 421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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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손길 페르세포네 × 하데스 1
스칼릿 세인트클레어 지음, 최현지 옮김 / 해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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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주는 상상력, 현실과 결합된 이야기들은 여전히 흥미롭다.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신들의 존재, 그 가운데 인간들이 꺼리는 신들 중 하나는 하데스가 아닐까 싶은데, 죽음과 연관된 존재란 것도 그렇고 분위기마저 책 속에 드러나는 어둠이 드리운 세계를 관장하기에 더욱 그렇게 다가오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신화들의 등장이 인간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산다?



더군다나 죽음의 신 하데스와 봄의 여신 페르세포네와의 연결고리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데 저자는 신화 속 신들을 현대로 이끌고 들어와 판타지 로맨스를 그려냈다.



봄이 여신 페르세포네는 엄마 데메테르의 감시 속에 인간들이 사는 세계에서 대학 졸업을 준비하는 여대생이다.



말이 봄의 여신이지 그녀가 닿는 손길마다 생명의 꽃들은 그 자리에서 시들어버리는 능력 아닌 능력을 지니고 있는 불안함, 더군다나 엄마의 온실 속 감시 덕분에  신들에게조차도 그녀의 존재는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신과의 연결고리 자체를 차단하는 엄마에 의해 그녀는 그야말로 인간처럼 지내는 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신이다.



어느 날 죽은 자들의 신이라 불리는 하데스가 운영하는 네버 나이트에 친구와 같이 간 그녀는 하데스의 눈길과 마주치고 그와의 카드 내기를 통해 패하면서 그가 원하는 바를 들어줘야 하는 입장에 처한다.



- 하데스는 많은 힘을 지녔지만, 가장 핵심적이고도 강력한 능력은 환생과 부활, 윤회, 죽음을 감지하는 능력, 영혼을 거두는 능력을 포함한 강령술이다. 또한 지상 세계에 소유권이 있으므로 땅의 성분을 조작할 수 있고 귀금속과 보석을 만들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 p 145




그가 내세운 조건이란 지하세계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6개월간 시한을 주고 약속을 지키라는 것. 



도저히 물리칠 수 없는 제안에 페르세포네는 과연 엄마 몰래 하데스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신들이 인간들과 어울리고 인간은 신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혜택을 얻는다든지, 신이 클럽을 운영한다는 발상 자체가 판타지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죽으면 영혼이 스틱 강과 레테 강을 거치면서 영혼들은 하데스가 다스리는 세계로 들어간다고 믿는 신화적인 발상 속에서 저자는 인간들이 생각하고 있는 어둠의 세계를 어두운 면만 그리는 것이 아닌 그 세계에서도 나름대로 질서가 있다는 설정과 함께  하데스가 영혼들을 다스리는 원칙을 보면서 점차 그에게 끌리는  페르세포네의 감정선이 로맨스 성격을 띠면서 분위기를 그려나간다.



인간세상과 지하세계를 오고 가는 페르세포네-



그녀와 하데스의 욕망에 불타오르는 과정과 표현들은 판타지 로맨스의 분위기를 느껴 볼 수가 있는 가운데 이런 과정 속에서 페르세포네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과정이 점차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증을 더해간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이것만 봐도 이 작품의 분위기가 어떤지 상상되시는지?) 저작권사가 선보인 대형 블록버스터란 책 띠지의 문구처럼 에로틱 로맨스 판타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펼쳐지는 가운데 현재 3권까지 출간됐다.



신화적인 분위기와 신들의 세계도 인간들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과 별반 다르지 않게 묘사한 점이나 인간들도 신들을 보통의 인간처럼 여긴다는 설정들이 누가 신이고 인간인지에 대한 모호한 흐름들이 사랑을 통한 양가적인 감정의 흐름들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틱톡에서도 이미 유명세를 탄 작품이라 나머지 2. 3권에 이르는 과정 속에는  두 신들의 관계가 어떤 관계로 이어질지, 판타지 로맨스물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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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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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노벨 문학상 시상 계절이 오면 올해는 누가 수상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든다.


2009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저자의 소식이 전해지고 세 편의 작품, 저지대, 마음짐승, 숨그네를 연달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마음 짐승'을 가장 좋아하지만 숨그네에서 느낄 수 있는 느낌은 또 다름을 전해준다.


1945년 1월 17살의 동성애자 레오가 어느 날 우크라이나 수용소로 강제 징집되고 5년 간이란 수용소 생활상을 그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 속 내용은 여느 실존 저자들이 그린 참상을 그대로 옮겨놓는 듯하는 내용으로 넘쳐난다.


 

사는 곳이 달라도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소련인의 눈엔 모두 독일인이고 강제수용소란 환경에서 겪는 치열한 삶의 투쟁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행동과 양심, 기억 속에는  복종이란 것 밖에 할 수 없는 육체적인 순종만이 있을 뿐이다.



전체적인 내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배고픔이다.



-배고픔에 문이 먼다는 말은 그냥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예전의 우리가 아니었다. 



출발할 당시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이 소진되고 강제노동을 끝내고 나면 구걸을 통해 양식을 얻을 수 있는 시간들,  빵 배급을 타면 눈치게임을 통해 교환이 이뤄지고 남의 것이 더 커 보이는 좌절감들은 입천장에서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숨과 배고픔의 천사의 유혹을 견딜 수 없다는 한계를 보인다.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먹는 행위가 사라질 때 나 자신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행동에 나서게 되는 과정인 남의 빵 훔쳐먹기, 이어 그 단죄를 행하는 집단 구타와 이를 수용하는 자의 암묵적인 태도들은  수용소의 생활 안에서의 절대 영도의 한 부분이자 삶의 연속성이다.



자유는 그저 허울뿐이고 일차적인 본능은 하루치의 배고픔을 어떻게 견디는가로 귀결된다.



쓰레기장의 감자 껍질을 먹고 개의 분뇨를 먹는 행위, 내내 허기진다는 느낌이 이토록 절박하며 시체가 나오면 옷을 벗기면서 부족함을 채우는 실태들은 이미 죽은 삶은 산 자들에겐 하나의 물질로밖에 보이지 않음을 그린다.



또한 뼈와가죽의시간의 허기가 배고픔의 천사와 함께 쌍을 이룰 때 부부 사이라도 양철키스를 통해 한 숟갈 먹으려는 욕망, 남과 여란 성은 퇴화되며 삽질 1회는 빵 1그램이란 공식이  갖는 유효성은 그들에게 끊임없는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 '너는 돌아올 거야'



레오에게 끝까지 인간성을 지니게 한 손수건에 담긴 의미는 배고픔의 천사에 대한 도전이자 결코 무너지지 않겠다는 동아줄처럼 비친다.



견딜 수 없는 치욕이 무너지면 무덤덤만 남는다는 것, 그 무덤덤 안에 자신이 겪은 고통에 대한 모든 말을 내뱉기에는 가족들의 침묵과  그 자신 스스로도 고향에 돌아왔지만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없음을 느끼는 단상들은 읽는 내내 마음 한 편의 무거운 추가 짓누르는 것 같이 다가온다.



 이런 점에서 작가가 그린 작품 속 내용은 타 작품과도 다른 차별을 보인다.



그녀가 만든 조어의 조합을 통해 감히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실제 경험담을 통해 그린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둠과 참혹함,  수용이란 말로 대변되는 삶의 기억들은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묘하게 흩트린 듯하면서도 이어지는 연속성이란 시간을 함께 그리기에 더욱 참담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한다.








명이주, 시멘트, 바람, 달, 구름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삶, 굶주림의 해소가 멈췄어도 여전히 욕망의 끝 모를 허기와 한방의 넘치는 행복을 마주하는 레오의 시선들이 들이쉬고 내쉬는 숨결 그 자체에도 불안한 숨그네가 있었다는 사실들은 인간이 인간이 아니길 포기하지 않을 때 우리들은 희망이란 날개를 잡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글의  흐름상 쉽게 읽히는 내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놓칠 수 없는 글 숨결 곳곳에 들어있는 조어의 묘미는 작가의 글이 내뿜는 정제된 힘에 의해 위력을 발산하고 독자들은 레오가 내뿜는 숨그네에 취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에 이끌려 갈 수밖에 없음을, 삶의 소중한 가치를 새삼 느끼며 읽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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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양장)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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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했을 때의 강렬함이 여전히 남아있는 작품 중 하나-


이번에 새롭게 개정판인 양장본 출간 소식을 접하고 (당시 읽었던 판본은 1993년 출간) 새롭게 만난다는 설렘과 함께 다시 구매를 해야 하나? 에 대한 생각을 거듭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결국 지름을 했지만 말이다.



어떤 특정 작가의 작품을 대한 이후 그 작가가 쓴 다른 작품들에 대한 궁금증들이 계속 다른 작품들을 찾아서 읽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 작품 또한 그런 범주에 속한다.


영미 문학권이 아닌 동유럽 문학권에 속하는 배경과 읽으면서 빠져드는 저자의 상상력을 통한 글의 필력이 나에게는 당시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름의 알파벳 순서만 다른 쌍둥이 형제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총 3부작 구성으로 이뤄진 작품은 처음부터 완간된 작품으로 출간된 것이 아니다.


작가 스스로도 3부까지 쓰게 될 즐은 몰랐다고 하는데 각각 연작시리즈로 나온 것이 아니라 몇 년의 텀을 두고 나온 책이기에 독립적으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아주 개성이 강한 소설이다.  



비밀의 노트라 붙여진 제1부는 어린아이들이 겪는 전쟁통의 상황에 자신들이 살아가는 일말의 동요 없는 삶의 무미건조한 생활양식을 보여준다.  



같은 어휘라도 생각한 대로 말할 수 없단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나 할머니를 협박하는 과정, 스스로 먹기 위해서 노동을 해야만 한다는 일깨움, 세를 들어서 살고 있는 동성애적인 경향과 성적 이상의 행동을 하는 장교들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철저한 고독과 감정의 메마름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글이 돋보인다.  



길지도 않게 서술하면서 짧은 대화 속에 그 많은 것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은  끔찍하면서도 그 상황이 블랙유머를 유발하면서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묘한 맛을 느끼게 해 주는 데서 독자들은 손에서 놓은 수 없는 매력에 푹 빠져 단숨에 읽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2부에서 비로소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철자의 순서만 다른 두 쌍둥이 이름이 나오면서 한 사람은 남고 한 사람은 국경을 넘으면서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시각이 루카스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낳은 불륜의 아들을 낳은 야스민과 자신의 신체에 콤플렉스를 느끼고 자신만 바라봐주길 원하는 그녀의 아들 마티아스, 인간 교류가 없는 당 서기 페테르. 도서관 서기인 연상녀 클라라. 불면증 환자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여주는 우울함 내지 가라앉는 삶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3부에선 클라우스의 시각으로 본 자신들의 이야기다.  


완전히 뒤집히는 반전의 묘미를 알게 해 주는 이 이야기는 무엇이 진실이고 허구인지을 온통 헷갈리게 한다.  


1. 2부가 전형적인 삶의 실루엣을 온전히 살아온 방식을 보여준 것이라면 3부는 위의 이야기들이 어떤 식으로 반전이 되는지에 대한 글쓰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야말로 허를 찌르는 글의 구성력은 예측지 못한 부분들의 진행으로 이어짐으로 해서 문학의 맛을 색다르게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실은 한 사람의 몸으로서 자신의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서 생각해 낸 자신의 또 하나의 분신으로 클라우스를 만든 것인지, 아니면 루카스란 인물을 만들어 낸 것인지... 엄마. 아빠, 할머니의 비밀들도 모두 허구였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책은 작가가 말했듯 글쓰기만이 온전히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목표란 사실, 시대상으로 2차 대전을 상상하게 만드는 곳곳의 표현들로  짐작하게 하는 글의 시간성 흐름이란 장치를 통해 당시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특히 전쟁 속에서 원색적인 묘사나 어린아이의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폭력적인 묘사들은 건조한 문체로 인해 그 상황들에 대한 몰입을 냉정하게 바라보게 만들었다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서, 또 다른 분신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노트에 하나씩 적어간 사실들은 어린이가 오랜 세월 고독 속에서 몸부림치며 그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해왔다는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단 점에서 이 책은 정말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게 한 작품이다.  



각기 얇은 책 두께에 많은 표현과 유머가 특히 도드라져 보이는 문학성, 작가가 정말로 무엇을 나타내 보고 싶어서 이 책의 3부작을 썼는지에 대한 의문이 읽는 동안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장면들을 읽는 동안 자신과 타인의 고통이 무감각한 인간으로서의 상태, 독자들은 한없는 연민과 아픔을 동시에 느끼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 고통은 줄어들고 기억은 희미해져.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아.







읽고서도 내가 생각한 이 책이 보여준 의도가 맞았는지, 아님 작가의 생각이 전혀 다른 방향을 달리 하고서 이 책을 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정말 가시질 않는 몇 안 되는 책 중의 하나로 목록에 올렸다.  



좋은 작품을 접할 때 주위에서 읽어보라고 권하는 책들이 있는데 그중 이 작품이 이에 속한다.


내가 좋다고 느낀 작품이 타인에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 작품을 추천해서 실패한 기억은 없다.(강추하는 작품 중 하나.)



아직 읽어볼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작품으로 그 이후 접한 작가의 작품들도 좋았지만 이 작품만큼 좋은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두고 읽어보아도 질리지가 않는 책, 재독이란 바로 이런 것에 읽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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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의 배신 - 우리는 왜 청결해야 하는가
제임스 햄블린 지음, 이현숙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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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 중 하나인 씻기, 머리에는 샴푸와 컨디셔너, 보습제, 얼굴에는 스킨과 로션, 수분크림과 영양크림, 바디샤워를 통한 몸 씻기..


이제는 습관처럼 행하고 있는 위의 청결에 대한 행동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저자는 이에 다른 반론을 제기한다.


위의 행위가 과연 우리 몸에 정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의사 출신으로 현재 매거진 수석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서문에서 자발적으로 5년째 샤워를 하지 않고 있다고 들려주면서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샤워의 정의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지만 위의 생활용품들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삶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과거 시대에는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씻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몸에 붙어 있는 것들이 씻음으로써 오히려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질병을 야기한다고 생각했던  인식은 오늘날 과학의 발전으로 세균에 대한 연관성이 연결되면서 씻어야 하는 중요성으로  인식 변화를 거쳤다.



하지만 과도한 씻는 행위 속에는 우리들의 신체에 있는 피부 미생물이라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me)에 대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침으로써 청결을 넘어선 각종 피부 트러블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대해 저자는 과학적인 연구와 취재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들려준다.



흔하게 접하는 알레르기, 천식, 당뇨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는 과거에는 발생이 드물었던 질병들이지만 지금은 환경과 생활방식과 연관이 깊다는 것이 피부와도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피부는 자연적으로 각질이 떨어지고 재건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피부 위에 서식하는 피부 미생물에 가하는 청결 제품들이 오히려 이를 악화시키는 순환이 계속됨으로써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예시인 얼굴에 있는 모낭충 진드기 사례는 청결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란 것을 보인다.



이어 비누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세탁에만 이용하던 것이 다양한 부류의 비누 종류 생산과 함께 마케팅 광고로 인해 자주 씻는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던 유럽인들(기독교의 영향)에게 금기를 깨버린 주체가 되었고 비누를 만들기 위해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 적도 국가의 산림 파괴와 운송 수단에 따른 탄소 배출량에 대한 위험을 알면서도 쉬쉬하는 회사들의 비밀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고체 비누보다 액체 비누가 비용 발생이나 환경면에서 비효율적이란 사실 외에도 '클린'이 내뿜는 의미에 현혹되어 빛나는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피부관리에 대한 마케팅에 이르는 부분에선 방송에서 보인 제품들이 절로 떠오른다.




콜라겐 효과를 보인다는 크림이나 먹는 제품들이 사실은 효과가 없다는 사실(여성분들에겐 특히 참고가 될만하다.)이나 모 유명한 피부과 의사가 물로만 목욕한다는 말이 연신 떠올랐다.




특히 주요 타깃 대상인 여성들에게 홍보하는 홈쇼핑 제품들을 보면 바르거나 먹는 것을  통해 피부 재생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 피부에 직접 흡수하지 못하는 콜라겐의 특성상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과  여드름 치료에 사용하는 항생제 스테로이드 처방은 우리 피부의 미생물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주의할 점으로 인식된다.




문제는 이러한 발생 원인에 대해 알고 싶어도 기업들의 마케팅과 미용 제품이란 이유로 설명서 첨부에 공식적으로 성분에 대한 분해 결과와 실험에 대한 비용 발생을 우려해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없다는 법의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우리 피부에 밀접한 연구사례들을 통한 저자가 들려주는 내용들의 공통점은 과도한 청결에 사용하는 제품들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피부 트러블,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각종 질병 발생은 물론이고 지구촌 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들을 다시 깨닫게 함으로써 보다 나은 생활에 대한 제시를 말한다.



접촉을 꺼리는 생활이 아닌 서로가 함께하는  신체접촉 효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을 말한다.(아미시 사람들과 사우스타 타고타의 후터 라이트 집단 비교는 자연과 접하는 삶을 통해 아이들의 면역은  물론 알레르기, 천식 발생이 도시 아이들보다 현저히 낮은 비율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기억에 남는다.)








건강한 노출과 건강한 면역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순환이란 사실과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 이는  결국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가 가장 기본적인 사실이란 점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좋은 것이란 생각이 다시 들게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걱정 줄이고 자연에서 시간 보내기- 저자가 독자들에게 권하는 처방이다.(우리나라 어른들도 이런 말씀 참 많이 하시지 않나? 역시 지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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