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X수학 - 야구로 배우는 재미있는 수학 공부
류선규.홍석만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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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수학을 연결하여 설명한다는 이야기에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였다. 물론 이 책도 세이버메트릭스에서 다루는 여러가지 통계 기법이나 수치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의 의도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수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야구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수치와 계산들을 학교 수학 시간에 배운 내용들과 접목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수학 교사가 이 책의 공저자로 들어와 있다. 그런 점만 유의한다면 야구를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있다. 이를테면 야구에서 3(혹은 3의 배수)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수라고 말한다. 승, 무, 패의 경기 결과, 또는 주중 3연전이나 주말 3연전 같이 3번 싸워서 승자를 가리는 것도 그 중 하나인데, 2015년부터 현재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팀당 144경기가 배정되어 홈과 원정에서 각각 72경기가 진행된다고 한다. 특정 상대 팀과 총 16번 맞대결을 하게 되어, 홈 3경기 2번, 원정 3경기 2번을 치르고 나면 4경기가 남게 되며, 이 4경기를 어떤 식으로 할지에 대해 다양한 방식이 있었다면서 말이다. 사실 특정 상대 팀과 16번의 맞대결이 3의 배수로 떨어지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에, 2경기를 추가로 하는 18번의 맞대결도 고려해보았다고 한다. 이 경우 1년에 162경기를 하게 되는데, 선수층이 두터운 메이저리그의 1년 정규시즌 경기 수와 같다면서 우리나라에는 아직 맞지 않다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1경기를 줄여 15번의 맞대결을 할 경우 1년에 135경기가 되는데, 선수들은 찬성하지만 구단은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일반적으로는 감독과 타격코치가 상의해서 당일 경기의 선발 타순을 작성하는데, 간혹 통계에 능통한 데이터분석원이 같이 짜는 경우도 있어서 세이버메트릭스의 개념을 타순에 반영시키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타순의 변화가 잦으면 작전을 수행해야 할 타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타순을 작성함에 있어 기본은 상대 선발투수와 우리 팀 타자 간의 1:1 데이터이고, 여기에 최근 경기 타격 성적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발이 빠르고 출루율이 좋은 타자가 1번 타자, 번트를 포함한 작전 수행능력이 좋은 타자가 2번 타자, 타율이 좋은 타자가 3번 타자, 장타력과 타율을 겸비한 타자가 4번 타자, 타점 생산이 좋은 타자가 5번 타자를 맡는 등 전통적인 타순 개념이 있었지만, 지금은 굳이 역할에 따라 타순을 배치하지 말고 잘 치는 타자를 상위 타순에 배치시키면서 타격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회를 제외하면 누가 먼저 타석에 들어설지 아무도 알 수 없는데, 상대적으로 약한 타자가 배치되는 하위 타순이 선두타자로 나서게 되는 경우 2번 타자가 타점을 올리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지표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로 표현되는 WAR(Wins Above Replacement)이다. 대체 선수란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로, 후보 선수가 아닌 언제든 대체 가능한 2군의 가상 선수를 의미하는데, WAR은 선수가 팀 승리에 얼마나 공헌했는가를 종합해서 보여주며 대체 선수에 비해 몇 승을 더 기여했는지 나타낸다고 한다.


선수의 성적을 평가하는데 투수는 평균자책점, 이닝, 승, 패, 세이브, 홀드가 쓰이고 야수는 안타, 홈런, 타점, 도루,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이 활용되지만 이런 지표들은 투수나 타자의 일부 특성을 대변할 뿐이라 말한다. WAR은 보통 타격, 주루, 수비, 투구 각각을 평가해서 합산하는데 통계 사이트마다 계산법이 제각각이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자신만의 고유 WAR을 운용하고 있고, KBO는 WAR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 FA 계약금액이 고액화 되고 구단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짐에 따라 구단들은 보다 정밀하게 FA 계약금액의 적정선을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몇몇 구단은 FA 계약 대상 선수들의 미래 성적을 예측해 금액을 산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고 말한다. 보통 선수들의 연령에 따른 실력 하강 곡선인 에이징 커브를 반영해서 FA 계약 대상 선수들의 미래 WAR을 예측하게 되는데, 통상 FA 시점 기준으로 과거 3~4년의 성적을 바탕으로 미래 3~4년의 성적과 WAR를 예상하게 된다고 말한다. 여기에 과거 FA 선수들의 성적과 계약금액을 기반으로 1WAR당 지불금액을 도출하고, 계약기간 WAR 합계를 곱하면 대상 선수의 FA 계약금액이 나온다면서 말이다. 또한 그동안의 선수 트레이드를 돌아보면 WAR이나 세이버 스탯보다는 주로 클래식 스탯으로 트레이드를 결정했다고 한다. 모든 트레이드는 구단주 선까지 보고되는데, 대부분 평균자책점, 승리, 타율 등 클래식 스탯을 기준으로 선수를 판단해왔다는 말이다. 단장 이하 데이터 분석을 하는 실무자들만이 세이버 스탯을 살펴보며 나머지는 좀 더 직관적인 클래식 스탯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야구는 특성상 독립 확률의 연속이라 큰 수의 법칙이 가장 철저하게 적용되는 스포츠라면서, 정규시즌은 144경기를 약 6개월에 걸쳐서 시행하는 장기 레이스라 초반에는 전력이 약한 팀도 잠시 행운으로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지만, 경기 수가 늘어날수록 큰 수의 법칙에 따라 원래 실력대로 수렴해 하위권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빌 제임스가 고안한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이 야구 시즌의 순위를 예측하는 방식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공식인데, 야구 경기가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을 적게 하면 이기는 스포츠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한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철저하게 득점과 실점을 가지고 계산을 하기 때문에 득점에서 실점을 뺀 득실 마진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며,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높은 경우는 박빙의 승부에 강한 팀이 많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피타고리안 승률 대비 실제 승률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특별한 전력 보강 요인이 없는 한 다음 시즌은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이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야구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를테면 스피디한 숏폼에 익숙한 요즘 젊은 세대를 야구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피치 클락(Pitch Clock)을 도입했다고 한다. MLB는 2023 시즌부터 적용했고, KBO는 2024 시즌에 시범 적용 후 2025 시즌부터 본격 적용하고 있는데, 경기시간 단축을 목적으로 투수가 잘 보이는 곳에 전자시계를 설치하고 제한 시간 내에 투구하는 규칙이라 한다. 물론 타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한다. 또한 선수의 부상 발생 감소, 도루 시도 증가를 통한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근에 베이스 크기를 확대했다고 한다.


2023년까지 통신, 포털 컨소시엄(네이버, 카카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은 뉴미디어 중계권료로 KBO에 연평균 220억원을 지급했는데, 2024년부터 3년간 티빙과 맺은 중계권료 계약은 기존 계약의 2배 이상인 연평균 450억원 규모라고 한다. 지상파 중계권과 유무선 중계권을 합치면 연평균 990억 원의 중계권 수입이 발생하는데, 이를 10개 구단으로 나누면 구단마다 99억원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빅마켓 구단들은 거액의 지역방송 중계권 수입으로 대형 FA 계약을 추진하는데 비해, 스몰마켓 구단들은 지역 방송 중계권 수입이 적어서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한다. MLB 최고의 인기 구단 뉴욕 양키스의 경우 원래는 타 구단처럼 지역 방송 중계권을 방송국에 팔다가 방송국이 돈을 너무 많이 번다는 생각에 직접 방송국을 차렸다면서, 지금은 다수의 빅마켓 구단들이 자체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야구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광고는 백스톱(포수 뒤에 설치된 그물망) 광고이며, 예전에는 롤링 광고 형태였는데 최근에는 LED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롤링 광고든 LED 광고든 백스톱에 2~5개 광고면이 존재하는데, 투수가 2구씩 공을 던질 때마다 전광판실에서 직원이 수동으로 제어한다고 말한다. 정해진 간격마다 광고가 자동으로 바뀌면 투수가 투구하는 순간 광고가 교체되는 장면이 시야에 잡혀 방해가 될 수 있으며, 중계를 하지 않는 이닝 간이나 클리닝 타임에도 광고가 계속 돌아갈 수 있기에 수동으로 제어한다는 것이다. 야구장과 달리 농구장의 보드 광고는 선수들의 시야를 가릴 일이 없어서 시간 단위로 교체되는데, 대부분의 농구장은 24초 단위로 보드 광고가 바뀐다고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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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노동을 존중하는가 - 아이쿱생협 관련 기업을 통해 본 협동조합의 노동
이정봉 지음 / 초록펭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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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저자가 2017년 아이쿱생협과 관련된 노동분쟁과 법적 다툼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함께 협동조합의 운영실태를 파헤치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책이다. 사실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대안적 경제모델로 떠오르고, '일자리 창출에 능하다'거나 '고용 안정성이 높다'거나 '노동을 존중한다'와 같은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협동조합의 성과는 모범사례로 퍼지고 있지만 협동조합의 노동문제는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원래 협동조합은 구성원들에 의해, 그리고 구성원들을 위해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인간 중심적인 사업체로서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원칙이 제시되어 있지만, 현실에서 이를 구현하고 운영할 때는 일반적인 회사와 다를 게 없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말이다. 이를테면 협동조합이 사업을 확장할 때, 다른 협동조합이 아닌 주식회사를 일종의 자회사나 계열사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생활협동조합이 지역의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그렇게 설립된 주식회사가 협동조합의 매장을 소유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 경우 매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자기들을 고용한 주식회사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가 아니며, 이런 주식회사에서는 다른 모든 주식회사에서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온갖 노사문제가 별 차이 없이 일어나게 된다고 말한다.


물론 협동조합 역시 조합이 설립한 사업체의 노동자들에게 다른 주식회사의 대주주들이나 경영진과 다를 바 없이 반 노동적인 행태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협동조합은 자본이 지배하는 사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윤을 두고 노동과 대립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에 협동조합 내 노사갈등을 몇몇 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으로 취급하는 태도나 협동조합 내 노동조합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표출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은 협동조합에서의 노동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의 노동문제에 대한 온전한 접근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을 흔히 "조합원이 통제하는 조직"으로 소개하지만, 실제 개별 조합에서 조합원이 권한을 행사할 기회는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협동조합의 존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배제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협동조합 의사결정에서 1인 1표의 방식이 이용된다는 걸 제외하면 구조적으로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는 상당히 유사하다고 언급한다. 기업의 소유자가 총회에서 중요 사항을 결정하고, 소유자의 대표가 이사회를 구성하는 형태는 협동조합과 주식회사가 동일하다면서 말이다. 협동조합도 규모가 큰 경우 이사회와 경영진이 분리되어 있고, 정보와 권한은 경영진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협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많은 경우 대의원 제도를 두고 있고, 협동조합의 경영은 전체 조합원이 아닌 대의원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협동조합이 영리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협동조합과 노동의 관계는 충분히 형성되는데,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상행위를 하고, 노동을 비용으로 상정하는 경영방식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즉, 협동조합도 살아남기 위해서 일반적인 기업과 유사한 경영전략을 사용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람과 자본의 속성이 충돌하게 마련이라면서 말이다. 협동조합의 노동문제는 노동조건을 둘러싼 노사대립, 노동조합에 대한 사측의 적대적인 행위, 찍어내기식 징계, 반복적 징계, 일반적인 근무지 변경, 불분명한 인사 평가 등 일반기업과 유사하다면서, 협동조합을 공통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는 관점이 지배하면 협동조합의 갈등은 억눌릴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조직에 충성할 때 공통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갈등은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말이다. 결국 협동조합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라 민주적 제도를 가지고 있을 뿐이고, 조합원이 통제하는 조직이 아니라 조합원의 통제를 위한 제도가 있을 뿐이라 말한다. 협동조합의 노동문제가 왜곡되고 장기화하는 모습에서도 조합원 참여의 부재를 실감하게 되는데, 협동조합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사후적으로 조합원들이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최소한의 조합원 통제가 성립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협동조합과 협동조합 기업의 일상적 운영과 노동분쟁에 관해 판단할 수 있도록 조합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는 게 이 문제를 바로잡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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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피어오르기 위한 전쟁 - 날 막아서는 건 늘 나였다
스티븐 프레스필드 지음, 송은혜 옮김 / 인간희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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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the WAR of ART"이고 2002년에 출간된 책인데,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지침서로 작성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해병대에서 복무한 이후 20여년 넘게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 1995년 52세의 나이로 작가로 출세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영화 시나리오 작법의 대가로 알려진 로버트 맥키가 써주었는데, 아마도 저자가 정식 작가로 데뷔하기 전부터 할리우드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 주기도 했고, 자신의 책이 몇몇 영화의 원작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저자가 주는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다. 글 쓰는 일을 방해하는 모든 저항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보다 더 어려운 게 글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는 일이라면서, 이것을 막는 것이 바로 저항이라고 말한다. 저항은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고, 우리가 될 수 있는 존재, 태어날 때부터 지닌 가능성을 갉아먹는다면서, 신이 우리 각자에게 고유한 천재성을 부여하며 의도한 삶을 저항이 가로막는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즉각적인 만족을 거부하고 장기적인 성장, 건강, 또는 신의를 추구하는 모든 행동은 저항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저항은 우리를 완전히 무너뜨리는게 목적이며, 결국 우리가 저항과 싸운다는 것은 목숨을 건 전쟁 한복판에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한다. 하지만 저항은 스스로 아무런 힘도 없다면서, 그 안에 있는 모든 에너지는 우리에게서 나오고,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이 바로 저항을 키우는 연료라고 말한다. 그 두려움을 다스릴 수 있다면 저항을 이길 수 있다면서 말이다. 


한편 두려움은 유익한 측면이 있다면서, 자기 의심처럼 두려움도 하나의 지표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두려움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면서 말이다. 어떤 일이나 소명에 대해 두려움을 많이 느낄수록, 우리는 그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더욱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두려움이 클수록 저항도 강하기 때문에, 어떤 일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그 일이 우리에게 중요하며, 우리 영혼의 성장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항은 우리가 행동에 나서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기에 합리화라는 수단을 동원한다고 덧붙인다. 저항은 온갖 그럴듯한 이유들을 들이밀어 왜 지금은 안 되는지, 왜 아직 준비가 안 됐는지, 왜 이것 말고 저것부터 해야하는지를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해준다면서 말이다. 또한 우리 모두에게 치유는 필요하지만 그 치유는 우리가 해야 할 일과는 별개이며, 때때로 엄청난 저항의 형태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저항은 힐링을 무척 사랑한다면서, 우리가 삶의 오래된 부당함과 상처를 계속 파헤치느라 정신 에너지를 소모할수록, 정작 우리의 일을 해낼 힘은 그만큼 줄어든다는 사실을 저항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다. 아울러 예술에 헌신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것은 알든 모르든 지옥에 자원입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앞으로 고립과 거절, 자기 의심과 절망, 조롱과 경멸, 그리고 굴욕을 끼니 삼아 살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예술가는 비참함을 견디는 법을 알아야 하고, 나아가 그 비참함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프로는 일의 대가로 돈을 받지만 그가 일하는 진짜 이유는 그 일을 사랑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자기 삶 전체를 그 일에 기꺼이 바칠 수 없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프로는 사랑이 지나치면 그 열정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프로가 자신의 일에 대해 담담하고 차갑게 보이는 이유는 그런 감정을 억제하려는 방어기제 때문이라 설명한다. 또한 프로가 기술을 연마하는 데 전념하는 이유는 기술이 영감을 대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며, 그보다는 영감이 찾아올 때 자신이 쓸 수 있는 모든 무기를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프로는 비평가 따위는 개의치 않는데, 비평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항의 대변인이 되고 있을 뿐이라 말한다. 그 밖에도 자신을 법인화 하거나, 단지 법인이라 여기기만 해도 프로 정신은 한층 강화된다면서 이는 실제로 창작을 수행하는 예술가와 그 모든 작업을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관리자의 의지와 의식을 분리하게 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예술가에게 아무리 많은 비난과 고통이 쏟아져도, 관리자는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말이다. 결국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일하는 것이며, 매일 앉아 시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날마다 자리에 앉아 묵묵히 작업을 이어갈 때, 어떤 과정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틀림없이, 피할 수 없이 하늘이 우리를 도우려 온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힘들이 우리의 대의에 참여하고, 뜻밖의 우연들조차 우리의 목적을 더욱 굳건히 만들면서 결국 성공하게 된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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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IFS가 전하는 행복한 커플의 심리학
리처드 슈워츠 지음, 권혜경 옮김 / 싸이칼러지 코리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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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지인이 심리치료를 공부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가족치료나 커플치료 관련 논문들이나 책들을 같이 읽은 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커플치료를 주제로 한 이 책을 읽었다. 우선 커플들 사이에 관계 문제로 인해 고통받고 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상대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파트너로 인해 자극된 자신의 감정의 근원을 들여다보며 그 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면서 말이다. 보통 커플들 사이에 관계 문제를 대할 때 파트너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는 노력, 내가 파트너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노력, 상대에 대한 고통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회피하는 방법 등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파트너가 나를 온전하게 하고 나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전제하에 관계를 시작했을 경우 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내면가족체계(IFS)라는 것을 커플치료의 중심에 놓고 있는데, 우리 내면에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파트들)이 마치 소인격들처럼 존재하며, 우리의 참나(본연의 선한마음)가 이들을 알아 나가고 관계를 맺으며 보살피게 되면 보다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개념을 한 개인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관계에 적용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인간 내면을 다양한 파트로 이루어진 내면가족으로 보는게 중요하다. 파트란 우리 내면의 다양한 생각, 감정, 감각, 믿음 등을 일컫는 것이다.  


이를테면 추방자는 고통을 안고 있는 파트이고, 매니저는 추방자의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 매사에 준비하고 통제하는 파트이며, 소방관은 추방자의 고통이 느껴질 때 주의 분산이나 무감각함으로 고통의 불을 끄는 파트라면서, 내면가족체계(IFS)의 핵심은 다양한 증상과 고통을 유발하는 우리 내면의 파트들이 우리의 본질이자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참나를 만나 이해 받고 치유 받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극단성과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내면에서 파트들이 보다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게 되면 내면의 갈등이 해결되고 자기 연민과 평온을 회복하며 보다 건강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쉽게 말하자면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파트너의 행동에 과민 반응하지 않게 되며, 서로에게 다가가거나 거리를 두는 것을 자연스럽게 허용하는 용기가 생겨 관계가 더 친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플치료 세션에서 안전하고 수용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내담자들이 자신의 파트들과 내면에서 대화를 할 수 있으며, 내면에 깊이 몰입한 상태에서 그들은 파트들이 비합리적이거나 자기 패배적인 방식으로 반응하게 된 동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결국 스스로 치유의 힘을 기르게 되면 파트너는 구원자의 역할과 그에 수반되는 일에서 해방되고 두 사람은 진정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나의 내면에 있는 추방자는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많은 경우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양육 방식으로 인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게 억누르거나 추방하도록 하는 성격이나 성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남자아이들에게 허용된 감정은 공격성과 분노 뿐이며 나약함은 억누르거나 추방하도록 길러졌다는 말이다. 그래서 성인 남성들은 자신의 어두운 두려움과 외로움을 숨기고 이를 없애기 위해 이성적이고 공격적이며 경쟁적이고 항상 안정적이고 침착하게 보여야 한다는 보호자 파트들에 장악되게 된다는 말이다. 결국 나의 한 파트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과 그로 인한 생존 공포와 구원에 대한 욕구가 바로 우리가 갇히게 되는 관계 지옥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요인이며,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과거에 추방된 어린 파트를 만나고, 그 아이를 데리고 나와 결코 그 아이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커플 치료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쨌든 파트너가 자신에게 어떻게 상처를 주는지 알고, 그 경험에서 느낀 감정을 치유의 실마리로 삼아야 하며, 이렇게 하면 감정의 흔적을 따라 그 근원이 되는 애착 상처로 가게 되고, 이를 목격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그 상처를 안고 있던 추방자를 돌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당신이 자신의 추방자들을 돌보는 주 양육자가 되면 파트너는 보조 양육자가 될 수 있다면서, 이것이 달성되면 모든 것이 개선된다고 말한다. 커플이 어느 정도 참나 대 참나 사이의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 서로의 애정 표현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시작할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것에 더욱 집중하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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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전공에 직장인이자 기업체 대상 강사였던 저자가 강의와 연극을 결합시킨 강연극이라는 것을 만들어 직장 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연극적 경험이라는 도구를 활용하면 타인의 감정과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 능력 뿐만 아니라 자기 이해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말이다. 특히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관객으로서 지켜보게 되는 연극적 경험은 타인의 시선으로, 즉 객관적으로 내가 가진 상황을 보고 해석하게 만들어 기존과는 다른 감정과 관점을 가지게 한다고 말한다. 가장 먼저 "내가 만약 ~이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상상들이 우리를 타인의 입장에 서게 만든다면서 말이다. 이 책에서는 연극 무대가 아닌 지면을 통해 이른바 브레인 롤플레잉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가상의 직장인 캐릭터들을 설정하고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연극 대본을 첨가해 책 내용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인간은 이미 풍부한 연극적 상상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 능력을 잘 발휘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나를, 타인을, 그리고 처해 있는 상황을 다르게 관람해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감을 브레인 롤플레잉의 결과로 보는 관점은 공감을 단순히 감정 이입이나 타인과의 소통을 넘어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고 해석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라면서 말이다. 이러한 브레인 롤플레잉은 타인과의 소통을 위해 내 뇌 속에서 어떤 연극이 펼쳐지는지를 먼저 의식하고 난 뒤, 그 연극을 의식적으로 다르게 연출하여 그 결과로 다른 행동 표현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공감을 잘한다는 것은 내가 여러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필요한 혹은 부족한 관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며, 문제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좀 더 지혜롭게 보는 관점을 취하는 것이라 말한다. 현실에서는 자신이 갈등의 당사자, 즉 배우 역할이기 때문에 다른 관점으로 그 상황을 바라볼 여유가 없지만, 연극의 관객이 되면 관람하는 일이 그 역할이 된다고 말한다. 그 자체로 자신의 현실에서 해방되기 때문에 심리적 여유가 생기게 되고,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눈앞에 펼쳐진 연극 속의 인물들에게 자신을 투영하게 되며 관점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타인을 관람하기는 쉽지만 자신을 관람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순전히 뇌의 입장에서 편견과 고정관념 없이 타인을 바라보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하는 감정노동이란 점을 지적한다. 우리가 관람력을 키우는 목적은 단순히 공감을 많이 하기 위함이 아니라면서, 공감이 잘 안 될 때 그것을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거나 결핍된 상태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는데,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에너지가 고갈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한다. 한편 직장인 교육생들에게 배우 역할을 권하기보다 관객 역할을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장인들의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직장 속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과도하게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제3자의 관점으로 보면 때로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고, 상대방의 관점으로 본다면 표면적인 상황 뒤에 숨어 있는 맥락, 상대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예측해 볼 수 있으며, 나 자신 혹은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편파적 관점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관객 입장에서 이러한 편파적 관점을 바라보면 나의 미세한 감정까지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다면서, 내가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고, 왜 그런 감정일 수밖에 없었는지, 오롯이 내편으로 나를 챙기고 이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공감의 주체는 나 자신이기에 자기 공감이 부족하면 타인 공감도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또한 갈등 상황, 과도한 업무에 둘러싸여 있을 때, 스트레스가 많을 때, 위기 상황일 때, 주의가 산만할 때, 인지적 과부하 상태 등에서 우리는 쉽게 쫄리는 상태가 되며, 그러면 상황과 상대에 맞는 적합한 역할놀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쫄리는 상태에서는 공감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쫄리는 상태에서는 타인을 더 공감하려고 애쓰기보다 잠시 멈추고 자기 공감을 먼저 해야 하며, 그래도 힘들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조언한다. 타인의 뇌를 의식적으로 경험하라는 말은 단순히 역할을 바꾸어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을 넘어, 의지를 가지고 그 입장에서 상상하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도를 가지고 역할을 바꾸는 것, 그것이 바로 수준 높은 공감력을 가지는 것이라면서 말이다.


그 밖에도 자신의 말과 행동이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관람을 해봐야 한다고 언급한다. 자주 보는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챙겨봐야 한다는 점도 덧붙인다. 내 관점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각 브레인 롤플레잉을 관람한 직후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자신의 관점을 가시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때 나는 왜 그런 선택을 했고, 또 다른 때는 저런 선택을 했는지 그 이유를 내가 나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관점은 가시화된다면서 말이다. 그때서야 내가 그 관점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바꿔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말한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자신이라는 타인을, 현재의 내가 마치 배역을 맡은 배우처럼 자주 반복 연습을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상상을 행위화하는 것은 잘 되는 나를 연출하는 브레인 롤플레잉의 연출가가 되어 보는 것이라면서 말이다. 연출력은 특정 상황에서 내가 선택한 연극을 펼쳐볼 수 있는 상상 능력이라면서, 이 때 모든 사람을 공감하거나 상황 전체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람과 특정 상황을 선택하는 것, 특히 그 상황을 작게 조각 내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하나를 선택하여 바꾸어 보는 상상을 하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특정한 사람을 볼 때마다 자동으로 떠오르는 혼잣말을 의식적으로 수정해 본다면, 대화의 흐름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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