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주니어 클래식 14
김서영 지음 / 사계절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분석학 전공자이며 현직 교수인 저자가 자크 라캉의 이론에 기반한 해설로 프로이트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문고판으로 나왔기 때문에 일단 어렵지가 않다. 그래서인지 프로이트가 뭐든 성본능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든지, 꿈의 해석 중에서 성 욕구와 관련된 부분은 여기서 몇 줄의 언급만 되어 있고 더 이상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꿈꾼 사람의 기억과 지식을 바탕으로 분석한 개별적인 해석이 더욱 중요하다는 원칙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정신분석의 기본 방법인 자유연상 기법,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왜곡 현상에 대한 분석, 그리고 꿈 이야기를 압축하고 전치하고 번역하는 방법, 꿈이 표현하는 방식 가운데 가장 흔한 언어 유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문과 성향이 강했으며 일생동안 쉬지 않고 일했던 프로이트의 생애, 히스테리 연구를 비롯해 프로이트가 쓴 책들에 대한 소개, 프로이트의 꿈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프로이트의 글을 읽을 때 조심할 점으로 그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믿고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언급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보았던 꿈의 해석 원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는데, 많은 부분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를테면 꿈의 내용은 꽤 불쾌한 것인데 내가 그런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다른 내용이 그렇게 위장하고 나타났기 때문이란 것, 무의식은 기억의 파편들이며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가장 큰 자극으로 다가오는 어떤 이야기와 관련된 조각들이 서로 연결되어 의식으로 올라온다는 것, 그리고 그 조각들을 재료 삼아 꿈이 만들어진다는 것, 꿈을 깨야 할 때 의식이 밀려오면 무의식은 꿈의 조각들을 꿰어 의식이 별 문제를 삼지 않을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 이것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과정이고 부랴부랴 빈 곳을 대충 채워 메우는 작업인데 우리가 잠에서 깨어난 뒤에 기억하는 이야기는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것 등이다. 또한 꿈이 사용하는 재료 가운데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것은 최근 경험에서 비롯된 인상이며, 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소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오는 꿈도 있다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정신분석이라는 것을 한 단계 더 확장해서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이 책에서 사례로 들고 있는 편지를 비롯한 문학작품, 그림, 영화에 대한 분석이 그렇다. 이 책에서는 다빈치가 모나리자에서 그린 것이 피렌체 여인에게 투영된 어머니의 모습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며, 영화 겨울왕국에서 "Let it go"에 담긴 가사의 해석을 통해 주인공의 입장을 좀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렇듯 정신분석은 현실에서 쓸 수 있는 실천적 이론이며, 내 말과 행동과 꿈을 분석해 보면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주장에 수긍이 갔다. 또한 이 책을 통해 프로이트가 어떤 사람인지도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예를 들어 프로이트와 함께 일하던 플라이슐과 파네트라는 동료는 매우 유능한 사람들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둘 다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프로이트는 이들 두 사람에게 질투와 죄책감을 느끼며 그들에 대한 꿈을 해석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꿈을 비롯해서 자기 행동 분석을 통해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