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삼성 - 삼성전자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다
윤덕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전직 산업공학과 교수인 저자가 최근의 삼성전자를 보면 10여 년 전 노키아의 전성기를 보는 것 같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이 책은 삼성전자가 앞으로 지금처럼 건재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한다. 삼성전자가 오늘날 최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최고인재들이 전자공학과와 기계공학과에 진학 후 삼성에 입사했기 때문인데, 현재 한국의 입시 배치 상황이 바로 일본의 소니를 몰락시킨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수한 이공계 지망생은 의예과, 한의예과, 치의예과 등으로 진학하고 공학계열은 차하위 학생이 진학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말이다. 30년 전 일본 사회의 이공계 기피에 의한 기술개발 핵심역량 붕괴로 소니가 삼성전자에 추월 당했듯이, 현재 한국 사회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삼성전자를 중국의 화웨이나 레노버에 추월 당하게 할 것이란 말이다. 사실 이것뿐만이 아니다. 1990년대만 해도 대마불사의 시대였으나 지금은 광속으로 변화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대마필사의 시대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장점과 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테면 삼성전자의 성공은 사장부터 말단까지 본부, 팀, 개인 업무와 업의 본질을 연계한 데 있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연간 36.8조의 영업이익을 구가하는 글로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산업계에 기여한 특별한 경영기법이 없다면서, 최고 경영층은 도요타의 도요타웨이, 중간관리층은 6시그마 기법, 하부층은 일본전장의 TPM기법 등 다른 나라의 기업을 모방한 것이 고작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물론 이건희 회장의 혁신성에 대해서는 타고난 측면을 칭찬하고 있다. 즉, 삼남의 기업 승계가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를 제치고 승계한 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혁신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란 말이다. 또한 그 뒤를 이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가장 큰 장점으로 제대로 된 집안에서 태어나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부족한 카리스마는 어머니 홍라희 여사의 조력으로 만회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조선 역사를 통틀어 안정적인 후계구도가 완성된 왕권은 대부분 대비의 후광을 받은 바 있다면서 말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갖기 위한 삼성전자의 단기 전략은 중국보다 인건비가 싼 베트남 같은 장소를 찾는 것이라 언급한다. 또한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연구 생산성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그리고 반도체와 다른 기술을 융합하는 기술 개발 쪽으로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경우 삼성전자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 책은 또한 일본은 한국의 반면교사라면서 기업가는 일본을 산업 예측의 지렛대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한다. 자신이 영위하고 있는 산업이 현재 일본에서 사양산업이 됐거나 아예 없어졌다면 진퇴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도요타와 한국 현대자동차는 대체적으로 25년여의 격차가 있다면서 지금 일본 도요타가 세계 제일의 자동차 회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20년 후에는 현대자동차 역시 세계 제일의 회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산업에서 예측할 수 있는 한국의 미래산업은 소재 및 부품산업이라 판단된다고 말한다.

 

그 외에도 고령화의 진전으로 일본 실버산업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실버산업을 유망산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갑자기 우리나라가 앞으로 주력해야 할 산업들로 이야기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의 소비트렌드를 주시하라면서 중국의 불량식품 범람은 한국에게는 절호의 기회이며 한국이 식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항공기 정비, 수리, 개조 허브, 발전소 유지보수 허브, MICE 산업 허브로서 역할을 확대해야 하며, 대표적인 휴먼웨어 산업인 의료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노키아 침몰 이후 오히려 기업가 정신과 창업이 만개하고 있다면서 핀란드에선 노키아를 떠난 정보기술 인재들이 벤처기업 수천 개를 세워 창조적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과 이공계 르네상스 도래를 위해 채용조건형 기업계약학과제와 속성 이공계 박사과정을 제안한 것이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이공계 박사 1000명을 양성해 과학기술전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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