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23 - 피아니스트 조가람의 클래식 에세이
조가람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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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Op."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라틴어로 작품이란 "Opus"에서 파생된 단어로 보통 작곡가의 작품 번호를 매길 때 앞에 붙이는 표시이다. 보통 작품이 출간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는데, 피아니스트인 이 책의 저자는 완전히 설익지도, 완전히 여물지도 않은, 익어가는 자신의 클래식 여정에서 "Op. 23 즈음에 서 있다"는 의미로 책 제목을 "Op. 23"으로 붙인 것이라 말한다. 어쨌든 피아노를 치는 일을 나무 막대기를 두드리는 것이라 표현하고 있는 저자가 피아니스트, 작곡가, 피아노 곡 등 다양한 클래식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우선 클래식계의 변종이나 반항아라 불리는 크로아티아 출신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그는 음악이 가져다 준 부와 명예를 세상의 고통을 덜어주는 곳에 쏟는다면서 재능은 있지만 재정 문제로 학문의 길이 막힌 음악도들을 위해 재단을 설립했는데, 이게 처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발칸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병원 재건을 위한 재단을 세우고 전쟁 부상자를 돕기 위한 자선 콘서트를 열었다면서 말이다. 그가 처음 유명세를 탔던 1980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도 언급하고 있다. 정격 연주의 반대편에 서 있는 듯한 그의 파격적인 해석에 심사위원들이 분열되었다면서, 그가 1차 예선을 통과하자 분개한 한 심사위원은 사퇴했고, 다른 심사위원은 낙제점을 주었으며, 또 다른 심사위원은 그를 천재라고 칭하면서 이런 것을 알아주지 못하는 심사위원단의 일원임을 부끄러워 해 사퇴해 버렸다는 일화를 소개한다.


2015년 베를린에서 저자가 직접 이보 포고렐리치의 실황 연주를 보았다는데, 평균 연주 시간이 30분인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한 시간에 육박하는 템포로 연주했다고 한다. 리스트가 이 곡을 작곡했을 시절에는 제트기도, 인터넷도 없던 때라 그 당시의 시간은 이 시대보다 훨씬 느렸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천재라 불렸던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의 1950년 라스트 콘서트 앨범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고 있다. 모르핀 주사를 맞아가며 자신의 인생 마지막 무대라는 부담속에서도 온전한 연주가 그 앨범 속에 담겨 있다면서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1986년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61년만에 고국인 소련에서 개최한 연주회를 언급하며, 그의 말년의 이 독주회 프로그램은 인생에 대한 위로처럼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고 말한다. 쇼팽의 제자인 에밀 데콩브의 제자였던 알프레드 코르토의 연주도 같이 언급된다. 그가 물려받은 것은 쇼팽 음악 연주법이 아닌 예술 그 자체라면서, 요즘 핸드폰보다도 떨어지는 녹음 기술로 남아 있는 코르토의 연주 음반을 극찬하고 있다. 내놓는 앨범마다 찬사를 받는 폴란드 출생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에 대한 평가도 언급되고 있는데, 그는 특정 작곡가의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자신이 머릿속에서 그리는 바로 그 소리를 구현해내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베를린 필하모닉 홀에서 그의 연주를 직접 본 일화를 언급하고 있다. 좋은 연주였지만 그의 실황 연주가 레코딩과는 확연히 다른 성질의 소리를 지니고 있었다는 평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여기서 지메르만과 호로비츠를 비교하면서 레코딩과 실황 연주의 차이를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음악의 본질적 양면성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하나는 순간을 사는 예술로서의 음악, 그 순간에만 존재하고 지나가면 사라지는 비가시적인 예술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음악을 조형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 시간 속에서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완벽한 형태로서의 음악으로 보는 것이다. 지메르만은 조율학, 음향학, 홀 구조학, 악기 구조학, 컴퓨터 과학, 레코딩 시스템까지 연구하면서 주로 레코딩에 심혈을 기울인다면서 말이다. 그 밖에도 부니아 티쉬빌리는 아름다운 외모 외에도 호로비츠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파워와 즉흥성이 가미된 비정형적 해석을 통해 두려움 없는 도발적인 시도들을 하고 있으며, 그리고리 소콜로프의 경우 웅크리고 있던 영혼이 고개를 들고 이내 소망이나 열망, 이성, 예술, 노력, 의미, 가치, 진정성과 같은 단어를 주섬주섬 가슴 속에 주워 모르기 시작하면서 도인 같은 순결한 음악적 여정을 보여준다고 평한다. 그의 연주를 얼핏 보면 마치 손으로 건반을 내려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들어올림에 가까운 동작이라면서, 실은 건반을 누르기 바로 직전 각 건반의 문맥적 상황 속 성격에 따라 타건 속도와 세기 및 종류를 조절한다고 말한다. 피아니스트들에 대한 언급에 이어 피아노 곡 자체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세상에서 가장 슬픔 음악으로 바흐의 Partita No 2를 언급하고 있다. 이 곡은 바흐가 아내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단 하나의 선율로 슬픔을 그려 나갔다고 말한다. 


바흐가 누구보다 정통하고 완벽하게 다룰 수 있는 대위법을 여기서 사용하지 않았는데, 가장 약할 때 자신이 지닌 가장 강한 지성의 힘을 뒤로하고 그저 신 앞에 쓰러져 기도하며 읍소하며 토해낸 감정의 기록이라 말한다. 마지막 악장인 샤콘느가 가장 유명한데, 이 사콘느는 시대를 이어가며 다른 작곡가들에 의해 변주되었다고 한다. 약 150년 후 브람스는 자신의 4번 교향곡 4악장에서 8마디의 주제를 32번 반복하며 바흐의 샤콘느를 오마주 했다면서, 이 위대한 작품을 자신이 사랑하는 클라라 슈만을 위해 편곡했다고 한다. 그 당시 클라라 슈만이 손을 다쳤기에, 브람스는 클라라를 위해 왼손을 위한 샤콘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바흐 사후 100년 뒤에 태어난 이탈리아 작곡가 페루초 부소니는 바흐의 많은 곡을 편곡했는데, 바흐의 샤콘느를 멜로디와 곡 전체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위아래로 화성과 꾸밈음들을 매우 두텁고 다채롭게 쌓아 올리고 내렸다고 한다. 한편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6번 "고별 소나타"는 베토벤의 절친한 친구이자 음악적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한 것인데, 저자는 고별 소나타를 연주할 때마다 교향곡의 총보를 피아노 소나타로 편곡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한다. 오로지 피아노적 기법만으로는 이 곡을 설명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서, 이 곡이 작곡된 지 약 2년 후에 탄생한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비교하면 종과 횡으로 확장된 형태로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라 언급한다. 또한 로베르트 슈만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클라라 슈만이 처녀일 때 그녀의 아버지를 피해 비밀 서신을 주고받던 로베르트 슈만은 자신의 음악 속에 암호를 만들었다고 한다. 


C-B-A-A로 순차적으로 하행하는 단순한 모티브는 슈만이 클라라의 이름을 부를 때 사용되곤 했다면서 말이다. 1836년 공동 작품을 계획하며 설레어 하던 갓 비밀 약혼식을 올린 젊은 연인은 이 테마로 "그랜드 소나타"를 작곡했다면서, 이 작품은 슈만의 이름으로 발표되었지만, 실제로는 클라라 비크가 테마를 만들고, 로베르트 슈만은 그 테마로 변주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프란츠 리스트의 녹턴 A 플랫 마이너 "사랑의 꿈"을 언급하며, 리스트의 수많은 명작이 러시아 출신의 문인, 공작부인, 유부녀였던 캐롤린 비트켄슈타인과의 교류 속에서 탄생했다고 말한다. 리스트는 바그너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정신적 동반자였는데, 그가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마지막 장면, "사랑의 죽음"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하는 과정도 언급하고 있다. 바그너의 이졸데를 위한 노래이면서도 동시에 리스트 자신의 사랑을 위한 기도이자 헌사였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또한 리스트는 "리스트 소나타"를 통해 자신만의 파우스트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면서, 파우스트가 채워지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죄책감, 그리고 구원과 참된 깨달음을 향한 갈망 속에서 방황하듯, 리스트 또한 자신의 삶에서 그와 같은 여정을 지나왔다고 평한다. 한편 폴란드 음악계에 쇼팽이 있었다면 문학계에는 아담 미츠키에비치가 있었다면서, 그는 쇼팽과 마찬가지로 1830년대 조국을 떠나 파리로 이주했으며, 폴란드 민족의 혼을 담은 강렬한 문학 작품들을 남긴 조국의 투사였고, 쇼팽의 네 개의 발라드는 그의 문학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이라 말한다. 

 

생상스는 작곡가이면서 타고난 피아니스트였는데, 한스 폰 뷜로와 바그너가 생상스의 연주를 바로 옆에서 보고는 현존하는 그 어떤 피아니스트도 생상스처럼 연주할 수는 없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생상스가 유려한 테크닉과 창의성과 즉흥성을 지니고 있었다면서 말이다. 라흐마니노프의 경우 작품이 너무 난해하고 장황하다는 평이 많아 큰 자책감에 빠졌고, 정신과 의사와 심리치료를 통해 차차 회복하면서 써낸 곡이 피아노 협주곡 2번이라 한다. 이 곡은 당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의 경우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가장 깊은 음악이란 평을 듣게 되는데, 낭만 음악 중 유례없는 복잡성을 내밀하게 가진 곡이라 언급한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 사는 세상, 더욱이 제1차 세계대전 직전 폭풍전야의 불안정한 세상을 만화경처럼 음악에 담아내고 싶었다면서, 그는 오랜 고뇌 끝에 낭만성과 대중성을 큰 맥으로 잡고, 그 이래 흐르고 있는 복잡다단한 당대의 러시아 인간사가 섬세하게 얽힌 모습을 그려냈다고 평한다.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피아니스트들 사이에서 미친 난도에 정신 나간 화성 전개라 불리는 곡인데, 혈기 왕성한 청년 프로코피예프가 리스트의 악마적 기교를 계승하며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자 작곡한 곡이라 한다. 그러나 기교적 난도가 너무 높아 심지어 프로코피예프 본인조차 초연에서 연주를 망쳤던 곡이며, 초연 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지 10년 뒤 러시아 내전 중 원본이 화재로 소실되어 기억을 더듬어 다시 작곡했다고 한다.

 

피아노 독주로 편곡된 교향곡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라벨의 라 발스를 들고 있으며, 카미유 생상스의 손에서 교향시로 탄생하여 프란츠 리스트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손을 거쳐 피아노 독주곡으로 거듭난 죽음의 무도도 언급하고 있다. 그 밖에도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2번의 2악장을 보면 첫 박을 약박으로 만들고, 64분음표까지 쪼개어 의도적으로 정박을 피해가는 등 파격적인 리듬 배치를 시도했다면서 그의 재즈 소울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클로드 드뷔시의 경우 거리의 집시 연주자들에게서 멜로디를 채집하고, 사람들이 일하며 흥얼거리는 대중 음악의 리듬을 더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다면서 유럽 음악사에 쌓인 화성 체계를 옥죄던 고리를 풀어준 장본인이라 말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연주와 음악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연주자는 당연히 무대를 준비할 때 온 힘을 다해 실수 없는 연주를 위해 노력하지만, 실수 없는 연주는 다른 요소들을 포기하면 꽤나 용이하게 닿을 수 있는 목표라고 말한다. 하지만 예술이란 본디 인간의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을 넘보는 것이며, 실수를 감수했기 때문에 표현되고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을 봐야 한다고 언급한다. 무대에서의 피아노 연주는 얼마나 음악과 상호작용하며 의식적인 관계를 맺어왔는가에 달렸다면서 음악가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재능이 있다면 바로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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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마법 학교 - 마법처럼 부를 키우는 건물주 성공 법칙
서동원.윤나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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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개발 전문가와 세무사가 함께 집필한 이 책은 부동산 현장에서 15년간 직접 경험한 생생한 사례들을 담고 있다. 각 테마별로 QR코드를 담아 유튜브 강의로 연결되게 해 놓았는데, 개인사업자가 부동산으로 자산을 늘려가는 과정이 핵심적인 내용이라 하겠다. 개인사업에서 축적한 가치를 지키려면 적정 타이밍에 반드시 건물주가 되어야 한다면서, 임차인으로서는 임대료 인상, 계약 종료, 명도 압박과 같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사업의 가치가 외부에 의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여지를 늘 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이 경우 본업이 잘되어 왔고 앞으로도 잘될 것이라고 말로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보았을 때도 회계 자료, 재무자료와 같은 객관적인 증빙 자료로 남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 벤처기업 혜택, 민간임대사업자 혜택, 세금 감면 제도 등을 활용해 건물을 구입할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면서 말이다. 이를테면 사업을 열심히 해서 재무제표가 성장세이면 중소기업 진흥공단에서 추가 대출을 해준다면서 말이다. 어쨌든 이 책은 부동산 계약에 있어서 빠지기 쉬운 함정들부터 먼저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임대수익률 10% 보장을 계약서에 명시한다면 어떤 조건으로 명시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보장을 하는 경우는 시행사가 급하지 않으면 내걸지 않는 조건이라면서, 이 경우 당신에게 지급하는 임대수익률 10%는 당신이 지급하는 가격에 이미 포함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고 언급한다.


이 건물은 공실률이 거의 없다고 말하며 실제 임대율을 보여주면서 공실 현황 자료를 제공한다면 신뢰성 검토가 가능하지만, 통상 임대차 현황이라고 부르는 이 자료는 부동산 중개인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대충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것을 걸러 내기 위해서 이 자료를 첨부해 계약할 때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지겠다는 특약사항을 넣자고 요구해보라고 말한다. 또한 대기업이 곧 입주할 예정으로 개발이 확정된 지역이라던지, 개발 계획서도 확인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을 경우, 실제 개발 계획서나 확정 자료가 있다면 근거 있는 말일 것이라 언급한다. 물론 이러한 개발 계획서가 너무 거대한 사업이거나, 시행사가 토지의 소유권도 확보 못한 상황이거나, 토지 소유권을 확보했다 해도 사업 인허가가 나기 전 상황이라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말한다. 개발확정이라는 말이 실제 사업 인허가가 난 것인지, 인허가 접수를 한 것인지, 전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말인지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규모가 큰 사업일수록, 또 지자체가 연관된 사업일수록 실제 진행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서 실질적인 근거가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한편 부동산 개발을 위한 전문 대출인 PF 대출 상품은 개인의 신용도보다는 프로젝트 자체의 경제성 및 타당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이 경우 예상 임대료, 공실률, 매각가 등 구체적인 수익 모델, 상권, 교통, 개발 가능성 등의 정교한 입지분석이 들어가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전문팀들의 신뢰도와 사업의 현금흐름이 담긴 수치분석 데이터가 작성되어 있는 사업계획서가 단순한 개인의 신용도보다 더 크게 금융기관의 신뢰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경우 개인보다 신규 법인으로 대출 받으면 유리하다고 말한다. 신규 법인은 프로젝트 리스크를 해당 프로젝트에만 한정하게 되고,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법인은 청산되면 끝이고, 투자자나 모기업의 자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법인 내부에 국한되므로 대출 관리가 용이하다고 말한다. 특히 돈이 섞이지 않기 때문에 공사비와 운영비가 법인 계좌를 통해 명확히 처리되므로 금융기관 입장에서 자금 관리와 모니터링이 수월하다면서 말이다. 또한 건물의 현재 가치를 분석하고, 해당 부동산이 가진 잠재적인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건물을 고치거나 업그레이드해서 그 과정의 노력을 비용으로 담아 더 좋은 가격으로 임대 혹은 매각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한편 일부 공인중개사가 자주 악용하는 전략 중 하나는 임대료를 과대평가하거나 유지 비용을 축소해 수익률을 부풀리는 것인데, 신규 상권에서는 초기 임대료가 높게 책정된 다음 시장 안정화 이후 임대료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공실이 하나도 없어 보이지만 렌트프리, 핏아웃 기간은 임대료가 발생하지 않는 구간이므로 월세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말이다. 렌트프리는 임대인이 일정한 기간 동안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조건이며, 핏아웃은 임차인이 임대 받은 공간을 자신의 비즈니스나 필요에 맞게 설계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작업인데, 영업이 개시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수익은 없는 상태에서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이 기간의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계약 조건이 성립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매수인이 신규 계약을 한다면 이런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겠지만, 임차 계약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계약한다면 계약서를 꼼꼼히 따져 보기 전까지는 렌트프리나 핏아웃 등의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못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참고로 신축 건물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공실일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결국 임대료 수익만 보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된다면서, 손익계산서를 통해 공실과 유지 비용까지 포함한 순수익을 반드시 계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초기에 필요한 자기자본을 은행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고 가치가 올라가면 리파이낸싱하는 전략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매도인이 직접 돈을 빌려주는 오너 파이낸싱, 재무적 투자자와 파트너십을 맺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임대 수익을 극대화해서 대출 상환분을 충당하는 전략 등 다양한 금융 모델을 사용해서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해당 건물이나 상가의 방문자 수가 증가하고 상권 전체의 매출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는 앵커 테넌트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타벅스와 같은 앵커 테넌트들은 일반 임차인 지위에서 건물주와 협상하지 않는다면서, 단순 임차 계약이 아닌 파트너 계약을 통해 인테리어를 지원해주고, 매출의 일정 지분을 받는 계약을 하기도 한다면서 말이다. 심지어는 매각 시 일정 지분을 공여 받는 지위로 계약하기도 하는데, 건물의 이익 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업자 지위까지 얻게 된다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건물주가 되기 위한 첫 단계는 종잣돈 모으기가 아닌 건물주라면 누구나 유치하고자 하는 매력적인 임차인이 먼저 되는 것이라 말한다.


결국 자기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건물주가 되려면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데, 매출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건물주 혹은 투자자가 신뢰할 만한 매출 기록과 경영 능력을 갖추었을 때, 파트너로서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말이다. 부동산 자산을 일정 금액 이상 보유하게 되면 자산을 나누거나 분산해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능해지는데, 대표적인 방법으로 법인을 설립해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이라 한다. 또한 가족 간 공동소유로 세금을 나누어 부담하거나 자산의 일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절세가 가능하다고 언급한다. 특히 부동산 자산 리모델링에 사용된 비용은 손금 처리나 자본적 지출로 분류되어 법인세 절감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아직 사업이 성장세에 있다면 부동산은 사업체에서 매입하고, 한 두개 정도 사업체에서 사용하기 위한 부동산을 매입해서 안정권에 들어왔다면 이후 자산 증식의 수단인 가족법인을 설립하거나 상속이나 증여를 고민하는 단계에서 사업체와 부동산업을 구분해 관리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자녀를 주주로 설정하고 가족법인을 설립한다면 증여보다는 배당을 통한 이익 배분을 할 수 있으며, 미성년자도 주주가 가능하므로 균등 배당을 통해 부동산 법인에서 발생한 이익을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이전해줄 수 있다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부동산을 팔 때는 시장 타이밍보다 내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준비되었고, 사려는 물건에 가치 상승 여지가 있고 충분한 임대 수익이 예상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사야 하지만, 부동산을 팔 때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 큰 기회를 잡기 위해, 세금, 재무 구조를 재정비하기 위해, 아니면 현금이 급히 필요해서 등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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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위의 코딩 - 비전공자도 시작할 수 있는 코딩 첫걸음
고코더(이진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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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회사의 개발자로 10년 정도 경력을 가진 저자가 비전공자로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정리한 책이다. 우선 단순히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을 개발자라고 부르지만, 경험하지 않는 문제가 주어졌을 때 해결할 수 있는가에 따라 개발자의 대우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문법을 익히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고 나면 코딩을 잘 다루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만, 개발자는 사회가 원하는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비전공자가 이런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비지원 교육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국비지원이란 구직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일정 금액의 국비를 지원해 인적자원 개발을 장려하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인데, 국비지원의 주된 목적은 국내 실업자를 줄이고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나라에서 지원을 받고 운영하기 때문에 적당한 품질을 유지하고 가격 또한 저렴하거나 무료하면서 말이다. 저자가 여러 국비지원 학원을 다니면서 내린 결론은 집에서 가까운 학원이 가장 좋다는 것이라면서, 정부지원 프로그램의 특성상 기본적인 개발 지식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기초 학습을 받을 기회로 여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고가의 부트캠프나 특화된 학원과는 교육 목표와 깊이에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보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말이다. 이렇게 국비지원 학원을 수료하면 그 자체로도 이력서에 한 줄을 채울 수 있는 스펙이 되지만 이것 만으로 대기업이나 유명 테크 기업의 신입으로 바로 취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따라서 국비지원 과정을 수료했다면 우선 중소기업에 취업해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한편 부트캠프는 단기간에 개발자가 될 수 있게 교육하는 훈련소이며, 현업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지식을 기반으로 교육하기에 힘든 과정이라 말한다. 단기간에 고생해서 개발자가 되기보다는 천천히 깊이 있게 코딩 공부를 하고 싶은 예비 개발자와는 결이 맞지 않는데, 일단 부트캠프는 수료기간 동안 오직 이 생활에만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하고, 무엇보다 비싼 곳은 1천만 원이 넘는 수강료를 지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트캠프를 할 지 선택은 당연히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마음가짐으로 학습을 하면 진도는 굉장히 느리지만 그만큼 깊이 있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서 마치 강의를 준비하는 선생님처럼 모든 개념을 정리하고 설명하려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지식이 체계를 갖추게 된다면서, 강의 내용을 블로그나 전차책으로 출간도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독학은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에 상황이 어렵고 여건이 여의치 않아도 독학을 통해 지식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밖에도 프런트엔드 개발자는 JavaScript를 잘해야 하고, 백엔드 개발자는 REST API와 웹 프레임워크를 잘 다뤄야 하며, 스마트폰 앱 서비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개발자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에 앱 개발자도 유망한 직종이라 말한다. 특히 앱 개발자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창업의 용이성이라면서, 1인 창업가로서 앱 하나만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고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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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부동산, 살리는 부동산
토미(土美) 김서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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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 졸업 후 부동산 시행과 건축 경험을 가지고 노후건축재생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건설경기 침체와 고분양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노후 건축물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면서 관련 내용들을 책 한권에 담았다. 우선 리모델링을 이야기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부동산들을 쭉 언급하고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의 경우 법적으로는 상업시설로 분류되어 세금이나 대출조건 등에서 일반 주택과 차이가 발생하며, 주거용으로 사용 시 불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사업계획과 토지 확보율을 꼼꼼히 확인하고, 조합원 탈퇴 및 분담금 반환 조건을 명확히 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신규로 분양되는 고가 상가, 특히 상권이 하락 중인 대형 유통쇼핑몰 구분상가의 경우도 조심하라면서, 과거에는 대형쇼핑몰에서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었으나 이제 일상적인 쇼핑은 온라인으로 끝내기 때문에 단순한 상품 판매 기능만 있는 상가는 점점 매력을 잃고 있다고 덧붙인다. 아파텔의 경우 아파트 같은 오피스텔이라는 마케팅 문구로 고분양가에 판매되었지만 실제로는 비주거시설로 취급되어 청약 혜택이 없고, 취득세, 재산세, 대출 규제 등에서 불리해 실수요자가 외면하며 전매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 밖에도 분양가 높은 지식산업센터, 수요 없는 지역의 도시형생활주택, 분양형 호텔 및 리조트, 타운하우스 분양, 신규로 고분양 되는 빌라, 오피스텔, 토지권 없는 상가, 소유주가 다수인 공동지분의 토지, 기획부동산 토지,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 토지 가격이 오르지 않는 건물, 토지 가격이 너무 높아 수익률이 현저히 낮은 건물,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지방 원룸 건물, 전세보증보험 정책 전의 전세금이 높은 주택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도시든 계획도시든 실제 고용이 활발하지 않으면 미분양이 이어지고 상권 형성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교통 호재 뿐 아니라 인구 증가, 산업 기반, 생활 인프라 등 종합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개발, 재건축의 경우도 결국 정책이 쥐고 있고, 그 정책 위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프레임이 있다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쨌든 현재 빈 땅이 거의 없는 서울에서 공급은 기존 주택 땅의 개발 사업 뿐이며, 게다가 2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전체 건물의 약 70%를 차지하면서 도시에 새로운 주거 형태의 수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요새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는 성수동 사례를 들고 있다. 거대한 자본이 아닌 작은 실험의 축적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프리미엄이란 것을 증명했다면서, 브랜드 자산화가 가능한 부동산이 생존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하드웨어의 리모델링보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라면서, 외형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그 지역만의 내러티브가 핵심 가치를 만든다고 덧붙인다. 실전에 들어가서 소형 주택 건물을 구입했지만 담보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면 리모델링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이럴 때는 세대별로 전세, 반전세, 월세 등의 임대 계획을 세워 최소한의 건물 밸류업을 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때 층별로 가장 기본적인 설비 라인을 점검하고, 옥탑층과 지하층 바닥의 방수작업을 우선으로 보수하며, 기존 시설을 무조건 새로 교체하기보다는 사용 가능한 마감재를 업사이클링하거나 리페어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단순히 주거 공간의 의미를 넘어 사무실, 모임 장소, 스튜디오, 렌털숍 등 상업 공간으로의 전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단독주택을 일반 음식점이나 사무실 같은 상가 용도로 바꾸려면 용도 변경과 허가 신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오래된 건물은 토지의 가치만 남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해당 토지에 수리를 할지 신축을 할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물을 고치는 것은 본인의 예산보다 2~3배 정도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측정하면 된다면서, 오래된 건물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배관, 전기, 방수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봐야 할 부분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밖에도 재개발 지역에 있는 건물을 리페어할 때 주의점으로 슬래브나 기둥, 보 등 구조부는 하중을 담당하므로 임의 철거는 위험하며, 벽체와 천장, 창 주변 등에서 누수나 결로 자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1970~1990년대 건물은 전기배선이나 수도관이 현재 기준에 미치지 못할 수 있기에 배선 교체나 배관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외벽이나 지붕 단열 상태를 점검하고 추가보완이 필요한데, 오래된 창틀, 문, 기와, 목재 등을 사용할 경우 방부, 방염, 내화 성능 보완이 필수라고 언급한다. 이제 상업 부동산의 가치는 입지가 아니라 콘셉트라면서, 면적이 아니라 공간에 담긴 감성이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상급지, 중심지 외의 백화점과 쇼핑센터, 영화관은 주택을 매수할 때 고려할 조건이 아니라면서, 기존의 건물은 리뉴얼하거나 새롭게 용도 변경해서 시장의 수요가 원하는 서비스로 다시 태어나야 할 운명에 놓였다고 덧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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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X수학 - 야구로 배우는 재미있는 수학 공부
류선규.홍석만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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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수학을 연결하여 설명한다는 이야기에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였다. 물론 이 책도 세이버메트릭스에서 다루는 여러가지 통계 기법이나 수치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의 의도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수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야구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수치와 계산들을 학교 수학 시간에 배운 내용들과 접목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수학 교사가 이 책의 공저자로 들어와 있다. 그런 점만 유의한다면 야구를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있다. 이를테면 야구에서 3(혹은 3의 배수)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수라고 말한다. 승, 무, 패의 경기 결과, 또는 주중 3연전이나 주말 3연전 같이 3번 싸워서 승자를 가리는 것도 그 중 하나인데, 2015년부터 현재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팀당 144경기가 배정되어 홈과 원정에서 각각 72경기가 진행된다고 한다. 특정 상대 팀과 총 16번 맞대결을 하게 되어, 홈 3경기 2번, 원정 3경기 2번을 치르고 나면 4경기가 남게 되며, 이 4경기를 어떤 식으로 할지에 대해 다양한 방식이 있었다면서 말이다. 사실 특정 상대 팀과 16번의 맞대결이 3의 배수로 떨어지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에, 2경기를 추가로 하는 18번의 맞대결도 고려해보았다고 한다. 이 경우 1년에 162경기를 하게 되는데, 선수층이 두터운 메이저리그의 1년 정규시즌 경기 수와 같다면서 우리나라에는 아직 맞지 않다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1경기를 줄여 15번의 맞대결을 할 경우 1년에 135경기가 되는데, 선수들은 찬성하지만 구단은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일반적으로는 감독과 타격코치가 상의해서 당일 경기의 선발 타순을 작성하는데, 간혹 통계에 능통한 데이터분석원이 같이 짜는 경우도 있어서 세이버메트릭스의 개념을 타순에 반영시키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타순의 변화가 잦으면 작전을 수행해야 할 타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타순을 작성함에 있어 기본은 상대 선발투수와 우리 팀 타자 간의 1:1 데이터이고, 여기에 최근 경기 타격 성적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발이 빠르고 출루율이 좋은 타자가 1번 타자, 번트를 포함한 작전 수행능력이 좋은 타자가 2번 타자, 타율이 좋은 타자가 3번 타자, 장타력과 타율을 겸비한 타자가 4번 타자, 타점 생산이 좋은 타자가 5번 타자를 맡는 등 전통적인 타순 개념이 있었지만, 지금은 굳이 역할에 따라 타순을 배치하지 말고 잘 치는 타자를 상위 타순에 배치시키면서 타격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회를 제외하면 누가 먼저 타석에 들어설지 아무도 알 수 없는데, 상대적으로 약한 타자가 배치되는 하위 타순이 선두타자로 나서게 되는 경우 2번 타자가 타점을 올리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지표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로 표현되는 WAR(Wins Above Replacement)이다. 대체 선수란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로, 후보 선수가 아닌 언제든 대체 가능한 2군의 가상 선수를 의미하는데, WAR은 선수가 팀 승리에 얼마나 공헌했는가를 종합해서 보여주며 대체 선수에 비해 몇 승을 더 기여했는지 나타낸다고 한다.


선수의 성적을 평가하는데 투수는 평균자책점, 이닝, 승, 패, 세이브, 홀드가 쓰이고 야수는 안타, 홈런, 타점, 도루,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이 활용되지만 이런 지표들은 투수나 타자의 일부 특성을 대변할 뿐이라 말한다. WAR은 보통 타격, 주루, 수비, 투구 각각을 평가해서 합산하는데 통계 사이트마다 계산법이 제각각이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자신만의 고유 WAR을 운용하고 있고, KBO는 WAR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 FA 계약금액이 고액화 되고 구단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짐에 따라 구단들은 보다 정밀하게 FA 계약금액의 적정선을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몇몇 구단은 FA 계약 대상 선수들의 미래 성적을 예측해 금액을 산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고 말한다. 보통 선수들의 연령에 따른 실력 하강 곡선인 에이징 커브를 반영해서 FA 계약 대상 선수들의 미래 WAR을 예측하게 되는데, 통상 FA 시점 기준으로 과거 3~4년의 성적을 바탕으로 미래 3~4년의 성적과 WAR를 예상하게 된다고 말한다. 여기에 과거 FA 선수들의 성적과 계약금액을 기반으로 1WAR당 지불금액을 도출하고, 계약기간 WAR 합계를 곱하면 대상 선수의 FA 계약금액이 나온다면서 말이다. 또한 그동안의 선수 트레이드를 돌아보면 WAR이나 세이버 스탯보다는 주로 클래식 스탯으로 트레이드를 결정했다고 한다. 모든 트레이드는 구단주 선까지 보고되는데, 대부분 평균자책점, 승리, 타율 등 클래식 스탯을 기준으로 선수를 판단해왔다는 말이다. 단장 이하 데이터 분석을 하는 실무자들만이 세이버 스탯을 살펴보며 나머지는 좀 더 직관적인 클래식 스탯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야구는 특성상 독립 확률의 연속이라 큰 수의 법칙이 가장 철저하게 적용되는 스포츠라면서, 정규시즌은 144경기를 약 6개월에 걸쳐서 시행하는 장기 레이스라 초반에는 전력이 약한 팀도 잠시 행운으로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지만, 경기 수가 늘어날수록 큰 수의 법칙에 따라 원래 실력대로 수렴해 하위권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빌 제임스가 고안한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이 야구 시즌의 순위를 예측하는 방식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공식인데, 야구 경기가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을 적게 하면 이기는 스포츠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한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철저하게 득점과 실점을 가지고 계산을 하기 때문에 득점에서 실점을 뺀 득실 마진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며,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높은 경우는 박빙의 승부에 강한 팀이 많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피타고리안 승률 대비 실제 승률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특별한 전력 보강 요인이 없는 한 다음 시즌은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이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야구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를테면 스피디한 숏폼에 익숙한 요즘 젊은 세대를 야구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피치 클락(Pitch Clock)을 도입했다고 한다. MLB는 2023 시즌부터 적용했고, KBO는 2024 시즌에 시범 적용 후 2025 시즌부터 본격 적용하고 있는데, 경기시간 단축을 목적으로 투수가 잘 보이는 곳에 전자시계를 설치하고 제한 시간 내에 투구하는 규칙이라 한다. 물론 타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한다. 또한 선수의 부상 발생 감소, 도루 시도 증가를 통한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근에 베이스 크기를 확대했다고 한다.


2023년까지 통신, 포털 컨소시엄(네이버, 카카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은 뉴미디어 중계권료로 KBO에 연평균 220억원을 지급했는데, 2024년부터 3년간 티빙과 맺은 중계권료 계약은 기존 계약의 2배 이상인 연평균 450억원 규모라고 한다. 지상파 중계권과 유무선 중계권을 합치면 연평균 990억 원의 중계권 수입이 발생하는데, 이를 10개 구단으로 나누면 구단마다 99억원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빅마켓 구단들은 거액의 지역방송 중계권 수입으로 대형 FA 계약을 추진하는데 비해, 스몰마켓 구단들은 지역 방송 중계권 수입이 적어서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한다. MLB 최고의 인기 구단 뉴욕 양키스의 경우 원래는 타 구단처럼 지역 방송 중계권을 방송국에 팔다가 방송국이 돈을 너무 많이 번다는 생각에 직접 방송국을 차렸다면서, 지금은 다수의 빅마켓 구단들이 자체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야구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광고는 백스톱(포수 뒤에 설치된 그물망) 광고이며, 예전에는 롤링 광고 형태였는데 최근에는 LED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롤링 광고든 LED 광고든 백스톱에 2~5개 광고면이 존재하는데, 투수가 2구씩 공을 던질 때마다 전광판실에서 직원이 수동으로 제어한다고 말한다. 정해진 간격마다 광고가 자동으로 바뀌면 투수가 투구하는 순간 광고가 교체되는 장면이 시야에 잡혀 방해가 될 수 있으며, 중계를 하지 않는 이닝 간이나 클리닝 타임에도 광고가 계속 돌아갈 수 있기에 수동으로 제어한다는 것이다. 야구장과 달리 농구장의 보드 광고는 선수들의 시야를 가릴 일이 없어서 시간 단위로 교체되는데, 대부분의 농구장은 24초 단위로 보드 광고가 바뀐다고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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