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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 경제로 보는 우리 시대의 키워드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11월
평점 :
EBS의 지식채널e가 2015년에 방송 10주년을 맞이했다고 하니 우선 축하할 일이다. 초창기부터 그 당시 볼 수 없었던 꽤 파격적인 형식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짧지만 좋은 프로그램이 여전히 장수하고 있으니 당연히 축하할 일이란 말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경제 분야의 지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알고 있었던 경제 관련 지식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애덤 스미스에 대해서도 도덕감정론과 국부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공감 능력에 바탕을 둔 공정한 관찰자가 인간의 자기애와 사회질서를 매개한 것처럼 합리성에 바탕을 둔 공정한 경쟁이 인간의 자기 이익과 사회 질서를 매개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자유주의 시장경제학자들이 도덕적 공감능력, 공정성, 국가의 책무 대신 경쟁, 이기심, 시장에 주목하면서 도덕감정론이 묻혀버린 사정도 설명하고 있다. 중농주의자 케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공업과 노동력을 부의 원천으로 여긴 점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의 특징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우리가 무엇을 측정하는가가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명언이 뒤를 잇는데,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추켜세워진 GDP와 쿠즈네츠의 역U자 곡선을 주류경제학자들이 편의적으로 해석해왔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다. 즉, 경제가 발전하는 동안 불평등은 불가피한 현상일뿐더러 오히려 경쟁을 부추겨 발전의 동력이 된다거나 일정 단계에 이르면 저절로 해결되기 마련이니 정부가 분배를 걱정하거나 일부러 개입할 필요는 없다면서 성장만능주의로 나아갔던 편향된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2014년 한국의 GDP는 세계 13위로 이전해보다 두 단계 상승했지만 유엔행복지수는 47위로 이전 해보다 여섯 단계나 하락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또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개인의 자기 이익 추구가 사회적 부의 증가로 귀결된다는 애덤 스미스의 공리를 자신과 상대방의 이익을 모두 고려할 때 전체 이익이 증가한다는 것으로 바꾸어 놓은 내쉬 균형이론, 공유지의 비극을 이야기하면서 공유재의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시장에 맡기는 것 이외에도 공동체가 협력하면 가능하다는 이야기 역시 새롭게 다가왔다.
그 밖에도 실물 부문을 내버려둔 채 돈을 풀어 환율을 조정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임시처방전이며, 돈 풀기를 멈추고 실물 부문을 바로 잡지 않는 한 불황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방법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설명하면서 세계는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고 정신은 정반합이라는 변증법적 운동 원리에 따라 절대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는 헤겔의 관념론에서 정신의 자리에 물질을 대체하면 된다는 간단한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빈곤율을 낮췄다는 증거는 없다는 주장과 최저 임금제가 실효성이 있다는 주장 모두를 다루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간접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부자증세와 부자감세의 논쟁도 함께 다루고 있고, 특약매입거래, 판매장려금 등으로 납품업체에게 부당한 이득을 취한 대형 마트 이야기와 감정노동자의 실상을 이야기 하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경제 논리들을 함께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난은 개인 탓이 아니라 사회 구조 탓이라 주장하며 영국 사회보장제도의 기초를 만든 베버리지 보고서의 근간이 되었던 것이 바로 여성 사회학자인 비어트리스 웹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