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세트 - 전3권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 1부 - 비밀의 노트 

어느 시기인지 모르나 나라는 전쟁으로 휩싸이고 엄마는 전쟁터에 나간 아빠를 대신해 가정에 힘이 부치자 외할머니 댁에 쌍둥이를 맡기고 다시 찾아올 것을 말한다.  

제대로 씻지도 않고 삼각 숄을 머리에서 벗은 적이 없는 할머니 밑에서 쌍둥이들은 자신들만의 노트를 마련해서 다락방에 올라가 아버지 사전과 성경을 찾아서 스스로 공부를 한다.  

마을사람들이 할머니를 마녀로 부르고 자신들이  할머니로부터  개새끼라 불리우면서도 그들은 그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 때리는 신체단련, 갖은 욕설이 난무하는 정신훈련, 시체훈련을 하면서 이웃에 있는 토끼주둥이라 불린 소녀와 그녀의 어머니 식량을 주는 일을 도와준다.  

어느 날 끌려가는 사람들을 보게되고 엄마는 어린 아기를 데리고 자신들을 데려가려하다 그 자리에서 즉사, 아버지는 나중에 찾아와서 국경을 넘어가고자 해 쌍둥이들은 아버지를 도와주지만 정작 아버지를 매개로 아버지가 죽자 그를 넘고서 한 사람만 국경을 넘는다.  

제 2부 _ 타인의 증거 

홀로 남은 루카스는 (비로소 이들 쌍둥이의 이름이 나온다.)는 국경을 넘은 클라우스가 없는 빈 자리를 느끼게 되고 그간 자신들이 귀거머리와 장님 행세로 자신들의 증명 자체가 안된단 것을 알게된 사실을 안 신부님의 주선으로 신분증 발급을 위해서 당서기인 페테르를 만나서 비로소 존재확인증을 갖게된다.  

아버지와 사이에서 낳은 불륜의 아이인 마을 처녀 야스민과 그녀의 아들 마티아스와 동거생활을 하고 마을 도서관 사서인 연상녀 클라라를 사랑하지만 클라라는 자신의 남편이 죽는 현장을 목격한 충격으로 상담의인 정신과 병원의 의사와 불륜관계를 가지는 생활을 한다.  

루카스의 행동으로 의사는 떠나가지만 클라라도 행방을 감추고 신부님은 수도원에, 야스민은 아들을 두고 떠난다.  

자신이 그간 써온 노트를 서점주인 빅토르에게 맡겨보려하지만 평생의 소원인 글쓰기를 위해서 누나가 있는 곳으로 가게된 빅토르는 서점을 그에게 팔고 떠난다.  

학교에 입학한 마티아스가 비 정상적인 체력으로 인해서 아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게되자 루카스는 어릴 적 자신들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했던 무기를 주지만 마티아스는 거절한다.  

"왜? 다른 아이들이 너를 때리고 상처를 주는데 " 

"내가 당한 몸의 상처는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해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게는 참을 수없는 상처가 될거야. _P164 

마티아스가 훗날 죽고 클라우스가 서점으로 찾아와 루카스를 찾지만 서점주인인 페테르는 그간 자신이 돌보아온 클라라를 옆에 두고서 수 년전 루카스가 종적을 감췄다고 말한다.  

한편 대사관에선 여권 기간이 넘어선 클라우스를 그의  나라에 넘길것을 이 나라라로부터  종용받게 된다.  

제 3부_ 50년간의 고독 

할머니집에 살게되면서 커다란 노트에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나는 할머니가 죽게되자 쫓겨나게 되고 역에서 국경을 넘으려던 남자를 만나 함께 넘으려 하나 남자는 지뢰가 터져 죽고 만다.  

(이 모든것은 거짓말에 불과, 할머니집에 살때 나는 분명 혼자였고 외로움 때문에 둘, 즉 내형제 나라는 우리를 상상해왔다는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P79 )

여권이 만료가 되자 대사관직원으로 부터 자신이 찾고자 했던 클라우스루카스 T라고 불린 시인이 있단 소릴 듣고 그를 찾아가지만 그로부터 루카스는 이미 죽었고 엄마도 죽었단 소리, 당신은 루카스라 아니란 소릴 듣게된다.  

루카스가 떠난 후 그가 남기고 간 노트의 뒷 편을 쓰게된 클라우스는 자신을 찾아온 사람, 즉 국경을 넘은 사람이 진짜 루카스며 클라우스라 불린 이유는 그가 동생 생각이 나서 그렇게 진술했단 소릴 듣게 되지만 어릴 적 아빠의 불륜으로 부부싸움 끝에 총알을 맞은 루카스는 재활원에 보내지게 되고 헤어지게 되면서 그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얼마 후 루카스는 자신의 나라로 송환되기 전 기차역에 몸을 던져 자살했단 소식을 듣는다.   

전체 3부작으로 이어진 이 책은 원 제목이 <커다란 노트> <증거> <세 번째 거짓말>이다. 

각각 연작시리즈로 나온 것이 아니라 몇 년의 텀을 두고 나온 책이기에 독립적으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아주 개성이 강한 소설이다.  

비밀의 노트라 붙여진 제 1부는 어린아이들이 겪는 전쟁통의 상황에 자신들이 살아가는 일말의 동요없는 삶의 무미건조한 생활양식을 보여준다.  

같은 어휘라도 생각한대로 말할 수 없단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나 할머니를 협박하는 과정, 스스로 먹기위해서 노동을 해야만 한다는 일깨움, 세를 들어서 살고 있는 동성애적인 경향과 성적 이상의 행동을 하는 장교들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철저한 고독과 감정의 매마름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글이 돋보인다.  

길지도 않게 서술하면서 짦은 대화속에 그 많은 것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의 필치는 끔찍하면서도 그 상황이 블랙유머를 유발하면서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묘한 맛을 느끼게 해 준다.  

2부에서 철자의 순서만 다른 두 쌍둥이 이름이 나오면서 한 사람은 남고 한 사람은 국경을 넘어서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시각이 루카스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낳은 불륜의 아들을 낳은 야스민과 자신의 신체에 콤플렉스를 느끼고 자신만 바라봐주길 원하는 그녀의 아들 마티아스,인간교류가없는 당 서기 페테르. 도서관서기인 연상녀 클라라. 불면증 환자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여주는 우울함 내지 가라앉는 삶의 연속설을 보여준다.  

3부에선 클라우스의 시각으로 본 자신들의 이야기다.  

완전히 뒤집혀지는 반전의 묘미를 알게해 주는 이 이야기는 무엇이 진실이고 허구인지을 온통 헷가리게 한다.  

1.2부가 전형적인 삶의 실루엣을 온전히 살아온 방식을 보여준 것이라면 3부는 위의 이야기들이 어떤 식으로 반전이 되는지에 대한 글쓰기를 보여준 것이란 생각이든다.  

실은 한 사람의 몸으로서 자신의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서 생각해 낸 자신의 또 하나의 분신으로 클라우스를 만든것인지, 아니면 루카스란 인물을 만들어 낸 것인지... 엄마. 아빠,할머니의 비밀들도 모두 허구였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책은 작가가 말했듯 글쓰기만이 온전히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목표란 사실, 시대상으로 2차 대전을 상상하게 만드는 곳곳의 표현들로  짐작하게 하는 글의 시간성을 보여준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서, 또 다른 분신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노트에 하나씩 적어간 사실들은 어린이가 오랜 세월 고독속에서 몸부림치며 그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해왔다는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단 점에서 이 책은 정말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게 한 작품이다.  

각기 얇은 책 두께에 많은 표현과 유머가 특히 도드라져 보이는 문학성, 작가가 정말로 무엇을 나타내보고 싶어서 이 책의 3부작을 썼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사라지지 않게 한 책이다.  

읽고서도 내가 생각한 이 책이 보여준 의도가 맞았는지, 아님 작가의 생각이 전혀 다른 방향을 달리 하고서 이 책을 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정말 가시질 않는 몇 안되는 책 중의 하나로 목록에 올렸다.  

두고 읽어보아도 질리지가 않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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