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수다 떨기 1 명화와 수다 떨기 1
꾸예 지음, 정호운 옮김 / 다연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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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술전공자도 아닌 중국 출신 디자이너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바탕으로 만든 가벼운 미술 감상 서적이다. 그래서인지 미술사적으로 깊이 있는 내용은 없다. 인생의 정점에서 계속 폭력사건에 휘말렸던 카라바조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뭔가 삐딱하게 그려진 세잔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까지 전개되고 있는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이를테면 렘브란트의 그림 속 인물을 평하며 깊은 눈빛이 인상적이지만 아쉽게도 그는 양조위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던가, 터너가 11살 때 멋진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자신은 11살 때 개구쟁이 스머프도 제대로 못 그렸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컨스터블이 아이를 일곱 명씩이나 낳았다는 사실에 대해 핸드볼 팀 하나를 만들려고 아주 작정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언급한 것이나 의뢰인이 그림에 대해 돈을 지불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절반만 지불한 것을 보고 갑의 파워라고 이야기한다. 거기에다 인상주의 작품전에 출품한 폴 세잔의 그림을 패스트푸드 점에서 세트 메뉴를 구매하면 주는 장난감 같았다고 논평하고 있다.

 

가장 재미있었던 비유는 고갱이 반 고흐를 떠난 일을 두고 몇 달 동안 온갖 심혈을 다 기울였는데 팔로우가 한 명도 없고, 바로 이 때 유일한 맞팔마저도 언팔로잉을 해버린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이었다. 어쨌든 이 책은 이렇게 꽤 재미있는 언급으로 그림 감상의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세계 3대 명작으로 다빈치의 모나리자,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렘브란트의 야간순찰을 꼽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세계 3대 명작 중에서 2개는 직접 본 셈이다. 벨라스케스의 작품 역시 비슷한 작품들은 직접 보기는 했다. 이 책이 아쉬운 점이라면 책 속에 실린 많은 그림들이 어느 미술관에 있는지에 대해 언급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모네의 수련 시리즈가 오랑주리 미술관에 있고, 물랭 드 라 갈레트의 큰 버전은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언급만 있을 뿐이다. 또 하나 의외였던 것은 렘브란트의 야간순찰이 대낮에 벌어진 광경을 묘사한 것인데 오랜 세월 동안 연기에 그을려 검게 변했기 때문에 이름이 그렇게 잘못 붙여진 것이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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