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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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많은 고정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2015년, 데뷔 30주년 기념작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을 연상하기도 했지만 그의 장기인 추리 외에도 이번 작품에선 SF적인 장면까지 선보이는 작품을 썼다.

 

* 모자이크 1

 

어린 마도카는 가족과 함께 외할머니 댁에 가려고 했으나 아버지의 갑작스런 수술로 인해 엄마와 같이 가게 된다.

그곳에서 전혀 뜻밖의 토네이도를 겪게 되고 엄마는 그 자리에서 사망.

이후 아버지가 근무하는 병원의 연구소에서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던 중 어느 날 신문에 난 온천 사고를 읽고서 경호원의 눈을 피해 탈출, 행방이 묘연한 상태.

 

* 모자이크 2

 

 유명한 노년의 영화감독인 미즈키 요시로는 젊은 아내 치사토와 함께  유명 온천을 찾게 되고 폭포를 구경하러 나섰다가 황화수소 가스사고로 죽은 채 발견이 된다.

 

*  모자이크 3

무명 배우인 나스 노고로는 영화 촬영 의뢰를 받고 사고가 난 온천에서 얼마 안 떨어진 다른 온천지 근처에서 역시 황화수소 가스로 죽은 채 발견이 된다.

 

* 모자이크 4

두 온천 사이에서 벌어진 황화수소 질식사에 대한  환경 실태와 그 사건이 벌어진 경위가 타당한지에 대한 의뢰를 받게 된 아오에 교수는 두 곳에서 모두 마도카를 목격하게 되면서 나카오카 경찰이 제시한 여러 가지 의문 사항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하게 된다.

 

 

갑작스런 천재지변은 모든 인간들에게 다시 한 번 자연의 위대함과 경감심을 불러일으키게 하지만 그 이후에 가족을 잃는다는 것의 비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하게 만든다.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을 사람들의 조합을 모자이크 형식을 이루면서 다시 결합하게 만드는 구성을 이루면서 작가가 그려낸 미스터리 의혹은 과학적인 주장과 현상을 빗대어서 그려내고 있어서 더욱 그 현실성에서 의혹 내지는 혹시라는 가능성을 제시하게 한다.

 

갑자스런 토네이도로 인해 엄마를 잃은 마도카, 천재라 일컬은 영화감독인 아버지를 둔 겐토의 엄마와 누나를 잃고 난 후 혼자 스스로 살아남은 채 뇌의 수술로 인한 전혀 다른 뛰어난 능력을 보이게 된 것의 조화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대치의 뇌의  능력 향상을 찾기 위한 욕심과 마도카와 겐토의 예측 능력을 보유한 점에 대해 나라 자체가 관리를 하고 보호한다는 가정은 흔히 보는 SF적인 성향을 보인다.

 

누나의 자살로 인해 온 가족이 황화수소 가스의 질식사로 인했다는 판명의 뒷면에 감추어진 진짜 살인범을 처단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범인과의 대면을 한 겐조, 그런 겐조의 예측능력을 알고 이를 막기 위해 스스로 그 현장에 뛰어드는 마도카, 자연의 현상이라고 밖에 할 수없었던 그 사고의 현장에 대한 또 다른 비밀을 알았고 이를 다시 말을 할 수 없게 된  아오에 교수까지,,,

 

 

라플라스 악마란 이론을 만들었던 사람, 즉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란 프랑스 학자가 내세운 가설을 이용하고 세계 7대 난제의 하나인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까지 두루 겹쳐 보이면서 진행되는 이 소설은 흔히 인간이 천성적으로 갖고 있는 보호 본능의 상실로 인한 가족의 비극사를 통해 그의 장점인 추리와 스릴을 겸비한 작품으로 탄생이 됐다.

 

마술처럼 보이는 마도카의 예측성 본보기는 읽으면서도 과학의 신비감과 함께 신기하다는 느낌을 동시에 받게 하며, 기존의 작가의 글을 생각해 기대를 걸었다면 이 책은 그 연장선에서 약간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을 주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타 작품에서 보여줬던 흐름과 함께 자연에서 이뤄지는 불가사의한 난해한 현상과 그 현상에 대해 색다른 이론을 이용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과학과 SF 장르, 그리고 인간관계를 결합해 시도한 또 다른 작품이란 점에서 새로운 작품을 대한단 느낌을 주는 책이기도 하기에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번에 새롭게 시도된 또 하나의 책을 접한단 느낌을 받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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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1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4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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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저명한 수상작품 발표, 그중에서 나오키는 유독 관심이 가는 상이다.

그 이유가 아마도 첫 일본작품을 손에 넣고 읽었을 때 나오키 수상작이었던 관계도 무관치가 않았었는지, 아니면 일본 느낌이 그대로 와 닿는 발음상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

 

책 띠지에 적힌 그대로 제 152회 나오키 수상작이자 일본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책이란다.

유명상을 탔다고 해서 모두가 한국인 독자 정서에 맞는 것은 아니지만 문학이 주는 공통된 점으로써 느낄 수 있는 점은 글의 흐름과 저자가 무엇을 드러내 주는가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감동은 같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이 작품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한 사람의 성장통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37살의 아유무란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총 2권에 걸쳐서 나타나는 그의 일생은 우리네와 별다른 바가 없는 삶의 연속이다.

 

단지, 조금 다른 형태로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라면 달리 보일까?

 

첫 문장이 나는 이 세상에 왼발부터 등장했다.-

대부분의 출산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벌써 이미 아유무의 성격에는 이렇게 세상 밖이란 공포로 가득 차 있고, 더군다나 별로 평범하지 못한 누나를 둔 덕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서의 가족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회사의 이란 상사 주재원으로 온 아버지 덕에 이란에서 출생했고, 그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초등학교를 다니다 다시 이집트 카이로로 가면서 아유무는 누나의 별난 행동과 더불어서 그 당시를 가장 행복했던 아쿠쓰가(家) 의 한 시절로 기억을 한다.

 

남들이 모두 등 돌리던 이집트 아이들 중 야콥을 만나고 전혀 다른 두 사람만의 우정보다 더 가까운 친형제 같은 사이를 지나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아유무는 가정의 파탄을 목격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힘을 쓰는데 무기력하기만 하다.

 

나이도 어렸을뿐더러 부모의 이혼과 누나의 방랑, 그리고 대학 졸업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자유기고가로서의 삶, 어렸을 적부터 잘생긴 외모로 남들에게 시선을 받던 자신이 어느 날 탈모로 인해 변해가는 외모로 인한 위축감은 아유무 자신의 인생 나락의 절정을 이루게 된다.

 

30대 후반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아유무의 삶은 인생이란 것에 놓고 볼 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쁨과 실망, 상실감, 배신감,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에 대해 모르고 방황하는 삶을 보여준다.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그저 좋은 사람으로만 남고 싶어 했던 아유무란 인물의 성장과 나락에서 가장 위안을 삼았던 말은  야콥과의 사이에서 가장 빛나던 그들만의 시절에 나눴던 인사말, 바로 사라바였다.

 

 

'사라바(さらば)'는 한국어의 '안녕' 이란 정도로 해석이 되는데, 둘 사이에 원활한 대화 교류는 없었어도 뭐든지 통할 수 있었던 말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아유무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내가 피해 보는 것도 싫고 남들에게 피해 주는 것도 싫은, 그저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중간 정도의 위치를 유지하는 사람들, 그런 삶을 살아온 아유무란 인물은 친하지 않았던 누나로부터 들은 충고를 기반으로 다시 새로운 나만의 믿음을 찾아간다.

 

 

네가 믿을 걸 누군가한테 결정하게 해서는 안 돼.

 

 


누나의 말을 들었을 때 그동안 내가 잘됐다면 내 잘난탓이요, 잘못됐다면 남의 탓으로 돌렸던 아유무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상상과 함께 이 세상에서 살아 나가자고 한다면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다는 것은 내 자신 뿐이란 사실, 다시 야콥을 만나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단 결심을 한 아유무 앞 길은 희망의 길로 들어섰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다.

 

이 소설 속에서 보이는 아유무의 삶을 읽어나갈 때 여러 가지 인물들이 생각났다.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실격>의 주인공 요조의 삶과  비교되는 면도 있었지만 결국엔 다시 일어서게 한 원동력, 바로 사라바란 사실, 그 말이 주는 위안과 희망을 안고서 제 2의 삶을 살아가려는 아유무란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한 저자의 힘이 실린 글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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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 5~6세 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0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장유경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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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는 것이 보통의 일이 아님을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조카들을 돌볼 때 더욱  그런 것을 느끼게 되는데, 어른들 말씀처럼 제 밥그릇은 제가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은 이제는 통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면 점차 발달하는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동물과 달리 인간의 탄생은 곧바로 그들을 올바르게 교육하는 과정에 따라서 성숙된 인간으로 발전되는 길임을 그동안 많은 교육자들의 강연이나 책을 통해서 우리들은 익히 알고 있는 만큼 장유경 저자가 아이들 연령대에 맞추어서 교육에 좋은 내용들을 수록한 책들은 특히 이 연령대의 아이들을 두고 있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정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의 책은 5~6세에 해당되는 시기에 하기 좋은 교육이다.

교육이라고 해서 어떤 엄격한 규율에 의해 정해진 환경에서 하는 것이 아닌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부모, 또래의 친구들, 아니면 친척들이 와서 같이 해도 좋을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기는 대부분이 유치원에 가는 시기로서 집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는 다른  또 다른 같은 나이의 친구들과 선생님이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은 시기로 저자는 그 과정에 맞춰서 신체, 언어 탐구,  감성, 예술 영역 놀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 책을 통해서 조카들과 같이 놀아주던 때가 생각났다.

잠깐잠깐씩 돌보아주는 것도 신체적으로 힘들 때가 있었던 기억, 조금이라도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같이 했던 체스 놀이, 실을 같고 노는 행위, 공기놀이들이 이 책에서 다루어져 있어서 처음엔 반가움과 함께 자연적으로 놀이란 것을 통해 아이와 함께 교감을 나누고 아이는 스스로 자신도 알 수 없는 사이에 지능 발달과 손의 감각을 통해서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됐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꼭 필요한 궁금증에 대한 문의와 그에 대한 해답 코너를 다시 마련하고 있어서 미처 책에서 다루지 못 했던 부분들까지 수록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그 옛날 어른들이 놀았다던 이 모든 놀이들이 결국엔 놀이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소통 발달, 간단한 덧셈과 뺄셈, 예술적으로 창의적인  발달 놀이였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바깥은 시멘트 투성이의 길만 보이는 요즘에 한 살 이라도 어린 나이에 선행 학습을 통한 교육도 인기가 있지만 솔직히 이 연령대가 아니면 언제 신나게 놀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라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생각해 보면  이 책에서 권하고 있는 이런 작은 놀이는 분명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다.

 

실제 2015년 5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어린이 놀이 헌장'을 선포한 내용을 보면.

 

- 어린이에게는 놀 권리가 있다.

- 어린이는 차별 없이 놀이 지원을 받아야 한다.

- 어린이는 놀 터와 놀 시간을 누려야 한다.

- 어린이는 다양한 놀이를 경험해야 한다.

- 가정, 학교, 지역사회는 놀이에 대한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시기가 이 연령대인 만큼  언어, 수학과 과학을 겸비한 놀이,  집 안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수 있다는 점,  그와 더불어서 여러 가지 몸 움직임을 통해 아이 스스로가 그것에 몰두해 집중하는 모습까지 갖게 되는 과정들을 통해 내 아이의 연령대에 맞는 것을 함께 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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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1-2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이켜보면 정말 5,6세 때가 아이 교육에서 참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많은 걸 좌우하게 되는 소중한 시기입니다.

북노마드 2016-01-22 15:2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조카들이 자라나는 것을 보면 이 시기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던 기억과 함께 모든 것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일어났던 시기로 기억이 됩니다.
 
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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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에 앞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니 비단 꼭 결혼이란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과 서로의 공유를 위해서 이루어져야 할 사항을 고르라면?

 

아마도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이 신뢰가 아닐까 싶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손가락질을 한 행동을 할지라도 내가 상대방에 대한 어떤 확고한 믿음이 강건한 바탕을 이루고 있다면 그 어떤 난관이라도 헤쳐나갈 용기는 있게 마련이라고 생각되는데, 다(多) 작품 작가의 계열에 속한다고도 할 수 있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다.

 

제목 자체도 비트레이얼, 배신이다.

배신의 종류도 다양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지만 작가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부부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 배경을 이루는 근간에는 나 자신의 어떤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묻고 있다.

 

로빈은 신문기자를 거쳐 공인회계사로서 일하고 있는 40대를 바라보는 여인이다.

자신의 뜻이 가는 대로 소비를 지향한 18살 연상의 폴이 자신에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 결혼생활의 파탄을 뒤로하고 워커홀릭처럼 살아갔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녀 앞에서 자신의 재정상태를 상담하러 온 폴을 본 순간 한눈에 빠져버리고 결혼생활을 이어가는데, 어느 날 한때 자신이 머물렀던 모로코로 여행 가자는 폴의 말에 둘은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동안 작가가 보여왔던 배경지와는 사뭇 많이 동떨어진 아프리카의  모로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러 가지 복합된 설정으로 독자들을 북아프리카로 이끈다.

 

더 이상 늦으면 아이를 가질 수없다는 촉박감을 느낀 로빈은 임신에 힘을 쓰지만 폴의 정관수술을 받았단 사실을 알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배신을 느끼게 된다.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을 적어 놓고서 나온 호텔이었지만 이내 폴이 충격으로 인해 행방을 감추었단 사실을 알게 된 로빈의 기막힌 인생의 회오리바람은 누구나 한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경험을 보여준다.

 

남편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알게 된 남편의 과거,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한 전 처의 딸이 느낄 배신감은 자신의 엄마처럼 같은 인생을 살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같은 길을 걷게 되는 인생의 답습,  화가로서의 꿈을 접어야 했던 젊은 날의 복수를 꿈꾸며 폴을 위험 상황에 몰고 간 벤 핫산이 느낀 배신감에 젖어 살아온 인생의 길, 사막 한 가운데에서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자 치러야만 했던 그 끔찍했던 살인의 주범이 된 로빈의 입장들이 어드벤처의 영상미, 아프리카만이 지닌 고색창연한 분위기와 카페의 풍경, 자신의 재능적인 솜씨를 맘껏 발휘했던 폴의 한때나마 행복했던 시간들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당장 한 길 앞길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의 길이다.

로빈 자신이 그토록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폴에게서 느끼게 되어 낭비벽이 심한 것을 알면서도 결혼 결정을 한 것도 자신이요. 폴에 대한 배신으로 미국으로 훌쩍 혼자 떠났어도 될 상황을 폴에 대한 염려로 인해 찾아 나서길 자처한 것도 그녀 자신, 사막 한가운데서 강간을 당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강간범을 자신이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인해 행한  살인의 모습들이 인생의 다양한 변주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깊은 상처와 정신적인 충격을 겪고 헤어 나온 로빈의 인생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역경을 헤쳐나가야 하기 위해선 어떤 인생설계와 행동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별다른 것 없이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추구했지만 그것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로빈의 자신의 인생 개척의 행동은 이러 점에서 정말 적극적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 꿈은 스스로 이루어야 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행복해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 p 439

 

모든 것을 뒤로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로빈의 행동은 인생의 굴곡진 한 부분에서 탈피해 자신이 스스로 가꾸어가야 하는 행복이란 바로 이런 것이란 것을 깨닫게 해 주는 대목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평범한 일상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계층의 사람들의 삶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작가의 섬세한 필치와 등장인물들의 생각을 통해 독자들에게 여전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무엇인지, 그것을 알았다면 이 모든 것의 결정권을 쥐고 살아가야 할 자신에 대해 얼마큼 알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듯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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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랑
쯔유싱쩌우 지음, 이선영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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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란 우연이 반복이 되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의도된 계획의 한 부분으로 이루어진 것이든, 아니면 정말 우연이란 말 자체로서 이루어진 것이든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엔 이런 스치듯 지나가는 듯한 우연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겪는 경우를 더러 볼 때가 있다.

 

중국의 유역비와 한국의 송승헌 열애 소식에 한 때 들썩이던 커플의 탄생으로 관심을 모았던 영화, '제3의 사랑'의 원작을 접했다.

 

사실 내용은 흔하디 흔한,  드라마 어디에서도 보이는 전형적인 내용들이다.

남편의 이혼 요구를 과감히 받아들이고 이혼 도장을 찍은 변호사 추우는 여동생의 자살 시도로 인해 그 시도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되던 중 치림이라는 굴지의 기업을 이끄는 경영인인 임계정을 짝사랑 한 끝에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게 된 내용에 대해 오해를 하고 그와의 만남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결코 그 사람은 동생에게 어떤 언질과 행동에 있어서 동생으로 하여금 사랑이란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생의 퇴직을 권고하게 된다.

 이후부터 추우와 임계정의 만남은 다른 곳의 사건으로 인해 번번이 잦아지게 되고 둘은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배다른 형제와의 경영권 승계를 다투는 환경, 결혼까지도 자신의 앞날을 위해 하려는 남자, 그러면서도 서슴없이 추우에게  기다려다란 말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는 남자 앞에서 추우의 선택은?

 

중국에서 2007년에 출간된 이후 장장 7년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이 소설은 동양적인 감성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가깝게 느낄 수도 있고 드라마상에서 워낙 이런 빈번한 소재에 익숙한지라 읽으면서도 그들의 감정 동선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가면서 여성들의 사랑법도 변하는 것일까?

임계정은 추우가 결코 알지 못하는 첫 만남 이후 꾸준히 그녀를 만나기 위해 애를 써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만 자신 앞에 놓인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하기엔, 영국의 조지와 심슨 부인의 세기적인 사랑처럼 용기는 없었던 듯하다.

 

차후에 일을 생각하겠단 뜻으로 기다려달란 말을 하지만 추우의 성격은 당차다.

자신의 앞날과 동생이 짝사랑하던 남자를 자신이 사랑하게 된 괴로움, 다시 잘못을 빌고 재결합의 희망을 거는 전남편과의 갈등까지...

이 모두를 과감히 박차고 다시 새로운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영화보다는 확실히 책에서 보이는 감정의 폭이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는 데에 있어서 그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추우와 임계정처럼 결코 환경적으론 가깝게 보이지 않는 두 사람 간의 사랑의 조합은 그래서 더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힘들기에 작가는 바로 이런 점에 염두를 두고 가슴은 아프지만 현실의 사람들이 하는 그런 사랑법을 택하진 않았을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제목이 주는 암시처럼 그들만이 선택한 제3의 사랑은 여전히 아프게 다가온다.

하지만 후편이 나온다면 두 사람의 사랑은 또 다른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지 않을까를 상상도 해보게 되는....

 

사족을 붙이자면 유역비와 송승헌의 커플 영화도 좋지만 우리나라 배우끼리 같이 연기를 해도 비주얼은 뒤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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